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6 스승



  스승을 찾아서 떠나는 사람이 많아요. 아름다운 참스승을 기리거나 모시거나 따르는 분이 많습니다. 스승이라는 사람은 누가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습니다. 스승이라면 늘 스스로 나아갑니다. 남을 섣불리 가르치거나 이끌지 않는 스승입니다. 스승은 그야말로 스스럼없이 나아갈 뿐입니다. 사람들이 스승을 저절로 따라가지요. 스스로 배워서 스스로 아는 사람이기에 스스이에요. 남한테서 배운다면 스승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삶을 짓고 스스로 살림을 가꾸고 스스로 사랑을 노래하고 스스로 사람으로 나아가기에 비로소 스승이라는 이름이 피어납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스승한테서 배울 수 있을까요? 스승은 굳이 가르치려 들지 않아요. 스승부터 스스로 천천히 넌지시 가만히 고요히 배웠듯이, 따르려는 사람들 누구나 스스로 천천히 넌지시 가만히 고요히 배울 수 있는 줄 알아보게 마련이에요. “이끄는 사람”이기에 스승이 아닌, “굳이 이끌지 않으면서 사람들 스스로 나아가도록 부드러이 길을 속삭이는 사람”인 스승입니다. 스스로 배우기에 슬기롭지요. 누구나 스스로 슬기롭도록 알려주는 스승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스스로 즐겁게 하루를 그리면 됩니다. 배움터(학교·학원)는 안 다니면 됩니다. 틀이 아닌 길을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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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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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2.8.11.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5 베스트셀러



  널리 팔린다는 책은 몇 가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첫째, 팔림새로만 바라보아 ‘잘팔리는책’입니다. 둘째, 날개가 돋힌 듯 팔리고 읽히는 ‘날개책’입니다. 셋째, 돈·이름·힘으로 밀어대어 많이 팔리며 우쭐거리는 ‘자랑책’입니다. 제가 사서 읽는 책 가운데에는 ‘날개책’은 있되, ‘자랑책’은 없습니다. 팔림새로는 책을 안 살피려 합니다. 종이꾸러미에 담은 삶·살림·사랑을 어떤 줄거리로 얹어서 어떤 이야기로 지피려는 생각인가 하는 마음을 읽으려고 사읽을 뿐입니다. 많이 팔려서 날개책이 되기도 하지만, 삶을 가꾸고 살림을 나누며 사랑을 심는 즐겁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지은 책을 누리기에 날개책이 되기도 해요. 백만 사람한테 읽혀야 할 책이 아닌, 삶·살림·사랑을 생각하는 마음이 빛나기에 아름답고 즐거울 책입니다. 오늘날 숱한 ‘베스트셀러’는 ‘자랑책’에 가깝고 ‘서울스럽’습니다. 저는 서울도 다른 큰고장(도시)도 바깥일로 이따금 드나들 뿐, 시골에서 아이들하고 조용히 살림합니다. 사람들이 서울에 그렇게 스스로 몰려서 살고, 잿빛집(아파트)에 그렇게 스스로 빼곡하게 들어차서 엉키듯, “베스트셀러 = 서울스러운 책”일 만합니다. 그래서 저는 ‘날개책·숲빛책’을 읽고 쓰고 나눌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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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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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2022.7.2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3 책숲쪽 ㄴ



  누구나 ‘책쥠새(책을 쥐는 매무새)’를 익히도록 하자면, 책숲지기(도서관 사서)하고 책집지기(책방 주인)부터 책쥠새를 옳게 익힐 노릇입니다. 아무렇게나 쥔대서 책쥠새이지 않습니다. 부릉이(자동차)를 아무렇게나 몬다면 길에서 사람들이 끔찍하게 다치거나 죽겠지요? 책쥠새를 모르는 채 책읽기를 하는 탓에 책숲·책집마다 책이 다칩니다. 헌책이라서 휙휙 던지거나 밟아도 되지 않습니다. ‘집에서 혼자 보는 내 책’이라면 찌개그릇 받침으로도 쓴다지만, 책숲에서 빌리거나 이웃한테서 빌린 책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될 노릇입니다. 모든 책집(새책집·헌책집)에서는 책손님 손때나 땀이 책에 안 묻도록 천(손수건)을 챙기도록 이끌고, 책을 만지기 앞서 물로 손을 깨끗이 씻을 노릇이고, “줄거리·이야기를 담은 종이묶음”인 책을 정갈히 다루어 두고두고 물려주는 길을 알려주어야겠지요. 책숲쪽(도서관증·도서관 회원증)을 제대로 내어주려면, 책숲지기·책집지기 자리에 서며 일하기 앞서 “책이란 무엇이고, 책은 어떻게 태어나고, 책을 어떻게 다루고, 책을 사고파는 뜻은 무엇이고, 책을 쓰는 마음하고 책을 읽는 마음이 어떻게 만나고, 책집과 책숲은 어떤 곳인가를 배울” 일이지 싶습니다. ‘등록’만으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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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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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2022.7.2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2 책숲쪽 ㄱ



