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한글을 왜 어렵게 만들었나요
 : 한글은 어렵게 만든 글이 아닙니다. 한글은 아주 쉽게 만든 글입니다. 한글은 ‘중국말을 우리 겨레가 글로 쉽게 담으려’는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옛 임금이나 관료나 지식인이 애써 한글을 만든 까닭은 ‘어차피 임금이나 관료나 지식인은 한문으로 말하고 한문으로 생각하면 그만’이었으나, 임금이나 관료나 지식인이 펼치던 정책을 이 나라 95%가 넘는 여느 사람들한테 알려주자면 ‘여느 사람이 쓰는 쉬운 말’로 풀어서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쉽게 배워서 아주 쉽게 쓸 수 있는 글’로 한글을 만들었습니다. 한글이 어렵다고 느낀다면, 맨 처음 한글을 만든 뜻은 쉽게 배워 쉽게 쓰도록 하는 데에 두었으나, 오늘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나 말법이 너무 딱딱하거나 어렵게 틀에 박히는 바람에, 말사랑벗이 쉽고 즐겁게 배우기 힘든 탓입니다.

 13. 한글이 과학이라 말하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 한글은 ‘중국사람이 중국말로 읊는 소리’를 빈틈없고 빠짐없이 담아낼 수 있게끔 만들었습니다. 말사랑벗이 중국말을 배워 보았는지 궁금한데, 중국말 소리는 아주 많습니다. 중국사람은 영어를 꽤 잘합니다. 중국사람 말소리는 그야말로 온갖 소리가 다 있다 하도록 넓습니다. 이와 같은 중국말을 아주 꼼꼼하면서 대단히 쉽게 담아내어 누구나 수월하게 배울 수 있도록 만든 글이 한글입니다. 그 어느 글도 한글처럼 온갖 소리를 쉽게 알뜰히 담을 수 있게끔 만들지 않았고 만들지 못했어요. 이러하기 때문에 우리 한글은 아주 과학이요 잘 짜였고 훌륭하다 이야기할 만합니다. 처음 만든 뜻은 ‘그리 과학답지 못한 뜻’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겨레는 ‘우리 겨레 삶을 북돋우는 글’로 한글을 알뜰히 살리거나 살찌운다면, 우리 스스로와 다른 겨레한테도 좋은 글 선물을 베풀 수 있습니다.

 14. 무엇 때문에 한글이 생겨났나요
 : 한글은 한겨레가 쓰려고 만든 글입니다. 다만, 맨 처음 이 한글을 만든 까닭은 ‘여느 사람’이 아닌 ‘양반 계급 지식인’하고 ‘궁궐사람과 권력자’가 쓰도록 만든 글이었습니다. 한겨레 누구나 기쁘게 쓰려고 만든 글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누구나 쓰도록 만든 글이 아니었대서 한글을 만든 뜻이 바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날 1400년대나 1500년대 같은 조선 때에는 권력과 계급과 신분이 또렷하게 갈렸어요. 이무렵에는 양반 아니고서는 글(한문)을 배울 수 없었습니다. 여느 사람인 평민은 흙을 일구기만 해야 했습니다. 흙을 일구는 여느 사람은 논밭일이 많으니 따로 글을 배울 겨를이 없어요. 곧, ‘평화와 평등과 통일을 꿈꾸는 글’인 한글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조선 때를 지나 일제강점기를 맞이하고 나서 비로소 우리 스스로 우리 한글이 얼마나 아름다우며 고마운가를 처음으로 깨닫습니다. 일제강점기에도 한글을 배울 수 있던 사람은 돈과 계급과 신분이 있던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겨레가 독립을 하자면 지식인만 한글을 알아서는 안 되었어요. 이 나라 모든 사람이 한글을 깨우치며 슬기롭게 살아야 비로소 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리하여 일제강점기에 처음으로 ‘온 나라 모든 사람이 한글을 배우도록 하는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고, 우리 나라는 온누리에 드문 ‘글장님 없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15. 한글에서만 찾아보는 모습은 무엇인가요
 : 한글은 거의 모든 소리값을 담을 수 있습니다. 다른 어느 글도 한글처럼 거의 모든 소리값을 담지는 못합니다. 한글은 소리값뿐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빛깔과 무늬와 냄새와 모습까지 거의 그대로 담을 수 있습니다. 이런 데에서 한글은 참으로 돋보이는 글입니다.

