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재- 再
재교육 → 다시 가르침 / 새로 가르침 / 거듭 가르침
재편성 → 다시 편성 / 다시 엮음 / 새로 엮음
재시험 → 다시 시험
재작년 → 그러께 / 지지난해
자원 재활용 정책 → 자원 되살림 정책
고철의 재활용을 통해 → 헌 쇠붙이를 되살려서
폐식용유는 재생 비누로 재활용된다 → 묵은 기름은 되살림 비누로 다시 쓴다
‘재(再)-’는 “‘다시 하는’ 또는 ‘두 번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합니다. 다시 한다고 할 적에는 ‘다시-’를 앞가지로 삼으면 됩니다. 다만 한국말사전은 아직 ‘다시-’를 앞가지로 다루지 않아요. 이를테면 ‘다시쓰기·다시보기·다시하기’처럼 ‘다시-’를 알맞게 살려서 쓸 만합니다. 때로는 ‘되쓰기·되살리기(되살림)·되돌리기’처럼 ‘되-’를 앞가지로 쓸 만해요. 어느 때에는 ‘거듭쓰기·거듭나기·거듭보기·거듭하기’처럼 ‘거듭-’을 앞가지로 다룰 수 있어요.
한국말은 ‘다시’나 ‘또’나 ‘거듭’이나 ‘둘’입니다. 한국말이 아닌 한자 ‘再-’를 빌어서 새 낱말을 짓거나 이야기를 해 볼 수도 있을 텐데, 다시 가르친다면 “다시 가르친다”고 하면 됩니다. “재교육을 한다”고 할 까닭이 없습니다. 다시 엮으면 “다시 엮는다”고 하면 됩니다. “재편성을 한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시 시험을 친다”나 “또 시험을 치른다”라 하면 될 뿐, “재시험을 친다”나 “재시험을 치른다”라 하지 않아도 됩니다. 2017.5.16.불.ㅅㄴㄹ
재회할 기회가 있었는데
→ 다시 만날 자리가 있었는데
→ 또 만날 때가 있었는데
《이응노·박인경·도미야마/이원혜 옮김-이응노 : 서울·파리·도쿄》(삼성미술문화재단,1994) 35쪽
재배열을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 다시 배열을 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요
→ 다시 배열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요
→ 다시 묶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요
→ 다시 벌일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요
→ 다시 엮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지요
《존 버거·장 모르/김현우 옮김-행운아》(눈빛,2004) 111쪽
내복은 재활용도 할 수 있다
→ 내복은 다시 쓸 수도 있다
→ 내복은 물려입을 수도 있다
→ 내복은 돌려입을 수도 있다
《박경화-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북센스,2006) 113쪽
재사용하는 고객들에게
→ 다시 쓰는 손님한테
→ 되가져오는 손님한테
→ 가져와서 쓰는 손님한테
《그레그 혼/조원범·조향 옮김-Living Green》(사이언스북스,2008) 137쪽
다시 알아보고 재인식하는
→ 다시 알아보고 다시 느끼는
→ 다시 알아보고 느끼는
→ 다시 알아보고 깨닫는
《김은영-캠프힐에서 온 편지》(知와 사랑,2008) 285쪽
재자연화가 가능할까요
→ 다시 자연으로 돌릴 수 있을까요
→ 다시 자연이 될 수 있을까요
→ 다시 살릴 수 있을까요
→ 되살릴 수 있을까요
→ 되돌릴 수 있을까요
《박창근·이원영-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철수와영희,2014) 84쪽
로케이션 장소에서 재녹음한 것도 조금 있지만
→ 현지촬영 장소에서 다시 녹음한 일도 조금 있지만
→ 현지촬영을 한 곳에서 새로 녹음한 적도 더러 있지만
《웨스 앤더슨·매트 졸러 세이츠/조동섭 옮김-웨스 앤더슨 컬렉션》(윌북,2017) 26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