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베아트리체와 버질.
영어식 발음이 그렇다. 하지만 내가 산 책은 프랑스어 버전.
프랑스어로 읽으면 <베아틐ㅎ체 에 빜ㅎ쥘>.
써놓고서도 어찌 이리 적을 수 밖에 없는지 잠시 한 숨.
그래도 4개월을 연습했더니 엨ㅎ'r' 사운드의 성대 긁는 소리가 좀 나와 준다.
얀 마텔이 퀘벡에 온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며칠을 기다렸다 달려갔다.
Rodolphe씨는 덕분에 새다리에 어울리는 청바지도 하나 샀다.
책에 사인을 받고 싶어서 프랑스어로 된 책을 덜컥 2만원이나 주고 샀다. 어흑.
차마 하드커버는 사지 못했다.
얀 마텔씨는 프랑스어를 능숙하게 했다.
부모님이 퀘벡콰란다. 몰랐다.
프랑스어를 못한다고 하자 영어를 또 어찌나 능숙하게. 아, 캐나다 사람이지.
한국에서 왔다하니 자기 책이 한국에서 나왔다고 한다.
알아, 안그래도 죄다 가지고 있다구.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책을 내려다 보더니, 무슈 얀 마텔께서 한 마디 하신다.
"읽을 수 있겠어?"
"someday." 그래, 언젠가는 읽을 날이 오지 않겠어?!
사진 찍는 것이 창피하여 그냥 악수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Rodolphe에게 갔더니 그럴 수는 없다면서 다시 줄을 서란다.
차마 말할 수 없던 말을 그가 무슈 얀 마텔에게 프랑스어로 주저리 주저리 잘도 한다.
한국에서 온, 자신을 좋아해마지 않는, 글을 쓰는 여자를 그는 기억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