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만월 滿月


 만월에 가까운 둥근 달 → 거의 둥근 달

 만월인 야밤에 → 보름밤에


  예전에는 ‘만월(滿月)’을 “1. = 보름달 2. = 만삭(滿朔)”로 풀이했고, 요새는 “1. 음력 보름날 밤에 뜨는 둥근달 = 보름달 2. 아이 낳을 달이 다 참. 또는 달이 차서 배가 몹시 부름 = 만삭”으로 풀이합니다. ‘보름달·보름’이나 ‘둥근달’로 손봅니다. ‘온달’이나 ‘차다·차오르다’로 손볼 만하고요. ‘동그랗다·동그라미’나 ‘둥그렇다·둥그러미’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만월(彎月)’을 “구붓하게 이지러진 초승달이나 그믐달”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ㅅㄴㄹ



만월과 겸상으로 올려다드리련다

→ 보름들과 나란히 올려다드리련다

→ 둥근달과 함께 올려다드리련다

《부르면 제일 먼저 돌아보는》(전영관, 실천문학사, 2016) 48쪽


만월을 바라보며 쏙독새 소리에

→ 보름달 바라보며 쏙독새 소리에

→ 둥근달 바라보며 쏙독새 소리에

《숲은 생각한다》(에두아르도 콘/차은정 옮김, 사월의책, 2018) 32쪽


달을 쳐다보니 만월이 아니겠소

→ 달을 쳐다보니 둥글지 않겠소

→ 하늘을 보니 보름달 아니겠소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윤이상, 남해의봄날, 2019) 34쪽


결행은 다음 만월의 밤이 좋겠어

→ 다음 보름달 밤에 하면 좋겠어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2》(다케우치 나오코/안은별 옮김, 세미콜론, 2021)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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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0.3.

오늘말. 임자


마음에 안 들기에 얼굴을 돌립니다. 마음에 안 맞으니 눈을 돌려요. 마음이 어긋나서 등지고, 마음을 안 두고 싶으니 떨어집니다. 마음으로 만나기에 손사래가 아닌 손잡기입니다. 마음으로 어울리기에 도리도리가 아닌 동글동글이에요. 서로 끊는 사이라면, 마음을 못 잇는다는 뜻입니다. 마음을 잇고 싶기에 이야기를 하고, 마음이 안 닿으니 뿌리치거나 멀리합니다. 오래도록 한집살림을 하다가도 헤어집니다. 여태까지 잘살았다고 여겼지만 사르르 갈라섭니다. 아주 조그마한 곳에서 틈이 나기에 어그러질 때가 있어요. 이쪽에서는 아무것이 아니라고 여기지만, 저쪽에서는 대수롭기에 틀어지느라, 눈물길로 끝냅니다. 비록 쓰겁게 자르더라도 오늘까지 어울리던 마음은 거짓이지 않습니다. 이제 걷어차인 몸이라지만, 이 눈물비를 달게 맞으면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시키기에 하는 일이나 사랑이 아닙니다. 누구나 스스로 임자로 서기에 심는 마음씨요 글씨요 사랑씨입니다. 저마다 한집안을 이루는 기둥이에요. 오늘은 앞에서 가고, 다음에는 뒤에서 받칩니다. 천천히 걸어요. 앞장서기도 뒤서기도 하면서 새롭게 하늘을 바라보면서 웃어요.


ㅅㄴㄹ


걷어차다·차다·채다·끊다·끝내다·끝장·내치다·손사래·도리도리·고개돌리다·눈돌리다·얼굴돌리다·등돌리다·등지다·떨어지다·떨구다·동떨어지다·남남·막다·가로막다·자르다·멀리하다·뿌리치다·쩍·쩍쩍·버림받다·버리다·안 보다·보지 않다·않다·헤어지다·갈라서다·갈라지다·엇갈리다·어그러지다·틀어지다·눈물·눈물겹다·눈물꽃·눈물길·눈물비·눈물빛·눈물사랑·쓰다·쓰겁다·쓰리다·쓰라리다·쓴사랑 ← 절교(絶交), 절연(絶緣)


임자·임자말·세우다·세움말·기둥·기둥말·앞·앞꽃·앞에서·앞세우다·앞장·앞장서다·-로·-으로·말뚝 ← 주어(主語)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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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0.3.

