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이라는 사람


강 회장이 구속되기 전의 일이다. 내가 물어보았다.

“강 회장은 리스트 없어요?”

“내가 돈 준 사람은 다 백수들입니다. 나는 공무원이나 정치인에게는 돈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 많은 돈을 왜 주었어요?”

“사고 치지 말라고 준 거지요. 그 사람들 대통령 주변에서 일하다가 놀고 있는데 먹고살 것 없으면 사고 치기 쉽잖아요. 사고 치지 말고 뭐라도 해보라고 도와준 거지요.”

 

할 말이 없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나의 수족 노릇을 하던 사람들이 나로 인하여 줄줄이 감옥에 들어갔다 나와서 백수가 되었는데, 나는 아무 대책도 세워 줄 수가 없었다. 옆에서 보기가 딱했던 모양이다. 강 회장이 나서서 그 사람들을 도왔다.

 

그동안 고맙다는 인사도 변변히 한 일도 없는데 다시 조사를 받고 있으니 참으로 미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데 강 회장이 계속한다.

 

“지난 5년 동안 저는 사업을 한 치도 늘리지 않았어요. 이것저것 해보자는 사람이야 오죽 많았겠어요? 그래도 그렇게 하면 내가 대통령님 주변 사람을 도와줄 수가 없기 때문에 일체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강 회장이 입버릇처럼 해오던 이야기다.

 

“회사일은 괜찮겠어요?”

“아무 일도 없어요. 지난번에 들어갔다 나오고 나서 직원들에게 모든 일을 법대로 하라고 지시했어요. 수시로 지시했어요. 그리고 모든 일을 변호사와 회계사의 자문을 받아서 처리했어요. 그리고 세무조사도 다 받았어요.”

 

그래서 안심했는데 다시 덜컥 구속이 되어버렸다.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게 사업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어떻든 강 회장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다. 미안한 마음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강 회장이 나를 찾아온 것은 내가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였다. 모르는 사람한테서 전화가 왔다.

“후원금은 얼마까지 낼 수 있지요?” 전화로 물었다.

“1년에 5천만 원까지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로 온 사람이 강 회장이다.

“나는 정치하는 사람한테 눈곱만큼도 신세 질 일이 없는 사람입니다.”

 

첫 마디를 이렇게 사람 기죽이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눈치 안 보고 생각대로 말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경계를 하지 않았다.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당시 나는 장수천 사업에 발이 빠져서 돈을 둘러대느라 정신이 없던 때였다. 자연 강 회장에게 자주 손을 벌렸다. 당시 안희정 씨가 그 심부름을 하면서 타박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정치인이 정치나 하지 왜 사업을 하려고 하느냐 하는 것이 구박의 이유였다고 한다. 그러나 나에게 직접 타박하지는 않았다. 그런 와중에 나는 2000년 부산 선거에서 떨어졌고, 2002년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에는 장수천 빚 때문에 파산 직전에 가 있었다.

 

강 회장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대통령이 아니라 파산자가 되었을 것이다. 강 회장은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나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단 한 건의 이권도 청탁한 일이 없다. 아예 그럴만한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퇴임이 다가오자 강 회장은 퇴임 후 사업을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강 회장의 생각에는 노무현이 중심에 있었고, 나의 생각에는 생태 마을이 중심에 있었다. 결국 생태마을 쪽을 먼저 하고 재단은 퇴임 후에 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그렇게 해서 주식회사 봉하가 생겼다. 이름이 무엇이든 우리가 생각한 것은 공익적인 사업이었다.

 

70억이라고 하니 참 크게 보인다. 그런데 강 회장의 구상은 그보다 더 크다. “미국의 클린턴 재단은 몇억 달러나 모았잖아요. 우리는 그 10분의 1이라도 해야지요.” 이것이 강 회장의 배포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많은 돈을 모으기가 어렵다. 꼭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강 회장 혼자서 부담을 해야 할 형편이다.

 

강 회장은 퇴임 후에 바로 재단을 설립하자고 주장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좀 천천히 하자고 했다. 강 회장 한 사람에게만 의지하는 것이 미안하고 모양도 좋지 않으니 출연할 사람들을 좀 더 모아서 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런데 퇴임 후 바로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각종 조사와 수사가 시작되고,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도 시작되니 아무 일도 시작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을 모을 수가 없게 되었으니 재단은 표류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 가급적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한다. 그러지 않아도 사업하는 사람들은 오겠다는 사람도 없었다. 사업을 안 하는 사람이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디 취직이라도 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봉하에 오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봉하에 강 회장은 매주 하루씩 다녀갔다.

