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5.8.6. 큰아이―아버지 말을
밥을 짓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이 생각을 마음속으로 붙잡아야겠구나 하고 느끼면서 곰곰이 돌아보다가 문득 큰아이를 떠올린다. 큰아이더러 ‘아버지 말’을 받아적어 달라고 해 볼까? “벼리야?” “응?” “연필하고 종이 가져올 수 있니?” “왜? 기다려 봐.” 부엌에서 밥을 짓느라 내 손으로 글을 남길 수 없으니, 입으로 큰아이한테 이야기를 한 마디씩 읊는다. 큰아이는 받아쓰기처럼 받아서 적다가 힘이 든다며 왼손으로 연필을 바꿔 잡고 쓰다가 마지막에 다시 오른손으로 연필을 쥔다. 고맙구나. 네가 아버지 생각을 받아서 적어 주었기에, 이 생각을 한결 재미나게 갈무리할 수 있었어. 참으로 멋지고 훌륭한 글순아, 고맙디고맙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글순이)
2015.8.3. 큰아이―사랑해요 (2015.8.3.)
어버이가 아이한테 들려주는 말은 언제나 고스란히 어버이한테 돌아온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보여주는 몸짓은 늘 하나하나 어버이한테 돌아온다. 나는 어버이로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떤 말을 들을 때에 즐겁게 놀까? 여덟 살 글순이가 엮은 글씨를 읽어 본다. ㅅㄴㄹ
2013.12.13. 큰아이―무엇이든 쓴다
빈 공책에는 무엇이든 쓸 수 있다. 책에 적힌 글을 고스란히 옮겨서 쓸 수 있고, 어머니나 아버지가 그날그날 빚는 이야기를 받아서 쓸 수 있으며, 아이 스스로 생각을 지어서 쓸 수 있다. 공책을 펴면 이야기를 연다. 마음을 열면 생각을 편다. 하얗거나 말갛게 트인 넋으로 온갖 꿈을 꾸면서 노래를 부른다. 스스로 바라는 대로 글을 그린다. ㅅㄴㄹ
2013.12.13. 큰아이―우리 네 사람
글순이가 글놀이를 하다가 문득 그림을 그린다. 깍두기공책 조그마한 칸에 한 사람씩 그린다. 누구를 그려 넣는가 하고 살피니, 우리 집 네 사람을 하나씩 그린다. 나, 어머니, 아버지, 동생, 이렇게 그려 넣고는, 집도 하나 둘 셋 넷 그린다. 한 사람이 한 집씩 얻는구나. 멋진 생각이네. ㅅㄴㄹ
2014.12.11. 큰아이―마음 담는 글
우리 집 어린이가 종이에 알록달록 쓴 글을 언제나 책상맡에 놓고 새롭게 돌아봅니다. ‘마음을 담아서 쓴 글’일 때에 마음을 울릴 수 있다고 느낍니다. 작가라면, 표절 시비를 받을 노릇이 아니라, ‘글에 담은 따스한 넋’으로 사랑을 받을 노릇이라고 봅니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