 16. 속담이 있어 무엇이 좋은가요
 : ‘속담’이란, 여느 사람들이 살아오며 몸으로 깨달아 이룬 말입니다. 예전 지식인은 여느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을 깎아내리며 ‘속담’이라는 한자말을 지었는데, 여느 말로 하자면 ‘옛이야기’이거나 ‘삶이야기’라 할 만한 ‘속담’이란 오랜 나날에 걸쳐 온몸과 온마음으로 부대끼며 배우거나 일깨운 슬기를 갈무리합니다. 중국사람은 고사성어라는 말을 지어서 중국사람 슬기를 아이들한테 물려줍니다. 우리는 우리 옛이야기나 삶이야기인 속담을 아이들한테 물려주면서 우리 겨레 슬기가 오래오래 빛나도록 이끕니다.

 17. 준말을 쓰면 안 되나요
 : 엉뚱하게 줄이거나 억지로 줄이는 말은 사람들이 널리 알아듣기 힘듭니다. 엉뚱하게 줄이거나 억지로 줄이는 말은 안 쓸 때가 한결 나아요. 그러나 사람들이 한결 알뜰히 알아듣도록 줄인 말이라든지, 조금 더 수월하게 쓰기 좋게끔 줄인 말이라면 얼마든지 쓸 만하며, 퍽 괜찮은 낱말입니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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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순우리말을 알려주셔요
 : 순우리말이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흔히 ‘순우리말’이라 할 때에 ‘純’은 ‘깨끗한’이나 ‘티없는’을 뜻하는 한자로 적는데, 우리말에도 ‘순’이라는 낱말이 있어요. “순 거짓말”이나 “순 바보”라 할 때에 쓰는 ‘순’이에요. 우리말 ‘순’은 좋지 않은 무언가를 가리키는 자리에만 쓴다고 하지만, 우리 말사랑벗부터 이 토박이말을 알뜰히 북돋우면서 ‘순 우리말’처럼 써 볼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아주 우리말”이란 소리가 되고, 한자나 영어나 일본말 따위가 깃들지 않은 낱말, 곧 이 나라에서 예부터 옛사람이 익히 즐겁게 써 오던 낱말을 가리킬 수 있어요. 아무튼, ‘순 우리말’로는 “하늘, 바람, 땅, 흙, 물, 햇볕, 그림자, 손, 얼굴, 몸, 사랑, 발바닥, 발톱, 꿈, 잠, 밥, 옷, 일, 놀이, 이야기, 말, 웃음, 눈물, 슬픔, 괴로움, 고단함, 참다, 먹다, 베풀다, 나누다, 믿다, 보다, 쓰다, 찾다, 걷다, 바다, 길, 동무, 어른, 어린이, 계집, 사내, 장사, 돈, 밑, 위, 오른쪽, 왼손, 가운데, 한복판, 동그라미, 네모, 물결, 이랑, 고랑, 논밭, 수수하다, 투박하다, 여느, 온, 즈믄, 날, 달, 해, 하나, 둘, 셋, 읽다, 받다, 주다, 챙기다, 빼앗다, 싸우다, 맑다, 곱다, 환하다, 똑똑하다, 어리석다, 방귀, 똥, 자지, 보지, 젖, 배, 엉덩이, 아기, 뚱뚱하다, 마르다, 홀쭉하다, 파리하다, 살결, 목, 털, 수염, 손톱깎이, 신나다, 재미나다, 맛있다, 쓸모있다, 값어치, 기름, 종이, 하양, 빨강, 풀, 나무, 꽃, 잎, 주머니, 보름, 이태, 그믐, 어머니, 동생, 누이, 언니, 할아버지, 바구니, 그릇, 돌, 깨, 가시, 물고기, 돌보다, 살피다, 보살피다, 안다, 어울리다, 예쁘다, 밉다, 고맙다, 구름, 비, 눈, 별, 무지개, 미리내, 골짜기, 냇물, 멧토끼, 도랑, 도토리, 울타리, 징검다리, 지게, 땔감, 밥, 숟가락, 비녀, 댕기, 목도리, 바느질, 길쌈, 바늘, 실, 빨래, 옹알이, 줄, 금, 그림, 글, 예전, 오늘, 어제, 앞, 뒤, 사람, 빠르다, 누비다, 개, 고양이, 새벽, 아침, 반갑다 ……” 들이 있습니다.

