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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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서평은 댄스 댄스 댄스와 결부시켜서 이야기 해봤었는데 아무래도 '달'이
등장하기 때문에 더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지구의 중력이 주인공에게는
너무 무거워서 '달'로 돌아가야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요.

2권에서는 사건의 전말이 조금 더 자세하게 등장합니다. '선구'의 실체가 좀 더
드러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리틀 피플들이 하고자 하는 것과 이 이야기의
내용들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데 아무도 대답해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느 작가나 그렇지만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는 현실과 판타지를 섞는 경향이 있고
모든 연결점들이 결말을 통해서 완성되기 때문에 완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지요.
설령 완결이 난다해도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끝낼 타입의 작가는 아니라 의문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만을 주고 각자 느껴보라는 것도 소설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네요. 범인이 있는, 정답을 지닌 소설과는 조금 다르니까요.

아무래도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대해 한국 독자들이 느끼는 난감함은 성에 대한
입장인 것 같습니다. 일본 독자들도 모두 성 묘사에 관대한 것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읽어오고 있지만, 사실 누군가에게 추천하는 것은 이런
면에서 좀 꺼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1권을 읽으면서 설마 아니겠지만,
그 설마를 꼭 실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알고 있기에 2권의 내용을 조금은 예상
했었습니다. 그러신 분들이 꽤 있을 것 같은데 바로 후카에리와 선구와의 관계
입니다. 그리고 덴고가 후카에리와 퍼시버와 리시버 관계로 있는 것은 선구의 리더
와 그녀의 관계와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선구의 리더는 후카에리가 아닌 후카에리의 도터와 교접을 통해서 무언가를
한 것 같은데, (쓰바사의 이야기나 후카에리가 도망쳤던 부분으로 유추할 때)
후카에리는 도망쳤으면서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덴고와 같은 행위를 한다는
것이 이상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안에서 - 세상에서 통용되는 - 논리적인
것을 찾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만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서의 사랑은 함께 함으로 행복하다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항상 이루어질 수 없는 존재가 멀리서 그리지만 서로 너무도 사랑하는..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소설 속 성 묘사는 어떤 쾌락이나 사랑의 결과물과
는 조금은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부차적인 느낌이라서 노골적으로 야한 소설은
아닌 것 같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10대가 읽겠다면 그러라고 대답해주기는 좀
그럴 것 같습니다. 1Q84에서는 달라도 너무 다른 쪽으로 흐르는 것 같지만요.

'도터', '리틀 피플', '공기 번데기'의 이야기들이 전편보다 좀 더 세밀하게 공개
되었습니다. 그리고 달이 두 개인 세계가 왜 등장했는지의 시점도 공개되었습니다.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는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구 리더와
야오마메의 대화를 통해서 많은 규칙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리어 선구 리더가
선구의 이상한 종교적 색체를 띠게 된 것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후카에리를
통해서 된다는 것도 보여지는데 정작 후카에리의 정체는 밝혀진 바대로 리틀 피플의
적수라고 정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들이 리틀 피플의 정체를 밝혀서 반 리틀 피플의 모멘트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등장하지만요.

달이 2개인 것은 기존의 달과 아오마메가 그 때 무언가를 달을 향해 걸었기 때문에
그 달이 그대로 달 옆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왜 초록색인지는 의문입니다.

2권은 내용들이 정리되고, 주변 인물들이 정리되며 본격적인 1Q84 세계의
이야기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인 것 같습니다.

2권에서 등장했던 많은 힌트들이 있었지만, 이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가장 큰
모티프는 '고양이 마을'인 것 같습니다. 자신을 상실하고 자신의 세계를 상실한
주인공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의 도터가 보였는데 아오마메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번역본 3권의 예약판매가 시작되었군요. 그래도 늦게 읽은 편이라 좀 덜 기다릴 것
같습니다. 1984년을 쓰고 있으니 4권까지는 나올 것 같은데 4권도 끝에 가야
이야기의 완전함이 보이겠지요.

1권에서 느꼈던 대단한 구성력은 별 5개를 줬는데 굳이 성교를 통해서 한 집단이
존재해야하는 것인가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에 별 3개만 줍니다.
마치 도터를 통한 것은 도의적인 문제가 따르지 않는다고 그들이 정당성을
내세우는 것 같은 느낌이 별로였거든요.






