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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 큰아이―차근차근 쓴다



  아이가 받아먹을 만한 이야기를 짓는다. 조그마한 종이에 짤막하게 이야기를 쓴다. 아이한테 들려줄 이야기는 어버이가 스스로 누리고 싶은 삶이다. 아이한테 물려주는 이야기는 어버이가 손수 짓는 삶이다. 책이나 교과서에 기대지 말고, 어버이가 하루하루 사랑을 씨앗으로 심으면서 이야기를 지어서 살그마니 건넨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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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31. 큰아이―글순이 수첩에


  조금씩 글눈을 틔우는 큰아이는 ‘입으로 읊을 만한 이야기’를 가끔 글로 옮긴다. 모든 이야기를 글로 옮길 만큼 글을 밝게 깨치지는 못했으나, 조각조각 짤막하게 이야기를 적을 수는 있다. 찬찬히 글을 깨우쳐서, 머잖아 스스로 지은 이야기를 손수 적을 수 있으리라 본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동생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수첩에 적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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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6. 큰아이―빵 먹을래


  낮잠을 거르며 그야말로 기운차게 노는 두 아이와 복닥거리면서 어울리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싶어 자전거를 태워 찬찬히 들마실을 다녀온다. 들마실을 마치면서 면소재지 빵집에 들러 빵을 몇 점 고른다. 집으로 돌아온다. 틀림없이 배가 고프다고 하지 싶어 저녁을 차린다. 이때 큰아이는 아버지한테 하고 싶은 말을 커다란 그림종이에 그림편지로 써서 건넨다. 저녁을 차리느라 부산하지만 밥냄비와 국냄비에 불을 다 넣고 살짝 한숨을 돌린 뒤 펼친다. 글순이는 아버지한테 “아버지! 빵 먹을지 아을거예요? 빵 먹을래요. 빵 먹을래요. 벼리가 산 동그란 빵 먹을래요. 아버지! 밥 먹고 빵 주세요. 벼리가.”와 같은 이야기를 띄웠다. 배가 고프니 밥보다 빵을 먼저 먹고 싶을 테지만, 이 마음을 꾹 누르고 그림편지를 쓴 큰아이가 고마우면서 애틋하다. 나는 큰아이한테 밥에 앞서 빵을 주었을까? 닷새 지나고 돌아보는데, 이때 큰아이한테 한 점 먼저 준 듯도 하고 안 준 듯도 하고, 도무지 안 떠오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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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6. 큰아이―글쓰기 놀이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입을 모아 “아버지 뭐 보여주셔요.” 하고 말한다. 만화영화를 보고 싶다는 눈치이다. 0.01초쯤 생각하다가 “그러면 공부 하나 해 봐.” 하고 말한다. 큰아이는 깍두기공책과 연필을 챙긴다. 작은아이가 누나더러 “아버지가 뭐래?” 하고 묻는다. “응, 공부하래. 누나 공부할 테니까 기다려.” “나도 할래.” “너도? 보라 너 아직 글씨 못 쓰잖아.” “나도 할래.” “알았어. 기다려 봐. 네 공책도 찾아 줄게.” 글순이는 먼저 동생한테 글씨놀이를 시킨다. 이러고 나서 제 몫을 신나게 쓴다. 쪽글을 공책 한 바닥에 다 옮겨적은 뒤, 언제나처럼 마무리는 이쁘장한 꼬물그림을 조그마한 칸에 넣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글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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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6. 큰아이―누나 손 잡고 2


  동생 손을 잡고 글씨 쓰기를 이끌던 누나가 힘들다. 동생도 “손 아파.” 하고 말한다. 그래서 손을 바꿔 잡기로 한다. 누나가 연필을 쥐기로 하고, 동생은 누나 손을 위쪽에서 덮기로 한다. 다시금 두 아이가 손을 맞잡고 글쓰기를 한다. 차근차근 천천히, ‘산들보라 글놀이’로 공책 한 쪽을 채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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