 8. 한자말이 우리말 가운데 절반이 넘나요
 : 한자말이 우리말 가운데 절반을 넘지 않습니다. 다만, 국어사전에 실린 한자말 숫자는 절반을 넘습니다. 그런데, 국어사전에 실린 한자말 가운데 말사랑벗이 알 만하거나 쓸 만한 낱말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세어 보셔요. 국어사전에는 말사랑벗뿐 아니라 어른이나 전문가조차 알 수 없는 낱말이 잔뜩 실렸습니다. 우리가 안 쓰는 한자말이 너무 많이 실렸을 뿐 아니라, 예전 조선 때에 궁궐사람이나 지식인만 주고받던 한문 낱말을 아무렇게나 싣기까지 했습니다. 우리가 쓸 까닭이 없으며 모르는 군더더기 한자말을 국어사전에 덜고 나면, 국어사전에 실릴 한자말은 아마 1/4쯤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 국어사전에 제대로 안 실은 우리말을 차근차근 싣는다면, 국어사전에서 한자말이 차지할 자리는 1/10쯤 되겠지요.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대목이 있어요. 요즈음 사람들이 흔히 쓰는 ‘한자말’은 그냥 한자말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일본 제국주의자 때문에 흘러든 ‘일본말’입니다. 지난날에는 중국사람이 쓰던 중국 한자말을 양반이나 권력자가 즐겨썼고, 요즈음에는 일본사람이 쓰는 일본 한자말을 누구나 아무렇게나 즐겨씁니다. 겉보기로는 한자말이지만, 속알맹이를 살피면 예전에는 중국말이고 오늘날에는 일본말을 쓴다고 해야 맞습니다.

 9. 왜 우리는 한자로 이름을 지어야 하나요
 : 왜 그럴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셔요. 우리가 한자로 이름을 지은 지는 기껏해야 백 해가 채 안 되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난날에는 양반만 이름을 지을 수 있었고, 양반은 모두 한자로 이름을 지었어요. 더구나, 양반 가운데 남자한테만 항렬을 따지고 십이지를 따지며 한자로 이름을 지었고, 양반 가운데 여자한테는 아무 이름이나 붙이곤 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양반 계급과 권력이 무너지’면서 여느 사람들도 권리를 찾자면서 여느 사람들 또한 이름을 한자로 붙였어요. 이때부터 비로소 한자이름이 막 퍼졌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한자로 이름을 지어야 할 까닭이 없기도 하고, 이름이란 내 아이한테 가장 사랑스러우며 어버이로서 가장 아끼거나 좋아할 낱말을 살펴서 붙여야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10. 욕을 써서는 안 되는 까닭은 뭔가요
 : 욕을 써서 안 되는 까닭은 없습니다. 욕을 안다면 욕을 할 수 있고, 욕이 나오는 때라면 욕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욕이 나와서 욕을 할 때에는 나한테서 욕을 듣는 사람 마음이 다칩니다. 그리고, 내 욕을 듣는 사람이 나 때문에 마음이 다칠 뿐 아니라, 욕을 하는 사람 스스로 마음을 갉아먹습니다. 다른 사람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말을 할 때에는,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부터 스스로 제 마음을 갉아먹기 마련입니다. 듣는 사람 마음을 다치게 하니까 욕이 안 좋다고도 하지만, 이에 앞서 말하는 사람부터 착하거나 참답거나 고운 마음을 북돋우는 길하고는 사뭇 동떨어지기 때문에 욕을 쓰지 말자고 이야기합니다.

 11. 욕은 언제 생겼나요
 : 욕이 언제 생겼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욕이란 거친 말입니다. 거친 말이란 사랑하며 하는 말이 아닙니다. 사랑하며 서로를 감싸는 말이 아닌 욕인 만큼, 이런 말이 처음 생긴 때라면,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거나 아끼는 때가 아닌, 사람들이 서로를 미워하거나 괴롭히는 때였겠지요. 이를테면 전쟁이 터지는 때에는 사람들 삶이 팍팍하며 괴롭습니다. 우리 쪽에서 전쟁을 일으키든 바깥에서 전쟁이 찾아들어 고달프든, 사람들 마음에서 저절로 욕이라고 하는 거친 말을 내뱉고 싶어질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이 제 손으로 흙을 일구어 살림을 꾸리던 조촐하며 아늑하던 나날에는 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무기를 만들어 이웃사람 살림이나 곡식을 빼앗는다든지 땅을 넓히려 할 때에 비로소 욕이 생깁니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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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인터넷에서 ‘뭥미’처럼 쓰는 말도 나중에 표준말이 되나요
 : ‘뭥미’이기 때문에 표준말이 되지 말란 법이 없어요. 어떠한 말이든 우리가 두루 쓸 만하거나 우리가 알뜰히 쓸 만하다면 언제라도 표준말이 됩니다. 다만, 인터넷에서 장난스레 쓰는 낱말이 표준말이 되는 일은 아주 드물어요. 딱 하나, ‘꿀꿀하다’는 표준말이 되었습니다. ‘꿀꿀하다’는 인터넷에 앞서 컴퓨터통신이라는 매체가 쓰이던 무렵에 태어난 낱말이에요. 1990년대 첫무렵부터 젊은이와 푸름이 사이에서 널리 쓰인 ‘꿀꿀하다’를 놓고 수많은 어른들은 몹시 못마땅해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낱말은 이제 표준말이 되었습니다. 억지스레 새로 만들어 본다 해서 널리 쓰이는 말이 될 수는 없고, 사람들 마음을 살며시 건드리면서 예쁘게 움직일 수 있으면 얼마든지 새말이 태어납니다.

