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콜라티에
우에다 사유리 지음, 박화 옮김 / 살림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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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일종의 코지 미스터리입니다. 그렇지만 시체, 살인 등이 나오지는 않기 때문에 추리물의 형태를 띤 소소한 이야기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 미스터리물을 즐겨읽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읽다보면 머리가 복잡해져서 이런 소소한 류의 이야기들을 꼭 찾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따스한 사람간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자 우에다 사유리는 2003년 장편 SF '화성 다크 발라드'로 데뷔한 후 '같은 장르의 '제우스의 덫'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작품으로는 장르를 달리하여 양과자점 '루아조 돌'에서 일어나는 장인의 이야기에 대한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라 파티세리(ラ・パティスリー)) 이 소설 '쇼콜라티에' 속에 '루아조 돌'도 잠시 등장합니다.

 

처음 소설을 읽기 전에 접하게 되는 저자, 책에 관한 정보로 어느 정도 분위기를 가늠하고 읽어보게 되지만 아무래도 처음 접하는 작가에게는 이런 정보 때문에 선입견이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SF 쪽을 쓰는 소설가들은 조금 특이한 공간감각 같은 묘사력이 꼭 소설 속에서 느껴지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을 만들어내기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작가의 소설을 읽기에 앞서서도 그런 생각을 좀 했었지요. 그러나 전혀 SF쪽 작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구요.

 

조금 평가해보자면 이공계 출신들의 성향인 면이 조금 드러나긴 합니다. 사물을 바라보는 면과 설명하는 면이 좀 더 체계적이랄까 집요한 설명을 한달까 세부적인 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소소한 일상을 그린 글이지만 전문적인 부분에 도달하면 상당히 세밀하면서도 본격적인 묘사를 느낄 수 있어 좀 독특합니다.

 

총 여섯 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진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주인공과 쇼콜라티에 두 사람이 이끌어나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화자는 화과자의 장인인 아버지를 두고 있는 아야베 아카리입니다. 무대의 배경은 고베입니다.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명한 '후쿠오도'라는 화과자점이 중심이 됩니다. 이곳은 고베 지점으로 아버지는 공장장으로 있는 장인이고 아야베는 매장 판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니?! 왜 제목은 쇼콜라티에인데 주인공은 화과자 집 매장 판매를 하는건가' 하고 의아해하게 되지요. 이 후쿠오도 맞은 편에 '쇼콜라 더 루이'라는 초콜릿 전문점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을 통해 그 매장 쇼콜라티에인(초콜릿을 이용한 디저트를 만드는 사람) 나가미네 셰프와 알고 지내게 되면서 몇 몇 사건들을 파헤쳐가는 이야기이지요.

 

작가의 전작이었던 '루아조 돌'이라는 양과자점은 이 '쇼콜라 더 루이'의 본가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초콜릿만을 전문으로 하여 독립한 매장이 되는 것이지요. '1화 거울의 소리'에서는 처음 아야베가 '쇼콜라 더 루이'를 방문하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이 곳에서 소매치기 사건과 만나게됩니다.

 

'2화 일곱 번째 페브'에서는 본가인 '루아조 돌'에 가서 갈레트 데 루아를 주문하게 됩니다. 이 디저트는 주현절을 기념하기 위한 기독교권 국가의 풍습으로 먹습니다. 파이같은 디저트를 구워 그 안에 도자기 인형인 페브를 넣고 그것이 당첨되는 사람이 하루 동안 왕 노릇을 하지요. 결혼 선물로 친구 여섯 명이 고른 여섯 개의 페브를 주문하는데 일곱 번째 페브가 나오게 되어 그 진상을 알아보게 됩니다.

 

'3화 월인장사'에서는 화과자 장인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예상 밖의 결말이었지만 장인들의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이 조금은 느껴지지 않나 싶습니다. '4화 약속'에서는 '쇼콜라 더 루이'의 또 다른 셰프인 오키모토 씨와 함께 아야베가 식사를 하러갑니다. 그곳에서 얽힌 셰프들의 과거를 듣게 됩니다.

