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역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으로 일하던 2001년에 일본 도쿄에 책을 사러 다녀온 적이 있고, 이때에 우에노역을 두 걸음 디뎌 보았습니다. 나리타에서 우에노로 가며, 우에노에서 나리타로 가며. 2018년에 일본 도쿄에 새로 나들이를 하며 다시 우에노역을 디뎌 봅니다. 열일고여덟 해 사이에는 사진책 《上野驛の幕間》이 있습니다. 우에노역을 디뎌 보고서 사진책 《上野驛の幕間》을 만났고, 그 뒤 한참 잊고 살다가 우에노역을 다시 마주하면서 《上野驛の幕間》에 흐르는 삶하고 사람이 새삼스럽네 하고 느낍니다. 모든 삶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8.4.19.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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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은 많다



  읽을 책은 많답니다. 어떤 이가 우리한테 드러나지 않는 데에서 씁쓸한 짓을 일삼아서 이제 책마을이나 글마을에 발을 못 담글 수 있더라도 서운하다고 여기지 말아요. 그이 책만 책이 아니거든요. 우리 곁에는 삶을 아름답게 지은 숱한 이웃님이 있어요. 이런 이웃님 가운데 놀라운 책을 써서 남긴 분이 무척 많아요. 더없이 아름답게 삶을 지은 이웃님이 쓴 책만 챙겨서 읽더라도 100해라는 나날은 아주 짧아요. 마음을 기울여서 눈을 떠 봐요. 겉으로나 속으로나 아름다운 이웃님을 알아보도록 눈을 떠 봐요.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한결같이 아름다우면서 사랑으로 피어날 이웃님이 쓴 글하고 책을 알아볼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봐요. 이제 이 나라는 아름다운 이가 살림하고 다스리는 곳으로 달라져야지 싶습니다. 물러날 사람은 즐겁게 물러나야지요. 일어설 사람은 새롭게 일어서야지 싶어요. 2018.3.15.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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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집에 가서 고르기



  누리책집에서 책을 살펴서 장만하기도 하지만, 시골에서 먼길을 사뿐사뿐 나서며 책집에서 두 손으로 책을 넘기면서 장만하기도 합니다. 책집에 가서 고를 적에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다리로 걷고 귀로 듣는 모든 결을 헤아리면서 장만합니다. 사람하고 사람이 서로 마주하면서 책으로 잇는 자리가 책집입니다. 2018.2.12.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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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짓는 책읽기



  새롭게 말을 짓지 않는다면 배움이가 아니지 싶습니다. 배우는 사람이기에 생각을 새로 가꾸고, 새로운 생각을 나타내려고 하면서 스스로 말을 새로 짓습니다. 배우려고 하기에 생각을 스스로 할 줄 알고, 배우려고 하지 않기에 남들이 쓰는 말에 휘둘리거나 달달 외우는 길을 걸어요. 학문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려는 사람이어야 제 한길을 오롯이 파면서 이웃하고 길동무가 되지 싶어요. 2018.2.1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말짓는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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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어는 책읽기



  다음주에 설날인 줄 오늘 비로소 알았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와, 설날이라고 하는 때가 다음주였네. 이렇게 생각하다가 아차차, 우체국도 다음주에는 제대로 안 열겠구나 싶어서 바쁜 택배를 맡기러 부랴부랴 고흥읍으로 갑니다. 히유 볼일을 마치네 하고 생각한 뒤에 집으로 돌아올 시골버스를 기다리면서 23분을 걷습니다. 볼일을 마친 데부터 버스를 타는 데까지 걷는데, 이동안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혼자 읍내에 나온 터라 홀가분하게 걸으며 책을 읽었어요. 아직 겨울이니 걸으며 책을 읽자니 손가락이 얼지만 즐겁습니다. 읍내 버스역에 닿기까지 책 한 권을 다 읽습니다. 언손가락 호호 녹이며 버스에 올라타고는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2018.2.8.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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