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 임금의 섬, 민중의 섬
박성태 지음 / 눈빛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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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10.3.

사진책시렁 105


《금오도》

 박성태

 눈빛

 2016.6.14.



  겉에 “임금의 섬, 민중의 섬”이란 이름을 붙인 《금오도》를 진작에 읽었으나 마음이 끌리거나 눈이 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큼은 ‘다큐사진 = 흑백사진’이란 틀에 얽매일 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은 더 후줄근하게 찍으려 하고, 시골집은 더 쥐죽은 듯한 모습으로 담으려 하는데, 제발 이러지 않기를 빕니다. 무엇보다 거추장스럽거나 겉멋스러운 말을 섣불리 안 붙이기를 바라요. 금오도라고 하는 섬을 찰칵찰칵 옮기려 했다면 그저 ‘금오도’ 한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또한 섬사람이건 서울사람이건 그저 이웃이나 동무나 한집으로 품고 나서 찰칵이를 손에 쥐기를 바라요. 할머니이니 더 늙어 보이도록 찍어야 할까요? 흙집에 자잘한 살림이 늘어놓았으니 더 퀭하거나 무너지는 듯한 모습으로 담아야 할까요?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가 바닷길을 걷는 모습을 담은 뒷모습을 무지갯빛으로 담았으면 이야기가 확 바뀝니다. 할머니는 가싯길을 걷지 않아요. 할머니는 바람소리에 바다노래에 풀벌레노래에 새소리를 고즈넉이 품으면서 천천히 살림을 짓습니다. 바다하고 바람·하늘이 하나되면서 푸르게 빛나는 물결을 담을 적에 비로소 ‘금오도’일 테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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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지식은 내 친구 16
호시노 미치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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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6.17.

사진책시렁 100


《숲으로》

 호시노 미치오

 김창원 옮김

 진선출판사

 2005.8.16.



  모든 일은 ‘봄(보다·보기)’에서 비롯합니다. 바라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고, 바라보기에 비로소 느끼면서 천천히 알아차립니다. 모든 놀이도 봄이 첫발이에요. 처음부터 잘 해내지 않고, 낯설다고 하더라도 선선히 해내기도 해요. 스스로 마음빛을 보고, 둘레를 이루는 숨빛을 보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하루빛을 보기에 활짝 피어나는 몸짓으로 나아갑니다. 《숲으로》는 호시노 미치오 님이 빛길을 걸어가는 매무새를 차근차근 밝힙니다. 숲에 깃들면 무엇을 볼 만한가요? 그대는 숲에 깃들 적에 무엇을 처음으로 보나요? 눈을 감고서 본 적이 있나요? 눈을 감았다가 뜨면서 귀로도 살갗으로도 코로도 손발로도 마음으로도 머리카락으로도 보다가 바야흐로 온눈을 뜨면서 보는가요? 숲짐승은 책이나 길잡이가 없이 숲빛을 다 읽습니다. 스스로 숲을 보니 스스로 숲을 느끼고 알게 마련이에요. 우리는 숲사람인가요? 서울사람인가요? 시골사람인가요? 책하고 글에만 기대는 글사람인가요? 숲을 다루는 책을 읽어야 숲을 알지 않습니다. 숲을 글이나 그림이나 빛꽃(사진)으로 옮기고 싶다면, 먼저 마음을 틔워 숲한테 말을 걸면서 스스럼없이 녹아들 노릇입니다.


ㅅㄴㄹ

#星野道夫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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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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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2022.3.26.

사진책시렁 99


《윤미네 집》

 전몽각

 시각

 1990.11.10.



  우리나라에서 1990년에 《윤미네 집》이 나온 일은 대단하고, 2010년에 새로 나온 일은 놀랍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때나 이제나 똑같이 “이 빛꽃책(사진책)은 집안일을 모르고 바깥일만 하는 눈으로 담기에, 예쁘면서도 허전하구나” 싶어요. 이 책이 다시 나오기 앞서 곁님한테 보여주니 “왜 나한테 이렇게 재미없는 사진을 보라고 해요?” 하고 따지더군요. 곁님 말에 뜨끔했어요. 저부터 아이를 오롯이 돌보는 살림돌이로서 《윤미네 집》에 흐르는 그림은 ‘구경꾼 눈길’일 뿐, ‘어버이·살림이 눈빛’이 아닌 줄 알았거든요. 늘 집밖에서 돈벌이를 하느라 바쁜 나머지 겨우 이레끝(주말)에 아이들하고 어울리면서 “얘들아, 귀여운 몸짓 좀 보여줘!” 하는 목소리가 묻어나는 《윤미네 집》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1990년뿐 아니라 2010년에 이르도록, 또 2020년을 넘도록, 이 틀을 넘어서는 책은 좀처럼 안 태어납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하나같이 아이를 집밖으로 내몰아 어린이집에 맡기느라, 보금자리에서 함께 놀고 웃고 노래하고 살림하고 사랑하지는 않거든요. 우리는 어느새 ‘어버이 눈빛’을 잊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집”을 찾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한국사진사’로 치면

《윤미네집》을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훌륭한 사진책으로 여기지만,

이 틀을 깨는 물길을 열지 않으면,

우리는 고인물이 되겠지.