 

'5화 꿈의 초콜릿 하우스'에서는 당뇨가 있어서 단 것을 먹지 못하는 다야마 씨가 주인공입니다. 그런 그이지만 너무 단거를 좋아해서 꼭 초콜릿 하우스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6화 쇼콜라티에 훈장'에서는 단거를 못먹는 다야마 씨를 대신해서 초콜릿 애호가 모임인 '간사이 쇼콜라 클럽'에 가게 됩니다. 이곳에서 유명 양과자점 딸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저가형 과자들을 선호하고 아버지의 양과자를 비롯한 모든 디저트를 거부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런 내용으로 발렌타인 데이 시즌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일 여년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화과자 장인의 딸이지만 그렇다고 화과자를 싫어하진 않고, 화과자만을 좋아하지는 않는 아야베. 또 다른 장인인 쇼콜라티에 나가미네 셰프를 만나 여러 디저트를 맛보면서 소소한 의문들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점점 맛있는 디저트 류에 대한 아야베의 애정도 깊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미식가가 나온다고 해서 그 디저트에 대한 화려한 수식어를 사용하고 가볍게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보다 좀 더 차분하달까 어른스러운 느낌의 소설입니다. 인간 관계에 초점을 맞춘 소설입니다. 물론 곳곳에 등장하는 디저트에 대한 설명 덕분에 괴로워지긴 하지만 그 보다 더 깊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담아낸, 따스한 이야기였습니다.

 

 

 

 

 

책 정보

 

Chocolatier no Kunsho (ショコラティエの勲章, La Decoration du Chocolatier) by Ueda Sayuri (2008, 2010)

쇼콜라티에

지은이 우에다 사유리

펴낸곳 (주)살림출판사

펴낸날 초판 1쇄 2012년 3월 11일

옮긴이 박화

표지디자인 윤대한

 

 

p. 65

   나는 진열장에 남아 있는 화과자를 내려다보았다.

   과자는 말이 없지만 과자를 좋아하는 이들로 하여금 속내를 털어놓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p. 343

   나는 코트 자락을 잡아당겨 하늘에서 내리는 새하얀 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다야마 씨와 함께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 나가미네 셰프의 가슴에 내려놓듯 눈부신 눈의 결정체를 살며시 내려놓았다.

   나가미네 셰프, 당신에게 주는 훈장이예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쇼콜라티에 훈장.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쇼콜라티에예요. 나가미네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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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크리스마스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아카가와 지로의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열 번째 편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총 다섯 가지의 단편 모음집이구요. 국내에서 이전에 몇 편이 번역되어 나온 바 있지만 최근 씨엘북스 출판사를 통해 재발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작가가 다작을 하면서도 수상 경력도 화려한 편입니다. 글이 다 안정감이 있어서 신뢰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일본에서 셜록 홈즈는 몰라도 아카가와 지로의 홈즈는 아는 정도라고 하니 유명한 작가이긴 한 것 같습니다. 일단 무겁고 정통 수사물이랄까 형사물, 추리물 들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리즈이지요.
 
마침 일본 NTV에서 아라시의 아이바 마사키 주연으로 드라마를 방영 중이라 비교해보며 감상하는 즐거움도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소설은 드라마의 설정과는 몇 몇 다른 면이 있어서 각각의 특징 덕분에 어느 쪽도 재미있게 감상 중입니다.
 
드라마에서는 고양이 홈즈가 사람의 모습으로도 변해서 주인공인 가타야마 요시타로와 대화도 하지만(혹은 혼내기도..) 소설 속에서는 그저 고양이입니다. 사건의 힌트를 주긴하지만 드라마같은 판타지물은 아니지요. 그리고 드라마에서 요시타로의 형으로 나오고 있는 후지키 나오히토의 역할이 소설에는 없습니다. 그 밖에 드라마에선 잘생긴 배우인 오쿠라 타다요시의 역할인 이시즈도 소설에서는 먹보에 거구일 뿐이라는 점이 다르달까요.
 
가타야마 역시 드라마에서는 아주 심약하달까 착하게 그려지지만 소설에는 조금 다릅니다. 물론 여성 기피증이라던가 유능하지 않은 형사이긴 하지만 좀 더 귀찮아한달까 나른한 느낌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요. 사건 오타쿠라고 할 수 있는 하루미 역시 드라마 상에서 보다는 좀 더 평범하고 명랑해보이는 캐릭터입니다.
 
