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충분 充分


 10분이면 충분하겠지 → 10분이면 넉넉하겠지 / 10분이면 되겠지

 자격이 충분하다 → 자격이 있다 / 자격이 넉넉하다 / 자격이 되다

 충분한 재산 → 넉넉한 재산 / 많은 재산

 한 그릇으로 충분합니다 → 한 그릇으로 됩니다 / 한 그릇으로 넉넉합니다


  ‘충분(充分)하다’는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충분하다 = 넉넉하다’라는 소리입니다. 한국말 ‘넉넉하다’는 “1. 크기나 수량 따위가 기준에 차고도 남음이 있다 2. 살림살이가 모자라지 않고 여유가 있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넉넉하다 = 모자라지 않다’를 가리키는 셈이니, 한국말사전에 나오는 ‘충분하다’ 뜻풀이는 겹말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6.3.9.물.ㅅㄴㄹ



저 녀석은 충분히 정상이잖아요

→ 저 녀석은 참말 정상이잖아요

→ 저 녀석은 어디로 보나 정상이잖아요

→ 저 녀석은 틀림없이 정상이잖아요

《하나가타 미쓰루/고향옥 옮김-용과 함께》(사계절,2006) 88쪽


충분히 활동하지 않습니다

→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 그다지 움직이지 않습니다

→ 제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요시다 도시미찌/홍순명 옮김-잘 먹겠습니다》(그물코,2007) 54쪽


아이가 충분히 사랑받았고

→ 아이가 넉넉히 사랑받았고

→ 아이가 따스히 사랑받았고

→ 아이가 포근히 사랑받았고

→ 아이가 제대로 사랑받았고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37쪽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잎끼리 엇갈려 자라지요

→ 햇볕을 넉넉히 받을 수 있도록 잎끼리 엇갈려 자라지요

→ 햇볕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잎끼리 엇갈려 자라지요

《아라이 마키/사과나무 옮김-해바라기》(크레용하우스 펴냄,2015) 12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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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흥미 興味


 흥미 위주의 오락물 → 재미 위주 오락물 / 재미만 따지는 오락물

 흥미가 나다 → 재미가 나다 / 신이 나다

 흥미를 더하다 → 재미를 더하다 / 즐거움을 더하다

 흥미를 불러일으키다 → 재미를 불러일으키다 / 즐거움을 불러일으키다

 바둑에 흥미를 붙이다 → 바둑에 재미를 붙이다 / 바둑에 즐거움을 붙이다

 별 흥미를 못 느낀다 → 그리 재미를 못 느낀다 / 그리 즐거움을 못 느낀다

 흥미가 반감되는 → 재미가 줄어드는 / 즐거움이 깎이는


  ‘흥미(興味)’는 “흥을 느끼는 재미”라 하는데, ‘흥(興)’은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흥’은 ‘재미’나 ‘즐거움’으로 이어진다는 뜻이요, ‘흥미 = 재미를 느끼는 재미’인 셈이 됩니다. 이러한 느낌을 가리키는 다른 한국말로 ‘신’이 있고, 한국말사전은 “어떤 일에 흥미나 열성이 생겨 매우 좋아진 기분”으로 풀이합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말 ‘신’과 ‘재미’는 뜻이 같고 말아, 저마다 어느 자리에 어떻게 써야 알맞은가를 도무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국말사전은 한국말 ‘신’하고 ‘재미’를 어떻게 달리 쓰는가를 제대로 밝힐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아무튼 ‘재미·즐거움·기쁨·신’을 알맞게 쓰면 넉넉합니다. 2016.3.9.물.ㅅㄴㄹ



아이들이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고 집중하고

→ 아이들이 무언가에 재미를 느끼고 마음을 쏟고

→ 아이들이 무언가에 즐거움을 느끼고 힘을 쏟고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53쪽


농부가 비슷한 노동요로 바뀌는 것이 흥미롭다

→ 농부가 비슷한 일노래로 바뀌는 대목이 재미있다

→ 농부가 비슷한 일노래로 바뀌는 대목이 눈에 띈다

→ 농부가 비슷한 일노래로 바뀌는 대목이 돋보인다

《황현산-우물에서 하늘 보기》(삼인,2015) 55쪽


이것은 흥미로운 점이었다

→ 이것은 재미있는 점이었다

→ 이는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 이는 재미있었다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109쪽


그 이틀은 흥미로웠다

→ 그 이틀은 재미있었다

→ 그 이틀은 재미났다

→ 그 이틀은 신났다

《배리 존스버그/정철우 옮김-내 인생의 알파벳》(분홍고래,2015) 119쪽


민담은 이야기가 재미있고 흥미가 있어야

→ 민담은 줄거리가 재미있어야

→ 민담은 재미있고 눈길을 끌어야

→ 민담은 재미있어야

→ 민담은 재미있고 신이 나야

《정숙영·조선영-10대와 통하는 옛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5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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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차이 差異