  책숲(도서관)마다 ‘책숲쪽(책숲종이)’을 내어줍니다. 책숲쪽을 일본스런 한자말로 ‘도서관증(도서관 회원증)’이라고 합니다. 책숲쪽이 있으면 어느 책숲을 마음대로 드나들며 그곳에 있는 책을 어느 만큼 빌려서 읽을 수 있다지요. 우리나라 책숲은, 책숲쪽을 내어주기 앞서 “책읽기 매무새를 익히도록 이끄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고 느낍니다. 먼저, 책쥠새(책을 쥐는 매무새)를 익혀야 합니다. 새책이든 헌책이든, 책이 안 다치도록 쥐는 길을 익히고, 책이 안 쪼개지도록 살짝 펼쳐서 읽도록 익히며, 손때나 땀이 덜 묻도록 천(손수건)을 꼭 챙겨서 손을 닦고 책도 닦을 줄 알 노릇입니다. 책을 어떻게 꽂고 빼내야 책이 안 다치는가, 책이 안 다치도록 드는 매무새, 등짐(가방)에 책을 잘 넣는 길, 다친 책 손길하기 들을 익혀야지요. 끈으로 책을 묶거나 꾸러미(상자)에 책을 담을 적에 안 다치도록 하는 길을 익히고, 책을 접거나 구기지 않도록 하고, 책숲·책집에서는 글씨를 써넣거나 찢어도 안 된다고 익혀야지요. 부릉종이(운전면허증)를 따기까지 길살림(교통체계)이랑 부릉이(자동차)를 차근차근 익혀야 하듯, 책을 읽거나 살피거나 다루는 매무새가 몸에 옳게 붙도록 익힌 사람만 책숲쪽을 받도록 틀을 세워야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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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2.7.28.

책하루, 책과 사귀다 131 어린이



  어린이 눈을 어떻게 바라보는 어른인가요? 어린이랑 키높이를 맞추는 눈높이인가요? 어린이하고 마음을 나누는 눈빛인가요? 어린이하고 생각을 노래하며 함께 날갯짓하는 눈망울인가요? 어린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을 가다듬고 추슬러서 언제나 가장 쉽고 부드러우면서 상냥하고 곱게 들려주는 눈길인가요? 어린이 곁에서 사랑스러이 살림을 짓는 숲빛인 사람으로서 어질고 슬기로운 눈인가요? 너무 많구나 싶은 책이 ‘어린이책인 척’합니다. 숱한 책은 ‘곁배움책(학습 보조도구)’ 구실을 하면서 어린이를 배움수렁(입지시옥)으로 몰아넣고서 돈장사(상업주의)에 스스로 갇힙니다. 어린이책하고 그림책은 “어린이를 가르치는(학습도구·교육) 길”이 아닙니다. 모름지기 어린이책하고 그림책은 소꿉놀이를 바탕으로 삶을 사랑하는 살림길을 숲빛으로 노래하는 이야기를 읽고서 생각을 가꾸는 징검다리입니다. 어린이책에 일부러 어려운 영어나 한자말을 쓰는 사람이 많더군요. 그림책에 우리말스럽지 않은 얄궂은 말씨를 하나도 손질을 안 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무늬만 어린이책’은 이제 치우기를 바라요. ‘허울좋은 그림책’은 이제 팔지도 읽히지도 말기를 바라요. 아름책을 즈믄(1000) 벌씩 신나게 되읽으면 넉넉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1999∼2000년에 ‘보리 출판사’에서 

영업부 일꾼으로 일할 무렵

무슨 생각을 했느냐 하면

“나는 내가 일하는 펴냄터에서 내는 책 가운데

 한 자락이라도 엉터리책이 있으면 그만둔다”였다.


그래서 ‘보리 출판사’를 그만두었다.


어린이일 적에는 어린이책을

거의 못 읽다시피 했고

싸움터(군대)를 다녀오고서

스물세 살 무렵(1998년 1월)에

비로소 제대로 어린이책을 만났고

그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손에 닿는 대로

어린이책과 그림책을

신나게 읽는데


갈수록 ‘우리나라 창작 동화책·그림책’이

아름다움과 사랑과 숲하고는 등진

‘캐릭터질’과 ‘인기몰이’와 ‘제도권사회’라는

틀에 갇혀서 헤맨다고 느낀다.


린드그렌상을 받으면 뭐 하나.

린드그렌이 글을 쓴 넋을 잊는데.

안데르센상을 받으면 뭐 하나.

안데르센이 어떻게 글을 썼는지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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