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숲’을 마련하는 책터를 꿈꾸기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10.13.



 누군가는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돈이나 땅이 있어서, 금세, 아니 처음부터 따사로우며 넉넉한 ‘집숲’을 마련하거나 누리겠지요. 가장 아름답고 좋은 일이에요. 모든 사람이 가장 아름다우면서 좋게 살아갈 때가 참 즐거우리라 느껴요. 그러나, 둘째로 좋거나 막째로 좋다 하더라도, 이 길 저 길 거치거나 에돌면서 차근차근 ‘집숲’을 일굴 수 있으면, 이대로 또 예쁘면서 사랑스러우리라 믿어요. 우리 네 식구부터 좋은 마을자락 한켠에 깃들면서 고운 사람들 이웃으로 맞이하는 착한 일꾼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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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는 어떤 곳?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는 개인(최종규)이 평생 읽은 책으로 혼자 문을 연 도서관이자 개인서재입니다. 개인서재를 누구나 찾아와서 책을 즐기도록 열어 놓았기에 ‘서재도서관’입니다.


  이 도서관이자 서재는 2007년 4월에 인천 배다리에서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2010년 9월에 충청북도 충주시 멧골자락으로 옮긴 다음, 2011년 10월에 전라남도 고흥군 시골마을로 다시 옮겼습니다. 고흥 시골에 터를 잡으면서 살림집은 마련했으나, 사전 짓는 책숲집(사진책도서관+한국말사전배움터+숲놀이터)으로 쓰는 건물은 임대를 해서 임대료를 냅니다. 앞으로는 시골마을 도서관학교 건물(옛 흥양초등학교 건물)을 통째로 사들여서 이곳에 고운 책터와 숲집을 짓는 꿈을 꿉니다.


  앞으로 이곳을 저희가 장만해서 느긋하게 누릴 수 있다면, 낡은 관사를 고쳐서 숙소로 삼을 수 있고, 너른 운동장(5000평)은 작은 숲이자 놀이터이자 별바라기를 할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전남 고흥에서 "사전 짓는 책숲집"이자 '시골도서관'이자 '사진책도서관'이면서 '숲도서관'이면서 '한국말사전 배움터'요 '숲놀이터' 구실을 하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삶을 가르치고 배우는 '배움터'로 날마다 새롭게 거듭날 수 있기를 꿈꾸어요.


  앞으로 도서관+배움터+숲놀이터를 튼튼히 꾸릴 밑힘이 되도록 도와줄 분들 손길을 바라고 기다리며 찾습니다.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지음이가 되려면?


● 어떻게 지음이가 되는가 : 1평 지음이(2평 지음이, 3평 지음이 ...)나 평생 지음이 되기
● 1평 지음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습니다
● 2평 지음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습니다
● 평생 지음이가 되려면 ㄱ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습니다

● 평생 지음이가 되려면 ㄴ : 1평 지음이로 20년, 2평 지음이로 10년을 지내면 됩니다

● 평생 지음이가 되려면 ㄷ : 도서관학교로 삼는 '흥양초등학교(폐교)' 5000평을 장만합니다 (2억 예상)

● 평생 지음이가 되려면 ㄹ : 도서관학교에서 책지기 일을 맡아 주면서 숲집을 함께 가꿉니다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지음이가 되는 분들한테는 도서관에서 내는 1인잡지와 소식지를 보내 드립니다. 지음이가 되어 주실 분들은 주소와 전화번호를 꼭 알려주셔요.


● 돕는 돈은 어디로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우체국 500413-01-012342 최종규
● 손전화 : 010-5341-7125
● 누리편지 : hbooklove@naver.com

● 누리집

 blog.naver.com/hbooklove

 blog.yes24.com/hbooklove

 blog.aladin.co.kr/hbooks

 cafe.naver.com/hbooks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는 한국에 하나 있는 "국어사전 도서관"이자 "사진책 전문 도서관"이면서, 저 한 사람이 살아오며 마음밥으로 살찌운 책을 차곡차곡 그러모아 연 개인도서관이에요. 이 도서관학교를 오늘까지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분들 작은 손길과 사랑이 있었습니다. 저는 저대로 고운 빛줄기가 감도는 책을 차근차근 장만해서 도서관학교에 갖추었고, 수많은 분들은 크고작은 따사로운 손길과 사랑으로 도서관을 꾸릴 살림돈을 보태어 주었어요.