그런 강 회장이 구속이 되었다. 아는 사람들은 그의 건강을 걱정한다. 제발 제때에 늦지 않게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2009년 4월 17일


면목없는 사람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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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12-08-04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분에 대한 다른 일화나 이야기들은 많지만-주로 좋은 쪽으로- 그런 건 다 모르겠고, 어쨌든 대통령님이 직접 쓰신 글이니 이건 믿어야겠다. 두 분 그곳에서도 좋은 인연 맺으시길... 요즘도 아무데서나 눈물이 난다. 대통령님 얘기만 나오면 말이다.

2012-08-08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09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11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11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낙타

 

- 김진경

 

새벽이 가까이 오고 있다거나

그런 상투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네.

오히려 우리 앞에 펼쳐진

끝없는 사막을 묵묵히 가리키겠네.

섣부른 위로의 말은 하지 않겠네.

오히려 옛 문명의 폐허처럼

모래 구릉의 여기저기에

앙상히 남은 짐승의 유골을 보여 주겠네.

 

때때로 만나는 오아시스를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사막 건너의 푸른 들판

이야기하진 않으리.

자네가 절망의 마지막 벼랑에서

스스로 등에 거대한 육봉을 만들어 일어설 때까지

일어서 건조한 털을 부비며

뜨거운 햇빛 한가운데로 나설 때까지

묵묵히 자네가 절망하는 사막을 가리키겠네.

 

낙타는 사막을 떠나지 않는다네.

사막이 푸른 벌판으로 바뀔 때까지는

거대한 육봉 안에 푸른 벌판을 감추고

건조한 표정으로 사막을 걷는다네.

사막 건너의 들판을 성급히 찾는 자들은

사막을 사막으로 버리고 떠나는 자.

 

이제 자네 속의 사막을 거두어 내고

거대한 육봉을 만들어 일어서게나.

자네가 고개 숙인 낙타의 겸손을 배운다면

비로소 들릴 걸세.

여기저기 자네의 곁을 걷고 있는 낙타의 방울소리.

자네가 꿈도 꿀 줄 모른다고 단념한

낙타의 육봉 깊숙이 푸른 벌판으로부터 울려나와

모래에 뒤섞이는 낙타의 방울소리.

 

김진경,『갈문리의 아이들』, 청사,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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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교, 는 영화를 보고 읽은 책이다. 언젠가 옆자리 선생님과의 술자리에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소설보다 못하다, 고 했다가 '국어선생'들은 문학에 대한 맹신, 이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었다. 아무튼, 고심 끝에 읽은 책인데, 음... 내가 생각할 땐, 영화와는 '다른' 소설이었다. 읽는 내내 내 노년을 생각해 보았다. 이제 평균 기대수명의 반환점을 돌았으니, 이제는 더 빨리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겠지?

 

   빈곤의 종말, 은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세계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뛰어 온 저자의 빈곤 퇴치를 위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나라마다 빈곤의 원인이 다르고, 또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 정도도 제각각인데, 지금껏 그 대처방안이 획일적이었다는 반성에서 출발해서 도움이 필요한 나라들에 맞는 '맞춤형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집행했던 저자의 경험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면서 나도 '저금통'-진짜 집에 저금통이 있다-을 털기로 결심했다.

 

   불편해도 괜찮아, 는 읽는 내내 불편하지 않았다. 김두식 교수의 책은 그래도 서너 권 읽었는데, 이번 책이 제일 흥미로웠다. 자기가 정해 놓은 선을 넘는다는 게 보통 일인가? 더구나 그 선이라는 게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의식적, 무의식적 영역이라면 더욱 더 선의 경계에서 외줄을 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든다. 왜 선을 넘어 이쪽으로 오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경계에 서 있는 존재도 필요한 법이다.

 

   조지 오웰, 은 조지 오웰에 대한 평전이다. 나는 조지 오웰을 좋아한다. 오웰을 좋아한 건 최근의 일이다. '1984'은 예전에 읽었지만, 사실 그리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런데 위건 피어로 가는 길,을 읽고부터 연달아 오웰의 저작을 읽었다. 그리고 그가 더 멋진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이 책도 초반에는 대강 알고 있는 오웰의 생애부터 차근차근 소개되어 있다. 책을 덮으니 그를 좀더 잘 알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기쁘다.

