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2.28. HVDC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낯선 영어 ‘HVDC’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하고 살피니, ‘초고압 직류송전’으로 뜨는데, 문득 살펴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진작에 진도·완도부터 제주도까지 바다밑으로 이 빛줄을 깔았더군요. 이 빛줄을 깔아 놓은 진도·완도·제주도 바닷가는 멀쩡할까요? 풀빛두레(환경단체)는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군요.


  그런데 이 ‘바다밑 빛줄’을 2024년부터 2036년까지, 전라남도 ‘해상 태양광·풍력 발전소’부터 ‘충남과 인천 앞바다를 거쳐 서울까지 잇는’ 삽질을 벌인다더군요. 아주 살짝 스치듯 글이 실린 채 지나가던데, 자그마치 8조 원을 들인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쓸 전기라면 서울에서 짓거나 서울곁에서 지을 일입니다. 굳이 서울하고 가장 먼 전라남도 바닷가에 햇볕판이랑 바람개비를 잔뜩 때려박고서 서울까지 바다밑을 거쳐서 이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가만히 보면, 서울에는 부릉길이 아주 넓기에, 서울에 깔린 부릉길에 ‘햇볕판 지붕’만 놓아도 서울에서 쓸 전기는 넘칠 뿐 아니라, 누구나 거저로 쓸 만하리라 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 빠른길에 ‘햇볕판 지붕’을 씌우면 그야말로 온나라 사람이 전기를 그냥 써도 됩니다. 이미 있는 길바닥 지붕으로 씌우면 손질하기에도 수월하고, 굳이 송전탑이나 송전선 탓에 골머리를 앓을 일마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들숲바다를 하나도 안 건드리겠지요.


  바다밑으로 ‘HVDC’를 이을 만한 재주가 있다면, 빠른길 지붕에 햇볕판을 얹어서 서울에서 쓸 전기를 뽑아내는 일은 아주 수월하지 않을까요? 이런 일조차 못 한다면, 이 나라 과학기술은 엉터리이겠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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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2.22. 성에꽃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한 해를 통틀어 얼음이 끼는 날을 열손가락으로 꼽기도 어려운 고흥입니다. 요 며칠은 올들어 처음으로 낮에도 얼음이 남았습니다. 책숲 미닫이에는 성에꽃이 맺더군요. 성에꽃은 한 해에 하루이틀 볼까 말까 합니다. 겨울이니 얼어붙을 만하고, 눈이 내릴 수 있습니다. 이 추위가 지나가는 들숲은 고요히 잠들면서 새봄을 고이 품습니다. 바야흐로 빨래를 집안에서 말리는 철입니다. 긴밤 고빗사위를 지나는 오늘부터 겨울은 내리막으로 나아갑니다. 긴낮이 지난 지 여섯 달째로군요. 머잖아 여섯 달이 흐르면 긴낮을 마주할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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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3.12.13. 소강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 낱말책에 한자말 ‘소강’은 세 가지 나오는데, ‘잦아들다’를 가리키는 ‘소강(小康)’이 하나요, 중국 양쯔강하고 얽혔다는 ‘소강(溯江)’이 둘이고, 중국 스님 이름이라는 ‘소강(少康)’이 셋입니다. 중국말을 왜 우리 낱말책에 둘씩 실을까요? 뜬금없습니다. 곰곰이 보면 ‘잦아들다’나 ‘수그러들다’나 ‘가라앉다’로 고쳐쓸 ‘소강(小康)·소강상태’이기도 합니다.