 

  오래오래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전 짓는 책숲집으로 뿌리내리면, 누구나 언제라도 살포시 찾아와서 책으로 머리를 쉬고 푸른 숲에서 마음을 쉴 수 있는 터전을 닦을 수 있어요. 모두 함께 예쁘게 살아가며 아름다운 빛줄기를 북돋우는 길에 고마운 도움돈을 보태 주시기를 꿈꿉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펴내는 밑틀을 다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고흥에서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하고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하고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하고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하고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살려쓰기>하고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들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해마다 한결 새로운 '숲말 이야기책'을 선보이면서 한국말을 즐겁게 가꾸는 길을 밝힐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따사로운 눈길로 지켜보는 이웃님, 지음이가 되어 주시는 이웃님, 마음으로 아껴 주시는 이웃님,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___^


+ + +


사전짓기 계획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7.7.2.)

‘책숲집(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 새로짓기 사전 ***

 1. 슬기로운 ㅅ 사전 (이야기로 풀어내는 사전)

  : 한국말 가운데 ‘ㅅ’ 항목만 다룬다. 1000∼1500 낱말로 묶으려 한다. 사람들 입에 익은 낱말은 익기는 해도 뜻을 깊이 헤아리지 못하는 대목이 무엇인가를 짚고, 사람들 입에 낯선 낱말은 낯선 결이란 무엇인가를 돌아보면서 이 낯선 낱말을 어떻게 우리 삶에서 살려서 쓸 만한가를 짚는다.

 2.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2

  : 2016년에 이은 비슷한말 사전 둘째 권. 비슷하면서 다른 낱말을 260 꾸러미에 묶어서 1100 낱말 안팎을 다루어 보려 한다. 뜻풀이와 보기글을 모두 새롭게 붙일 뿐 아니라, 비슷하면서 다른 낱말이 어떠한 결인가를 견주어서 밝힌다.

 3. 한국말 새로짓기 사전 (새롭게 살려쓰기 사전)

  : 사전에 실린 낱말하고 사전에 안 실린 낱말을 두루 다룬다. 사람들이 저마다 널리 잘 살려서 쓰기에 사전에 실린 낱말을 다룰 뿐 아니라, 사람들이 재미나게 잘 살려 쓰지만 막상 잘 살려 쓰는 줄 느끼지 못하는 낱말에다가, 사람들이 알뜰히 살려서 쓰기는 하되 사전에 안 실린 낱말을 고루 살핀다. 앞으로 새롭게 한국말을 지어서 쓰는 길을 알려주거나 밝힌다.

 4. 사랑으로 짓는 우리말 그림노래 (한글노래, 우리말 동시 사전)

  : 동시라는 틀로 말을 다루어 보여준다. 사전이라는 틀을 넘어서 문학이라는 모습으로 낱말 이야기를 짚으면서 밝힌다. 낱말은 굳어진 글씨가 아니라, 생각을 살찌우는 그림이 흐르는 이야기라고 하는 대목을 들려준다. 이제까지 119 꼭지를 마무리해 보았다.

 5. 어린이 첫 국어사전

  : 일곱 살 어린이가 한국말을 익히는 길에 처음으로 만나는 국어사전. 한국에서 살아가는 길에 바탕이 될 가장 쉬우면서 가장 뜻있는 낱말을 500 가지 추린다. 이 500 가지를 가장 쉬우면서 짧고 재미나게 새 뜻풀이와 보기글을 붙여서 이야기를 엮는다.

 6. 어린이 새 국어사전

  : 열 살 어린이가 한국말을 깊고 넓게 헤아리면서 배우는 길에 말을 새롭게 생각하며 받아들이도록 돕는 길잡이 같은 국어사전. 《어린이 첫 국어사전》에서 뽑은 바탕말 500 가지에서 한 걸음 나아가서 생각을 지피도록 이끌 2000 가지 낱말을 다룬다. 500 + 2000, 이렇게 하여 모두 2500 낱말을 다루는 사전이 된다. 뜻풀이와 보기글은 앞선 《어린이 첫 국어사전》하고 모두 다르게 붙인다.

