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발버둥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몸은 건강하고 마음도 편하게 잘 있으니, 소식이 드문드문하더라도,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1. 사진 속의 저 녀석, 요즘 감기랍니다. 열이 조금씩 있어서 투정을 부리는데, 아내가 고생입니다. 예약한 병원은 이번에도 못 갔습니다. 감기가 나으면 가려구요. 집에 들어가면 자고 있을 때가 많지만, 깨어있을 때는 녀석이 활짝 웃어 줍니다. 기분이 좋아요.
2. 어제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박성귀!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고, 제가 뒤늦게 재수를 시작했을 때도 이 친구가 있던 학원을 찾아갔었지요. 힘든 시절을 같이 버텨온 친구랍니다. 제가 하던 공부방도 함께 했고, 이 친구는 공부방에서 만난 분과 결혼했고, 직장 때문에 지금은 포항에 살고 있습니다. 2년 전에 제가 친구의 아들 녀석, 대부를 섰습니다. 부산에 연수가 있어서 내려온 김에 만났지요. 학부모가 된 직장인 아저씨와 모교의 선생이 된 아저씨가 20년 전 그 어름의 이야기를 낄낄거리며 하고 놀았답니다. 마침 비도 내렸구요.
3. 내일은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모임에서 이번 학기에 배우던 미술 치료를 마무리하는 날입니다. 이 내용은 이야기거리가 많으니까 다음에 꼭 올려둘게요. 모두아를 생각하면 마음이 참 아픕니다.
4. 학교에서는 수행평가와 수업 준비로 여전히 바쁩니다. 아이들과 공책이나 문제집으로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어요. 2학년 학습동아리의 독서 모임도 계속해 나갑니다. 저녁엔 우리 반 교실에 앉아 같이 공부하고 있을 때가 많아요. 밤이 깊으면 정독실로 자리를 옮겨서 공부합니다.
5. 공부방도 꾸준히 나갑니다. 제가 가르치는 녀석은 승욱이라는 녀석인데, 2년 째 보고 있는데, 엄청나게 발전했어요. 저는 책읽기를 합니다. 요즘 몽실언니를 읽고 읽는데, 책읽기에 흥미를 갖게 된 게 무엇보다도 좋아요.
6. 책은 여러 권 손을 댔는데, 기록으로 남겨두지는 못 했네요. 정리한 지가 너무 오래 되었으니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그래도 최근에 읽은 것 중에 좋았던 책은, 가만히 좋아하는(김사인), 내 꿈의 방향을 묻는다(정지원), 모국어의 속살(고종석), 왜 세상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 남한산성(김 훈) 등이네요.
7. 학급 담임으로서 우리 반 녀석들이 참 좋습니다. 이제는 어른처럼 행동합니다. 가끔 철 없는 행동에 쏟아지던 담임의 거침 없는 잔소리가 이젠 저희들도 지겨워진 것일까요? 공부야 저희들이 하는 것이고, 저는 다만 함께 걸어가는 것일 뿐이구요.
남들이 어떻게 보든지 간에 저는 제 생활에 만족하고 늘 기분이 좋은 편입니다. 몸을 혹사하고 있는 것처럼도 느껴지지만, 마음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한 마디로 잘 지낸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네, 그래요, 별 일 없이 잘 지냅니다. 이렇게 잘 살아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