  한자를 밝힌다고 해서 알 수 있는 낱말이 아닙니다. 이렇게 덧없는 중국말과 한자말을 잔뜩 싣고 쓰고 가르치는 얼거리이니, 어린이도 어른도 우리말이 오히려 어렵다고 여길 만합니다. 그나마 낱말책에 ‘시냇물’을 가리킬 한자 ‘소강(小江)’은 없어서 가늘게 한숨을 쉬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앞길을 바라보는 하루일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어린이가 무턱대고 ‘어른들 말씨’를 줄줄이 외우기를 바라나요? 어린이가 아름말에 사랑말에 숲말을 쓰도록 ‘어른부터 스스로 말씨를 바로잡고 고치고 새롭게 가꾸는’ 길을 갈 마음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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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3.12.8. 고이 고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그제는 ‘세상·대부분·범위’라는 한자말이 어떻게 퍼졌는가를 새삼스레 짚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어젯밤은 ‘일생일대’로 적되 ‘一生一大·一生一代’처럼 한자만 살짝 다룬 말씨를 가다듬었어요. 굳이 이런 한자말을 쓰려는 분이 있으니,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서 추스릅니다.


  아마 적잖은 분은 그냥그냥 아무 말이든 씁니다. 거의 모두라 할 사람들은 어느 말이건 대수롭잖게 여기면서 휙휙 쓰고 지나갑니다. ‘고이’라 적을 자리에 ‘고히’라 잘못 적은 ‘서울대 법대 교수’ 이야기가 조금 시끌벅적하게 도마에 올랐습니다만, 그야말로 우리 스스로 우리말을 얼마나 바보처럼 아무렇게나 팽개치는지 잘 보여주는 셈입니다.


  우리말 ‘곱다·아름답다’가 어떻게 비슷하지만 다른가를 모르니 ‘고이·고히’가 헷갈립니다. ‘곱다’는 ‘굽다’하고 맞물리고, ‘굽다·휘다’는 비슷하면서 다릅니다. ‘곱다’에서는 ‘곰·곰곰이·고요·골·굴·구멍’ 같은 우리말이 가지를 뻗고, ‘굽다’에서는 ‘구이’나 ‘굽·구두·굳다·굳세다·꿋꿋’ 같은 우리말이 뿌리를 뻗어요.


  작거나 수수하거나 흔한 말씨 하나를 눈여겨보면서 다듬고 살피고 갈무리할 줄 알 때라야 비로소 ‘어른’이라고 합니다. 삶자리에서 누구나 쓰는 삶말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아직 ‘철없는’ 나이일 뿐입니다. 우리는 이제 철든 마음에 눈빛으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요? 말만 많이 늘어놓기보다는, 모든 말마다 마음을 고이 담아서 펴고 나누며 스스로 새기고 배우면서 고개숙일 줄 알아야 ‘어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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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3.12.7. 눈뜰 수 있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눈뜰 수 있는 하루이기에 느긋하면서 넉넉하게 살펴서 일을 꾸립니다. 눈을 뜨는 오늘이기에 어떤 일을 마주하든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배웁니다. 낱말책을 꾸리는 하루란, 끝없이 돌아보고 되새기고 다독이고 손질하면서 스스로 피어나는 살림길입니다. 이미 다루었기에 더 안 다루어도 될 낱말이란 없습니다. 처음 다루고 나서 두벌째 다루고 석벌째 다루는 사이에 낱말을 헤아리는 눈을 새삼스레 뜨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슬기롭게 쓸 줄 안다면, 아주 흔히 쓰는 낱말을 끝없이 되새기고 가다듬고 추슬렀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어른답게 펼 줄 안다면, 가장 쉬운 낱말을 어린이 곁에서 상냥하게 풀이하면서 즐겁게 나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사랑으로 이야기할 줄 안다면, 이웃말(외국어)은 이웃말로 마주하면서 스스로 넋을 바라보고 품어 가꾼다는 뜻입니다.


  우리말을 우리말 아닌 옮김말씨나 일본말씨나 중국말씨로 망가뜨리는 까닭이라면 아주 쉽게 알아챌 테지요? 안 슬기롭고 안 어른스럽고 안 사랑하는 마음인 탓입니다. 이뿐이에요. 스스로 슬기롭게 눈뜨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말을 아름다이 씁니다. 스스로 어른으로 서려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우리말을 살려쓸 줄 압니다.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말 한 마디가 숲이며 바람이며 바다이며 꽃이며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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