 5. 한자말은 쓰면 안 되나요
 : 밑생각을 말씀드린다면, 한자말은 쓰면 안 됩니다. 한자말은 한자말을 써야 하는 자리에만 써야 합니다. 이는, 영어도 마찬가지예요. 영어는 영어를 해야 하는 자리에만 써야지, 아무 데에서나 영어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일본말을 아무 데에서나 써도 되겠습니까. 네덜란드말이나 핀란드말을 아무 곳에서나 써도 될까요. 한자말은 우리말이 아니라 중국사람이 중국사람끼리 생각을 주고받으려고 쓰는 중국말이에요. 우리는 중국사람이 쓰는 중국말 가운데 우리도 쓰기에 괜찮다 싶은 낱말을 받아들이곤 합니다. 영어에서도 매한가지예요. 영어 가운데에서도 우리가 쓰기에 알맞다 싶은 낱말을 받아들입니다. 한자말이든 영어이든 일본말이든 러시아말이든 필리핀말이든, 우리 삶과 넋을 북돋우는 말이라면 곰곰이 살피며 알맞게 가다듬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 지식이나 정보를 자랑하려고 함부로 쓰는 한자말이나 영어가 될 때에는 올바르지 않아요. 하나도 아름답지 않습니다. 우리가 써도 될 한자말이란 ‘한자로 지은 중국사람 낱말’이라고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따로 한자를 밝힐 까닭 없이 한글로만 써도 누구나 알아듣는 낱말’입니다. 이를테면 ‘학교’나 ‘학생’이나 ‘칠판’이나 ‘교과서’나 ‘시험’ 같은 낱말이 우리말로 녹아든 한자말입니다.

 6. 똥오줌은 지저분한 말인가요
 : 똥과 오줌을 지저분하다고 여긴다면 ‘똥오줌’이라는 낱말을 지저분하다고 여길 테지요. 아마, 요즈음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사람이 몹시 적은데다가, 어린이나 푸름이 가운데 어버이를 도와 농사를 짓는 동무는 아주 적을 테니까, 똥오줌을 지저분하다고 여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농사를 지으며 똥과 오줌을 거름으로 삼지 않으면 농약과 화학비료를 써야 합니다. 요사이는 ‘유기농’이라는 말을 제법 쓰지요? ‘유기농(有機農)’이 무엇일까요? 한자로 지어서 쓰니까 알기 참 어려운 낱말이 되고 마는데, 유기농이란 “똥과 오줌을 거름으로 삼아 짓는 농사”입니다. 한 마디로 ‘똥오줌농사’예요. 그런데 유기농이라는 낱말을 쓰는 분들은 여느 사람들이 ‘똥오줌’이라는 낱말을 안 좋게 받아들이니까, 이렇듯이 한자로 뒤집어씌워서 이야기합니다. 정작 똥오줌을 거름으로 농사를 지어야 ‘깨끗한’ 농사이고 ‘깨끗한’ 먹을거리를 얻는다고 하지만, 이러한 농사이름을 ‘똥오줌농사’라 가리키지 못하는 우리나라예요. ‘똥오줌농사’라 말하면 지저분한 듯 여기는 한국사람이에요. 그러면서 ‘유기농’ 먹을거리를 맛있다며 즐기는 한국사람입니다. 저도 텃밭농사를 지으면서 똥오줌을 거름으로 쓰는데, 내 몸으로 들어온 밥이 똥과 오줌이 되어 나와서, 이를 잘 갈무리하여 거름으로 쓰면 흙이 한결 살아나며 제 마음과 몸도 한결 튼튼해집니다. 도시에서는 똥오줌을 거름으로 삼지 않으니까, 도시에서는 똥오줌은 모두 수세식변기로 흘려보내며 쓰레기처럼 버리니까, 도시사람한테는 똥오줌이 참 지저분하다고 느끼는 낱말이 되고 맙니다. 

