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11.23. 부산이웃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부산에서 마실하는 이웃을 맞이하기 앞서 책숲을 신나게 치웁니다. 한나절을 꼬박 들여서 책더미 여럿을 제자리를 찾아서 꽂아 놓고, 잔뜩 쌓인 종이꾸러미도 조금쯤 끌러서 한켠에 쌓습니다.


  오늘 고흥에서 꾸리는 ‘이응모임(새롭게 있고, 찬찬히 읽고, 참하게 잇고, 느긋이 익히고)’은 네 가지 ㅇ(있·읽·잇·익)을 놓고서 따르 밑글을 마련하지 않습니다. 〈숲노래 책숲〉에 건사한 이오덕 어른 책을 자리에 몇 더미로 쌓아 놓으면서 엽니다. 이오덕 어른 책을 이렇게 수북수북 건사해서 읽은 사람은 몇쯤 될까요?


  다만, 종이책만 훑기에 ‘읽는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첫줄부터 끝줄까지 죽 훑을 적에는 ‘훑다’라고 합니다. ‘읽다’라는 낱말은 한 줄을 읽건 쉰 벌을 되새기건, 우리가 눈을 거쳐서 마음으로 스민 이야기를 우리 몸으로 녹이고 풀어서 우리 삶으로 펼쳐서 사랑으로 밝히고 살림으로 가꾸는 길을 가리킵니다. ‘있’기에 ‘읽’는데, ‘이으’면서 ‘익히’는 하루예요.


  이런 여러 ㅇ을 돌아보면서 ‘가고 오는’으로 쪽글을 씁니다. 이윽고 ‘단맛 쓴맛’을 놓고서도 쪽글을 써요. 어디로 가고 어디로 오는지, 누가 가고 누가 오는지, 무엇이 달고 쓴지, 이 삶은 얼마나 달콤하면서 씁쓸한지 하나씩 짚고 살피면서 구름 짙은 고흥밤을 포근히 누립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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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11.16. 헌책집 번개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11월 16일 14시에는 서울 〈숨어있는 책〉에서 ‘헌책집 나들이 번개’를 합니다. 11월 17일 13시에는 인천 〈나비날다〉에서 ‘헌책집 나들이 번개 + 책수다’를 하고요. 미리 날을 잡기는 했지만, 문득 이날에 이르러 알림글을 남겨 봅니다. 마음이 만나면서 흙날(16일)이며 해날(17일)을 책빛으로 포근하게 쉬고 싶은 이웃님이라면 책집에서 어울리면서 책시렁을 함께 돌아볼 만합니다.


  혼자 둘러볼 적하고 책동무랑 나란히 돌아볼 적은 사뭇 다릅니다. 서로 다르게 살피는 눈길을 느끼면서, 서로 재미나게 이 책 저 책을 짚어 주면서 나누는 자리입니다. 사뿐사뿐 거닐면서 누리는 책마실을 함께 누릴 이웃님을 책집에 먼저 깃들어서 기다리려고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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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11.9. 파란씨앗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곧 ‘어린이·청소년 잡지’를 엮어냅니다. 여러 이웃님이 함께 슬기에 땀에 마음을 모아서 여밉니다. 꾸러미 이름은 《파란씨·앗》입니다. 부산 마을책집 〈책과 아이들〉이 밑돌을 이루면서 ‘잠잠이’라는 이름인 새 펴냄터에서 선보입니다. 첫걸음(창간호)에 앞선 걸음마(창간준비호)를 곧 선보입니다. 조촐히 묶는 꾸러미일 텐데, 아마 ‘부산국제아동도서전’에서 맛보기로 내놓을 듯합니다. 이제 첫길은 어느 만큼 매듭을 지었고, 이튿날 11월 10일에 엮는모임을 하러 부산으로 건너갑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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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4.10.20. 철렁



  마감을 까맣게 잊었더라. 엊저녁에 뒤늦게 깨달았고, 밤까지 이 일 저 일을 살피다가 새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맺고, 아침에 얼른 글을 보냈다. 뒤늦은 마감글을 알아채면서 가슴이 철렁했다. 얼마나 허둥지둥으로 지낸 요 열흘이자 보름이었기에 잊었는가 하고 뉘우친다. 부끄럽다.


