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제국 도코노 이야기 1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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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의 '삼월을 붉은 구렁을'의 후기에서 보니 주로 단편을 쓴 후에
장편에 대한 구상을 하는 편이라고 하더라구요. 이 책은 10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두, 세 번째 장편이 나온 것 같습니다.

부제로 '도코노 이야기'라고 붙어 있습니다. 도코노라는 특수한 능력을
가졌지만 조용히 사는 것을 좋아하는 일족의 이야기입니다. 모여살진
않고 흩어져서 사는데 각 단편들이 이어지는 것도 있고 별개인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보통 일족이라고 하면 전부 같은 능력을 지녔을 것 같은데 모두 특이
합니다. 암기하는 능력, 미래를 본다던지, 그들이 살았다는 산에서는
미래를 볼 수 있고, 풀이 자라 자신을 덮으려는 사람에게서 벗어나기도
하고, 200년 전에도 똑같은 모습을 한 선생님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소문이 있고, 하늘을 날기도 하고, 잡초를 기가막히게 잘 제거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빛의 제국'이라는 제목을 가진 단편이 있는데 이 일족의 아이
들이 모여서 살았던 이야기입니다. 내용들이 현대도 있고 좀 예전
이야기도 있지만, 온다 리쿠 답게 현대적인 느낌으로 쓴 것 같습니다.

그녀의 취향인 4명이 등장하는 이야기도 잠시 나오는데 그것을 다른
긴 이야기로 쓰려고 한다는데 두, 세 번째 이야기는 그것이 아니라서
아마 이 시리즈는 계속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 단편에서 나왔던 암기 능력이 있는 그들의 조상이야기가 두 번째
이야기라고 하구요, 풀이 자라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세 번재 이야기
라고 합니다.

능력이 있다는 특이한 사람들만이 느끼는 고통과 추억담. 그리고
괴롭게만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이야기로 바꾸어내는 결말이
있기에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야기 같습니다.

보통 단편은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장편이 더 좋다고 말하는데
온다 리쿠의 단편은 장편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라서 더 재밌다는 생각
이 들더라구요. 이 단편집도 참 재밌습니다. 각각의 능력이 나와서
신기하기도 하구요. 우울한 이야기도 있고, 미스터리 스타일의 이
야기도 있고, 사랑 이야기도 있습니다. 과감히 별 다섯개 매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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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원숭이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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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은 좋아하지만 하드보일드 하다고 표현해야할지, 스릴러 류의 추리물은
그다지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미치오 슈스케의 유명한 그 작품은 볼 생각
조차 안하고 있었는데 워낙 주목받는 작가다 보니 한번 시도를 해볼까 했지요.
우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선택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스릴러 물은
아니거든요. 굳이 분류하자면 서술트릭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귀가 이상한 미나시입니다. 탐정으로 활동하고 귀를 감추려고 커다란
헤드폰을 끼고 다닙니다. 탐정 회사를 운영하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도 무척
친해보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죽은 사람을 회상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듣기도 합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이 소설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
버려, 소설 내내 완전 속는다는 패턴입니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후유에도 조금 이상한 사람임을 알고 수소문해서 탐정 사무
소에 스카웃합니다. 그리고 '다니구치 악기사'에서 의뢰받은 일을 하는 것이
소설의 주된 내용입니다.

항상 큰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후유에, 카드로 예언을 할 수 있는 도헤이,
쌍둥이 자매와 발음이 좀 이상한 노하라 영감님, 만만치 않게 이상한 듯한
마키코 할머니와 비서 같은 일을 하는 지도 오타쿠 호사카.

이런 사람들이 사무실 있는 건물에 살고 있고 친하게 지냅니다. 유일하게
호사카에 대해서만 추리가 가능했는데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속았
네요. 별도로 일어나는 범죄에 관해서는 대충 그럴 것이라고 추리를 해봤
는데 역시 하드보일드한 작품은 아닙니다.

사건, 시체 이런 것들이 주된 내용이 아닌 것 같아서 덜 끔찍하달까요?
그래도 충분히 재밌고, 사회파 미스터리와는 좀 다른 따스한 이야기가 있기도
해서 추리물치곤 독특한 감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인기있는
작가의 문장에 대한 저력이 느껴진달까요.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네요.