오늘말. 품꽃


파랗게 넘실거리는 바다입니다. 나무가 푸르게 가득한 숲입니다. 바다가 깨끗하면 숲이 깨끗하고, 숲이 푸르기에 파다가 더욱 맑습니다. 바다가 무너지면 들숲도 무너집니다. 들숲이 어지럽고 죽어가면 바다도 망가져요. 바다하고 들숲을 가를 수 없습니다. 안팎으로 나눌 수 없어요. 매캐한 나라에는 들도 숲도 바다도 매캐합니다. 꽃살림인 나라는 푸른들과 파란바다를 품꽃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적잖은 나라는 잿까망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돈이 되면 좋다고 여기느라 숱한 삽질과 가지가지 막짓을 이어가려고 하는군요.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할까요? 말썽과 사달을 봐주면서 돈수렁에 사로잡혀야 할까요? 잿검정에 눈감던 몸짓을 모두 떨쳐내고서 눈부시게 푸르고 파란 살림으로 나아갈 노릇이지 싶습다. 이제는 바뀔 때입니다. 오늘부터 달라질 삶입니다. 울타리를 둘러서 끼리끼리 너그러운 짓은 멈추기로 해요. 바깥하고 담을 쌓는 버릇은 버리기로 해요. 흥청흥청 아무렇게나 쓰고 버리는 짓도 그만두기로 해요. 마당에 꽃씨를 심어요. 길에는 쇳덩이(자동차)가 아닌 아이들이 뛰놀 터전을 두어요. 꿈씨를 품고서 사랑노래를 부를 때에 비로소 빛납니다.


ㅅㄴㄹ


바다·숲·나라·누리·꽃·꽃살림·빛·빛나다·엄청나다·눈부시다·판·마당·푸지다·푸짐하다·가득하다·많다·넘치다·넘실거리다·훌륭하다·좋다·대단하다·흥청흥청 ← 보고(寶庫)


잿검정·잿까망 ← 회흑색(灰黑色)


울타리·울·우듬지·품·품속·품꽃·바깥·바깥울·바깥담·바깥울타리·밖·밖울·밖담·밖울타리·바깥누리·밖누리·눈감다·봐주다·좋다·되다·너그럽다 ← 치외법권


가르다·나누다·쪼개다·가지·갈래·여러 가지·가지가지·갖가지·숱하다·달라지다·바뀌다 ← 분화(分化)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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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0.3.

오늘말. 밑절미


아프니 나풀거리다가 흔들립니다. 힘겨우니 휘청이다가 자빠집니다. 고단하니 뒤뚱거리다가 수렁에 빠지기까지 합니다. 쉬지 못 하면서 짐스럽게 일만 해야 한다면 아슬판이고 된바람이라고 할 만합니다. 뼈빠지게 구르면 누구라도 버거운 나머지 회오리잎처럼 휩쓸리면서 깎아지른 벼랑에서 떨어질 수 있어요. 조금 쉬는가 했더니 비구름이 몰려들면 아찔하지요. 그러나 오히려 비바람을 반기면서 온몸을 씻을 만합니다. 벼랑끝에서도 끄트머리에서도 더 손을 펴고서 다 내려놓으면 구석구석 털어낼 만합니다. 비구름도 비바람도 지나가게 마련입니다. 큰바람도 높바람도 다 지나가요. 모조리 비운 자리에 새로 밑절미를 마련합니다. 처음부터 하나씩 밑바탕을 다지면서 밑동을 둡니다. 널을 몇 얻어서 자리를 짭니다. 하나씩 덧댑니다. 바닥부터 든든히 여밉니다. 차림새는 조금 어설플 수 있어요. 처음부터 빼어나거나 멋진 차림일 수는 없습니다. 천조각으로도 종잇조각으로도 살림으로 삼습니다. 다친 곳을 달래고 덮습니다. 아픈 곳을 다독이고 쓰다듬습니다. 언제나 새날이고 첫걸음입니다. 끝이란 낭떠러지이면서 첫길이에요. 다시 일어서서 나아갑니다.