  그런데 뒤늦은 마감글을 여미다가 “노벨글보람 한강 씨 이야기”를 곁들일 수 있었다. 한강 씨는 글님(작가)이 고작 쉰∼예순이란 나이가 빛철(황금기)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더라. 설마 참말 이렇게 말했나 싶어 갸우뚱했고, 한참 들여다보았다. 도무지 말이 안 되는데, 이런 ‘말이 안 되는 말’을 ‘노벨글보람을 받은 느낌’으로 사람들 앞에서 했다니 더 놀랍기까지 하다.


  생각해 보자. “일하는 전태일”이 서른 살이나 마흔 살까지 더 살 수 있었어야 어마어마한 글을 남겼을까? “나는 거지입니다” 하고 밝히면서 겨우겨우 눈물글을 여민 권정생 할아버지는 더 글을 쓸 만한 나이가 아닌 일흔 살에 이르렀기에 “안 읽을 만한 글”을 남겼을까? 고작 마흔 첫머리에 그만 물살에 휩쓸려 사라진 “노래하는 고정희” 님은 쉰 살에 이르지 못 했기에 ‘빛나는 글’을 못 남겼을까? “그림할머니 박정희” 님은 예순 살이 넘고 나서야 겨우 붓을 홀가분하게 쥐고서 그림을 빚었고, 일흔 살이 넘어서야 첫 책을 선보일 수 있었으며, 아흔 살이 넘은 나이에도 쩌렁쩌렁 빛나는 말씀을 남기다가 아흔둘 나이에 조용히 눈을 감았다.


  글을 쓰건 집안일을 하건 흙을 만지며 논밭을 일구건 마감(정년)은 있을 턱이 없다. 시골 흙지기는 하나같이 “일흔은 막내요 여든은 젊은이요 아흔은 흔한”데, 아흔 살 할매할배가 짓는 논밭에서 나오는 쌀과 낟알과 열매를 먹고서 살아갈 한강 씨가 섣불리 “쉰∼예순 빛철 타령”을 해도 될는지 곱씹을 노릇이라고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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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10.19. 빛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씨가 문득 들려준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60세라고 합니다. 한 달 뒤에 만 54세가 되는 저에게는 아직 6년이 남았습니다.” 하고 말했다기에 살짝 놀라다가, 이윽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글님한테는 마감(정년)이 없습니다. 그림님한테도 마감이 없습니다. 살림님(가사노동자)한테도 마감이란 없습니다. 우리는 이 별에 다리를 붙이며 걸어다니는 동안 언제나 다 다르게 빛나는 철입니다. 쉰 살은커녕 마흔 살조차 이르지 못 한 채 일찍 흙으로 돌아간 글님이 수두룩합니다. 마흔 살은커녕 서른 살조차 닿지 못 한 채 일찍 새별로 떠난 그림님이 참 많아요.


  아이한테는 가장 빛나는 나이가 없습니다. 모든 나이가 빛나고, 모든 하루가 빛납니다. 이제 막 글이나 책을 내놓은 새내기 글님한테도 더 빛나는 때란 없습니다. 먼먼 하늬녘(서양) 글밭(문학계)에서는 쉰이나 예순에 빛나고서 일흔이면 저문다고 여길는지 모릅니다만, 모든 사람은 다 다른 나이가 다 다른 빛날이게 마련입니다. 스스로 철든 사람이라면 열 살에도 빛나고 서른 살에도 빛나며 일흔 살에도 빛나요. 고작 예순 살부터 시드는 나이라 한다면, 예순 살이 넘은 모든 벼슬꾼(국회의원·시도지사·시장·군수)은 썩 물러날 노릇이겠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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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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