Katame no Saru by Michio Shusuke (2007)
도서출판 들녘
초판 1쇄 2010년 1월 4일
김윤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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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마리 아저씨
아리카와 히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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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매이션 '도서관 전쟁'을 보면서 전투물인데 도서관에 관한 것이나
로맨스는 꼭 여성스러운 뭔가가 있다고 해서 찾아보니 여성 작가로 원래
소설이 원작이더라구요. 그래서 알게 된 작가입니다. 남성적인 소재들
만을 가지고 글을 쓰는 느낌인데 묘하게 여성스러움이 섞여 있고, 잔잔하
고 감칠나게 이야기를 잘 이끌어가서 좋아하는 작가 입니다. 이번에
신간 목록을 뒤적이다가 반가운 이름이 있어서 보게 되었지요.

좋아하는 작가라면 제목은 사실 우선순위로 두지 않게 되는데 막상 책을
앞에 두고 보니 참 신기한 어감이었습니다. 인구 20만 정도가 살고 있는
소도시에서 기요카즈는 대대로 내려오는 검도장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문하생도 이제는 없고, 다니던 회사도 정년퇴직해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철없는 아들 부부와 착실치 않은 손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알뜰한 부인
이 그나마 위로가 됩니다. 촉탁으로 은퇴 후에 동네 게임 센터에서 아르바
이트 같은 식으로 일은 내정되어있지만 아끼지 않으면 살기가 넉넉치는
않습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지루할법한 할아버지 이야기인가 했더니, 슬슬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기요카즈는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
둘이 더 있는데 한명은 동네 '술 취한 고래'라는 선술집을 운영하는
시게오와 공장을 운영하는 노리오입니다.

시게오는 착실한 아들 내외와 어린 손녀와 함께 삽니다. 빨리 아들 부부
에게 선술집을 물려줬습니다. 그리고 노리오는 늦은 나이에 본 딸이
아직 고등학생이고, 부인은 아이를 낳으면서 죽었습니다.

기요카즈는 우연한 계기에 일하는 곳에서 사건을 해결합니다. 그리고
손자 유키가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이 기회를 통해서 좀 가까워
집니다. 그는 검도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나이에 비해서 건강하고,
시게오는 유도를 해온데다가 체격도 좋습니다. 노리오는 그렇지는 않
지만 이상한 장비들을 지니고 다니는 수수께끼의 인물입니다.

그래서 셋은 일어나는 범죄에 대항해서 마을을 지키는데 마음을 모읍
니다. 할아버지라는 호칭을 싫어하고 아직 아저씨이고 싶은 60살
노인들. 그들의 활약은 정말 멋있습니다. 단순히 싸움만 잘하는 아저
씨들이 아니라 사전 계획도 세우고 도덕적이고 인정 넘치는 모습이
더 그렇습니다. 거기에 감초 역할로 어둠의 세계에 있을 법한 노리오
라는 인물이 꺼내는 각양각색의 도구들이 재미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간간히 손자의 로맨스도 등장해서 풋풋함도 좋고, 점점 할아
버지와 친해지는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저는 이런 작은 마을에서 일어
나는 일들, 그리고 살짝 추리적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를 참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은 늘어지거나 지루해지기 쉽기 때문에 단숨에
읽을 정도로 매력을 가진 소설은 꼽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책도 과감히 별 다섯개를 매겨보지만, 혹시 나만 그렇게 극찬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들지만 역시 재밌게 봤습니다. 이 작가의 캐릭
터 설정도 그렇고, 이야기를 이끌고 나가는 분위기나 깔끔함, 로맨스
의 풋풋함이 전부 잘 어우러져서 이 마을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Sannbiki no Ossan by Hiro Arikawa (2009)
(주)살림출판사
초판 1쇄 2010년 5월 10일
오근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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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 유혹에 빠지거나 매력에 미치거나 EBS 세계테마기행 8
박정은 지음 / WISDOM(위즈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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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통 여행서는 몇 가지 종류로 나뉠 수 있습니다. 정말 여행을 가기 위한 코스나

유명 명소를 소개하는 여행서와 여행을 다녀온 후의 에세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요즘은 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조합해서 작가의 에세이지만, 간혹 명소를 소개하는

형태의 여행서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 책도 그렇습니다. 에세이지만 지나치진 않고 코스나 명소를 제공하기 때문에

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는 면이 있습니다.