시리즈의 열 번째까지 왔기 때문일까요. 그간 가타야마도 이런 상황들에 적응을 한건지 초반부보다는 상당히 자연스러운 느낌이 소설 곳곳에 배어있습니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하루걸러 연휴
경시청 수사 1과의 가타야마는 이런 수식어와는 전혀 다르게 글 초반부터 어리바리한 채로 길을 헤매고 있습니다. 과장의 부탁으로 장례식을 가게되는데 예상 밖에 이 곳은 장례식을 하지 않았습니다. 추리물이 그렇듯, 사건과 시체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연극, 연예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건 해결 뿐 아니라 귀여운 아이디어도 내는 홈즈였습니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자장가
이번 편의 주인공은 엘리트라 정신없이 바쁜 남자 기타다 다쿠로. 일을 하느라 정신도 없고 지쳐서 다른 것엔 전혀 신경 쓰지 못합니다. 그런 그에게 애초에 아들이 없었다는 깜짝놀랄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대체 무슨 상황인건지 우연히 알게된 이들의 추리가 시작됩니다. 결말은 좀 씁쓸했지요.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이혼 상담
동생과 함께 쇼핑을 왔다가 지쳐서 기다리던 가타야마는 한 지친 여인을 발견하고 도와주게 됩니다. 그런데 구입한 물건들과 함께 그 여인도 사라집니다. 그 여인을 교수 살인 사건의 피해자 가족으로 만나게 됩니다. 대체 이 사건은 무슨 이유였는지 그 여인이 하루미의 물건을 들고 간 것은 어떤 이유였는지 밝혀내지만 그리 유쾌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통근 지옥
가타야마는 안타깝게도 출근 지하철 안에서 치한으로 몰립니다. 기분 나빠하던 차에 피해자가 집으로 찾아옵니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자신은 살해될 뻔했다고 도와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이는 18살이지만 흔치 않은 상황에 놓여 사장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를 누가 살해하려고 하는지 이들이 도와주게 됩니다.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크리스마스
언제나처럼 부탁을 받고 이동하게 된 가타야마. 웬일로 대학 시절 친구인 구보가 연락이 와서 경비를 서고 있는 기숙 학교인 구라타니 학원의 경비일을 대신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역시나 언제나처럼 방향감각이 없어 일행들을 고생 시킨 후에 도착하게 됩니다. 의외로 학교인데 가장 그로테스크한(?) 사건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가 간략한 각 단편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간혹 단편집을 꺼려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저두 예전엔 길고 긴 장편일수록 좋아했는데 이런 단편들이 각기 다른 상황과 다른 범행이 나온다는 다양성이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나니 단편집이 좋더라구요. 아무래도 짧다보니 군더더기 없는 느낌도 있구요. 연이은 감정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쉽게 손이 가구요. 이번 편도 역시 아카가와 지로!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 정보

 

Mikeneko Holmes no Christmas by Jiro Akagawa (1987)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크리스마스

지은이 아카가와 지로

펴낸곳 씨엘북스

옮긴이 정태원

초판 1쇄 인쇄 2012년 5월 7일

초판 1쇄 발행 2012년 5월 14일

 

* 오자

p. 99 그리고 타진 블라우스를 -> 터진

타진 곳을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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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북카페 가족여러분

읽는 내내 코끝을 감도는 달콤한 초콜릿 향기에 매료될 것이다!

초콜릿 장인과 함께 빚어 내는 놀라운 미각 미스터리

오늘의 이벤트 도서는 <쇼콜라티에> 입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화려한 디저트의 향연!

달콤한 미각 앞에 한없이 무기력한 당신이 반드시 읽어야 할 맛있는 미스터리!

쇼콜라티에의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미스터리 연작집 『쇼콜라티에』는 쇼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현기증을 안겨 주고, 쇼콜라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당장 그 맛을 확인하라고 충동할 만큼 생생하고 정교한 묘사가 압권이다. 작가의 탁월한 필치는 인물의 심리 묘사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책 장을 넘기며 달콤한 미각에 무기력하게 중독되고 그 달콤함 속에 자신만의 비밀을 하나하나 담아가는 인물들을 찬찬히 살피다 보면, 그들이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거울이고, 그들의 사연이 바로 현대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자를 둘러싼 인간 군상과 과자 장인으로서의 유별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이 독특한 책은 ‘읽을수록 더욱 맛있게 다가오는 미스터리’라고 부를 만하다. 『쇼콜라티에』를 통해 여느 미스터리 작품에서 경험해 볼 수 없었던, 눈과 코와 입으로 느끼며 상상하는 특별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쇼콜라티에 미스터리 연작집에 관심있는 북카페 회원님들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이벤트 기간 : 04월 27일 ~ 05월 03일



◆ 모집인원 : 30명



◆ 참가 방법


* 덧글로 아래 질문의 답변을 남겨주세요 *

1. 미스터리 책는 어떤 재미로 읽는 것일까요?


