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세계화 시대의 인문학 책읽기

세계화 시대의 인문학 책읽기 - 한국학의 문헌학적 자기반성
배수찬 지음 / 아포리아 / 2015년 11월

보편적 학문언어로서 한국어가 갖는 위상을 냉정히 되돌아보고 학문 역량의 쇄신을 위해 문헌학적 수용력 강화를 강조하는 저자의 문제의식 자체는 십분 공감하지만, 각론들이 섬세하게 전개되지 못하고 불필요한 객설과 잡담도 너무 많아 적극 추천하기엔 주저되는 책. 수록된 글들의 성격도 불분명.

[100자평] 다시 소설이론을 읽는다

다시 소설이론을 읽는다 - 세계의 소설론과 미학의 쟁점들
김경식 외 지음, 황정아 엮음 / 창비 / 2015년 11월

수록 논문 대부분이 개별 이론가의 소설론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부분들을 해당 이론가의 문제의식에 기대어 조명한 글이므로, 소설이론 공부를 막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적절치 않을 듯하다. ｀더 읽어야 할 책｀ 같은 가이드가 없어 아쉽다. 마이클 벨을 알게 된 것만은 이득.

[100자평] 고쿠분 고이치로의 들뢰즈 제대로 읽기

고쿠분 고이치로의 들뢰즈 제대로 읽기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박철은 옮김 / 동아시아 / 2015년 6월

｀철학자｀ 들뢰즈의 문제의식을 이해하는 데는 국내의 여느 관련서적보다도 제격. 들뢰즈의 초기 저작들이 어떤 점에서 중요한지, 들뢰즈가 구조주의와 정신분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넘어서는지, 가타리와의 공동 작업이 어째서 필연이었는지, 들뢰즈에게 푸코란 어떤 의미였는지 등을 엿볼 수 있다.

[100자평] 지배받는 지배자

지배받는 지배자 - 미국 유학과 한국 엘리트의 탄생
김종영 지음 / 돌베개 / 2015년 5월

언론의 호들갑에 비해 매우 실망스럽다. 미국유학 경험자들의 생생한 육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저자의 땀과 끈기는 분명 존경받아야 하지만, 그러한 인류학적 자료들이 기존 통념을 재확인시키는 것 이상의 유익한 성찰을 주지 못한다면 무언가 허망한 일 아닌가. 동어반복 탓에 읽는 재미도 부족하다.

[100자평]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 - 벌거벗은 말들의 세계 ㅣ 우리 시대의 질문 2
윤보라 외 지음 / 현실문화 / 2015년 7월

현안에 긴급히 대응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서두른 탓인지 글들의 편차가 다소 있는 편이다. 예컨대 정희진의 글은 기존 자기 논의들을 간추린 일반론처럼 읽히고, 임옥희의 글은 너무 많은 이론과 논점을 나열해 번잡하다. 혐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읽어내려는 루인의 글이 가장 인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