 

파리에 관한 여행서는 좀 읽어봤는데 다른 지역은 못봐서 신선했어요.

크게 다섯개로 나눠져있습니다. 와인과 가톨릭의 남서 지역, 꼬뜨 다쥐르,

프로방스, 론 알프스, 노르망디 이렇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지역이 몇 군데

있어서 정말 재밌게 봤네요.




모나코도 잠시 등장합니다. 그레이스 켈리 얘기도 나오고 각 지역과 관련된

화가 이야기나 작가의 일화들을 어찌나 감칠맛 나게 잘 써대는지! 재미있게

봤네요. 보통 에세이적인 여행서에서는 자신의 취향과 맞지 않으면 읽는

내내 불편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저랑 맞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적절하게

감정적인 내용들을 배치했기 때문에 잘 썼다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우울한

일화도 너무 처지지 않게,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도 너무 심한 호들갑을 떨

지 않고 적당한 정도의 선에서 끊어줬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정보는 기술되어 있지만 완전히 '여행'을 위한 루트나 정보들은 조금

부족하기 때문에 확실한 루트를 짜기 위해서는 다른 책도 곁들여야할 것 같습니다.




미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구요. 좀 더 미술 관련된 서적이

나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와인에 관해, 화가들의 이야기, 소설에 관한 이야기, 자신의 일화들이 어우러져서


멋스러운 책이 된 것 같습니다. 타국 여행자들과의 만남, 대화들도 기억에 남구요.





사진도 적절한 양이 있었고, 각 페이지들도 새로운 구성을 배경으로 넣어서

신경 쓴 흔적이 보였습니다. 도서관에서 계속 예약 순위에 있는 것을 보니

저만 읽고 싶어했던 책은 아닌 것 같네요.








도서출판 위즈덤
초판 2010년 1월 8일
초판 2쇄 2010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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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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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은 스노우캣 작가가 그렸네요. 그런데 내부 표지 1장 이왼 삽화는 없습니다.
인기있어서 3부작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사실 실화 기반으로 하는 에세이인데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라면서 별로 기대를 안했지요. 역자도 번역 전에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저자는 끔찍히도 고양이를 싫어하는 남자입니다. 그런데 동생과 여자친구의 공모로

인해서 '스코티쉬 폴드종'인 아기 고양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전 자신의 고양이

혐오에 대해서는 전혀 잊어버리고 그 순간 그 고양이에게 반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이야기가 기본입니다.

 

사실 제목의 '파리'와 '고양이' 부분을 가지고 흥미가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펼쳐보니 파리에 간 부분은 아주 소량이고, 거의 미국이네요. 작가가

미국인이거든요. 그게 좀 실망한 부분이지만 제외하면 충분히 재밌습니다.

 

이 고양이의 독특한 특성과 함께 주인공도 변해갑니다. 고양이와 사는 것이 중심이

되고, 여자친구보다도 우선시 생각합니다. 그리고 멀리 여행을 갈 때도 고양이를

데려갑니다.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고 시행착오를 겪는 내용들도 등장합니다.

 

고양이 자체도 일반 고양이와 조금 다른 면이 있어서 이게 정말 실화인가 싶습니다.

작가도 독자가 그렇게 느낄 것을 알고 종종 실화라고 상기시킵니다. 워낙 작가가

많이 데리고 다녔기 때문에 아마 보통 사람들, 어느 사람들보다는 더 여행을 다닌

고양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가 살고 있는 뉴욕, 여름을 보내는 파이어아일랜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파리까지 가는 고양이 노튼과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독신 남성이다보니 사랑

이야기도 꽤 나옵니다~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하기 위해서 자신의 철학을 점점 바꿔가는 주인공의 모습도

흥미롭습니다. 사실 고양이 키우는 사람의 이야기에는 이런 얘기가 종종 나옵니다.

지금 사는 곳이 집인 고양이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어서 결혼도 안한다는 사람


이야기도 있지요. 단순히 '키우는 동물'이라는 점을 넘어서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재미도 있지만 또 감동도 주려는 면도 있습니다. 다음 편들인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도 읽어보고 싶네요.














media2.0
개정판 제1쇄 발행 2006년 7월 23일
개정판 제2쇄 발행 2006년 12월 31일
조동섭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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