2.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나! 자신의 블로그에 이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한 뒤, 덧글로 '스크랩 완료' 를 달아주세요~

둘! 위의 질문에 대한 덧글을 '스크랩 완료' 와 함께 달아주세요~


<이벤트를 타 온라인매체에 스크랩하신 후 주소(URL)을 덧글로 남겨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집니다^^>


◆ 당첨자 발표 : 05월 05일


◆ 서평단 선정 기준 :



☞ 같은 아이디로 닉네임만 바꿔서 상습적으로 이벤트 신청하시는 분들(그러면서 서평은 쓰지 않는) 제외합니다.

☞ 지난 이벤트에 당첨된 분들 중 서평을 제때 작성해주시는 분들

☞ 신입 회원분들 경우 게시글과 덧글 달기 등 열심히 활동!!

☞ 평소 카페 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들

☞ 카페를 좋은 분들께 많이 추천해주시고 소개 받고 오신 분들

(앞으로 추천하실 경우, 추천 받은 분이 카페에 가입할 때 카페 가입 경로에 추천하신 분 닉네임을 쓰도록 해주세요^^)

☞ 덧글 및 게시글의 정성도


◆ 서평 기한 : 책 수령 후 2주 이내



◆ 서평 남겨야 할 곳




☞ 울 카페 [이벤트 서평] 게시판 +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교보문고/알라딘/리브로/YES24 중 1 곳이상)

★ 주의사항 ★

1. 올리실 때 개인블로그에서 작성 후 퍼온 글 말고 [이벤트서평] 게시판에 작성 후에 개인블로그에 퍼가주세요!!

2. 서평 작성하실 때에는 꼭꼭 '전체공개'로 작성해주세요!!

☞ 서평을 올린 후 [서평확인방] 게시판에 해당 도서 게시글에 서평 완료하셨다는 덧글과 함께 서평 올린 곳,

올린 곳의 닉네임 혹은 ID를 함께 올려주세요^^*

☞ 우리 카페와 인터넷 서점 두 군데 모두 작성해주셔야 합니다!!

☞ 책만 받고 서평은 쓰지 않는 분들 차기 이벤트에 무조건 제외 ★


※ 책소개


“네, 그러시군요. 괜찮습니다. 이쪽에 있는 헤이즐넛이나 아몬드를 사용한 견과류 제품은 어떠십니까? 손님들이 제일 많이 찾는 제품이라 무난하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쇼콜라티에는 제품을 설명하며 손님의 시선을 진열장 너머로 유도했다.

“쌉쌀한 맛을 좋아하신다면 커피나 홍차 맛을 곁들인 제품도 괜찮아요. 알코올이 들어간 것도 무방하시다면 쇼콜라와 궁합이 잘 맞는 샴페인이나 브랜디, 레드와인을 사용한 초콜릿도 좋습니다. 성인들에게 맞는 색다른 맛을 즐기실 수 있지요.”

그는 계속해서, 쇼콜라에 문외한인 사람도 쏙쏙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친절하게 각 제품의 특징을 설명해 주었다.

(19~20쪽 중에서)

장인 복장을 한 남자가 쇼콜라티에와 함께 과자 선반 앞으로 다가오자 달콤한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져 왔다. 과일과 크림, 초콜릿 향이 뒤섞인 맛있는 냄새였다. 주방에서 틀어박혀 하루 종일 케이크와 초콜릿을 만져서 옷에 달콤한 냄새가 배어 버린 모양이었다. 판사처럼 엄격한 눈빛과 달콤한 향기의 조화가 굉장히 생소하면서도 신비롭게 느껴졌다.

아이들은 모두 입술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변명한들 소용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다만 머리띠 소녀만 의연하게 입가에 옅은 웃음을 띠고 있었다. 아이의 표정에는 잘못을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게임에서 졌을 때에나 볼 수 있는 쓴웃음이 묻어났다.

그 아이가 조금 전 파르페를 얻어먹게 되었다며 기뻐하던 아이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요조숙녀인 척하던 모습과 어린아이같이 천진난만하게 기뻐하던 모습, 궁상 맞은 중년 여자 같은 모습 중 과연 어느 것이 그녀의 진짜 모습일까? 이 모든 것이 그녀일까? 아니면 허상일까?

