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일곱 살 어린이와 네 살 어린이가 있다. 여기에 서른다섯 살 어린이와 마흔 살 어린이가 있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시골집에 상자 하나가 온다.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며 열어 본다. 마침 아이들은 느즈막한 낮잠에 곯아떨어졌다. 조용히 상자를 끌르니 다른 상자가 나오고, 다른 상자에서는 ‘상자에 담긴 책’이 나온다. 상자에 상자에 상자로구나. 상자에 담긴 책은 큰아이 몫 선물. 비닐에 싸인 ‘노래 나오는 책’은 작은아이 몫 선물. 여기에 《밀양을 살다》는 마흔 살 어린이 몫. 어린이날이라든지 5월 5일을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책선물을 받으면서, 나도 어린이가 되고 우리 집 아이들도 어린이가 된다. 두 아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내내 ‘노래 나오는 책’을 만진다. 귀가 좀 따갑지만 며칠 지켜보기로 한다. 밖으로 마실을 다니기도 하고 도서관에도 가며 자전거도 타야지. 그러나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금 ‘노래 나오는 책’을 붙잡는다.






appletreeje님 고맙습니다

선물하는 고운 마음은

널리널리 퍼져

온누리를 따사롭게 보듬습니다~
















세 가지 책이

예쁘게 잘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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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식구 함께 신안마실을 한다.

순천에 있는 헌책방 아저씨와 함께 나들이를 한다.

신안에는 어떤 빛이 우리를 기다릴까.


모처럼 네 식구가

가까운 전라남도 쪽으로 간다.

가깝다지만

두 시간 가까이 달리는 길이다.


잘 달리고

차근차근 돌아보면서

우리 식구들 앞길과

도서관 앞날을

곰곰이 헤아려 본다.


짐은 거의 다 꾸렸다.

신나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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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뒤집어진 뒤

배에 있던 사람들은 
그대로 모두 죽었으리라 느낍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숨기려고
일부러 늑장을 부리고
민간잠수부가 물에 못 들어가게 막고
여러 날 똑같은 화면만 보여주고
물속과 배 안쪽 상황은 찍지 못하게 하고
민간인과 기자는 접근을 못하게 막고
실종자 숫자와 죽은 사람 숫자를
마치 스포츠 중계 하듯이
화면에 척척 붙이고,
여러 날 지나서
도무지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여겨질 때에
비로소 주검을 배에서 꺼내는...
이런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한숨을 쉬면서
일요일 낮을 보내는데,
뜻밖에 오늘
제비가 우리 집 처마 밑으로 찾아옵니다.

지난해에 마을마다 아주 모질고 끔찍하도록
농약바람이었는데
제비가 그예 살아남아
우리 집에 다시 돌아와 주는군요.

한숨만 쉴 노릇은 아니로구나 하고
생각에 잠깁니다.

희망이란 무엇이고
꿈과 사랑을 어떻게 다스릴 때에 아름다운지

곰곰이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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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타 강의와 얽혀 서울마실을 한다.

곁님 혼자 갈까 하던 길인데

네 식구 함께 움직인다.

 

즐겁게 마실을 하면서

넉넉하고 아름답게

집으로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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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아닌 신안에 있습니다.

곁님과 아이들은 고흥에 있습니다.

어제 낮에 갑작스레

불쑥

신안에 왔습니다.

 

왜 신안에 왔을까

한참 생각해 보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덧 4월로 접어들었고

지난 2월부터 쓰고 싶던 <몽실 언니> 느낌글은

아직 마무리짓지 못했는데

어느새 다른 작가님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또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마음으로 남는 아름다운 분 책은

쉽게 느낌글로 옮기지 못하곤 해요.

기다리면 어느 때가 찾아와서

살그마니 이야기 하나 샘솟겠지요.

 

이곳 신안에 왜 왔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릅니다.

 

다만

마음속에 한 가지 생각이 튼튼히 있습니다.

우리 네 식구가

가장 아름다우면서 환하게 웃고 노래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터에서 즐겁게 살고 싶다...

이 한 가지입니다.

 

몸이 고단해서 드러눕다가도(여관에서)

잠이 좀처럼 오지 않아

여관방 불을 켜고

여관방 컴퓨터를 켭니다.

 

내 블로그에 걸쳐 놓은

한돌, 정태춘, 제니퍼 허드슨, 마이클 잭슨, 부에노비스타소셜클럽, 아바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쉬고 싶습니다.

 

고흥은 참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인데

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빛을 지키는 길은

무엇인지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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