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사용설명서'를 읽어 보면, 영어로 풀이하는 대목은 한 군데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맨 앞쪽에는 언제나처럼 영어를 적어 놓는다. 하기는, 자전거 이름 가운데 우리 말 이름이 아니라 한글 이름조차 하나도 없는데.
우리 읍내 책방 옆을 스쳐 지나간다. 읍내 장마당을 구경하다가 문득 돌아본다. '행복이 가득한 집'이랑 '여성조선'이랑 '레이디경향'이랑 '주부생활'은 고맙게 한글로 이름을 적어 준다. '月刊 朝鮮'은 한자이지만 '여성조선'만큼은 한글이다. 아마, 아이들하고 청소년한테 읽히는 잡지를 만든다 할 때에도 한자나 영어는 안 쓰려 하겠지.
스물네 시간 열어 놓는 햄버거집. 한국 아이들이 아니라 외국 아이들 보라고 이렇게 큼직하게 붙어놓았겠지. 아무렴.
거의 어느 곳이나 '커피'가 아닌 'coffee'를 팔 뿐 아니라, '커피가게'가 아닌 'coffee shop'인데, 거피를 파는 구멍가게가 한 곳 있었구나.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