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언질 言質


 언질을 받다 → 귀띔을 받다 / 말을 듣다

 당초의 언질과는 달리 → 처음 말과는 달리

 나에게 아무 언질도 없이 → 나한테 아무 말도 없이

 언질을 주는 사람 → 귀띔을 하는 사람 / 얘기해 주는 사람


  ‘언질(言質)’은 “나중에 꼬투리나 증거가 될 말. 또는 앞으로 어찌할 것이라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런 ‘말’을 가리키는 한자말 ‘언질’이라면 ‘귀띔’쯤으로 손볼 만합니다. 때로는 그냥 ‘말’이라 하면 되어요. 2016.9.17.흙.ㅅㄴㄹ



어디로 가면 좋은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질이 없었다

→ 어디로 가면 좋은지를 놓고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 어디로 가면 좋은지를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야마오 산세이/이반 옮김-여기에 사는 즐거움》(도솔,2002) 144쪽


내게 성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자꾸만 기숙사 시설을 증축해야 한다는 등의 언질을 주었다

→ 내게 성금이 있는 줄 알고 자꾸만 기숙사 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따위로 말을 했다

→ 나한테 돈이 있는 줄 알고 자꾸만 기숙사를 늘려야 한다는 둥 얘기를 했다

《박노해-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다》(느린걸음,2005) 60쪽


학기 초에 미리 언질을 준 적이 있으니

→ 학기 처음에 미리 얘기를 한 적이 있으니

→ 학기 첫머리에 귀띔을 한 적이 있으니

《소피 마제/배유선 옮김-너희 정말, 아무 말이나 다 믿는구나!》(뿌리와이파리,2016) 1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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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표 한자말 233 : 환유적換喩的



환유적 : x

환유(換喩) : [문학] = 환유법

환유법(換喩法) : [문학] 어떤 사물을, 그것의 속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른 낱말을 빌려서 표현하는 수사법. 숙녀를 ‘하이힐’로, 우리 민족을 ‘흰옷’으로 표현하는 것 따위이다


환유적換喩的 담화

→ 빗대는 말

→ 빗댐말

→ 돌림말

→ 돌려서 하는 말

→ 에둘러 하는 말



  한국말사전에 ‘환유적’은 없습니다. ‘환유 = 환유법’이라 합니다. ‘환유법’은 빗대어서 가리키는 말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환유적 담화”는 “빗대는 말”로 손볼 만해요. 또는 ‘빗댐말·빗댐법’처럼 새롭게 써 볼 만해요. 빗대어 말한다고 할 적에는 “돌려서 말하기”나 “에둘러 말하기”라 할 만하기에 ‘돌림말·돌림법’이나 ‘에두름말·에두름법’처럼 써 볼 수 있습니다. 2016.9.17.흙.ㅅㄴㄹ



이런 ‘환유적換喩的 담화’는 전체를 구성하는 한 부분을 언급함으로써 다른 부분을 저절로 생각나게 만든다

→ 이런 ‘빗대는 말’은 모두를 이루는 한 곳을 다루면서 다른 곳을 저절로 생각나게 한다

《소피 마제/배유선 옮김-너희 정말, 아무 말이나 다 믿는구나!》(뿌리와이파리,2016) 15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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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번의


 세 번의 만남 → 세 번 만남 / 세 번째 만남

 단 한 번의 사랑 → 꼭 한 번인 사랑

 오늘 한 번의 방문 → 오늘 한 번 찾아감

 몇 번의 손길이 가다 → 몇 번 손길이 가다 / 손길이 몇 번 가다


  ‘번(番)’은 “1. 차례로 숙직이나 당직을 하는 일 2. 일의 차례를 나타내는 말 3. 일의 횟수를 세는 단위 4. 어떤 범주에 속한 사람이나 사물의 차례를 나타내는 단위”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 낱말을 알맞게 쓴다면 ‘번 + 의’ 꼴은 나타나지 않을 텐데, 번역 말투가 퍼지면서 “내 한 번의 사랑”이나 “두 번의 실패”나 “몇 번의 손길이 가다” 같은 말투가 나타납니다. 이 말투는 “내 한 번인 사랑”이나 “두 번째 실패”나 “손길이 몇 번 가다”처럼 손질해야 올발라요. 2016.9.18.흙.ㅅㄴㄹ