아이를 왜 어린이집에 맡겨야 할까?

아이를 왜 학교에 보내야 할까?

아이하고 함께 놀다가

문득 사진도 한 칸 찍으면 되는데,

아이를 귀엽게 ‘기록’하려고 들면

모든 사진은 빛을 읽는다.


이러한 얼거리는

바로

‘주명덕 사진’이 갇힌 굴레이다.

주명덕 님은

틀을 깨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나

스스로 권력자가 되고 말아서

그냥그냥

슬픈 아저씨, 아니

이제는 할아버지,

라고 느낀다.


..


진작부터 이 얘기를 쓰고 싶었으나

차마 쓰지 못하다가

2010년이 아닌 2022년에 이르러

겨우 쓴다.


2010년에 이런 얘기를 쓰겠다고 말했더니

사진계에서 매장당하고 싶으면

쓰라고 하더라.


뭐, 그때에 글로 안 쓰고

입으로만 말했어도

벌써 사진계에서 매장시킨 듯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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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동물기 - 전 세계 동물들의 자연생태기록
이와고 미쓰아키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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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빛꽃/숲노래 사진책 2022.3.11.

사진책시렁 98


《岩合光昭の大自然 100》

 岩合光昭

 小學館

 2003.5.10.



  개나 고양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분이라면 개나 고양이를 담아낸 책도 좋아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개도 고양이도 썩 안 좋아했고, 딱히 반기는 짐승이 없되, 새는 눈여겨보았습니다. 새를 볼 수 있으면 한나절을 꼼짝않고 기다릴 수 있거든요. 낱말책을 짓는 일을 하기에 풀꽃나무나 새를 비롯해 개·고양이에 뭇짐승을 담아낸 그림책하고 빛꽃책을 모조리 읽을 노릇입니다. 이러다가 ‘岩合光昭’란 분이 선보인 빛꽃책을 곧잘 보았고, ‘이와고 미츠아키’라는 이이가 온누리에서 고양이를 가장 잘 찍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헌책집을 다니며 하나씩 장만했고, 2001년에 일본 도쿄를 다녀오며 여러 자락 장만했어요. 《岩合光昭の大自然 100》을 보며 ‘고양이뿐 아니라 모든 숨결을 고스란히 바라보고 담는 눈빛이 사랑스럽다’고 새삼스레 생각했습니다. 마침 이 책은 2009년에 《세계동물기》란 이름으로 한글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사람 손길을 탄 골목짐승이나 집짐승을 담기는 썩 안 어려울 만합니다. 이 아이들은 아양을 떨거든요. 너른숲에서 살아가는 숲짐승은 스스로 삶을 짓는 몸빛이 의젓합니다. 두 빛살을 볼 줄 알 적에 찰칵 누를 노릇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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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orth American Indian. the Complete Portfolios (Hardcover)
Curtis, Edward Sheriff / TASCHEN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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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2022.2.4.

사진책시렁 96


《the North American Indian》

 Edwrad S.Curtis

 Taschen

 2016.



  2011년에 《북아메리카 인디언》이란 이름으로 에드워드 커티스(1868∼1952) 님 책이 우리말로 나온 적 있습니다. 그동안 이녁 빛꽃을 훔쳐서 쓴 사람은 많되, 이녁 이름을 제대로 밝혀서 책이 나오기는 처음입니다. 비록 한글판은 빛결이 다 망그라졌어도 반가웠습니다. 다섯 해 뒤인 2016년에 《the North American Indian》이 나옵니다. 타셴(Taschen)은 이녁 책을 처음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새판으로 내놓았어요. 기꺼이 장만했고, 한글판하고 맞대어 보았어요. 목돈이 들더라도 에드워드 커티스 님이 담은 북미 텃사람 삶자취는 영어판으로 장만하는 길이 슬기로우리라 생각합니다. 이녁 빛꽃을 훔쳐서 쓴 사람도 빛결을 하나도 못 살리기 일쑤였는데, 아무래도 흙빛을 도무지 모르는 탓이지 싶습니다. 한겨레도 북미 텃사람도, 또 북미에서 텃사람 삶터를 빼앗아 땅을 일구려던 흰사람도, 지난날에는 나란히 ‘살빛 = 흙빛’이요 ‘흙빛 = 숲빛’이라 할 만했습니다. ‘텃사람(토박이) = 흙사람’이란 뜻입니다. ‘흙사람 = 숲사람·들사람’이란 소리입니다. 흙·숲·들을 읽고 바람·해·눈비를 읽으면서 풀꽃나무를 읽어야, 비로소 보는 빛이 있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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