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4.9.8. 작은아이―나도 혼자서



  누나가 손을 잡아 주어 함께 글을 써 본 산들보라는 “이제는 내가 할래.” 하면서 혼자 해 본단다. 그러나 누나처럼 네모칸에 집어넣지는 못한다. 아직 어떤 글씨를 그려야 하는지도 모른다. 연필을 잡고 빙글빙글 돌리다가 동그라미를 그린다. 그러고 나서 끝. 산들보라 ‘혼자 글 써 보기’는 5초 만에 끝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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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8. 두아이―누나가 도와줘



  글쓰기를 하며 노는 누나를 보던 동생이 “나도 쓰고 싶은데.” 하니까 공책을 하나 갖다 준다. 연필도 챙겨 준다. 동생이 “나는 못 쓰는데.” 하니까 동생 손에 연필을 쥐어 주고는 동생 손을 잡고 글씨를 천천히 그린다. 산들보라는 누나한테서 도움을 받아 공책에 처음으로 ‘글’을 그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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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8. 큰아이―그림과 글



  글순이요 그림순이인 터라, 사름벼리는 글만 쓰고 싶지 않다. 그림을 먼저 그린 뒤에 글을 쓰고 싶다. 그림을 그린 뒤에도 글을 살짝 곁들인다. 어머니와 아버지와 동생한테 틈틈이 쪽글을 써서 선물이라며 건넨다. 차근차근 한 낱말씩 또박또박 적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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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9. 큰아이―한 칸 살리기



  아침에 이어 저녁에 글놀이를 한 차례 더 한 사름벼리. 마지막 칸까지 빠짐없이 채운다. 아버지가 그림엽서에 적은 글이 공책 칸에 꼭 맞지는 않을 텐데, 어떻게 마지막 칸까지 빼곡하게 채웠을까 궁금해서 들여다보니, 칸에 맞게, 이것저것 말을 집어넣었다. “아버지 사랑해요”에서는 뒤에 남은 칸을 헤아리더니, ‘아’와 ‘버’는 한 칸씩 넣다가 “지 사랑해요”는 한 칸에 몰아넣는다. 그러고는 아이 이름 넉 자를 한 칸씩 넣고, 마지막 칸은 하트꽃으로 채운다. 예쁘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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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9. 큰아이―글 끝에 그림



  아버지가 그림엽서에 적은 글이 퍽 짧았나 보다. 공책에 빈자리가 많이 남는다. 이러면 글순이는 생각한다. 빈자리에 무엇을 할까? 가만히 생각한 끝에 오늘은 네 식구 모습을 그리기로 한다. 예전에는 아이 스스로를 가장 먼저 그렸는데, 요즈음은 아버지·어머니·동생·나, 이렇게 차근차근 그린다. 큰아이가 네 식구를 그림으로 그릴 적에 요새는 으레 동생을 제 앞에 둔다. 참으로 똘똘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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