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가장 家長


 한 집안의 가장이라면 → 집안에 들보라면 / 집안을 이끈다면

 국가의 가장이라는 신념으로 → 나라기둥이라는 뜻으로


  ‘가장(家長)’은 “1.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 2. ‘남편’을 달리 이르는 말 ≒ 호주(戶主)”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가장’ 얼거리라면, ‘-의’를 털어내고서 ‘기둥’이나 ‘들보·대들보·큰들보’나 ‘집임자·집지기’로 손봅니다. ‘지기·지킴이’나 ‘임자’로 손보아도 되고, 때로는 ‘이끌다·꾸리다·끌다·거느리다·건사하다·다스리다’나 ‘돌보다·돌아보다·보듬다·보살피다·아우르다·어우르다·지키다’로 손보면 돼요. ㅅㄴㄹ



집안의 ‘가장’은 그런 구질구질한 일을 면제받는 특권을 누려 왔다

→ 집안 ‘기둥’은 그런 구질구질한 일을 비켜설 수 있었다

→ 집안 ‘들보’는 그런 구질구질한 일을 안 해도 되었다

《퇴곡리 반딧불이》(유소림, 녹색평론사, 2008) 196쪽


초안 작성자와 마을 지도자가 모두 한 집안의 가장이자 농민이요 초등학교 교원이며

→ 밑글 지음이와 마을지기가 모두 한집안 기둥이자 흙님이며 어린배움터 길잡이요

→ 밑틀 지음이와 마을지기가 모두 한집안 들보이자 흙지기요 씨앗배움터 샘님이며

《메이지의 문화》(이로카와 다이키치/박진우 옮김, 삼천리, 2015) 59쪽


천 번이고 무릎 꿇고 밥을 구하는 것이 이 땅 노동자다. 한 집안의 가장家長이다

→ 천 판이고 무릎 꿇고 밥을 얻는 이가 이 땅 일꾼이다. 한집안 기둥이다

→ 천 판이고 무릎 꿇고 밥을 버는 이 땅 일지기이다. 한집안을 이끈다

《미안하다》(표성배, 갈무리, 2017) 21쪽


일단 집안의 가장들만 옥에 가두고 가족들은 집에 돌려보내라

→ 먼저 집안 기둥만 가두고 집사람은 돌려보내라

→ 먼저 집안 들보만 가두고 곁사람은 돌려보내라

《경국대전을 펼쳐라!》(손주현, 책과함께어린이, 2017) 73쪽


이 집안의 가장일세

→ 이 집안 기둥일세

→ 이 집안 들보일세

《센티멘털 무반응》(신조 케이고/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4) 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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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불행 不幸


 불행을 느끼다 → 섧다 / 서럽다

 불행을 한탄하다 → 가싯길에 메다 / 서러워 울다

 불행한 사람 → 가여운 사람 / 딱한 사람

 불행히 떨어졌다 → 안타깝게 떨어졌다 / 아쉽게 떨어졌다

 불행히 보냈다고 → 어렵게 보냈다고 / 힘겹게 보냈다고

 운수가 불행하다 → 길이 나쁘다 / 앞길이 고되다

 불행한 일을 당하다 → 버거운 일을 겪다 / 나가떨어지다

 불행을 겪다 → 애잔하다 / 안되다 / 찢어지다

 불행이 잇따라 닥치다 → 벼락이 잇따라 닥치다


  ‘불행(不幸)’은 “1. 행복하지 아니함 2. 행복하지 아니한 일. 또는 그런 운수”를 가리킨다는군요. ‘벼락·날벼락·감벼락·물벼락·불벼락·앉은벼락’이나 ‘슬프다·슬픔꽃·슬픔비·쓸쓸죽음·외죽음’으로 손질합니다. ‘아프다·아쉽다·안되다·안쓰럽다·안타깝다’나 ‘구슬프다·가슴아프다·서글프다·애잔하다·애처롭다’로 손질하고, ‘눈물·눈물겹다·눈물나다·눈물꽃·눈물앓이’로 손질하지요. ‘그늘·가시밭·가싯길·어둡다·안타깝다·안쓰럽다’나 ‘가엾다·딱하다·애잔하다·애처롭다·불쌍하다’로 손질할 만하고, ‘미어지다·찡하다·서럽다·섧다·씻을 길 없다’나 ‘잘못·떨어지다·나가떨어지다·낮다’로 손질하면 되어요. ‘죽을맛·죽을판·죽을노릇·죽을판’이나 ‘고단하다·고되다·고달프다·괴롭다·구렁·수렁·진구렁’으로 손질해도 어울리고, ‘힘겹다·힘들다·어렵다·애먹다·버겁다·벅차다·찌들다’나 ‘쪼들리다·찢다·찢어지다·헐벗다’나 ‘굶다·굶주리다·배고프다·주리다’로 손질합니다. ‘가난·벌거벗다·돈고비·돈벼랑·살림고비’나 ‘빚·빚지다·밑지다·바닥나다·뼈빠지다’로 손질하고, ‘나쁘다·안 좋다·동동·발동동·종종’이나 ‘허덕이다·허겁지겁·허둥지둥·허우적’으로 손질합니다. ㅅㄴㄹ