(37쪽 중에서)

다음은 타르틀레트.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홍차로 입안을 깨끗이 행구고 포크로 타르틀레트를 한 입 떠먹어 보았다. 생지에는 아몬드가루가 들어갔는데, 생지를 먼저 굽고 아몬드가루를 넣었는지 바삭바삭 씹히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맨 밑에는 그로제이유 젤리가 깔려 있었고 그 위로 헤이즐넛과 피스타치오를 갈아 넣은 커스터드크림이 화이트초콜릿으로 덮여 있었다. 봉봉 오 쇼콜라나 케이크보다 초콜릿 층이 두꺼워서 크기에 비해 씹히는 맛이 있었다. 사르르 녹는 화이트초콜릿의 달콤한 맛과 그로제이유의 강렬하고 새콤달콤한 맛의 조화가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중간에 들어간 커스터드크림이 각각 다른 두 가지 맛을 잘 붙잡아 주고 있었다.

(289~290쪽 중에서)

※ 내용소개


오래된 일본 전통 과자점 ‘후쿠오도’에서 일하는 주인공 아야베 아카리는 우연히 최근 문을 연 쇼콜라트리 ‘쇼콜라·드·루이’에 방문했다가 수수께끼의 좀도둑 사건에 휩쓸리게 된다. 그 사건을 계기로 만나게 된 쇼콜라티에, 나가미네와 쇼콜라 드 루이를 배경으로 총 여섯 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각의 이야기는 봉봉 오 쇼콜라, 갈레트 데 르와, 일본 생과자, 아이스크림, 저칼로리 초콜릿, 크리스마스 케이크 등 여러 과자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과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 차례


제1화 거울의 소리

제2화 일곱 번째 페브

제3화 월인장사(月人將士)

제4화 약속

제5화 꿈의 초콜릿 하우스

제6화 쇼콜라티에 훈장


※ 지은이 소개


글_ 우에다 사유리(上田 早夕里)

1964년 효고(兵庫) 현에서 태어났다. 2003년, 장편SF『화성 다크 발라드』로 제4회 고마쓰사쿄 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우주정거장을 무대로 테러리스트와의 공방을 그린 『제우스의 덫』을 간행 후, 세 번째 장편 소설 『라 파티세리』에서는 새로운 경지에 도전하여 기억상실증에 걸린 청년을 주인공으로 양과자점 ‘루아조 돌’을 둘러싼 인간의 양상을 정교하게 묘사했다. 섬세한 감성과 탄탄한 필치가 매력인 스토리텔러이다.

옮긴이_ 박화

성신여자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타타의 강』『지도자의 격 : 중국 3천년의 인간력』『세상에서 가장 쉬운 세계사』『위로가 필요해』『오다 노부나가 읽는 CEO : 나를 바꾸는 창조적 파괴』『내 아이가 우는 이유』『글로벌 프로페셔널』『즉전력』『경제학 & 경영학』 외 다수가 있다.

 

 

[출처] [서평이벤트] 2157차- <쇼콜라티에> 서평단 모집!! (북카페◈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베스트셀러 추천도서 소설 독후감) |작성자 remonade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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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2 - 21세기 소년의 달콤한 시간 여행
아라키 켄 지음, 미지언 옮김 / 좋은생각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아라키 겐의 두 번째 소설인 '촌마게 푸딩'의 후속편입니다. 니시키도 료와 토모사카 리에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개봉 이틀 만에 관객 34,056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후속편이 나온 것 같네요. '촌마게'는 일본의 옛 사무라이들이(에도 시대) 했던 머리 모양을 일컫습니다.

 

처음 이 소설의 소식을 접했을 때 에도 시대에서 타임 슬립한 사무라이가 현대의 푸딩을 맛본다는 줄거리가 상당히 코믹할 것으로 예상하고 기대했었는데 막상 소설을 보니 그리 코믹한 쪽은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살짝 실망했었지요. 후속편은 작가의 그런 성향을 미리 알았기 때문이라선지 전작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현대에서 에도 시대로 타임 슬립하는 이야기가 됩니다. 1편에서 야스베의 조수를 도맡아 했던 그 꼬마 이치카와 도모야는 8년이 지난 지금 완전히 불량한 청소년이 되어 있습니다. 불만도 가득하고 엄마와의 사이도 좋지 않습니다. 물건도 훔치는 등 그리 멀쩡한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다가 땅 위에 둥둥 떠있는 하얀 빛에 다가갔다가 빨려들어가게 됩니다. 에도로 타임 슬립을 합니다. 야스베와 달리 타임 슬립에 대한 지식은 있어서 도모야의 적응력은 좀 좋은 편입니다. 1편 마지막에 나왔던 야스베의 가게를 찾아 움직이게 됩니다. 현대와 다른 묘사들도 책의 재미를 더해주구요.

