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기름나물이 꽃을 피울 때



  여름으로 한 발짝 들어설 즈음 갯기름나물이 꽃을 터뜨립니다. 하나씩 둘씩 터뜨리지요. 자그마한 꽃줄기를 이리저리 뻗으면서 하양잔치를 벌이지요. 감꽃도 찔레꽃도 모두 진 풀밭에 새롭게 하얀 꽃내음을 베풀지요.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더 느긋하게 꽃을 피워서 더 널리 씨앗을 퍼뜨릴 수 있을까 하고 꿈을 꾸면서 갯기름나물꽃을 바라봅니다. 2016.6.20.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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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싹은 참 잘 오르지



  대싹은 얼마나 잘 오르는지 모릅니다. 어린 싹이 이제 막 땅에서 돋는다 싶더니 어느새 죽죽 뻗고, 어느덧 야무지게 굳습니다. 어린 대나무는 어린 데에도 벌써 나무 티가 또렷하지요. 여린 싹과 껍질을 스스로 떨구면서 아주 짙푸른 빛깔이 감도는 마디로 거듭나면 이내 대숲을 이루어요. 대숲 곁을 스치듯이 걷다가 한참 동안 대싹하고 대나무를 바라보았습니다. 2016.6.1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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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씨앗



  아이들하고 여름골짜기 마실을 가는 길에 엉겅퀴 씨앗을 만납니다. 그동안 엉겅퀴꽃만 보다가 씨앗이 터지는 모습을 새삼스럽게 마주합니다. 엉겅퀴꽃만 생각했을 뿐, 엉겅퀴씨를 딱히 생각하지 않으며 지냈다고 깨닫습니다. 골짜기로 가던 숲길에서 멈춥니다. 씨앗을 훑어서 봉투에 담습니다. 우리 집 둘레나 서재도서관 언저리에도 심어 볼까 하고 생각합니다. 씨앗은 조그마한데 날개가 달려서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잘 날아갈 듯싶습니다. 엉겅퀴꽃이나 엉겅퀴잎은 따끔따끔하지만 엉겅퀴씨는 매우 보드랍습니다. 씨앗일 적에는 참으로 다르구나 하고 다시금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아버지! 앞에서 안 가고 뭐해요!” 하고 부릅니다. 엉겅퀴씨는 다음에 숲마실을 올 적에 더 훑어야겠습니다. 2016.6.1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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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감꽃, 작은 감꽃



  찔레꽃내를 맡으려고 찔레나무 곁에 서는데, 찔레꽃내하고 다른 달콤한 냄새가 퍼져서 뭔가 하고 땅바닥을 내려다보니 작은 감꽃이 구른다. 작은 감꽃마다 개미가 바글거린다. 이제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감나무에 감꽃이 조롱조롱 맺혔다. 뒤꼍 한쪽에는 굵은 감꽃이 맺는 감나무가 있다. 세 그루에는 굵은 감꽃이 맺고, 한 그루에는 작은 감꽃이 맺는다. 그런데 말이지, 어쩌면, 작은 감꽃이 맺는 이 나무는 ‘고욤나무’일는지 모른다. 이제껏 감나무로만 알았으나 막상 고욤나무였을 수 있다. 조롱조롱 무더기로 매달린 노란 꽃송이를 제대로 모르는 채, 더욱이 우리 집 뒤꼍에서 자라는 나무마저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여섯 해 동안 이 고흥집에서 두 나무를 늘 마주하고 바라보기는 했으나 제대로 차근차근 살피지 않았다고 할 만하다. 그러고 보니, 해마다 감꽃을 보는 동안 한쪽 꽃은 크기가 작네 하고 여기기만 했을 뿐, 서로 다르게 생긴 꽃인 줄 생각하지 않았다고 깨닫는다. 2016.5.25.물.ㅅㄴㄹ


(숲노래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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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inee 2016-05-26 21:08   좋아요 0 | URL
벌써 감꽃 피는 계절이네요.
저도 작년에 감꽃사진 제법 찍었는데요.... 그런 일이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숲노래 2016-05-26 21:44   좋아요 0 | URL
이 감꽃도 곧 저물려고 해요.
슬슬 감알이 조그맣게 맺히겠지요 ^^
 

빨간 들딸기에 노린재



  아이들하고 들딸기를 훑는데, 새빨간 들딸기에 노린재가 앉아서 단물을 즐긴다. 노린재야, 너희도 들딸기가 얼마나 달콤한 들빛 선물인지 알지? 개미도 진딧물도 거미도 수많은 풀벌레도 이 들딸기에 모여드는구나. 더군다나 사람도 찾아들고. 너희한테는 이 들딸기 한 알만으로도 며칠 동안 배부르겠지? 너희가 내려앉지 않은 다른 곳으로 갈게. 2016.5.23.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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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inee 2016-05-26 21:10   좋아요 0 | URL
들딸기 보면 어릴 때 친구가 저에게 딸기 따주던 생각이 듭니다.
먹음직하고 예쁜 딸기네요.

숲노래 2016-05-26 21:45   좋아요 0 | URL
얼른 사전 교정을 마치고
토요일쯤에는 아이들하고
또 들딸기를 훑으러 갈 생각이에요.

13minee 님도 요즈음 시골이나 숲 나들이를 하시면서
새롭고 즐거이 들딸기를 찾아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