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놀이 30 - 두다다다다 폴짝



  자전거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버지가 힘들어서 자전거를 세운다. 어쩌면 핑계일는지 모르나, 자전거에서 함께 내려서 걷자고 말한다. 두 아이 모두 좋다고 말하면서 두다다다다 앞으로 달려간다. 저 앞으로 콩알보다 작게 보이도록 달려가더니, 다시 아버지한테 돌아온다. 아버지한테 돌아오면서 두다다다다 폴짝 하고 뛴다. 멋지구나. 예쁘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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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자놀이 1 - 사다리 타고 낚시



  며칠 동안 둘이서 줄자를 갖고 집 안팎을 돌면서 논다. 이것저것 길이를 재고 따지더니, 마당에서 나무 키도 재고, 풀잎 길이도 잰다. 이러다가 사다리에 둘이 나란히 올라타고는 ‘줄자 낚시’를 한다. 자, 이렇게 줄자를 드리우니 무엇을 낚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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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놀이 29 - 늦가을 놀이순이



  아이들은 날이 갈수록 다리힘이 더 붙어서 그야말로 매우 잘 달린다. 어른인 나는 맨몸이 아니라면 여덟 살 큰아이가 앞서 달릴 적에 따라잡기 어렵다. 언제나 먼먼 뒤에서 아이들 뒷모습만 바라보면서 따라가는 셈인데, 이 놀이순이가 저렇게 멀리 앞장서서 달리는 모습이란 더없이 싱그러우면서 아름답다고 느낀다. 내가 이 아이를 따라잡지 못하더라도, 이 아이가 저렇게 혼자 멀리 가더라도, 스스로 씩씩하게 달리는 모습으로도 넉넉하게 멋지네 싶어서, 아이들 꽁무니를 좇다가 빙그레 웃으면서 이 아이들 발놀림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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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개비 놀이 1 - 성냥개비를 쌓으면



  촛불을 켤 적에 으레 성냥을 쓴다. 언제나 빈 성냥개비가 나온다. 머리를 가위로 자른 작은 작대기라 할 만한데, 처음에는 이 작대기를 버리다가 문득 어릴 적 하던 놀이가 떠올라서 찬찬히 모은다. 어느 만큼 모았다 싶은 날 방바닥에 이 작은 작대기를 펼친다. 하나하나 쌓아서 성냥개비 탑을 이룰 수 있다고 보여주니, 큰아이는 먼저 글씨를 빚고, 작은아이는 장난감 자동차 지붕에 탑을 쌓으려고 애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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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놀이 20 - 큰 인형한테 누운 작은 인형



  아이들이 큰 인형한테 작은 인형을 누이면서 논다. 문득 생각한다. 나는 곧잘 이부자리에서 아이들을 내 배에 올리면서 함께 논다. 놀이순이와 놀이돌이는 커다란 인형을 어버이로 삼아서 작은 인형을 얹었을는지 모른다. 몸이 커다랗다면 몸이 자그마한 아이를 포근히 감쌀 만하다고 여길는지 모른다. 참으로 그렇다. 크니까 작은 이를 아끼고, 작으니까 큰 이를 사랑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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