ㅅㄴㄹ


아슬판·아찔판·살얼음·살얼음판·큰바람앞·된바람앞·높바람앞·회오리앞·낭떠러지·벼랑끝·끄트머리·끝·끝장·휘청·뒤뚱·흔들리다·흔들잎·흔들불·바람불·나풀거리다·내몰리다·구석·구석빼기·막다르다·가파르다·강파르다·기울다·깎아지르다·어렵다·힘겹다·버겁다·벅차다·뼈빠지다·수렁·진구렁·비구름·가랑잎·가을잎·갈잎 ← 폭풍전야


깔개·바닥·덧대다·덧붙다·덧씌우다·덮개·덮다·쓰다·씌다·씌우다·밑·밑동·밑바탕·밑절미·밑꽃·밑짜임·밑틀·밑판·천·종이·널·널빤지·판·판때기·차림·차림결·차림새·차림빛 ← 시트(sheet)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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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10.3.

오늘말. 맵차다


갑자기 찬바람이 밀려들면 숱한 풀벌레나 개구리는 몸을 옴츠립니다. 설죽은 듯이 꼼짝을 못 합니다. 죽죽 뻗던 들풀도 거의 죽은 듯이 수그립니다. 사람도 오들오들 떨고, 나무도 잠들고 싶습니다. 맵찬 바람에 모두 도사리고 웅크립니다. 그러나 아무리 차갑게 휭휭거리더라도 해가 돋으면 가볍게 풀려요. 잠길로 가려던 숨붙이는 매서운 바람에 얼얼했지만, 조금씩 넋을 차립니다. 꽈당 쓰러질 뻔했으나 새로 기운을 냅니다. 여름하고 겨울 사이에 가을이 있습니다. 밉벌레도 좀벌레도 딱정벌레도 잎벌레도 재우는 바람은 얼핏 사납게 부는 듯하지만, 아주 야멸지지 않습니다. 머잖아 새철이 다가오니 살림을 추스르라면서 조금 매운맛을 보일 뿐입니다. 겨울은 모질지 않아요. 겨울은 누구나 고요히 잠꽃으로 가라앉으면서 봄꽃으로 피어날 때까지 쉬라고 다독이는 철입니다. 겨우내 덮는 추위는 흙도 모래도 돌도 재웁니다. 겨우살이란 무섭지 않아요. 이제 보금자리에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때라고 할 만합니다. 싸늘하게 부는 바람에 얼어붙은 이웃을 불러요. 따뜻하게 녹이면서 두런두런 어울려요. 추울수록 손을 내밀면서 어깨동무를 합니다.


ㅅㄴㄹ


설죽다·살죽다·거의 죽다·죽은 듯하다·잠들다·자다·잠빛·잠길·잠꽃·잠든몸·넋나가다·넋잃다·넋뜨다·넋비다·넋가다·넋없다·얼비다·얼뜨다·얼없다·힘없다·꽈당·쓰러지다·자빠지다 ← 가사(假死)


고약하다·고얀·고얀놈·고얀것·고얀짓·싸늘하다·차갑다·차다·죽음물·죽음가루·죽임물·죽임가루·좀·좀벌레·좀것·좀물·겨울·결·얼얼하다·추위·한겨울·나쁘다·나쁜곳·나쁜빛·나쁜결·나쁜것·나쁜좀·나쁜꽃·매섭다·맵다·매운맛·맵차다·맵바람·모질다·몹쓸·몹쓸것·몹쓸좀·야멸지다·무섭다·발톱·사납다·삼하다·옳지 않다·악·악쓰다 ← 독(毒)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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