1Q84 BOOK 2, Haruki Murakami (2009)
(주) 문학동네
1판 11쇄 2010년 3월 15일
양윤옥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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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도 생각할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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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타와 시마자키 콤비의 탐정 놀이.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의 후속편입니다.
국내에서는 신간이지만 95년에 출간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보통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가 주는 인상이 강해서 두 번째 부터는 조금 탄력을 잃는 느낌이
들기 마련인데 미야베 미유키는 확실히 평범한 작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군가', '이름없는 독'이 그랬듯이 두 번째 이야기에서 더 깊어지고 더 심각해
집니다. 그래서 역시 이 시리즈도 이 작품이 더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학생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작품이다보니 꽤 단순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치고는 인생은 단순하지 않다는 점을 역설하듯 첫 번째 이야기의 내용 또한
애들용 이야기는 아니었지요.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이번엔 아이들이 주인공이지만
평범하지않은, 기분 좋지 않은 전말이 숨겨있는 소설입니다.

오가타는 '구도'라는 여자아이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친구인 시마자키가
똑똑하다보니 언제나 비교대상이 된다던가 자신은 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힘을 내서 구도를 만나러 벌레 우는 소리 듣는
모임에 찾아갑니다.

거기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람은 바로 구도였습니다. 그러나 구도가 아닌
구도와 많이 닮은 사촌언니였습니다. 오가타는 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려고
조사를 하게되고, 그러면서 구도와도 많이 친해지고 데이트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전작에서 나왔던 시마자키와의 콤비 이야기가 아니라 도리어 시마자키는
오가타를 피하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패턴이 첫 번째 이야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턴으로 써나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중학생에게 인간 관계란 그런 면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죽은 그 구도의
사촌언니인 모리타 아키코. 그녀의 인생을 조사하다가 추악한 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이 악해지는 것은 단순히 집안 환경만의 문제는 아닐껍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왔더라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사람은 날 때부터 악하다는 것도 지지하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그녀는 자신의 불행을 이겨내지 못하고 잠식당했다고 믿고 싶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꼭 불행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당한 피해자가
그렇기도 하지만 가해자 또한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모방범에서도, 파이어 크로스에서도 나왔듯이 가해자의 가족이 무조껀 가해자는
아니며 피해자의 가족이 무조껀 피해자는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한 사건을 통해서
함께 고통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에 직면하지 못하고 책임 전가를
하려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다시 낳게됩니다. 모방범에서의 문제와는 좀
다른 형태를 갖고 그려지고 있지만요.

이 소설은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는 연애 소설은 아닙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글들이 그래왔듯이 그의 소설 속에는 중심부에 강한
도덕적 규칙이 정당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추악한
인물상이 등장해도 그의 소설이 추악한 소설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고
또 누구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추리 소설의 특성상 내용을 밝히면 흥미가 반감되기 때문에 도입부 약간의
이야기만 밝혀서 조금 희미한 서평이 된 것 같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추리
소설은 읽는 사람이 도달해야할 결론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닌가 싶어서
글을 아낍니다.

그들은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한 단계 성장을 했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보게 되었고
세상의 추악한 직업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런 것을 지탱해나가는
것은 악이나 추한 어떤 것이 아닌, 그저 외로움이었다는 것도 큰 충격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평범하고 조용한 일상이라는 것은 어쩌면 가족이 주는 튼튼한 유대감 덕분에
가능하다는 것을 역설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번 이야기보다 더 깊어졌기에
별 하나 더 매긴 4개로 평가해봅니다.




Yume nimo Omowanai by Miyabe Miyuki (1995)
도서출판 황매
1판 1쇄 발행 2010년 6월 10일
김해용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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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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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쯤 번역되어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다 읽고는
이후로 안읽다가, 얼마전 '댄스 댄스 댄스'를 다시 읽었습니다.
그의 소설은 좀 이어져있는 면이 많은데, 그것이 이사카 고타로
소설처럼 실질적으로 이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철학을
가진 세계가 재구성된다는 점에서 이어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서평을 쓸 때 스포일러가 될 것 같은 부분을 제하고 쓰는
편인데 이 책 자체는 스포일러가 존재해도 무방할 것 같고해서
(평범한 미스터리물과는 좀 다른 면이 있어서 'A는 범인이다'...
라는 식의 이야기와는 달라서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냥 그대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책을 읽기 전이시라면 읽지 않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댄스 댄스 댄스'와 비슷하다고 느낀 면도 우선 이 '1Q84'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그렇습니다.


      남자 주인공은 언어에 강합니다. 그와 얽혀있는 여자아이는
   언어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그 아이를 성심성의껏 도와줍니다.
   세계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죠.

