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4.8.24. 큰아이―좋아요



  그림엽서 뒤에 짤막하게 글을 지어서 사름벼리한테 건네면, 사름벼리는 이 쪽글을 공책에 옮겨적는다. 어느 때는 공책 한 쪽을 넘기고, 어느 때는 공책 한 쪽을 못 넘긴다. 공책 한 쪽을 넘기든 못 넘기든, 사름벼리는 남는 자리에 무언가 잔뜩 채운다. 사름벼리 스스로 가장 잘 알거나 좋아하는 말을 적는다. 사름벼리가 가장 자주 많이 적는 말은 “좋아요”와 “사랑해요”이다. 이 두 가지 말을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참으로 자주 쓰고 보여주었기 때문이기도 할 테지만, 아이 스스로도 이 말을 하면 할수록 저절로 피어나는 꽃이 있기 때문이라고 느낀다. “좋아요” 하고 적는 글에서 ㅇ이 동글동글 춤을 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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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19. 큰아이―네가 좋아한다면



  네가 좋아한다면 무엇이든 마음에 담아서 이룰 수 있다. 네가 사랑한다면 무엇이든 가슴으로 품으면서 아낄 수 있다. 공책 한 쪽에 글쓰기를 하고 나서, 남은 빈자리에 일곱 살 사름벼리가 적어 넣은 말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넣었을까. 아이는 어떤 생각으로 이처럼 그림을 그렸을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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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5. 큰아이―글순이 옆에



  글순이가 마룻바닥에 엎드려 글놀이를 한다. 언제나처럼 연필을 야무지게 쥐고는 한 글자씩 또박또박 쓴다. 이때 놀이돌이가 슬그머니 글순이 옆에 다가선다. 커다란 장난감 자동차를 밀면서 누나 둘레에서 알짱거린다. 글순이는 동생이 옆에서 알짱거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마음을 기울여 다 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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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 큰아이―인형한테 편지



  동생하고 인형을 갖고 놀던 큰아이가 한동안 조용하다. 왜 조용한가 싶어 돌아보니, 종이를 작게 잘라서 편지종이로 삼더니 깨알처럼 조그맣게 글씨를 쓴다. 인형한테 띄우는 편지를 쓴다. 앰버 인형한테 편지를 한 통 쓰고, 제로 인형한테 편지를 한 통 쓴다. 그러고는 이 쪽편지를 인형 옆에 둔다. 착하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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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28. 큰아이―연필놀이



  그림엽서에 쪽글을 적어서 건넨다. 사름벼리는 쪽글에 적힌 글을 야무지게 읽으면서 곱게 깍두기공책에 옮겨적는다. 천천히 꾹꾹 눌러서 글씨를 옮겨적던 아이가 비로소 다 옮겨적은 뒤 아버지를 부른다. “다, 했어요!” 그러고는 마룻바닥에서 연필을 갖고 논다. 아이들은 다 연필을 이렇게 갖고 놀까? 나도 아이였을 적에 글씨쓰기를 하다가 곧잘 연필을 거꾸로 세워서 바닥에 콩콩 튀기며 놀았다고 떠오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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