(난 유기농이라는 말이 참 싫다. 왜 똥오줌을 이런 한자말로 뒤집어씌워서 말해야 하나.)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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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푸름이와 어깨동무하는 삶말

 - 교과서와 신문은 띄어쓰기가 왜 다른가요
 : 교과서를 만드는 어른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꼼꼼히 살펴서 만듭니다. 신문을 만드는 어른은 신문사에 교열부라는 곳이 있기는 하나, 교열부에서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맞게 다듬더라도 편집부 기자가 도로 고쳐서 내놓곤 합니다. 신문을 만드는 기자로 일하는 사람 가운데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모르는 사람이 제법 많아요. 이러하기 때문에 교과서와 신문은 띄어쓰기가 다릅니다. 그리고, 신문은 작은 지면에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하면서 띄어쓰기보다는 ‘띄어야 할 말을 붙이’더라도 글월 하나에 더 많은 낱말을 넣으려고도 합니다. 그런데, 교과서도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과서는 서로 띄어쓰기가 달라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교에 가 보면, 대학교재에서 쓰는 띄어쓰기도 달라요. 어린이가 보는 어린이책 띄어쓰기는 출판사에 따라서 다르고, 푸름이가 되어 보는 푸른책 또한 어린이책과 띄어쓰기가 다르며, 어른들이 읽는 여느 책은 책을 내는 출판사마다 다 다르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엮는 분하고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엮는 분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바람에 서로 엇갈립니다. 대학교재를 쓰는 어른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 모릅니다. 출판사들은 ‘나라에서 세운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가운데 옳지 않거나 알맞지 않다고 여기는 대목이 있어 다르게 쓰기도 하지만, 출판사부터 오래도록 저희 나름대로 쓴 틀에 따라 쓰기도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책마다 맞춤법이랑 띄어쓰기가 다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표준말과 사투리란 무엇인가요
 : 표준말이란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누구나 알아듣도록 한 가지로 맞춘 말이에요. 사투리란 내가 살아가는 터전에서 쓰는 말이에요. 사투리는 ‘고장말’이라고도 해요. 고장말이란 고장에 따라 달리 쓰는 말인데, 처음부터 표준말이 있지 않았어요. 함경도는 함경도대로 전라도는 전라도대로 제주도는 제주도대로 말이 달라요. 충청도에서도 충청남도와 충청북도가 말이 다르고, 충청북도에서도 음성과 괴산과 진천이 모두 말이 달라요. 왜냐하면, 오늘날은 자동차나 기차나 버스가 많아 서로서로 쉽게 오가지만, 옛날에는 처음 태어난 곳에서 죽는 날까지 그대로 살았거든요. 옛날에는 따로 표준말이 없었어요. 고장마다 다 다른 말을 썼는데, 이렇게 다 달리 쓰던 고장말을 일제강점기 즈음해서 비로소 ‘표준말’을 마련하려고 국어학자가 애썼고, ‘표준말 맞춤’은 1933년에 처음 마무리됩니다.

 - 띄어쓰기도 달라지나요
 : 띄어쓰기도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사람들도 늘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달라지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 달라지기 때문에, 달라지는 터전에서 달라지는 사람들이 쓰는 말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예전에는 이렇게 띄어서 적도록 할 때가 나았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이처럼 띄어서 적도록 할 때가 낫다고 여기거든요. 새로운 낱말을 받아들일 때에도 띄어쓰기는 달라집니다. ‘글쓰기’나 ‘책읽기’나 ‘즐겨찾기’ 같은 낱말을 오늘날에는 흔히 붙여서 쓰지만, 이 낱말을 붙여서 적은 지는 얼마 안 되었습니다.
 