   본인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와 잘맞지 않고 늘 머무르지 못하는
   무언가 겉도는 인상을 갖고 살아가지만, 제법 능숙하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정말 좋아하는 여자는 아닌데 잠자리 파트너와 그럭저럭
   잘 맞고, 어딘가 강렬하게 필요로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녀는
   이 사람과 영원히 함께할 '소울메이트'는 아니지만 꽤 이 남자에
   대해 꿰뚫고 있는 부분이 있으며 마치 이 남자 인생에 대한 질문
   의 해답을 안고 있는 사람같은 발언들을 종종 합니다.

   그리고 이 남자가 정말 좋아하는 여자와는 이어져있지 않습니다.
   결론에 결국 이어지긴 해도 이야기 내내 이어져있지 않습니다.
   댄스 댄스 댄스'에서는 '이루카 호텔'로 이어져있고 '1Q84'
   에서는 '두 개의 달'로 혹은 '선구'로 이어져있습니다.

   남자는 심플하면서도 감정이 없는 것 같지만, 의외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고, 여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약간 신경질
   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외의 캐릭터들은 전부 강압적이면서 세상의 권력을
   맘껏 주무르는 부류, 그와 함께하는 경호원이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그가 사는 세계는 어딘가 그와 맞지 않습니다. 다른
   곳에 그를 위한 세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판타지적인
   기묘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는 너무도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이지만 (본인의 평가로) 결국 그는 그것들을 해결해내고
   좋아하는 여자와 결국 만나게 됩니다. 다른 캐릭터들은 전부
   관계가 정리되어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게끔 됩니다.

이런 일련의 비교로 보면 이 소설도 똑같은 면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아오마메'라는 여자와 '덴고'라는
남자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진행됩니다. 이 방식은 '세계의 끝
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같았기 때문에 그와 비슷한 느낌으로
연결되어있는 것은 아닐가 생각했는데 역시 1권을 다 읽고 나니
비슷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간 당시부터 이야기가 되어와서 조지 오웰의 '1984'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제목도 그렇구요.
딱히 이 책만 그런 것은 아니고 하루키의 다른 소설 속에서도 그런
점이 많이 있어왔습니다. 조지 오웰도 거론됐었던 것 같은데 확신
하기는 힘드네요. 읽은지 너무 오래되서요.

이 세계는 1984년입니다. 그리고 아오마메는 갑자기 자신이 사는
세계가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사람들도, 살아가는 모습도 다 똑같
은데 무언가가 달라졌습니다. 경찰의 총이 달라졌고 자신은 몰랐던
- 신문은 항상 꼼꼼히 보는데도 - 총격전이 있었음을 알게됩니다.
그래서 바뀐 이 시대를 지칭할 단어가 필요하니 1Q84의 시대라고
부르기로 정합니다.

그녀는 친구의 일로 인해서 킬러가 되었고,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 만남을 갖습니다. 그리고 '선구'에 도달하게 됩니다. 남자의
성폭력과 연결되어 있으니 '선구'의 아동성폭력과 닿게 되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덴고의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그는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거친 후에 수학 선생으로 학원에서 근무를 합니다. 그리고 종종 소설을
쓰지만 아직 데뷔는 못했습니다. 일종의 습작을 위해 글을 쓸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연결해주는 편집자가 어느 날 한 작품을 갖고 그에게
제안을 합니다. 대단히 이쁜 여자애 작품인데 이것을 덴고가 고쳐서
이 애를 수상하게 하자.

신인상 따위가 아닌 '아쿠타가와 상' 정도는 받을 수 있는 대단함이라고
합니다. 그는 도의적인 부분에서 계속 고민을 하지만 그 작품이 너무
대단해서 결국 수락을 하게 됩니다.

그녀는 묘한 소녀인데 이 소설이 바로 '선구'에 대한 실화임을 이야기
진행 동안 독자가 알게됩니다. 이 소설에서는 '리틀 피플'이라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공기 번데기를 만듭니다. 그러는 동안 하늘에 달이
2개가 됩니다. 눈 먼 산양을 통해서 리틀 피플이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이동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아오마메의 이야기에서 그 피해자 아이의 입을 통해서 무언가가
나와 공기 번데기를 만드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곳을 지키던
개가 죽은 것으로 아오마메의 이야기는 마무리되고 덴고의 이야기는
'선구'를 불러내기 위해서 그 소녀 후카에리는 유괴당한 것처럼 되고
덴고는 하늘에 달 두 개가 있는 소설을 쓰게 됩니다.