 성격 차이 때문에 →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 성격이 달라서

 능력에 차이가 있다 → 재주가 다르다 / 솜씨가 벌어지다

 차이가 나다 → 다르다 / 벌어지다

 견해 차이가 크다 → 생각이 크게 다르다 / 생각이 크게 벌어지다

 큰 차이가 없었다 → 크게 다르지 않았다 /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 서로 다른 문화를 이겨내고

 세대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다

→ 벌어진 나이대를 넘어서지 못하다

→ 다른 나이대를 딛고 서지 못하다


  ‘차이(差異)’는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국말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리고, 한국말 ‘같다’는 “서로 다르지 않고 하나이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다르다 = 같지 않다’인 셈이고, ‘같다 = 다르지 않다’인 셈이라고 풀이하는 한국말사전입니다. 이리하여 한자말 ‘차이’를 “같지 아니하고 다름”으로 풀이하면 똑같은 말을 잇달아 적은 겹말풀이인 셈이지요. 2016.3.8.불.ㅅㄴㄹ



집계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 집계와 크게 다르다

→ 집계와 크게 벌어진다

《송건호-현실과 이상》(정우사,1979) 259쪽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차이는

→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 서로 다른 모습은

→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 다른 모습은

《사기사와 메구무/김석희 옮김-그대는 이 나라를 사랑하는가》(자유포럼,1999) 154쪽


하늘과 땅 차이다

→ 하늘과 땅처럼 다르다

→ 하늘과 땅처럼 벌어진다

《신숙옥-재일조선인의 가슴속》(십년후,2003) 36쪽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 고장에 따라 다르다

→ 고장에 따라 다른 모습이다

→ 고장에 따라 같지 않다

《한새암·최병두·조희범·박원석·문틈-전라도 우리 탯말》(소금나무,2006) 10쪽


흔히 생각하는 남녀 간의 사랑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 흔히 생각하는 남녀 사이 사랑과는 좀 다릅니다

→ 흔히 생각하는 남녀 사이 사랑과는 좀 벌어집니다

《정숙영·조선영-10대와 통하는 옛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37쪽


차이점을 좀더 확실히 설명해 보자

→ 다른 점을 좀더 뚜렷이 얘기해 보자

→ 다른 대목을 좀더 똑똑히 말해 보자

→ 다른 곳을 좀더 또렷이 밝혀 보자

《앤드류 포터/노시내 옮김-진정성이라는 거짓말》(마티,2016) 247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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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항시 恒時


 항시의 습관 → 한결같은 버릇

 그는 항시 허풍을 떤다 → 그는 늘 허풍을 떤다

 그는 항시 지각이다 → 그는 언제나 늦는다

 항시 깔끔한 차림을 하고 있다 → 노상 깔끔한 차림을 한다


  ‘항시(恒時)’ 뜻풀이를 살피면 “= 상시(常時)”로 나오고, ‘상시’는 “똑같은 상태로 언제나”를 뜻한다고 나와요. 그러니까 ‘항시 = 상시 = 언제나’인 셈이요, 한국말 ‘언제나’를 쓰면 될 노릇입니다. 이밖에 ‘늘’이나 ‘노상’이나 ‘한결같이’를 쓸 수 있고, ‘으레’를 써 볼 수 있습니다. 2016.3.8.불.ㅅㄴㄹ



흰부리딱따구리 가족을 항시 마음에 품었던 그들은

→ 흰부리딱따구리 식구를 늘 마음에 품었던 그들은

→ 흰부리딱따구리 집안을 노상 마음에 품었던 그들은

《필립 후즈/김명남 옮김-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돌베개,2015) 124쪽


경영은 항시 상대 평가다

→ 경영은 늘 상대 평가다

→ 경영은 언제나 상대 평가다

《이즈미다 료스케/이수형 옮김-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미래의창,2015) 128쪽


죄수 입장에서는 항시 감시당한다고 상정하고 행동을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

→ 죄수 자리에서는 늘 감시받는다고 여기고 몸짓을 맞추는 수밖에 없다

→ 죄수로서는 언제나 감시받는다고 생각하고 몸짓을 추스를 수밖에 없다

《앤드류 포터/노시내 옮김-진정성이라는 거짓말》(마티,2016) 186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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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필사적


 필사적 용기 → 죽기살기 같은 용기 / 목숨 바친 용기 / 악을 쓴 용기

 필사적 투쟁의 결과 → 힘껏 싸운 결과 / 죽도록 싸운 결과 / 악으로 싸운 결과

 필사적인 탈출 → 악착같은 탈출 / 죽을힘을 다한 탈출 / 안간힘으로 탈출

 필사적으로 매달리다 → 이를 악물고 매달리다 / 죽기살기로 매달리다

 우리는 이번 일에 필사적이다 → 우리는 이번 일에 목숨을 걸었다


  ‘필사적(必死的)’은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뜻을 가리키는 한국말로 ‘죽을힘으로’나 ‘죽기로’나 ‘죽기살기로’가 있습니다. 이밖에 ‘하냥다짐으로’나 ‘악착같이·억척같이’를 쓸 만하고, “죽음을 무릅쓰고”나 “있는 힘껏”이나 “젖먹던 힘을 내어”나 “안간힘을 써서”나 “이를 악물고”나 “악을 쓰고”를 쓸 만해요. 2016.3.6.해.ㅅㄴㄹ