 

야스베를 만나 이야기가 진행될 줄 알았더니 이야기는 엉뚱하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야스베의 어머니는 자식과 인연을 끊었다고 하고 야스베의 가게는 문을 닫고 도모야의 행방이 위태로워집니다.

 

도모야를 도와준 린타로와 센, 가부키를 보러가서 만나게된 에비조, 당시에도 신문같은 매체가 있어서 인터뷰를 하는 카와라반의 기자라던가 외국 문물을 들여온 것으로 의심되어 옥사에 갇히기까지 이야기들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됩니다. 그러면서 에도 시대의 모습들을 현대와 어떻게 다른지 도모야의 눈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21세기에 흥행한 지쇼안의 가게 덕분에 에도 시대에도 야스베 아저씨가 돈을 잘 벌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옥에 갇혀 당시 힘든 상황들도 많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고문을 당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전혀 탈출구가 없어보이지만 여러 사람을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삶을 잘못 살아가고 잘못된 생각으로 절망할 때 열리는 타임 터널. 야스베에게도 한 때의 도움이 되어 주었지만 그보다 도모야 모자에게도 기적이 되어줬던 사건이었습니다. 2편에서 다시 한번 도모야와 야스베를 도와준 이 타임 터널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도모야의 깨달음은 이제 그의 인생이 제대로 걸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것이겠지요.

 

조금 코믹한 이야기였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여전히 있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든 일에 닥쳤을 때 단순히 소설이기에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일이 풀리는 것이 아니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가득하다는 것이 이 소설이 말하고자하는 바가 아닐까 싶습니다.

 

야스베의 1편에서 이야기 또한 그랬지만 도모야의 변화를 통해 보여준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책 정보

 

Chonmage Purin 2 by Araki Gen (2010)

촌마게 푸딩 2

지은이 아라키 겐

펴낸곳 (주)좋은생각사람들

초판 1쇄 인쇄 2012년 3월 7일

초판 1쇄 발행 2012년 3월 19일

옮긴이 미지언

디자인 한혜영 최형운

일러스트 김은영

제목 서체 디자인 공중정원

 

 

 

   p. 251

   타임터널은 그것이 필요한 사람에게만 길을 열어 준다. 다른 시대에서의 모험은 야스베에게도, 도모야에게도 각각 사는 의미를 다시 발견하게 해 그들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도모야는 타임터널이 열리는 원인뿐만 아니라 닫히는 원인도 알아버렸다. 확증은 없지만 틀림없다고 자신했다.

 

 

   p. 253

   얼마 전 도모야는 도서관에서 빌린 카츠 가이슈의 어록집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발견했다.

   '현재에서 과거를 보는 것과 과거에서 현재를 보는 것은 조금도 다르지 않다.'

 

 

p. 254

도모야는 자신도 히로코도 에도 시대에는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야스베와 약속했던 검도 시합도 할 수 없다. 센과 만나는 일도 영원히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도모야는 견딜 수 없이 외롭고 슬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여겼다.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는 21세기이다. 대단히 풍요로우면서도 궁핍하고, 기묘하면서도 정직한, 어찌 보면 에도 시대와 별로 다르지 않은 이 시대를 도모야는 끝까지 살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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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라 - 하
후지타니 오사무 지음, 이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첼로로 고등학교를 나온 주인공 쓰시마 사토루는 상권에서 2학년 여름까지의 이야기로 고행과도 같은 첼리스트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속에서 철학에 대한 애정과 사랑,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며 힘든 일상이 그려졌지만 단기 유학을 계획하는 등 그래도 희망찬 미래가 보이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하권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책 표지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고통스럽고 첼로를 놓아버린 이야기는 하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기대를 품고 떠난 독일행이었지만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달라서 정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연락이 온 미나미의 편지도 뭔가 이상합니다.
 
돌아와서는 그토록 어렵다는 곡이 오케스트라의 11월 발표곡으로 정해집니다. 수준 낮은 학교에서 이 곡을 할 생각을 하니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입니다. 결실을 맺은 것 같은 사랑도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결국 미나미에게 무슨 일이 생기게 된 것인지 알게 됩니다.
 