 

 

 

 

 

 

 

 

 

 

 

 

 

 

 

   시인의 죽음, 은 막판에 살짝 울었다. 교무실이었나 교실이었나 책을 읽는데, 죽음(자살)을 앞둔 시인의 행동을 읽으면서 속에서 뭔가가 올라와서 울컥했다. 교조주의적인 혁명이 어떻게 한 인간을 파멸시키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훌륭한 소설이다. 그리고 우리의 운명이라는 건 참으로 알수 없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다이허우잉(저자)은 문혁에 꽤 깊은 상처를 받은 거 같다.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4, 는 가볍게 읽었다. 이제는 십자군 전쟁에 맞서 싸운 이슬람의 영웅, 술탄 '살라딘'이 등장한다. 역시나 어려운 내용도 만화로 읽으면 쉽게 이해가 된다. 아쉬운 점은, 전편들을 읽은 지 너무 오래돼서 앞 내용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과 촌철살인의 풍자,는 점점 줄어들었다는 점! 어쨌든 나올 때마다 읽고, 완결되면 다시 정주행을 해야 할 작품이다.

 

   산동네 공부방, 그 사소하고 조용한 기적, 은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 책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편안히 읽을 수 없는 책이다. 감천동에 있는 '우리누리' 공부방 이모인 '최수연'선생님이 쓰신 이 글에는 거짓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공부방'이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인지 좀 알고 있어서-물론, 최수연선생님과의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여러 자리에서 여러 번 뵈었다- 더 마음이 쓰였다. 공부방을 위해서도 이런 책은 세상에 나와야 하고, 또 읽혀져야 한다.

 

   로마제국쇠망사1, 은 스스로에게 방학을 기념해서 산 책이다. 이번 방학엔 이 책 1-6권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매일 하루에 100쪽씩 읽어야 겨우 다 읽을 수 있을 듯한데, 벌써 계획에 조금씩 차질이 생기고 있다. 생각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데, 다 읽고 나면 무엇이 기억에 남을 지 궁금하기는 하다.

 

 

   흔치 않게 선물로 받은 책이다. 지금은 다른 학교로 가신 정OO 선생님이 알라딘을 통해서 보내주셨다. 법륜 스님이 부산대학교에서 이 책을 주제로 북콘서트를 하는데, 함께 가보기로 약속을 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우리나라', '강대국', '발전' 이라는 단어들에 약간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또 읽고 나서 인터뷰어의 역할은 무엇인가, 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같은 생각을 가진) 우리끼리 좋아서 맞장구치면, 마음은 참 편하고 좋은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히려 인터뷰어가 반대편의 논리로 치열하게 공박을 펼쳐야 독자들이 인터뷰이의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 통일, 새로운 100년, 이런 얘기를 듣고 있으면 가슴이 막 뛰어야 한다는데, 나는 조로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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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7 0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27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열매 2012-08-0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티나무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는지...궁금해요

책 목록 중에서 조지오웰 책이 눈에 쏙 들어오네요 요즘 조지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를 한참 읽었거든요~ 평전이라니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조지오웰 책을 읽으며 저도 그 사람이 좋아졌어요. 아래 책 목록엔 저랑 겹치는 게 꽤 있던데..^^ 염소의 축제는 1권밖에 못 읽었고 천년의 그림여행도 소장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보진 않고 훑어보기만요. 8월엔 제대로 읽어보려고 해요. (의지만 가득ㅋ)

올해 하반기엔 더 좋은 책들 많이 읽으시고 리뷰도 올려주세요.....뜸해요!
더운 여름 몸 건강히 잘 지내시길요... 8월의 시작을 기쁘게 하시길!ㅋㅋ
응원합니다~~!^^

느티나무 2012-08-01 15:00   좋아요 0 | URL
방학이지만, 보충수업 기간이라 매일 등교를 합니다. 3학년들은 오후에 자습까지 하고 있으니, 방학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요. 조지 오웰의 평전은 좀 별로였어요. 왜냐면 오웰이 쓴 다른 글을 읽으면 그의 생애가 대강 드러나는데, 거기에 덧붙임이 많은 책이었거든요. 리뷰는 마음은 가득하지만, 제가 글을 못 써서 쓰려고 맘 먹어도 시간이 꽤 걸리는데 학교를 다니니 그렇게 긴 시간을 집중해서 글을 쓸 수가 없네요. 전에 여행 갔다 왔더군요.(제가 댓글을 남겼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아마 눈팅만 한 것 같은데... 님도 즐거운 방학 보내시길 빕니다.

2012-08-01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티나무 2012-08-01 15:01   좋아요 0 | URL
피어(pier)가 '부두'라는 뜻이지요...ㅋ
 

 

 

 

 

 

 

 

 

 

 

 

 

   경쟁에 반대한다, 는 자본주의 체제에 익숙한 우리가 아주 당연하게 여기는 '경쟁'이라는 환경이 자연계이든 역사적으로든 사실은 매우 예외적이고 특수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경쟁적인 환경이 가져온다고 믿고 있는 긍정적인 성과-예를 들면 효율성-도 사실은 그 효과가 매우 의심스럽다는 논지를 전개한다. 설렁설렁 읽고 넘길 수 없는 책이다. 꼼꼼하게 복습할 필요가 있는 책!

