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5.12.21. 큰아이―빛종이 그림
빛종이에 그림을 그린다. 흰종이에 빛깔을 넣는 그림도 곱고, 빛종이에 까만빛을 넣는 그림도 곱다. 그러네, 어떠한 빛깔이든 어떠한 무늬이든 마음을 고이 담을 수 있을 때에 고이 태어나는 그림이 되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순이)
2015.12.17. 큰아이―개굴개굴 별나라
물감을 풀어서 하얀 종이에 별나라와 개구리를 그린다. 꽃이 피고 나비가 나는 숲을 그린다. 아버지가 저녁을 짓는 동안 부엌 바닥에 엎드려서 그림 두 장을 그리고, 석 장째는 밥을 다 먹고 나서 마무리를 짓는다. 아이가 빚은 그림을 바라보며 언제나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어 하루를 열고 닫는다. ㅅㄴㄹ
[아이 그림 읽기] 물결이 흘러 (2015.12.17.)
누나가 부엌 바닥에서 물감을 풀어서 그림을 그린다. 작은아이도 그림놀이를 하겠단다. 그런데 작은아이는 석 장에 붓으로 슥슥 물결이 흐르듯이 그린 뒤에는 더는 그릴 마음이 없다. 물감판에 물감을 짜느라 바쁘다. 아이 뒤에서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는데, 작은아이로서는 멋스러이 그림을 잘 그렸다. 꼭 이만 하면 된다. 붓질이 참 시원스럽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그림돌이)
2015.12.4. 큰아이―비 오는 날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노래한다. 이 비가 우리한테 어떤 비인가를 가만히 헤아리면서 글을 써 본다. 커다란 그림종이에 또박또박 글을 써서 아이들한테 읽힌 뒤 큰아이한테 내민다. 자, 벼리야, 이 비 이야기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보겠니? 비가 내리는 날, 비를 함께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짓는다. ㅅㄴㄹ
2015.11.25. 큰아이―네 그림선물
빈 우유팩을 잘 말리고 펴서 가위로 오려 놓으면, 나중에 멋진 놀잇감이 된다. 두껍고 새하얀 핀 우유팩 안종이는 종이인형을 오릴 적이든 그림놀이를 할 적이든 아주 쓸모가 많다. 이런 쓸모를 내가 큰아이한테 가르쳐 주기는 했지만, 큰아이가 이 종이를 세모낳게 오려서 그림을 척척 그려서 선물로 내밀 줄은 몰랐다. 세모낳게 빚은 도톰한 종이에 넣은 그림이 곱구나. 이 그림선물은 부엌에 놓고서 밥을 지을 적마다 들여다본다. 밥을 짓는 손길이 꽃내음 흐르는 숨결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