어느덧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를 적는다. 아이들은 왜 이런 이야기들을 궁금해 할까. 우리 어른은 우리 말과 글이 어떠한가를 놓고 궁금해 하기는 할까.)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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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팅·로망·러브·노크·미니벨로
 좋은 사람을 사귈 수 있다는 달콤한 꿈을 안습니다. 사랑하는 짝지를 찾아 마음문을 똑똑 두드립니다. 작은자전거를 사뿐사뿐 달리면서 골목길을 천천히 지나갑니다. 만나고, 꿈꾸며, 사랑합니다.

2. 컨셉·싱글·스케일·서클·풀
 좋은 생각을 알맞게 품습니다. 슬기로운 길을 살피며 알맞춤한 생각을 살핍니다. 혼자서도 살피고 여럿이서도 헤아립니다. 커다란 꿈을 꾸기도 하지만 조그마한 꿈을 보듬기도 합니다. 동아리를 짓기도 하고, 모임을 이루기도 합니다. 가득가득 채울 수 있는 꿈이면서, 꼭 한 가지를 이루어도 아름다운 꿈입니다.

3. 라이프·스타일·마스터·오버·매뉴얼
 내 삶을 사랑하듯 네 삶을 사랑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매무새를 아리따이 돌보듯이 네가 살아가는 매무새를 아리따이 보살핍니다. 올바르게 익히고 빈틈없이 가다듬습니다. 물샐틈없이 갈고닦을 수 있으나, 자칫 지나칠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합니다. 애써 익힌 내 삶이요 매무새라 한다면, 차근차근 길잡이를 마련해 봅니다. 나와 함께 이 길을 거닐 좋은 벗님하고 더욱 기쁠 수 있도록 나부터 길동무가 됩니다.

4. 코너·모자이크·메시지·셀프·쇼
 골목길 한쪽 구석에 울긋불긋 무늬가 새겨지곤 합니다. 길가 너른 한켠에 바둑무늬 같고 그물무늬 같은 그림이 그려지곤 합니다. 그림 하나이든 오줌 자국 하나이든 저마다 담긴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 다른 이야기를 다 다른 결에 담습니다. 나 스스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남들 보라고 짐짓 꾸미는 일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즐거웁기에 기쁜 잔치일 수 있고, 여럿이 흐뭇하도록 재미난 놀이마당일 수 있습니다.

5. 유머·심플·대시·럭셔리·스크랩
 웃기는 말은 쉽습니다. 단출한 말마디 하나로 웃기고 울립니다. 부딪히면서 살아갑니다. 가멸찬 살림이어야 아름답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들 좋은 살림살이를 가만히 살펴보며 배웁니다. 좋은 손길을 갈무리하여 내 삶자락에도 살포시 깃들입니다. 쉽고 가벼우면서 재미난 하루하루를 복닥복닥 알차게 맞아들입니다.

6. 스톱·커밍아웃·패션·마인드·미스터리
 한 걸음 걷다가 멈추고, 두 걸음 내딛다가 그칩니다. 흉내를 내기도 하지만, 당차게 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내 옷차림은 내 옷차림이기에 좋습니다. 애써 다른 사람 옷차림에 눈치를 두지 않습니다. 내 마음대로 차리고, 내 마음껏 돌보며, 내 마음결을 보듬으면서 살아갑니다. 수수께끼를 풀듯 하루하루 새롭게 맞이하면서 살아갑니다. 알쏭달쏭하면서 언제나 새삼스러운 하루하루 고맙게 누립니다.

7. 라이벌·클럽·아웃·오케이·비즈니스
 깊어 가는 밤 까무룩 곯아떨어지는 아이를 바라봅니다. 아이하고 힘겨루기라도 하려는 듯 지낼 수 없습니다. 맞수 아닌 사랑이요 살붙이인 아이입니다. 저마다 아이 낳아 키우는 삶이 고단해서 자그맣게 모임을 꾸려 인터넷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생각을 주고받습니다. 죽도록 고단하지만 또, 죽을 만큼 괴롭지는 않으며, 죽도록 고단하기에 밖으로 뛰쳐나가고프다가도, 어쩌면 이런 나날인 터라 아이를 키우며 함께 살아가는 보람을 누립니다. 좋아요. 참 좋습니다. 아이를 돈벌이 하자고 낳았겠습니까. 아이 장사를 하자며 낳는가요. 출산장려금이란 참 쓸데없습니다. 그저, 우리 아이 사랑스레 살아가도록 예쁜 터전을 지켜 주셔요.