 7. 한걸음 국어사전

  : 어린이에서 푸름이로 접어드는 나이에 한국말을 스스로 깨닫도록 불을 지펴 주려고 하는 국어사전.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살피며 스스로 생각을 마음에 짓는 길이란 무엇인가 하는 실마리를 낱낱이 알려주는 구실을 한다. 한국말 12500(500 + 2000 + 10000)을 바탕으로 다루며, 들온말(한자말·영어 2000∼5000)은 흐름에 맞추어 알맞게 간추려서 제대로 보여주는 틀을 짠다. 앞선 두 사전하고 뜻풀이와 보기글을 모두 다르게 새로 붙인다.


*** 새로배움 사전 ***

 1. 국어사전 바로잡기 (사전 뜻풀이 새로 붙이기)

  : 표준국어대사전·고려대한국어대사전·조선말대사전 올림말을 견주면서 잘못된 돌림풀이와 겹말풀이를 짚으며 바로잡는 사전. 남북녘에서 나온 세 가지 사전에서 잘못 적은 뜻풀이를 짚고 바로잡을 뿐 아니라, 이러한 낱말에 새로운 뜻풀이를 붙여서 남북녘이 한국말을 슬기롭게 가다듬고 가꾸자고 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50 꾸러미 250 낱말을 다룬다.

 2. 토씨 -의 바로쓰기 사전

  : ‘토씨 -의’를 잘못 쓰는 보기를 살펴서 이를 슬기롭게 바로잡는 사전. ‘-의’가 없이 얼마든지 즐거이 글을 쓰거나 말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에 갇힌 탓에 한국말이 한국말답게 피어나지 못했다고 하는 대목을 풀어낸다. 이제까지 700 항목에 5000 가지가 넘는 보기를 갈무리했고, 원고지 2만 장 남짓으로 첫 권을 마무리하려고 생각한다.

 3. 한자말 바로쓰기 사전

  : 꼭 안 써도 될 만한 한자말을 짚으면서 한국말을 한결 슬기롭게 쓰도록 이끄는 사전. 이제까지 1800 항목에 1만 가지가 넘는 보기를 갈무리했고, 원고지 2만 장 남짓으로 첫 권을 마무리하려고 생각한다.

 4. -적 바로쓰기 사전

  : 일본 말씨에 물들어 퍼지는 ‘-的’ 말씨를 손질해서 쉽고 아름답게 한국말을 쓰도록 이끄는 사전. 이제까지 700 항목에 3500 가지가 넘는 보기를 갈무리했고, 원고지 1만 장 남짓으로 첫 권을 마무리하려고 생각한다.

 5. 외마디 한자말 바로쓰기 사전

  : 거의 일본 말씨 때문에 퍼진 외마디 한자말을 손질해서 쉬우면서 재미나게 한국말을 살리도록 북돋우는 사전. 이제까지 400 항목에 2000 가지가 넘는 보기를 갈무리했고, 원고지 1만 장 남짓으로 첫 권을 마무리하려고 생각한다.

 6. 사자성어 바로쓰기 사전

  : 2012년에 나온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를 크게 고치고 보태는 사전. 1500 항목 언저리로 갈무리할 생각이고, 원고지 1만 장 안팎으로 새롭게 쓸 생각이다.

 7. 새롭게 살려낸 글쓰기 사전, 겹말 바로쓰기 2

  : 2017년에 나올 《새롭게 살려낸 글쓰기 사전, 겹말 바로쓰기》를 잇는 바로쓰기 사전. 첫째 권 원고를 마무리해서 출판사에 넘긴 뒤, 둘째 권에 담을 항목을 이제까지 300 가지 남짓 모았다. 앞으로 700 가지를 더 모으면 둘째 권 원고를 이룰 만하리라 본다. 원고지 5000장 남짓.

