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에 누굴까? 1 - 나야 나, 강아지 내 뒤에 누굴까? 1
후쿠다 토시오 지음, 김숙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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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뒤에 누굴까?>...제목이 맘에 들었다. 우리 인간의 눈이 얼굴 앞에 위치한 까닭에 '앞'을 보는 일엔 익숙하지만 '뒤'는 의도하지 않는한 뒤를 돌아보지 않는데...그 '뒤'쪽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물론 책 속으로 들어가면 그 호기심은 '밑'과 '위'로도 확대되지만...

책의 내용은 의외로 단순하다. 동물 한마리씩 등장할 때마다 앞, 뒤, 위, 밑...이라는 위치가 나오고 거기에 해당하는 곳에 마치 힌트처럼 다음 동물의 부분 그림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은 그것을 보고 자기가 알고 있는 동물을 추리해내고 책을 읽어주는 어른은 그 힌트를 보고도 못 본 척 눈 감아준다. 그래서 아이가 다음 동물을 맞췄을때 "우와! 정말이네!! 대단한걸?? 엄만 몰랐는데..."하고 놀라는 반응을 해주면 한껏 의기양양해진 아이는 엄마의 그런 반응을 즐기는데 그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이 책은 영아에 해당하는 3세무렵부터 4,5세까지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동물 그림을 보고 이름을 알 수 있는 가하면 앞, 뒤, 위, 옆...이라는 위치에 대한 개념도 터득할 수 있고 각각의 동물들이 어디서 생활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또 책이 지닌 장점 하나는 등장하는 동물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순.....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다음에 등장할 동물친구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을 하고 있다. 그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처럼...때로 아이도 그 동물친구들의 행렬 속에 동참하고픈 마음을 갖게 한다.

그리고 처음 이 책을 봤을때 코끼리나 기린, 거북은 왜 나오는 걸까...하고 의아해했다. 강아지나 고양이, 토끼, 부엉이, 쥐, 다람쥐, 새...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동물은 굳이 왜 넣었을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곧 그 의문을 풀 수 있었다.

바로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이 아이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어린 아이들에게 있어 몸이 가장 큰 코끼리나 목이 가장 긴 기린, 딱딱한 껍질을 등에 지고 다니는 거북은 신기함과 동시에 경이로운 대상이다. 작가는 그런 아이들의 특성을 잘 알기에 이 책에 그 동물들도 등장시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젤 마지막 장에 가면 화면은 크게 확대가 되어 지금까지 뒤, 앞, 밑, 위로 살펴봤던 동물들이 모두 등장하는데 그 장면이 무척 아름답다. "우린 모두 가까이 있었네"하고 외치는 장면....작가는 아마도 이 말을 하고 싶었던 듯하다. 아무쪼록 우리 아이도 이 장면을 가슴속에 오래도록 간직했으면 한다 

하지만 작은 오류도 눈에 띄였다. '거북'을 우리는 흔히 '거북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맞는 표현이 아니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 아, 거북이로구나> 고 해서 '거북이'란 부분에 글자 크기를 달리했는데 그것은 <아, 거북이로구나>로 수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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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란1 2006-05-16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추천하고 갑니다. 김희동 선생님의 발달론을 들으면서 자기가 꼭 들어야 할 내용이라 생각했습니다. 0~3세의 아동 발달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임신기간에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게 심리적 안정이라는 군요. 아기가 행복한 시간을 가지도록 한없이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19세
이순원 지음 / 세계사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장편소설이라기엔 다소 짧은 느낌이 듭니다. 3,4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정도...

내용은 좋았습니다.

뭐랄까....내가 XY염색체를 가진 여자로 존재하는 한, 죽었다 깨나도 알 수 없는 사춘기 남학생의 일상을 들여다본 느낌?

아하! 얘네들은 이때 이런 고민들을 하는구만...별것도 아닌것 갖구...

하지만 학창시절 집-학교-집이 전부였던 내게 이 책은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학교다니다가 공부하기 싫다고 책이랑 가방, 교복에 불을 지르질않나...농사짓겠다고 집을 나가질않나...물론 나중엔 농사꾼이 아닌 학생....자신의 자리로 돌아온다는 내용인데요.

전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아버지가 정말 대단하시더군요. 잘 닦여진 큰 길을 벗어나 잡초가 무성한 샛길로 들어서려는 아들에게 명령이나 우격다짐이 아닌 끝없이 설득하는 아버지....이래서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한 거로구나...느낄 수 있었어요.

사춘기로 몸살을 앓거나 사춘기를 앞둔 부모라면 아이보다 먼저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부모도 이미오래전에 겪고 지나온 길이지만 잊고 있었던 그 시절이 담겨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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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화가에게 말 걸다
최병수.김진송 지음 / 현실문화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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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6월.

대입재수생이었던 난 짜증스런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친구와 대학도서관에 애써서 자리잡이 공부하려고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내 눈과 코를 괴롭히는 것이 있었다. 최루탄... 첨엔 좀 참아보려고 애써보지만 난 매번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그것이 미치지 않는 먼 곳으로 짐싸들고 도망가는 것이다. '누군 대학가려고 이 고생인데 정작 대학생들은 맨날 데모만 하다니...'이해할 수가 없었고 그때의 경험은 나로 하여금 민주운동이 꽃을 피웠던 8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내면서도 운동권과는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튼튼한 벽을 쌓게 만들었다.

최 병 수. 난 그를 몰랐다.

