책아이 302. 2015.4.15. 책 읽어 줄까



  상냥하고 착한 책순이는 혼자서 그림책을 보지 않는다. 동생을 나긋나긋하게 부르면서, 책 읽어 줄까, 하고 묻는다. 책돌이는 누나가 묻는 말에 짧게 응, 하고 대꾸한다. 이제부터 두 아이는 차근차근 그림책을 함께 펼친다. 새로운 이야기를 한 쪽씩 펼치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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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01. 2015.5.30. 머리끈 책순이



  파란 끈을 엮어 머리띠로 두른 책순이가 걸상을 뒤집어 앉아서 그림책을 척 올려놓는다. 머리 좋네? 머리띠도, 그림책 무게를 걸상 등받이가 받도록 하는 몸짓도. 그나저나 졸음이 가득한 눈으로 얼마나 책을 더 보아야 잠자리에 들겠니? 이제 그만 몸을 쉬어 주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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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00. 2015.8.31. 촛불 책순이


  이른아침에 책순이가 일어나서 책을 보려고 한다. 여름이 저물면서 아침 해는 아직 밝지 않다. 작은아이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기에 촛불을 켠다. 차츰 밝는 햇빛을 받고, 방에서는 촛불에 기대어 책을 한 장 두 장 넘긴다. 초 한 자루는 따스한 기운을 아이한테 주고, 아이는 즐거운 숨결을 초한테 돌려준다. 아침을 새로우면서 고요하게 맞이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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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99. 2015.9.2. 걷는 책순이



  책순이가 시골길을 걸으면서 책을 읽는다. 도서관하고 집 사이를 걸으면서 이 틈을 참지 못하고 책을 펼친다. 풀밭도 들판도 하늘도 바람도 바라보지 않고 책을 바라본다. 책순아, 책은 집에서 얼마든지 볼 텐데, 이 길을 걷는 동안에는 이 길을 한껏 누려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내가 어릴 적에 바로 이 책순이처럼 살았기 때문에 달리 할 말이 없다. 아니, 내가 어릴 적에 우리 책순이처럼 길을 걸어가며 ‘둘레 다른 것’이 내 마음으로 스며들지 않아서 책을 들여다보며 걸어다니곤 했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적에도 시내 한복판을 걸으면서 책을 읽었고, 흔들리는 버스에서도, 늦은 밤에 자율학습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에서도, 학교에서 도시락을 먹을 적에도 언제나 책하고 함께 살았다. 그악스러운 입시지옥 굴레에서 볼 것이 없었다고 할 만하고, 도시 한복판에서도 눈을 둘 데가 없다고 할 만하지만, 도시에서도 곳곳에 골목꽃이 있고 손바닥만 하더라도 하늘이 있다. 우리 사는 시골에 있는 아름다운 것을 먼저 마음으로 느끼면서 책을 펼치자, 요 귀여운 아이야.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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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298. 2015.9.4. 책을 어떻게 읽히나



  아이한테 책을 어떻게 읽혀야 하는가. 아이는 모든 것을 다 책으로 삼아서 받아들이니, 종이로 된 책뿐 아니라, 삶으로 짓는 어버이 몸짓을 아름답게 보여줄 수 있으면 된다. 날마다 아침을 새롭게 맞이하고, 저녁을 고요히 잠들 수 있으면 된다. 종이로 된 책은 아이 손이 닿기 쉬운 자리에 알맞게 있으면 되고, 굳이 읽어 주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읽을 만한 책은 어버이가 먼저 즐겁게 읽을 수 있으면 된다. 어버이부터 스스로 기쁘고 즐겁게 읽을 만한 ‘책(어린이책)’이 아니라면 아이한테 함부로 주어서는 안 된다. 어른한테도 아름다운 책이 아이한테도 아름답다. 아이한테 사랑스러운 책은 언제나 어른한테도 사랑스럽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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