8. 힌트·미니·스마일·하이킹·해피
 아이는 날마다 새말을 배웁니다. 오늘 아침 일찍 깨어난 아이한테 “잘 잤어요?” 하고 물으니 거침없이 “네!” 하고 외칩니다. 아, 예뻐라. 이 아이는 제 어버이한테서 좋은 넋을 속속들이 받아먹을 테니까, 어버이 되는 사람은 조그마한 사랑을 웃음꽃 피우면서 나누어야겠다고 새삼 다짐합니다. 두 다리로 씩씩하게 거닐며 우리가 걷는 이 길가에 흐드러진 꽃누리를 즐거이 바라보며 껴안는 매무새를 지키고, 아이 스스로 뚜벅뚜벅 신나게 거닐 만한 멧골자락 살림을 기쁘게 돌보아야겠습니다.

9. 그린·다운로드·리스트·파이팅·시스템
 푸른 들판을 꿈꿉니다. 푸른 들판이 찾아들고 흐드러지는 봄과 가을에는 이 푸름누리를 내 가슴속 깊이 곱게 내려받습니다. 하늘이 내려주고 땅이 내려주는 반가운 보배입니다. 꽃이름을 알든 모르든 하나하나 읊습니다. 찬찬히 아로새깁니다. 사람이 붙인 이름이 있건 없건 힘을 내어 뿌리를 내리고, 힘을 쏟아 줄기를 올리는 들풀입니다. 자연이라는 누리는, 터전은, 보금자리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얼거리입니다.

10. 쿨·알레르기·커버·이미지·타월
 능금 한 알을 깎습니다. 한 알로는 모자랄까 싶어 한 알 더 깎습니다. 아침나절 먹는 능금은 시원합니다. 입안이 개운해집니다. 내 아이는 나만 깨끗하게 살아간다고 깨끗할 수 없기에, 왜냐하면 이 지구별과 한국땅은 숱한 항생제와 화학조합식으로 찌들었기에, 얼굴에 두드러기꽃이 핍니다. 슬프지만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껍데기를 씌워 가릴 수 없고, 뚜껑으로 덮을 수 없습니다. 가만히 그려 봅니다. 마음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모시나 무명으로 된 천을 소금물로 적셔 아이 얼굴을 살며시 닦아 주면서 꿈 같은 그림을 그립니다. 도시란 도시가 모두 논밭 일구며 푸나무 싱그러운 푸른터가 되는 꿈 같은 그림을 그립니다.

11. 아마추어·뮤직·센스·스트레스·플레이
 오늘 쓴 글을 열 해쯤 뒤에 돌아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참말 풋내기가 쓴 글이라고 느낄까요? 결 고운 노래를 들을 때면, 이 결 고운 노래는 열 해이고 스무 해이고 노상 결이 곱다고 느낍니다. 참 알뜰한 마음으로 빚은 노래요, 참 빛나는 가슴으로 이룬 노래입니다. 마음 구석구석 깃들던 짜증스럽던 찌꺼기는 그예 사라지고, 숱한 앙금이 지워집니다. 즐겁게 살아가요. 신나게 뛰어요. 활짝 웃어요, 마음껏 달려요.

12. 스토리·사이즈·제로·브레이크·리플
 내 이야기는 내 이야기라서 아름답습니다. 말사랑벗 이야기는 말사랑벗 이야기라서 아리따와요. 내 이야기는 좁달막한 속알맹이로 이루어진 나머지 얄딱구리하거나 어설플는지 모릅니다. 아주 밑바닥 빵점짜리일는지 모릅니다. 그래, 밑바닥이면 밑바닥이라서 좋고 빵점짜리라면 빵점짜리라서 좋아요. 저는 제 삶에 점수를 매기지 않거든요. 자꾸자꾸 멈추어야 하거나, 이래저래 걸리면서 붙잡아야 한다면, 아이구나 등허리가 쑤십니다. 새벽에 일어나 글을 조금 더 쓰고 싶으나 아이가 일찍 일어나서 함께 놀자 하면 어떻게 이 글쓰기를 그쳐야 하느냐, 더 붙잡아야 하느냐 망설입니다. 하는 수 없이 얼추 마무리짓고 나중에 덧보탭니다. 덧달아서 씁니다. 온글보다는 덧글입니다. 늘 덧붙이면서 새로 써야 할 글입니다.