<한열이를 살려내라> <노동해방도> <장산곶매>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작품의 작가가 최병수란 사실은 역시 몰랐다.

이 책으로 인해 나는 그 세가지의 공통분모, 세 개의 꼭지점 가운데 최병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 셈이다.

<목수, 화가에게 말 걸다> 이 책은 표지가 주는 느낌이 실로 크다. 드넓게 펼쳐진 갯벌에 솟대가 세워져있고 그 곁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황량한 듯 보이지만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갯벌이기에 푸근함과 굳센 의지가 물씬 풍겨나온다.

거기에 제목은 또 무슨 의미인지...누가 목수고 누가 화가야?...하는 의문이 생겼다.

1. 목수:최병수, 화가:김진송   2. 목수:김진송, 화가:최병수   3. 목수:최병수, 화가:최병수

이 세가지 경우를 머리에 새기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이야기꾼이다. 걸걸하고 카랑하게 쏟아내는 그의 목소리는 늘 힘이 있고 거침이 없다>고 표현한 최병수가 마치 내게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그는 때로 흥에 겨워서, 때론 단호하고 결의에 찬 음성으로 자기가 살아온 나날들을 내 앞에 폴어놓았다. 그리고 그 곁에는 최병수가 하는 얘길 들으며 같이 웃고, 울고, 울분을 참지 못하고 화내는 내가 있었다.

<어쩌다 민중벽화를 그리는 팀에 섞여서...80년대 미술운동의 한복판으로 휘말려 들었다>는 최병수는 어린 시절부터 손재주가 많았던 모양이다. 분필로 장승을 깎는가하면 버드나무 가지를 구부려 즉석에서 빨래집게를 만드는 등 주변 사물을 이용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신감을 키워나갔다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땐 같이 간 누나에게 "누나, 선생님이 맘에 안드는데 담임을 바꿔주던가, 내가 줄을 바꾸던가 하면 안될까"...이런 말을 하는 맹랑한 구석까지...

또 학교에 가는 날보다 빼먹는 날이 많았고 교실에서 수업 받는 것보다 학교 뒷산에 드러누워 구름이 흘러가는 모양을 지켜보는 날이 더 많았다고 하는데 이 모든 것이 그가 작품을 펼쳐나가는 밑바탕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얼음덩어리로 펭귄을 깎아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알리고 새만금 해창갯벌에 수많은 솟대와 장승을 어떻게 세울 수 있었을 것인가. 바로 그가 누구보다 이 땅을 사랑하고 생명들을 사랑하고 더불어 이 지구를 사랑한다는 증거가 아닐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아직 알고 싶은 게 많다.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당당하고 주민등록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서 수십차례 외국을 들랄거릴 수 있었을만큼 자유롭고 거침없고 순수한 그 영혼이 앞으로 어떤 빛을 자아낼 것인지...계속 그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지금이라면 예전처럼 민중의 함성을 외면하기보다  힘내라고 손을 잡아줄 수 있으리라...

사족 : 내가 제목에 품었던 의문에 대한 답은 우습게도 책 뒷표지에 버젓이 나와있었다         

<나무 깎던 목수 최병수가, 그의 펄펄 살아있는 생명의 힘으로 화가 최병수한테,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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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ove4312 2007-02-2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쪽에서 일하던 김진송은 목수가 되었고, 목수이던 최병수는 화가가 되었죠^^
누가 누구에게 말걸던...
 
안녕 빠이빠이 창문
노튼 저스터 지음, 크리스 라쉬카 그림, 유혜자 옮김 / 삐아제어린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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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척 사랑스런 책입니다. 아름답구요.

그림책은 아무래도 그림이 먼저 다가서는 것이니만큼 그림의 몫이 큰데요.

바로 이 책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요.

알록달록 화려한 크레파스에 부분적인 테두리는 자칫 엉성해보일 수도 있지만

디즈니류의 에니메이션처럼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서 

그림책을 보는 아이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화려한 그림책에 정작 색깔은 그렇게 많이 쓰지 않은 것 같아요.

크레파스를 서로 섞어서 색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노랑과 초록으로 나무를 표현하고 황토와 갈색으로 머리카락의 음영을 나타냈는데요.

이런 작가의 색감은 어두운 밤을 표현하는 데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초록과 청록, 파랑과 군청..이것들이 서로 어우러져서

근사하고 매력적인 청보랏빛 하늘을 펼쳐놓았는데요.

전 이 장면에서 잠깐 숨이 멈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역시 칼데콧 수상작가야!!!!

참, 내용에 부분적으로 색깔을 달리한 손글씨가 있어요.

<톡톡톡>이라든가 <하모니카를 불어요> <여기가 부엌이에요>...

이런 부분에 아이의 글씨체로 적었는데 좋은 표현방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본이 좀 마음에 걸리네요. 표지는 양장본이지만 속은 제봉실이 다 보여요.

그래서 아이랑 읽느라 자주 꺼내고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까

가운데 부분의 제봉실이 조금씩 풀어지네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반복해서 보는 아이들의 특성을 알았다면

이렇게 제본하지 않았텐데...하는 생각에 만점을 주진 못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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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몽당연필님의 "새로운 인생의 길을 열어준 동반자들..."

참, 이 책에서 '몸가축' '개가축'이란 말이 몇 번 나오는데요. 무슨 뜻인지 검색해봤더니 '몸가축'은 몸을 매만져서 거두는 일이란 순우리말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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