 

   경제는 왜 위기에 빠지는가, 는 작년에 샀던 책인데 지금껏 미뤄뒀다가 최근에 읽은 책이다. 2008년 이후 우리에게 경제 위기는 일상이 되었다.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으로 공황(위기)의 발생은 필연적이라고 한다. 공황은 자본주의 경제 흐름의 순환 과정의 한 부분으로 이를 피할 수 없다는 맑시즘의 경제학 이론을 쉽게 풀어서 정리하고 있다. 그러나 나한테는 그리 실감 있게 와닿지는 않았던 책!

 

   정조의 비밀편지, 는 우리 학교 선생님께 선물로 받은 책이다. 작년이었나, 정조와 심환지의 비밀 편지가 발견되어 정조를 둘러싼 기존의 여러가지 가설들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결정나고 있었다. 비단 정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어떤 공적인 인물의 공적인 면모 이외의 다른 면모를 엿본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리 두껍지 않아서 쉽게 읽을 수 있다. 그 선생님께는 감상문을 쓰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약속은 못 지켰다.

 

   한국의 나무, 는 통독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그냥 틈날 때마다 조금씩 읽거나, 흥미로운 나무를 보고 온 때 펼쳐 봐야할 책이다. 그런데 보기에도 책의 만듦새는 훌륭하다. 또한 저자들의 공력 또한 대단하다는 게 바로 느껴진다. 두고두고 봐야 할 책이다.

 

 

 

 

 

 

 

 

 

 

 

 

 

 

   염소의 축제 1,2, 는 무척 흥미로운 책이다. 처음 20-30쪽만 넘기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읽을 수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독재자, 트루히요 암살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소설의 전개 방식이 무척 흥미롭다. 또 좀 낭만적이라고 할까, 암살 계획이 약간 어슬프다고 해야 할까, 암튼 그랬다. 기억나는 사실 한 가지는, 독재는 사람들(국민)의 암묵적인 동의와 지지 속에서 유지된다는 것이다. 트루히요가 문제가 아니라, 트루히요를 받아들인 일반 국민들의 마음이 달라지지 않으면 위험하다. 독재를 겪었고, 아직도 그 독재자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꼭 읽어야 할 소설이다.

 

   가재미와 먼 곳, 은 문태준의 시집이다. 가재미는 일전에도 읽었던 시집인데, 먼 곳,을 사면서 같이 샀다. 가재미는 읽고, 필요한 학생에게 줬던 거 같다.(음, 나한테 시집을 받아갔던 그 녀석, 이번에 왜 그런 일을 했을까?) 먼 곳,은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지만, 마음이 내려 앉는 시, 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아직도 시를 읽는 힘이 약하다.

 

 

 

 

 

 

 

 

 

 

 

 

 

 

 

   라파엘전파와 천년의 그림여행, 지난 겨울 방학 때 샀던 책이다. 그 때는 여유도 좀 있고 해서 한동안 그림책을 몇 권 샀었다. 그림에 대해서 잘 알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그림은 느끼는 것이라는데, 자꾸 가슴보다는 머릿속이 먼저 바쁘다. 그림책을 차곡차곡 뒤적여 보는데, 천년의 무게만큼이나 그림의 무게가 만만치가 않다. 매일 조금씩 볼 계획이었으나, 지금은 뒤로 밀려나 있어 내 책상 구석에 고스란히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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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5월에 있었던 김제동 씨의 토크콘서트! 지난 4월 총선에 출마했다가 아쉽게 낙선한 문성근 씨가 이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해서 지역 문화 활동을 시작했다. 그래서 첫 번째로 기획한 문화 활동이 김제동 토크 콘서트였다. 수업 마치고 늦게 가서 맨 뒤에 줄을 섰더니, 운 좋게도 객석의 자리는 없고, 무대 위에 앉게 됐다. 음, 나는 사회자석 마이크 밑에 기대고 앉아서 편안하게 들었다. 음, 강연은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아니 자꾸 시계를 보며 가는 시간이 아까울 만큼, 좋았다.

 

 

 

 

   지난 7월 초에 있었던 법륜 스님 북 콘서트-새로운 100년에 갔었다. 정OO 선생님께서 미리 연락을 주셔서 나와 김OO 선생이 함께 가서 들었다. 차분하게 모든 질문에 막힘 없이 답변하시는 스님과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애쓰는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려 2시간 반이나 이어진 콘서트가 끝나고 그날의 콘서트를 안주 삼아 가벼운 뒷풀이가 이어졌다. 스님의 콘서트 내용에 대해서는 기회가 될 지 모르겠지만, '리뷰'로 대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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