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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빛 베네치아 ㅣ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7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주홍빛 베네치아, 시오노 나나미
시오노 나나미의 세 도시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하면 '로마인 이야기'가 먼저 떠오릅니다. 로마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했었지요.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피렌체의 대단한 자본금으로 역사에
대한 자료들을 모았고, 그것을 시오노 나나미가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흥미가 가더라구요.
역시 '로마인 이야기'를 빼어들기 보다, 좋았던 베네치아를 그리기 위해서 '주홍빛 베네치아'를
잡았습니다. ('은빛 피렌체', '황금빛 로마')
다 읽고 나서 보니 이것이 3부작으로 연결되어서 '주홍빛 베네치아'가 1부구요.
주인공인 마르코가 동일하더라구요. 우연히 잡게 되었는데 다행이다 싶네요 ㅎㅎ
베네치아에는 성 마르코(개신교에서는 '마가')의 유해가 모셔져 지어졌다는 산 마르코 성당이
있습니다. 종루와 광장 또한 유명하지요. 주인공의 이름도 '마르코' 이구요. 베네치아에서
꽤 유명한 귀족인 '단돌로' 가문의 자손입니다.
설명으로만은 서른 살에 원로원 의원에 10인위원회(Consiglio dei X-콘실리로 데이 디에치, CDX)
에 선출된 마르코의 첩보활동..정도로 봐서 상당히 빠른 전개와 미국식 블록버스터랄까요~
스파이 영화 같은거 상상했는데 어라? 너무 세세한 묘사와 차분한 진행 방식이 전혀~~~~
제가 알던 스펙타클( ^^;) 한 느낌이 아니더라구요.
그런데 이 스펙타클은 다른 의미로 엄청난 스펙타클이더라구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이 중세시대(1500년대, 1530년 전쯤으로 나옵니다.)의 인접된 국정과 나라들 간의 사투랄까..
그래서 베네치아뿐만 아니라 로마, 피렌체, 콘스탄티노플,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 에스파냐
같은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특히 콘스탄티노플의 얘기가 베네치아만큼 많이
등장합니다.
작디 작은 나라, 베네치아.
그곳이 꽤 오랜 세월동안 한 공화국으로서 존속되었던 점들이 다른 저서에서 쓰여진 것 같은데
그것도 읽어봐야겠어요. 흥미로운 곳입니다. ('바다의 도시 이야기')
그런 면을 증명이라도 하듯, 정치적으로도 재미있는 면들이 많이 기술되고 있습니다.
귀족들의 정치 루틴이랄까요, 그런 방법들도 기술되어 있고, 아무래도 자원이라곤 없었던
곳이니 무역업에 관한 내용들도 있고, 사랑도 빠질 수 없겠지요.
그리고 시대를 느끼게 해줄 신분의 차이라던가, 결혼과 이혼의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주인공이 귀족이라 전혀 옛날 얘기같지 않은 점도 있는데, 적자와 서자의 얘기를 통해
시대를 느끼게 해주기도 합니다.
여러 세계를 넘나드는 미스터리. 살인자를 잡기위한 추리물이 아닌, 역사적 얘기라 조금 방대하면서도
거대한 규모에 살짝 허무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결말 자체가요. 미스터리는 역시 진실이 아름다울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비슷할 수도 있겠다 싶구요. 역사적 얘기들을 이렇게 재밌게 꾸며낼 수도 있구나 싶어서
무조껀 픽션만 좋아하던 제게 새로운 세계가 열린 기분이기도 합니다.
서평들에 주로 최근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올라오는 편이라
좀 뒷북인가 싶기도 해요. 98년 출간된 작품이라 제가 너무 늦었구나!
이렇게 재밌는 책을 이제 봤구나! 싶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