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노래꽃 . 카맣 2021.8.19.



첫봄이면 매화나무로

한봄이면 후박나무로

늦봄이면 뽕나무로

새카맣게 찾아오는 새


첫여름이면 찔레꽃으로

한여름이면 배롱꽃으로

늦여름이면 부추꽃으로

새카맣게 날아오는 벌


흰구름이 모여 바다 같다

매지구름 겹겹 깊숲 같다

비를 함박 뿌려 주려는지

새카맣게 몰려드는 날


후둑 후둑 후두두두

앞이 안 보이도록

비가 쏟아진다

마당에 나가서 놀자


ㅅㄴㄹ


숲노래 씨는 노래꽃(동시)을 거의

시골버스나 시외버스나 전철에서 쓴다.

집에서 얌전히 시골바람을 쐴 적에는

손에 붓을 쥘 틈이 없다.

아이들하고 어울리거나 집안일을 하거나

국어사전 엮는 일을 하니까.


그동안 손으로 써 놓기만 하고

파일로 안 옮긴 동시가 허벌난데...

문득 하나하나 챙겨서 옮기다가

‘까맣’을 스스로 찡한 마음으로 되읽는다.


내가 쓴 글이 맞나?

참 아름답게 썼구나.

시골에서 아이들하고 어우러지는 나날을

열여섯 줄에 곱다시 얹었네?


.

.

.


이 노래꽃 ‘까맣’을 손글씨로 받고픈 분이 있으면

숲노래 씨 누리글집이나 누리글월로

받는곳(주소)을 남겨 주시면 

즐겁게 연필로 옮겨적어서 보내려고 한다.


이 노래꽃이 마음에 드는 분은 알려주셔요.

hbooklove@naver.com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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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노래꽃 . 너무 2022.6.20.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니?

읽다 보면 하나씩 줄어

게다가 읽기는 빠르고

쓰고 엮고 짓기가 오래 들지


책이 너무 많아 못 찾니?

모두 차근차근 읽으렴

나쁜책 좋은책 없이

언제나 새길 비추거든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니?

책값 모자라면 일하렴

기쁘게 땀흘린 보람으로

천천히 사면 돼


너무 힘든 때란 없어

너머에 흐르는 별을 보자

너무 몰라도 좋아

나를 알고 나무 보며 날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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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노래꽃 . 읽는 눈 2022.8.19.



겉을 매만지면서 겉을

속을 들여다보며 속을

눈을 마주보면서 눈을

숲을 헤아리면서 숲을


너하고 손잡으며 너를

나를 사랑하면서 나를

서로 돌보면서 서로를

하늘 우러르며 하늘을


빗물 마시면서 빗방울을

슬픔 달래며 눈물방울을

바다 품으며 바닷방울을

일하고 살림하며 땀방울을


아이랑 어깨동무로 숨빛을

어른답게 어질도록 윤슬을

누구나 스스럼없이 온삶을

새록새록 읽어내고 그린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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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물잠자리 2022.10.4.



흙모래 고루 있고

물살 가벼이 흐르고

햇살 가만히 퍼지는

냇가 물가라면


물옥잠이 푸릇푸릇

물방개가 보글보글

물잠자리가 한들한들

물빛 머금으며 밝아


시골 논둑이 사라지고

도랑이며 못이 잠기고

물풀 깃들지 못하면

물벗은 모두 떠나지


잿길에서는 씨앗 안 터

부릉부릉 매캐한 길에는

물잠자리 알 낳을 곳도

물수제비 뜰 빈터도 없네


+ + +


※잿길 : 시멘트길


언뜻 보면 “나비인가?” 싶은 물잠자리는 까만 날개를 참말 나비처럼 가벼이 팔랑거리면서 물가에서 날아다닙니다. 한봄부터 여름 사이에 만난다는데, 늦가을까지 살랑살랑 춤추는 시골이나 숲도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냇가나 도랑이나 논둑에 있는 흙을 밀어내어 잿빛(시멘트)으로 덮고 냇바닥까지 잿빛을 씌우니, 물잠자리에 물방개에 물옥잠 모두 가뭇없이 집을 잃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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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새바라기 2022.10.26.



풀벌레가 없으면

꽃이 피더라도

씨앗이며 열매를 못 맺어

우리는 다 굶어죽지


새가 사라지면

씨앗에 열매를 맺어도

풀벌레 애벌레가 죄 갉으니

우리는 서로 괴롭지


잎 한 입 누리며

푸근히 노래하는 풀벌레

벌레 한 마리 잡고

새롭게 노래하는 들새·멧새


하늘하고 땅 사이를

사람하고 숲 사이를

살그마니 잇는 날개

너를 바라본다


+ + + 


예전에는 어느 마을에서나 열매나무를 남김없이 훑지 않았습니다. ‘까치밥’이나 ‘새밥’이라 여기며 남겼고, 밭에서도 ‘풀벌레밥’을 두곤 했어요. 조금자리를 서울(도시)에 자꾸 빼앗기며 줄어드는 새를 아끼려는 사람이 새삼스레 늘며 ‘새바라기(탐조·버드워칭)’를 하려는 눈길도 늘어요. 사람은 풀벌레랑 새하고 동무하기에 살림을 사랑으로 짓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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