13. 점프·로그인·베스트·박스·타임
 콩콩콩 뛰듯이 달리는 아이를 바라보며, 아버지로서 나는 내 걸음이 왜 이리 묵직하기만 할까 싶어 쓸쓸합니다. 나 또한 아이 마음으로 살포시 접어들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짐을 훌훌 내려놓고 살가운 빛누리로 들어서지 못하기 때문일 테지요. 가장 손꼽을 만한 느긋한 삶이어야 콩콩콩 뛰는 삶이 아닙니다. 네모난 틀이어도 좋고 세모진 틀이어도 좋으나, 아무런 틀이 없어도 좋은 삶입니다. 가벼이 손을 잡고 홀가분히 어깨동무를 하는 겨를을 즐기면 됩니다. 말미를 얻어 책을 읽고, 틈을 내어 사진을 찍으며, 짬을 빚어 밥을 짓고 사랑을 나눕니다.

14. 노트·누드·노·레벨·스터디
 셈틀을 결 틈이 거의 없다 보니까 공책을 씁니다. 볼펜을 들어 공책에 일기를 쓰듯 글을 씁니다. 아이는 아버지 곁에서 “공부!”라 외치며 글쓰기를 흉내냅니다. 공부라는 말은 누구한테서 배웠는지 아리송합니다. 공부한다는 아이는 작은 수첩에 꼬물꼬물 줄 맞추어 그림을 그립니다. 텅 빈 수첩이 꼬물그림으로 가득합니다. 알굴둥이처럼 말랑말랑하다 싶은 예쁘장한 꼬물그림입니다. 이런 예쁜 꼬물그림은 제도권 학교에서 틀에 박힌 그림을 배운다면 금세 사라지겠지요. 교과서는 홀가분히 춤추는 그림을 내버려 두지 않으니까요. 아이 눈높이에 맞추지 않는 교과서이고, 따지고 보면 어른 눈높이에도 안 맞는 교과서입니다. 참 아니올시다예요. 그래도 이런 학교에서 이런 교과서로 숱한 아이들이 배움을 나눈다고 합니다. 배움누리나 배움터 아닌 학교에서 교과서 지식만 가득 쌓습니다.

15. 포인트·나이스·아이디어·리듬·메모
 인터넷책방에서 책을 사며 점수를 쌓는 사람들이 늘면서 동네책방은 사라집니다. 참 멋진 일일까요? 인터넷책방이란? 택배값 없이 그날그날 집에 드러누워 받아볼 수 있는 책이니 훌륭할까요? 누가 이런 생각을 해내서 돈벌이를 할까요? 거저로 그날 보내 주는 책을 파는 인터넷책방은 어디에서 돈을 벌까요? 제 가락을 잃는 삶으로 책만 들여다본다고 무슨 빛을 보며 어떤 꿈을 이룰까요? 멧골자락에서 살아가며 책방마실이 만만하지 않지만, 읍내 작은 책방으로 찾아가 책 하나 사들인 다음 천천히 읽으며 빈 자리에 내 생각을 가만가만 적바림합니다.

16. 트러블·스커트·시즌·업·마이너스
 말썽을 부리는 아이는 치마 입기를 좋아합니다. 에휴, 아이가 부리는 말썽이란 어른인 제가 보기에 말썽이지만, 아이로서는 이렇게도 놀고프고 저렇게도 놀고프면서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나는 삶일 테지요. 아이가 갓난쟁이였을 때에는 아이가 무얼 알아서 똥오줌을 가리나요. 그저 나오는 대로 마려운 대로 싸겠지요. 어버이는 이 모두를 기꺼이 받아들이며 웃는 낯으로 치울 노릇입니다. 딸아이는 치마를 한 벌 입고도 또 껴입는다며 칭얼댑니다. 참 딱합니다. 겨울날 추운 날씨라면 그러려니 봐주지만 더운 날씨에는 치마 입기 말리느라 애먹습니다. 아이야, 치마가 아무리 좋아도 한 벌만 입자꾸나. 너무 많이 껴입으면 너한테 좋을 일이 없단다. 게다가 아빠도 빨래하기 너무 힘드네. 힘이 다 빠지네. 아빠도 좀 봐주렴.

17. 팀·바이바이
 무리를 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슬기를 모으고자 무리를 짓기도 하지만, 웅성웅성 떼를 지으며 엉뚱한 힘을 부리기도 합니다. 무기를 든 평화는 달갑지 않습니다. 총칼을 들거나 주먹을 흔들거나 몽둥이를 휘두르는 평화는 평화가 아닙니다. 모두 모두 잘 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쇠붙이도 가고 손찌검도 가며 돈뭉치도 멀리멀리 가 버리면 고맙겠습니다.
 

(최종규 . 2011 -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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