'리틀 피플'이라는 존재는 '빅 브라더'의 대체물인지 반대적인 존재인지에
대해서는 언급되고 있지 않습니다. 하루키 소설이 처음부터 정답을 주지는
않는 기존의 패턴과 흡사합니다. 다 읽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달까요.
추측을 해보자면 조지 오웰의 '1984'의 세계를 그려내지만 그대로 따라
하진 않는, 그러면서도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하겠지요. 그들의 세계에
대한 정의는 안내릴지 몰라도 주인공 자신의 정리는 제대로 하고 끝내겠지요.

이 이야기가 1984년 혹은 1Q84년의 1년 치를 담고 있기 때문에
4권까지 그려지겠지요. 700페이지가 좀 안되는 두꺼운 내용을
담고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지는 상상도 안가지만 앞에
'댄스 댄스 댄스'와 비교했던 형태처럼 결국은 정리되고 덴고와
아오마메가 만나게 됨으로써 덴고의 세계가 (그리고 아오마메의
세계도) 완성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1Q84 BOOK 1, Haruki Murakami (2009)
(주) 문학동네
초판 2009년 8월 25일
양윤옥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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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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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대작가입니다.
그의 희곡은 모든 시대에서 극찬 받아왔고, 소위 문학에 관심이
있다는 사람이라면 셰익스피어에 심취한 때도 있고 연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극을 연기하는 것이 꿈이기도 할 것 입니다.
아무리 관심이 없어도 집에 한권 쯤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있는
대작가.

저 또한 관심은 없었지만 집에는 책이 있더라구요. 이번에 마음 먹고
읽어봐야겠다고 해서 '오셀로'를 먼저 들었습니다. 워낙 셰익스피어
희곡들은 유명해서 대충 줄거리는 알려져있고 오셀로도 그러하지요.
게임도 있듯이 흑백으로 뒤집는 단순한 사내.

이 희곡의 원래 제목은 '베니스의 무어인 오셀로의 비극'이라고 합니다.
무어인은 인종의 지칭은 아니고 아라비아인, 베르베르인, 흑인의 혼혈을
지칭하는데 북아프리카에 출현했다고 하지만 흑인보다는 아랍 요소가
강하고 이슬람교도에게도 적용된다고 합니다.

여기에서의 오셀로도 이슬람 종교를 가진 투르크쪽 사내입니다.
쓰여진 것은 1604년이고 배경은 베니스(베네치아)로부터 시작됩니다.
이미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는 결혼을 한 것으로 나옵니다.
데스데모나는 이탈리아인으로 백인이고 베니스의 귀족가문 딸입니다.
그녀는 오셀로의 큰 세계에서 벌이는 전투 이야기들을 듣고 그에게
반합니다. 그래서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결혼을 합니다.

한편 이 극의 두 사람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 '이야고'인데 그는
오셀로에게 거짓된 이야기들로 부인을 질투하게 만들어 파국으로
밀어넣는 장본인입니다. 그의 이런 간교한 행태는 자신의 신분으로
부터 발생합니다. 자신보다 똑똑치 못한 자들이 단지 집안 덕분에
좋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못마땅합니다.

그는 처음엔 단순히 흥미꺼리와 비뚫어진 마음에서 오셀로에게
속삭이지만, 그의 간사함과 계략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 지혜를 공국을 위해 사용했으면 얼마나 발전적이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 희곡에 대해 평가할 때 오셀로란 인물은 줏대없이 누군가의
말에 흔들려 자신의 사랑을 신뢰하지 못하고 마음을 뒤집는
인물로 평가되지만, 그가 바보같아서 이야고에게 흔들린 것이
아니라 그만큼 이야고라는 인물이 대단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배우라면 오셀로나 데스데모나보다도 이 이야고의 배역이
가장 탐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희곡에 대한
연구들에게 '이야고'란 인물을 연극으로 세울 때 간사해보일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그만큼 극의 흐름이 그가
순진하고 착한 사람인 모습 속에서도 충분히 그 간사함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누구보다도 당당했지만 데스데모나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자신이 되려 신분의 늪에 빠져서 그녀의 사랑을 불신한
불쌍한 오셀로와 그저 남편의 부하를 도와주고자하는 마음
밖에 없었는데 너무 아름다워 남자들의 계략에 흔들리는
도구가 되었던 데스데모나.

그리고 이 둘을 마치 자신의 인형 다루듯 마음대로 휘두른
간사한 오셀로.

