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4.6.5. 큰아이―글순이 그림



  글순이한테 글을 쓰도록 쪽글을 건넨 뒤, 아이 곁에서 그림을 그린다. 글순아, 네가 글을 너 즐겁게 그리기를 바라면서 네 고운 모습을 그림을 그려서 줄게. 언제나 노래를 부르듯이 글빛을 살리고, 마음빛을 이야기로 살찌울 수 있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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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5. 큰아이―아기로 돌아가네



  공책이나 수첩에 이쁘장하게 글씨를 쓸 수 있는 사름벼리인데, 문득 빙글빙글 동글뱅이만 그리면서 한쪽을 넘기고 또 넘긴다. 사름벼리야, 너 아기로 돌아가니? 그냥 그렇게 동글동글 그리면서 놀고 싶을 뿐이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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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19. 큰아이―빈틈이 없네


  사름벼리한테 왜 ‘글쓰기’를 시키는지 쪽글로 이야기를 써서 건넨다. 아이 스스로 이 쪽글을 읽고 나서 공책에 천천히 써 보기를 바란다. 공책 한 쪽에 찬찬히 옮겨적다가 칸이 모자라는데, 뒤쪽으로 안 넘기고 아래 빈자리에 새 칸을 만든다. 사름벼리야, 너 참 빈틈이 없구나. 그렇게 네모칸을 만들어서 넣어도 되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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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14. 큰아이―할머니



  일산마실을 끝내고 고흥으로 돌아오는 날 아침, 일곱 살 사름벼리는 오늘도 씩씩하게 일찍 일어난다. 모두 바쁘게 아침을 맞이한다. 동생은 아주 고단해서 늦게까지 안 일어나고, 혼자 뛰노는 사름벼리는 할머니 집 밭자락 한쪽에 나뭇가지로 글씨를 쓴다. 할·머·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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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26. 큰아이―글판에 그림빛



  큰아이가 글을 익힐 적에 쓰는 글판이 있다. 이 글판은 아버지가 천천히 정갈하게 글씨를 쓴다. 나는 아버지로서 이제껏 살면서 익힌 가장 정갈한 글씨가 되도록 마음을 그러모아 글씨를 쓴다. 살짝 큼직하다 싶은 흰종이를 글판으로 삼아 노래 한 가락을 적었다. 큰아이는 커다란 글판 곳곳에 별을 그리고 갖은 그림을 넣었다. ‘글이 심심하지 않’도록 그림을 넣었을까. ‘글이 예쁘게 빛나’도록 그림을 빚었을까. 한창 글쓰기를 하다가 예전에 그림 집어넣은 글판에 다시금 새 그림을 집어넣는다. 글판에서 물이 묻어 지워진 자리는 연필로 슥슥 덧바르기도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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