 8. 한국말 죽이는 말버릇 (존재, 시작, 필요, 통하다, 대하다/관하다)

  : ‘존재’라는 한자말이 있어야 생각을 나타낼 수 있는가를 짚는다. ‘존재’라는 한자말을 쓰지 않는다면, 한국말로 어떻게 우리 생각을 나타낼 만한가를 다룬다. 이제까지 300 가지 남짓 보기를 뽑아 보았다.



*** 그동안 쓴 우리말 이야기책과 사전 ***

 1.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2017)

  : 주제에 맞추어 24 갈래를 지어서 357 낱말을 다루었다.

 2.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2016)

  : 비슷하면서 다른 낱말을 264 꾸러미로 갈라서, 1100 낱말 남짓 다루었다.

 3.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2014)

  : 주제에 맞추어 24 갈래를 지어서 444 낱말을 다루었다.

 4.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2012)

  : 사자성어 420 꼭지를 다루었다.

 5.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2015)

  :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한국말을 새롭게 배우도록 이끄는 이야기.

 6.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2011)

  :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한국말을 올바로 쓰도록 배울 수 있는 책.

 7. 생각하는 글쓰기 (2009)

  : 스스로 생각을 북돋아서 한국말을 새로 짓는 이야기를 다룬 책.

 8. 뿌리 깊은 글쓰기 (2012)

  : 영어에 사로잡힌 한국말을 곱게 풀어내는 이야기를 다룬 책.

 9. 사랑하는 글쓰기 (2010)

  : 겹말(중복표현)에 갇힌 한국말을 슬기롭게 사랑하자는 이야기를 다룬 책.



 * 올해 나올 사전

 1. 새롭게 살려낸 글쓰기 사전, 겹말 바로쓰기 (2017 곧)

  : 겹말(중복표현)로 잘못 쓰는 보기를 1030 꼭지를 모아서 이를 손질하고, 어떻게 하면 알맞고 고우면서 즐겁게 생각을 펼칠 수 있는가 하고 짚어 준다.

 2. 어린이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우리말 사전 (2017 곧)

  :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150∼200 꼭지 이야기를 다룬다. 꼭지마다 대여섯 가지 안팎으로 재미나게 살려서 쓸 수 있는 낱말을 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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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2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1-10-17 15:43   좋아요 0 | URL
여러모로 고맙습니다.
고운 사랑을 받아
즐거이 새 보금자리
잘 일굴 수 있으리라 믿어요~ ^^

2011-10-14 0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1-10-17 15:43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hnine 님 주소도 남겨 주시면 좋겠어요.
주소를 남겨 주셔야
나중에 책을 부칠 수 있어요~ ^^

2011-11-14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1-11-14 15:09   좋아요 0 | URL
아, 고맙습니다~~ ^^
한평지킴이 되는 분들한테 보내는 책을
내일 부칠게요.
즐거이 받아 주셔요~~~ @.@
 



 사다리 놀이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5.20.



 새 책꽂이를 스물 들인다. 새 책꽂이는 형과 음성 어버이한테서 얻은 돈으로 장만했다. 내 팍팍한 살림돈으로는 도무지 새 책꽂이를 장만할 수 없었다. 새 책꽂이를 들이는 만큼 아침부터 저녁까지 도서관 문을 모두 열어 냄새를 뺀다. 지난 2007년에 주한미군 도서관에서 쓰던 책꽂이를 얻을 때에도 퍽 오랫동안 문을 열어 냄새를 뺐다. 주한미군 도서관 책꽂이에서는 노린내가 뱄는데, 한국사람이 쓰는 책꽂이에는 무슨 냄새가 밸까.

 새 책꽂이를 들이는 만큼, 바닥에 널브러진 물건과 책을 알뜰히 갈무리할 수 있다. 신나게 치우며 갈무리한다. 아이는 집과 도서관 사이를 뜀박질하면서 오간다. 한창 뛰고 달리며 놀다가는 사다리에 올라탄다. “벼리, 올라갈 수 있어요?” 하고 묻는다. 벌써 사다리에 다 올라간 다음 이야기한다. 제 키보다 훨씬 높이 올라가면서 안 무섭나 보지? 아이는 아버지가 빗자루를 들어 바닥을 쓸 때에는 “벼리 빗자루 어디 있어?” 하고 묻는다. 저도 함께 비질을 하겠단다. 아버지가 쓰레기를 주으면 저도 쓰레기를 줍겠다며 달려든다. 아버지가 짐을 나르면 저도 나르겠다며 손을 내민다. 참 귀여우면서 사랑스러운 아이가 어느덧 네 해째 이 집에서 함께 살아간다. 곧 태어날 둘째는 얼마나 귀여우면서 사랑스러울 아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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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지 《샘이 깊은 물》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5.15.