이런 오염 때문에 사람들이 불행하고

→ 이렇게 더러워서 사람들이 괴롭고

→ 이렇게 더러우니 사람들이 고되고

《라다크 소년 뉴욕에 가다》(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와 세 사람/천초영 옮김, 녹색평론사, 2003) 23쪽


모두가 공평무사하게 불행해질 때까지

→ 모두가 고루 슬플 때까지

→ 모두가 두루 가난할 때까지

→ 모두가 나란히 아플 때까지

《수학자의 아침》(김소연, 문학과지성사, 2013) 10쪽


불행해 보인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어

→ 안 좋아 보인다고 느낀 적은 여태 없었어

→ 슬퍼 보인다고 느낀 적은 하루도 없었어

→ 힘들어 보인다고 느낀 적은 아예 없었어

《4월이 오면 그녀는》(요시다 아키미/조은하 옮김, 애니북스, 2015) 15쪽


오히려 행복을 찾는 것이 더 큰 불행의 원인이 된다

→ 오히려 즐거움을 찾다가 더 크게 그르친다

→ 오히려 기쁨을 찾다가 더 크게 어긋난다

→ 오히려 좋은 일을 찾다가 더 크게 괴롭다

《백년을 살아보니》(김형석, Denstory, 2016) 19쪽


비행기에 몸을 싣고 불행의 씨앗들을 날리며

→ 날개에 몸을 싣고 고된 씨앗을 날리며

→ 날개에 몸을 싣고 동티 씨앗을 날리며

《내가 무엇을 쓴다 해도》(이근화, 창비, 2016) 103쪽


불행하고 욕구불만인 불쌍한 사람을 또 찾아봐야겠어요

→ 슬프고 뚱한 불쌍한 사람을 또 찾아봐야겠어요

→ 안타깝고 굶주린 불쌍한 사람을 또 찾아봐야겠어요

→ 안되고 빠진 불쌍한 사람을 또 찾아봐야겠어요

《친애하는 미스터 최》(사노 요코·최정호/요시카와 나기 옮김, 남해의봄날, 2019) 57쪽


물론 그는 워킹홀리데이 사기를 당한 불행한 이민자도 아니었고

→ 그는 일배움 때 안쓰럽게 속은 나그네도 아니고

→ 그는 배움일꽃 때 딱하게 뒤집어쓴 떠돌이도 아니고

《안으며 업힌》(이정임·박솔뫼·김비·박서련·한정현, 곳간, 2022)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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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불야성 不夜城


 흡사 불야성을 이룬 듯했다 → 마치 흰밤인 듯했다

 불야성은 한 폭의 그림처럼 → 불바람은 한 폭 그림처럼

 심야에도 시내는 불야성을 이루었다 → 밤에도 거리는 환했다


  ‘불야성(不夜城)’은 “등불 따위가 휘황하게 켜 있어 밤에도 대낮같이 밝은 곳을 이르는 말. 밤에도 해가 떠 있어 밝았다고 하는 중국 동래군(東萊郡) 불야현(不夜縣)에 있었다는 성(城)에서 유래한다. 《한서지리지(漢書地理志)》에 나오는 말이다”처럼 풀이하지만 ‘밤을 잊다·밝은밤’이나 ‘불바다·불바람’으로 고쳐씁니다. ‘대낮같다’로 고쳐쓰고, ‘환한밤·훤한밤’이나 ‘하얀밤·흰밤’으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도시의 불빛 때문인지도 모른다