몇번의 생을 살다

→ 몇 번 삶을 누리다

→ 몇 번씩 삶을 누리다

→ 몇 번째 삶을 누리다

→ 몇 번이나 삶을 누리다

《백무산-거대한 일상》(창비,2008) 8쪽


몇 번의 여름을 났다

→ 몇 번 여름을 났다

→ 여름을 몇 번 났다

→ 몇 번이나 여름을 났다

《캐롤린 베일리/김영욱 옮김-미스 히코리》(한림출판사,2013) 131쪽


두 번의 제안은 거절할 수가 없어서

→ 두 번째 제안은 거절할 수가 없어서

→ 두 번이나 제안하니 거절할 수가 없어서

《김경희-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공명,2015) 109쪽


여러 번의 스모 경기가 열린다

→ 여러 번씩 스모 경기가 열린다

→ 스모 경기가 여러 번 열린다

《소피 마제/배유선 옮김-너희 정말, 아무 말이나 다 믿는구나!》(뿌리와이파리,2016) 2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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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조 一助


 일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환경 보호 운동에 일조할 만한 → 환경 지키기에 보탬이 될 만한

 그 일에 일조하다 → 그 일에 보탬이 되다

 적극 일조하겠다 → 힘껏 돕겠다 / 힘껏 거들겠다


  ‘일조(一助)’는 “얼마간의 도움이 됨”을 가리킨다고 해요. 말뜻처럼 ‘도움’으로 손볼 만하고, ‘보탬’이나 ‘이바지’로 손볼 수 있어요. ‘돕다’나 ‘거들다’로 손보거나 ‘한몫·한몫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여섯 가지 ‘일조’가 더 나오는데, 다른 한자말 ‘일조’는 모두 한국말사전에서 털어내어도 되겠구나 싶습니다. 2016.9.16.쇠.ㅅㄴㄹ



일조(一兆) : 하나의 조짐

일조(一條) : 1. 한 조항. 또는 한 조목 2. 한 줄기 3. 한 건(件)

일조(一朝) : 1. 하루 아침이라는 뜻으로, 갑작스럽도록 짧은 사이를 이르는 말 2. 만일의 경우

일조(日照) : 햇볕이 내리쬠. ‘볕 쬠’으로 순화

일조(逸調) : 뛰어난 가락

일조(逸藻) : 시가나 시문에 뛰어난 사람



팽나무뿐만 아니라 인간도 훼손에 일조를 하였다

→ 팽나무뿐 아니라 사람도 못 쓰게 하는 데에 한몫을 하였다

→ 팽나무뿐 아니라 사람도 함께 망가뜨리는 노릇을 하였다

《고동률-홍도와 흑산도》(대원사,1988) 61쪽


우리가 인간과 짐승도 구별 못하는 ‘부자’가 되는 데 일조했을 뿐인가 보다

→ 우리가 사람과 짐승도 가리지 못하는 ‘부자’가 되는 데 도왔을 뿐인가 보다

→ 우리가 사람과 짐승도 못 가리는 ‘부자’가 되는 데 한몫했을 뿐인가 보다

《장영희-문학의 숲을 거닐다》(샘터,2005) 277쪽


다른 생물이 탄생하는 데도 일조한다

→ 다른 생물이 태어나도록 돕는다

→ 다른 생물이 태어나도록 이바지한다

《주원섭-오늘도 숲에 있습니다》(자연과생태,2015) 47쪽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자신들이 일조했다고 믿고 있고

→ 대통령으로 세우는 데 저희들이 한몫했다고 믿고

→ 대통령으로 세우도록 저희들이 거들었다고 믿고

→ 대통령으로 세우게끔 저희들이 도왔다고 믿고

《소피 마제/배유선 옮김-너희 정말, 아무 말이나 다 믿는구나!》(뿌리와이파리,2016) 6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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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78 : 시원한 냉기



시원한 냉기

→ 시원한 기운

→ 시원함

→ 냉기


시원하다 : 1. 덥거나 춥지 아니하고 알맞게 서늘하다 2. 음식이 차고 산뜻하거나, 뜨거우면서 속을 후련하게 하는 점이 있다

냉기(冷氣) : 1. 찬 기운 2. 찬 공기



  ‘시원하다’라는 낱말은 덥거나 춥지 않도록 알맞게 서늘한 기운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밥이나 물이 차고 산뜻한 기운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러니 “찬 기운”을 가리키는 ‘냉기’를 붙인 “시원한 냉기”는 겹말입니다. 둘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쓸 노릇입니다. 2016.9.16.쇠.ㅅㄴㄹ



들이켜는 순간 오싹하도록 시원한 냉기에 아짐은 순간 어깨를 들썩 치켜올리고

→ 들이켤 적에 오싹하도록 시원한 기운에 아짐은 문득 어깨를 들썩 치켜올리고

→ 들이켤 적에 오싹하도록 시원하기에 아짐은 불쑥 어깨를 들썩 치켜올리고

《황풍년-전라도, 촌스러움의 미학》(행성B잎새,2016) 2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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