쓰시마는 결국 그 모든 힘겨움을 당사자가 아닌 엉뚱한 사람에게 풀어버립니다.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 보니 이 소설은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가나쿠보 선생님을 위한 소설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데도 가지 마!'라고 절규하던 그 문장이 떠올라 눈물이 날 정도였으니까요.
 
저자도 지금에서 돌이켜보면 미나미가 단순히 불행한 운명에 휩싸였던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단 한 번의 만남으로 결혼을 결심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나름 고귀한 영혼이라고 자부했던 소년에게 그 사건은 너무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당사자를 탓했으면 좋았을텐데 사랑한다는 상황 아래 화풀이는 다른 사람에게 하게된 것이지요.
 
마지막에 선생님을 만나러 갔을 때에도, 지금 돌이켜 이 소설을 쓰게되기 까지도 저자는 얼마나 많은 후회를 하고 얼마나 죄송한 마음이 들었을지 공감이 됩니다. 오히려 미나미보다도 자신을 아껴준 사람은 가나쿠보 선생님이셨을테니까요.
 
자신의 실력이 더 낫다고 자부하고 자신의 가정 형편에 불만을 갖던 미나미가 쓰시마에게 했던 언행이나 미나미가 이후 선택한 행동을 보면 그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쓰시마를 통해 그려졌던 그 열정적인 인물은 어디론 간 것일까요.
 
쓰시마 또한 자신에게 실력이 없어서 음악을 그만둔다고 했지만 첼로를 지속했다면 어땠을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철학을 다 이해했지만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의 화풀이 도구로 이용한 쓰시마의 젊은 혈기는 그의 인생 전체를 망치고 허무한 바다에서 정처없이 방황만 하게 한 것은 아닐까요.
 
쓰시마는 예술가도 아니었고 철학자도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는 예술가였고, 철학자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더 이상 예술가이기도 철학자이기도 포기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가 그 때의 아픔을 견뎌내고 이기고자했다면, 좀 더 이기적으로 자신만을 생각했다면 그의 인생은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여 지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꺼란 생각은 들지만요.
 
이 소설을 쓰고 나면 편해질꺼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을 옥죄고 있는 것은 자신의 기억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좋은 배경에도 불구하고 편치 않는 삶을 살아온 저자가 이제는 좀 더 많이 털어버리고 더 행복한 삶을 살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책 정보

 

Fune ni Nore! by Osamu Fujitani (2008)

배를 타라 (하)

지은이 후지타니 오사무

펴낸곳 (주)미래엔 (북폴리오)

초판 1쇄 인쇄 2012년 3월 10일

초판 1쇄 발행 2012년 3월 20일

옮긴이 이은주

디자인 김지혜, 김아름

 

 

 

p. 346

모두 한 번 연주를 한 덕분에 우리는 가부라기 선생님이 지휘봉이 다시 내려갔을 때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것은 나 자신이 전체인 음악이었다. 조금 전과 같은 오케스트라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아유카와는 솔리스트처럼 상체를 흔들면서 '좀 더 소리를 내, 좀 더 소리를 내' 하며 무언으로 악기를 격려하고 있었다. 그 열기는 바로 모두에게 전해졌다. 이토의 플루트에도 전해졌고 호른의 1학년과 다부사에게도, 그리고 요시오카와 나에게도 전해졌다.

수준 높은 연주라고는 할 수 없었다. 고교생에게 모차르트는 역시 무리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때의 우리에게는 그런 냉정한 평가를 내릴 여유는 없었다. 어떤 음이나 평안했다.

거기에는 자유가 있었다.

 

 

p. 347

자유는 시간에 쫓기는 현실 속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음악은 그런 삶에도 자유는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 자유는 추상적인 상상이 아니다. 진정으로 존재하며 지금 이 장소에서 공기를 진동시키고 있다.

 

 

p. 351

명멸하던 사고의 파편 속에 그 사람의 모습이 갑자기 나타났다. 그곳에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또렷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파괴해버린 사람의 모습이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연주하는 독주에도 청중은 있다.

왜냐하면, 너를 보고 있는 또 하나의 네가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p. 366

나는 예술가가 아니었다. 철학자도 아니었다. 배를 타고 새로운 태양, 다른 세계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배를 타고 있었고 그 배는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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