→ 밤을 잊은 서울 불빛 때문인지도 모른다

→ 밤에도 대낮같은 서울 때문인지도 모른다

→ 밤조차 환한 서울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연의 밥상에 둘러앉다》(윤구병, 휴머니스트, 2010) 189쪽


그 일대가 완전히 불야성이라

→ 둘레가 아주 하얀밤이라

→ 언저리가 다 밤을 잊어서

《쿄카 요괴비첩 하》(이마 이치코/서수진 옮김, 미우, 2020)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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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알현 謁見


 종묘에 알현하다 → 님뫼에 모시다 / 임금뫼에 받들다

 왕께 알현하려 → 임금을 뵈러 / 임금을 섬기러

 어른을 알현하다 → 어른을 뵈다 / 어른을 만나뵈다


  ‘알현(謁見)’은 “지체가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뵘 ≒ 상알(上謁)·현알(見謁)”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뵈다·뵙다·받들다’나 ‘선·섬기다·모시다’로 고쳐씁니다. ‘손님맞이·이웃맞이’나 ‘찾아뵈다·찾아뵙다’로 고쳐쓰고, ‘만나뵈다·만나다·마주하다·맞다’로 고쳐써도 어울려요. ㅅㄴㄹ



소독, 목욕, 팬티까지 갈아입고 알현하다

→ 약뿌리고, 씻고, 속옷까지 갈아입고 뵙다

《꿀젖잠》(박찬원, 고려원북스, 2016) 77쪽


이제부터 여왕님을 알현할 거네

→ 이제부터 곁임금님을 뵙네

→ 이제부터 빛님을 찾아뵙네

→ 이제부터 미르님을 만나뵙네

《마로니에 왕국의 7인의 기사 1》(이와모토 나오/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18) 158쪽


평판이 자자한 미녀를 알현하는 거라고

→ 낯값이 드높은 꽃님을 뵙는다고

→ 꽃낯이 높다란 멋님을 모신다고

《쿄카 요괴비첩 하》(이마 이치코/서수진 옮김, 미우, 2020)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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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말/사자성어] 열혈남아



 의기로 들끓는 열혈남아이다 → 들끓는 사내이다 / 피가 끓는 사내이다

 열의에 찬 열혈남아들을 → 후끈한 사내를 / 힘찬 사내를

 열혈남아로 변신한다 → 뜨겁게 거듭난다 / 활활 태어난다


열혈남아(熱血男兒) : 열정에 불타는 의기를 가진 사나이 = 열혈한



  낱말책에는 뜨거운 사내를 가리키는 ‘열혈남아’만 싣고, ‘열혈여아’는 없습니다. 굳이 순이돌이를 가르기보다는 ‘괄괄하다·말괄량이·기운차다’나 ‘꽤·몹시·무척·매우·퍽’이나 ‘달아오르다·뜨겁다·덥다·미치다·타오르다’처럼 나타낼 만합니다. ‘대단하다·다부지다·당차다·어마어마·엄청나다’나 ‘물고물리다·바로나서다·북받치다’나 ‘끓다·끓어오르다·들끓다·들뜨다’로 나타낼 수 있고, ‘불같다·불꽃·불꽃넋·불꽃마음·불꽃튀다’나 ‘불꽃마당·불꽃바다·불꽃물결·불꽃너울’이나 ‘불타오르다·불타다·불앓이·불뿜다’로 나타내어도 어울려요. ‘씩씩하다·세다·좋아하다’라 할 만하고, ‘화끈하다·후끈하다·활활·훨훨·후덥다’라 할 수 있습니다. ‘힘껏·힘내다·힘쓰다·힘차다’나 ‘아끼다·아무리·잘·제아무리’나 ‘피·피나다·피땀·피튀다·핏대’로 나타낼 만합니다. ㅅㄴㄹ



“이런 축하할 날에 미치코네 집에 인사하러 갈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열혈남아네.”

→ “이런 기쁜 날에 미치코네 집에 절하러 갈 수 있다니 자랑스럽다!” “뜨겁네.”

→ “이런 꽃보라날에 미치코네 집에 여쭈러 갈 수 있다니 자랑스럽다!” “불꽃사내네.”

《센티멘털 무반응》(신조 케이고/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4)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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