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s and Words (Hardcover) - And Additional Text and Materials
Michael Katakis / Univ of Chicago Pr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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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0


《Michael Katakis, photographs & words》

 Michael Katakis

 the British library

 2011.



  눈을 뜨고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에 ‘볼 수’ 있지 않습니다. 고개를 어느 쪽으로 놓는다고 하더라도 마음에 생각이라는 씨앗을 사랑이라는 숨결로 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를 달리다가 우리 앞자락 제법 먼 데에서 느릿느릿 걷는 까투리를 보았어요. 작은아이더러 “저기 앞에 꿩 보이니?” 하고 묻는데, 걷다가 푸드득 꿩꿩 소리를 내며 날아오르기까지 못 알아봅니다. 《Michael Katakis, photographs & words》는 ‘사진 + 말’로 이야기를 엮습니다. 사진님이자 글님인 마이클 카타키스 님은 숱한 나라를 넌지시 찾아가서 조용히 거닐고 이웃을 만나는 동안 문득 사진기로 빛을 찍기도 하지만, 으레 붓을 쥐어 이야기를 쓴다지요. 이이가 다녀간 나라 가운데에는 남녘도 있는데, 북녘은 밟지 못한 채 남녘만 밟는 동안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어느 나라를 어떠한 빛살로 느꼈을까요. 처음에는 한 발짝 내딛습니다. 아니, 처음에는 마음을 움직입니다. 고개를 어느 쪽으로 돌려 눈을 뜨기 앞서 어떤 생각으로 스스로 몸을 움직이겠느냐고 갈피를 잡아야겠지요. 삶을 사랑할 적에 비로소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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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sh: American Legends: Photographs and Commentary (Springs of Achievement Series on the Art of Photography) (Paperback, 1st)
Bullfinch Press / 199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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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82


《KARSH, American Legends》

 Yousuf Karsh

 Liitle, Brown & com

 1992.



  어느 한 가지 모습으로 그 사람을 말할 수 있겠지만, 어느 한 가지 모습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거나 말한다면, 우리 스스로 그 한 가지만 생각하는 셈입니다. 뭇사람 앞에서는 짐짓 점잖게 굴지만, 아이가 무릎에 척 앉을라 치면 어느새 빙그레 웃는 사람이 있어요. 뭇사람 앞에서는 생글거리더니, 아이가 뭘 하나 잘못했다고 여기면 무섭게 노려보는 사람이 있어요. 시키는 일을 맡으면 후줄근해 보이지만, 스스로 지어서 하는 놀이가 되면 초롱초롱한 눈빛인 사람이 있어요. 이이 참빛·참낯은 무엇일까요? 《KARSH, American Legends》는 미국이란 나라에서 한길을 오래 걸어온 이름난 사람을 사진 한 칸으로 보여줍니다. 한 사람마다 사진 하나입니다. 둘도 셋도 아닌 하나인데, 이때에 우리는 이 한 사람한테서 어떤 눈빛이며 몸짓이며 마음을 읽을 만할까요. 또 사진님은 어느 한 사람한테서 몇 가지 눈빛이나 몸짓이나 마음을 헤아려서 사진 한 칸에 그러모을 만할까요. 널리 알려진 한길을 오래 걸으며 가꾼 낯빛을 담을 수 있고, 뭇사람 앞에서만 드러난 낯빛 속에 드러운 마음빛을 담을 수 있습니다. 유섭 카쉬 님은 빛을 담았을까요, 그림자를 보았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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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
이상헌 지음 / 비글스쿨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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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81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

 이상헌

 비글스쿨

 2020.5.1.