 잡지 《샘이 깊은 물》 권수를 살핀다. 다른 책들을 먼저 살피면서 제자리를 찾아 주느라 《샘이 깊은 물》은 한 곳에 뭉텅이로 쌓기만 하고 오래도록 건사하지 못했다. 마른 천으로 먼지를 닦으면서 한 권씩 제자리를 찾아 준다. 펴낸 해와 달에 맞추어 차곡차곡 꽂는다. 정기구독을 해서 읽던 잡지가 아니라, 헌책방에서 하나씩 찾아서 읽던 잡지이다. 누군가 통째로 내놓은 잡지를 사들인 적이란 없다. 한 번에 한두 권씩만 사서 모으던 잡지이다. 이제 헌책방에서도 《샘이 깊은 물》은 좀처럼 만나지 못한다. 이 잡지를 보던 이들이 여느 신문뭉텅이하고 함께 종이쓰레기가 되도록 버렸는지 모르고, 이 잡지이든 저 잡지이든 헌책방에는 잡지가 넘치게 들어오는 만큼 헌책방 일꾼이 알뜰히 못 돌보는지 모른다.

 비로소 얌전히 꽂거나 눕힌 잡지를 바라본다. 앞으로 한 해 두 해 더 흘러서 열 해가 지나고 스무 해가 지난 뒤에는, 앞날 사람들이 《샘이 깊은 물》과 같은 잡지를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앞날 사람들은 헌책방에서 비싼값을 치르면서 이 잡지를 찾아서 읽으려나, 아니면 비싼값을 치르며 건사할 수집품으로 여기려나, 새로운 나날에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삶얘기를 펼치도록 도와줄 책동무로 여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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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이라는 곳은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1.5.16.


 살림을 시골자락으로 옮긴 지 한 해가 가깝다. 책짐은 살림을 옮기고 나서 두 달 뒤에 옮겼으니 시골자락 도서관이 된 지 한 해가 되려면 조금 더 남은 셈이기는 한데, 꽤 오래도록 책살림을 알뜰히 갈무리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날마다 조금씩 갈무리하면서 차츰차츰 꼴이 나고, 오래도록 바라보며 천천히 갈무리하기 때문에 이 책들 한 번 더 만지작거리면서 생각할 수 있기도 하다.

 언제쯤 여느 바깥사람한테까지 도서관을 열 수 있을까. 여느 바깥사람은 시골자락 사진책 도서관으로 찾아왔을 때에 무슨 책과 어떤 이야기를 스스로 건져올릴 수 있을까. 사진을 보는 눈길과 삶을 붙잡는 손길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까.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도서관이란 더 많은 사람들한테 책을 나누는 일이 된다기보다, 이 도서관을 마련한 사람 스스로 제 삶을 책과 엮어 한결 사랑스레 돌보고프다는 뜻이 되지 않느냐고 느낀다. 도서관이란 무엇을 하는 곳일까. 이 책 저 책 그저 잔뜩 들여놓아도 될 곳인가. 널리 사랑받는 책을 갖추어야 하는 곳인가. 온누리 모든 책을 건사할 만한 도서관은 없다고 말할는지 모르지만, 부질없는 막공사 하는 모습을 바라본다면, 이렇게 막공사를 하는 데에 들일 돈과 품에다가 건물을 도서관으로 탈바꿈한다면, 온누리 모든 책을 알뜰히 갖출 수 있는지 모른다. 사람들 스스로 돈과 땀과 품과 겨를을 어디에 들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같은 책을 백 번쯤 되읽거나 즈믄 번쯤 곱새기며 읽을 수 있을 때에 넋이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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