필사적으로 이 소리를 지르는

→ 죽어라 이 소리를 지르는

→ 죽을힘으로 이 소리를 지르는

→ 목이 터져라 이 소리를 지르는

→ 악을 쓰고 이 소리를 지르는

→ 안간힘을 다해 이 소리를 지르는

《프랭크 기브니/김인숙 옮김-일본, 허술한 강대국》(뿌리깊은 나무,1983) 27쪽


필사적으로 눈물을 감추려

→ 억지로 눈물을 감추려

→ 악으로 눈물을 감추려

→ 이를 악물고 눈물을 감추려

→ 끅끅대면서도 눈물을 감추려

→ 애써 눈물을 감추려

《아스트리드 린드그랜/김라합 옮김-산적의 딸 로냐 2》(일과놀이,1992) 109쪽


필사적인 노력을 다했습니다

→ 죽도록 애썼습니다

→ 악을 다했습니다

→ 죽을힘을 다했습니다

→ 젖먹던 힘까지 다했습니다

→ 무엇이든 다했습니다

→ 무슨 일이든 다했습니다

→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 온갖 일을 다했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일하며 키우며》(백산서당,1992) 129쪽


동급생들은 필사적이다

→ 동급생들은 죽기살기로 배운다

→ 동급생들은 이를 악문다

→ 동급생들은 젖먹던 힘으로 배운다

→ 동급생들은 악을 쓰며 배운다

→ 동급생들은 악착같이 배운다

→ 동급생들은 눈물겹도록 애쓴다

→ 동급생들은 눈에 불을 켜며 배운다

《다카노 마사오/편집부 옮김-마음의 조국, 한국》(범우사,2002) 203쪽


필사적으로 건너가는

→ 죽을힘으로 건너가는

→ 죽음을 무릅쓰고 건너가는

→ 살겠다고 건너가는

→ 목숨 걸고 건너가는

《박병상-우리 동물 이야기》(북갤럽,2002) 179쪽


필사적으로 찾았지만

→ 죽도록 찾았지만

→ 눈빠지게 찾았지만

→ 있는 힘을 다해 찾았지만

→ 있는 힘껏 찾았지만

→ 미친 듯이 찾았지만

→ 온힘 다해 찾았지만

→ 안간힘을 쓰며 찾았지만

《시몬 비젠탈/박중서 옮김-해바라기》(뜨인돌,2005) 31쪽


필사적인 싸움을 벌인

→ 죽어라 싸움을 벌인

→ 죽일 듯이 싸움을 벌인

→ 사네 죽네 싸움을 벌인

→ 죽을 동 살 동 싸움을 벌인

→ 머리끄댕이를 잡고 싸움을 벌인

→ 너 죽어라 하고 싸움을 벌인

→ 할퀴고 때리며 싸움을 벌인

《장영희-문학의 숲을 거닐다》(샘터사,2005) 133쪽


필사적으로 일을 계속했다

→ 죽기살기로 일을 이어 나갔다

→ 악으로 일을 이었다

→ 온힘을 다해 일을 이었다

→ 이를 악물고 일을 이었다

→ 안간힘을 쓰며 일을 이었다

→ 몸을 아끼지 않고 줄기차게 일했다

《사이토 미치오/송태욱 옮김-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삼인,2006) 42쪽


토고 선배도 필사적이군

→ 토고 선배도 끈질기군

→ 토고 선배도 끈덕지군

→ 토고 선배도 악착같군

→ 토고 선배도 대단하군

→ 토고 선배도 끝까지 물고늘어지는군

→ 토고 선배도 끝까지 붙잡으려 하는군

→ 토고 선배도 온힘을 다하는군

→ 토고 선배도 있는 힘껏 애쓰는군

→ 토고 선배도 무척 힘쓰는군

《오자와 마리/서수진 옮김-PONG PONG 1》(대원씨아이,2008) 9쪽


필사적이었지

→ 악이었지

→ 안간힘이었지

→ 죽을힘이었지

→ 이를 악물었지

→ 이를 악다물었지

→ 죽을 동 살 동 했지

《니노미야 토모코/서수진 옮김-노다메 칸타빌레 19》(대원씨아이,2008) 114쪽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있는 힘껏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죽을 동 살 동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죽을힘으로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온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달렸습니다

《로타르 J. 자이베르트/배정희 옮김-나는 곰처럼 살기로 했다》(이숲,2016) 11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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