  오늘날 으레 ‘곤충’이란 한자말을 쓰는데, 얼마나 알맞은가를 생각해 본다면, 굳이 일본에서 가른 대로 안 써도 됩니다. 라틴말로 적는 ‘학명’이란 ‘라틴이름’입니다. 학문이라 하면서 이모저모 가르는 틀은 ‘일본을 거친 유럽·미국’에서 들어왔어요. 이 틀을 따라도 될 테지만, 이 땅에서 사람하고 함께 사는 뭇숨결을 헤아려 ‘이 땅 나름대로’ 새 눈길하고 배움길을 닦을 만합니다.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는 여러 풀벌레를 ‘도감에 새길 뭇숨결’이 아닌 ‘사람 몸크기 못지않게 바라보는 이웃이나 동무’로 여긴다면 어떠한 모습일까 하는 이야기로 들려줍니다. 이 풀벌레 이름은 뭐고 저 딱정벌레 이름은 뭐라는 생각은 지우고서, ‘이 아이는 어떤 모습’이고 ‘저 동무는 어떤 빛’이며 ‘그 이웃은 어떤 몸짓’일까 하고 생각해 보도록 이끌어요. 만화나 영화에서 으레 다루는 숱한 ‘로봇’은 ‘풀벌레·딱정벌레’를 지켜보고서 따왔지요. 작아도 힘이 세고 날개도 있고 냄새 잘 맡고 튼튼하며 밥을 오래 굶어도 살아남는 갖은 모습을 빗대었어요. 그나저나 틀에 박힌 채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외려 로봇이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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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STYLE (文庫)
都築 響一 / 筑摩書房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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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80


《Tokyo Style》

 都築響一

 ちくま文庫

 2003.3.1.



  처음에 하나를 들이고, 이내 둘을 맞이합니다. 차근차근 살림을 건사하니 어느덧 꽉 찹니다. 좁다란 칸이라 해도 옮기려면 짐이 꽤 많습니다. 이 짐을 들어내면 어쩐지 예전에 좁다랗던 칸조차 제법 널찍해 보입니다. 처음에 비었던 곳은 아직 손길이 깃들지 않으니 누구 자리도 아닙니다. 하나둘 깃들고 자리하면서 그득그득 넘실거리는 살림은 바로 ‘우리’ 모습이요 얼굴이 됩니다. 저녁을 마무르고 아침을 열며 하루를 지내는 보금자리입니다. 《Tokyo Style》은 일본 도쿄라는 터전이 어떤 살림새인가를 드러냅니다. 길거리에서 바라보는 도쿄가 아닌, 골목으로 접어드는 도쿄입니다. 번쩍거리는 가게가 넘치는 도쿄가 아닌, 살림집마다 온갖 사람이 서로 다른 꿈과 넋으로 오늘을 살아내는 도쿄입니다. 츠즈키 쿄이치 님은 1993년에 이 사진책을 선보였고, 2003년에 손바닥판으로 새로 찍는데 2018년 6월에 10벌째가 됩니다. 꾸밈멋이 아닌 살림멋을 담은 사진입니다. 드러내려는 멋이 아닌 수수하게 머무는 멋을 옮긴 사진입니다. 토를 달지 않고 구경하지 않아요. 이 쪽칸에 찾아온 동무가 “여기쯤 앉아 볼까? 자, 이제 이야기하자.” 하고 다가섭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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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루비아나
박찬원 지음 / 류가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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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79


《사랑한다 루비아나》

 박찬원

 류가헌

 2020.3.17.



  무엇이든 글로 담아서 나눌 수 있습니다. 글로 못 담을 이야기란 없습니다. 부끄럽다고 여기거나 감추려 하거나 스스로 씩씩하지 못하기에 아직 글로 옮기지 않을 뿐입니다. 무엇이든 그림으로 얹을 수 있고, 사진으로도 넉넉히 실을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사진기가 있어야 하지 않아요. 오직 우리 마음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나아가려고 하는 길을 마주할 적에 사진기가 반짝반짝하면서 찰칵 한 칸을 빚습니다. 더 나은 자전거가 있기에 즐겁게 달리지 않아요. 더 멋진 자동차가 있기에 마실길이 신나지 않아요. 우리 얼굴이 더 예쁘거나 몸매가 더 날렵해야 아름다운 삶일까요? 스스로 오늘 이곳이 어떤 삶인가를 읽고서, 어제하고 모레를 잇는 걸음걸이를 씩씩하게 잇는 몸짓이라면, 우리가 손에 쥔 대로 글이든 그림이든 사진이든 스스럼없이 일굽니다. 《사랑한다 루비아나》는 박찬원 님이 스스로 하루를 풀어내려는 마음을 ‘늙어서 죽음을 앞둔 흰말’을 마주하면서 사진으로 보여주고 글을 곁들입니다. 따로 글을 곁들이지 않아도 되었겠지만, 조금 더 펴고픈 이야기가 있으니 글을 붙일 만해요. 그나저나 그 오랜길을 걸어왔던 루비아나 발굽이 궁금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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