이 진흙탕 속 이야기가 어쩜 셰익스피어의 글에서는 이토록
대단해보이는지, 그가 대가라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3
1판 26쇄 2009년 8월 11일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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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팡의 소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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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코야마 히데오의 데뷔작입니다. 449 페이지로 꽤 긴 편입니다.
단편 엮음은 아니고 하나의 장편입니다. 경찰서를 배경으로 하는
일종의 수사물인데 범인 찾기 덕분에 15년 전 일을 회상하느라
고등학교 이야기도 함께 등장합니다. 그래서 청춘 소설 같은 면도
있습니다.

어느 날, 시효가 24시간 밖에 안남은 자살 사건이 실은 살인 사건
이었다는 제보가 들어옵니다. 그것도 경찰 윗선에서 들어온 것을
보면 확실한 제보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시 사건 관계자들을
모아 취조하는 과정이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살짝 지루한 감도 있고, 길다보니 너무 세세하기도 한데
이런 장편들은 지루해서 덮는다던가 반대로 뒷힘을 잃어서 자칫
결말 덕분에 평가가 나빠질 수 있는데 이 소설은 결말이 꽤 괜찮
았습니다. 애절한 반전이 없었다는 뒷표지의 얘기에 비웃었는데
결국 읽다가 울고 말았네요.

사건은 이렇습니다. 예쁜 여교사가 유서를 쓰고 학교에서 뛰어 내려
자살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살해였다는 것과 '루팡 작전'을
썼던 고교생 3명이 수상하다는 제보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연행해옵니다.

수사하느라 대략 6시간 정도를 허비하는데 한명만 취조한다고 해서
그를 믿을수도 없고, 나머지 두 명과 다른 관련인들을 찾게 됩니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또 다른 소설 '제 3의 시효'에서와 좀 비슷한
설정이기도 한데, 그 소설은 천재적인 강력계 반장들을 내세워서
수사의 프로라고 할 수 있는 느낌으로 극을 진행시켰지만, 이 소설은
좀 평범한 면이 있습니다.

수사원들도 그렇게 탁월하지않고 (분량이 긴 것을 보면 그렇겠지요)
취조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경찰 보다 도리어 다른 인물들의
비상함이 떠오르지만 그들 또한 주연은 아닙니다. '제 3의 시효'가
형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이 소설은 이 사건에 얽힌 사람들이
주인공입니다.

공부도 제대로 안하고 아르바이트 금지인 학교에 다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3명의 불량한 남학생들이 그 '루팡 작전'의 주인공들입니다.
작전 이름은 늘 가는 카페의 이름이 '카페 루팡'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짓습니다. 기말고사 시험 문제를 훔쳐서 시험을 잘 보자는 단순하면서도
불량한 생각으로 작전을 짭니다.

그 '카페 루팡'의 주인은 당시에서 14년 전에 삼억원을 훔쳐냈다고
의심받는 사람입니다. 다들 예측은 하지만 증거가 없어서 그 사건은
시효를 맞습니다. 그래서 당시 그를 검거하지 못하고 놓아주어야만
했던 형사의 안타까움도 그려집니다.

사실 이 소설의 반 이상은 '여교사 살인 사건'에 중점을 뒀다기 보다는
'루팡 작전'으로 어떻게 시험지를 유출 했느냐가 더 자세히 나옵니다.
그리고 각자가 바라보는 서로에 대한 생각과 각자의 사랑, 숨기는 것들
같은게 어우러져 한껏 답답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결말을 여러 모습으로
예측하게 독자들을 혼동시키기도 합니다.

나름 추리를 해서 이럴꺼라고 예상을 해봤는데 어느 부분은 맞췄지만
상당히 작가가 고심을 하고 결말을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보통 읽을만한 소설엔 별 3개를 매기는데 이 소설은 분량이 길어도
별 4개를 매겨봅니다.

그러나 너무 자세했다는 점, 결말이 너무 '단순한 임팩트'가 없다는 점이
이 소설을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가작 수상작이 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제 3의 시효'를 읽었을 때 상당히 깔끔한 프로 작가 작품 같았거든요.
그래서 별을 3개만 매길까 고민을 하다가, 상당히 노력을 한 작품같은
느낌이 들어서 별 4개! 줘봅니다.

따스한 느낌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선호할 것 같아요.




Lupin no Shosoku by Hideo Yokoyama (2005)
도서출판 비채
1판 2쇄 발행 2007년 11월 12일
한희선 옮김



   p. 440 ㅡ 나쁜 짓만 하고 있으면 추억은 하나도 남지 않아. 그러면 시시하잖아.
   아빠 곰의 대사를 입속으로 되뇌며 기타는 별이 드문드문 떠 있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심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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