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 -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엄마 성장 에세이
김혜형 글 그림 / 걷는나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니 목소리가 왜 이렇게 커졌냐?” “예전보다 성격이 많이 급해졌네.”

오랜만에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내게 이런 말을 한다. 예전보다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목소리고 커지고 억세졌다고. 그럼 난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아들만 둘이잖아요. 말도 마세요. 맨날 전쟁이라니까요. 전쟁!”




사실 충격이었다. 내가 변했다니. 그것도 내가 그렇게나 싫어했던 거세고 드센 아줌마가 되었다니. 갑자기 슬퍼졌다. 또 한편으론 왠지 억울했다. 아이 하나만 있을 땐 나도 매사에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다정한 말을 건네는 좋은 엄마였는데. 그런데 아들만 둘. 그것도 여섯 살 터울의 두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나를 그렇게 변하게 만든 거라고 합리화했다. 하지만 나도 알았다. 그게 억지라는 걸.




<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라는 책이 출간됐을 때 처음엔 평범한 육아서인 줄 알았다. 몇 년 전 아이들의 자존감이나 사교육이 아닌 자기주도학습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이후로 그와 관련된 책이 수시로 출간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을 보지 못한데다 두 아이의 엄마인 나로서는 그런 책들이 더욱 궁금했다. 더 늦기 전에 꼭 읽어봐야겠다는 다급한 마음에 한동안 그런 책들을 읽었는데 결론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는 거였다. 책마다 각각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큰 틀은 비슷하다는 것. 별다른 것 없이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 <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는 달랐다.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엄마 성장 에세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기르는 것이 아닌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책에는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가족을 위해 애쓰는 엄마(저자)와 그녀의 아들 지수가 일상속에서 주고받은 마주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워킹맘 엄마를 둔 지수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어린이집에서 일과를 보낸다. 엄마는 아침에 아이를 맡기고 저녁에 데려오는 일상이 이어졌다. 일에 쫓겨 일상의 자잘한 행복은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그런 엄마에게 아이는 조금씩 사랑과 행복을 전해준다. 자신이 백 살 먹은 할아버지가 돼서도 자기 옆에 있어야 된다고 엄마에게 몇 번이고 다짐을 받고 어린이집의 예쁜 선생님보다 더 좋고 최고라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어린이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느라 힘들텐데 그런데도 언제나 엄마에게 밝게 웃는 아이를 보며 저자는 고민한다. 어떻게 해야 아이가 진실로 행복할까? 그런 오랜 고민 끝에 저자는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야겠다고 결심한다. 다른 아이들과 경쟁하거나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 없이, 그 어떤 사교육 없이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무엇이 진정한 행복일까?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뭐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생활이 불행은 아니더라도 진정한 행복은 아니란 건 분명했다. 내가 아이를 위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이에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걸 수시로 느낀다. 그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발만 동동 구른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란 말만 반복하면서. 가열차게 앞으로만 내달리는 열차에서 과감하게 뛰어내리면. 그러면 될텐데, 그럴 수 있는 용기가 없는 것이 한심스러울 뿐이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지수가 자신은 ‘포기’한 게 아니라 ‘선택’한 거라는 말이 내 가슴에 쿡 박힌다. 아프다. 이 아픔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 고집쟁이 녀석 - 내 아이와 힘겨루기 끝내기 프로젝트
로버트 J. 매켄지 지음, 이순호 옮김 / 교양인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어머니, 애들은 벌써 다 알아요. 부모가 어떤지...”

둘째가 5살이 되어 유치원에 보내려고 여기저기 상담을 받을 때였다. 찾아간 유치원의 원장이 이런 말을 했다. 요즘 애들은 옛날과 다르게 영악해서 부모가 자기한테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하면 부모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지 이미 터득하고 있다고. 큰애 때의 경험이 있으니 둘째를 키우는 건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큰애 때보다 오히려 더 힘들었다. 아이와 하루 종일 씨름과 줄다리기를 하면서 나는 점차 지쳐갔다.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었다. 결국 둘째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는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교육을 찾아다녔다. 아이의 기질이나 특성, 아동심리와 발달 이해, 대화법에 이르기까지 여러 강좌를 들으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아이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거였다.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 때 당시의 내 기분과 컨디션, 상황에 따라 해결방식이 달랐는데. 일관성이 없는 육아태도가 가장 안 좋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다면 아이를 일관성 있게 키운다는 건 어떤 것일까. 이 고집만 센 녀석에게 일관성이 통할까? 궁금해졌다.




‘내 아이와 힘겨루기 끝내기 프로젝트’라는 부제의 <요 고집쟁이 녀석>은 제목에서, 표지를 넘기자마자 만난 머리말에서부터 나를 확 끌어당겼다. 고집불통 청개구리 같은 녀석이라 화는 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화내면 안 된다고 배웠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아동발달과 상담심리에 대해 상당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던 저자도 나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온 것이 아닌가. 너무나 다른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저자는 돌파구를 찾기에 나선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진행한 교사 역할에 대한 연구에 참가하면서 저자는 ‘한계 정하기’란 것을 알게 되어 그것을 아이에게 적용해보게 된다. 그리고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 아이의 모습에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아이들에게 가장 알맞은 지도법이란 걸 깨닫게 되는데, 이 책은 바로 저자가 직접 경험했던 그런 방법들에 대해 알려준다.




책은 모두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자기 자신을 알고 적을 아는 게 급선무이듯 올바른 자녀 양육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부모와 아이의 기질이 어떤지 정확히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고집 센 아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부모의 행동, 반응을 탐색하는지 짚어주고 금지된 행동을 제재하는 방법을 조언하는데 이때 부모의 말과 행동이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계 정하기’ 역시 마찬가지다. 단호한 한계였는지 모호한 한계였는지 평소 자신이 아이를 대할 때 어떤 방법을 취했는지 돌아보라고 한다. 책의 초반에 자신과 아이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했다면 이후는 새로운 방법을 하나씩 터득하는 것이 남았다. 아이에게 큰소리로 화내기 이전에 구체적인 아이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서 지시하되 만약 아이가 못 들은 척 한다면 반드시 확인을 하라고 말한다. 내가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일관성’에 대해서도 저자는 말과 행동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엄마와 아빠의 일관성, 앞과 뒤의 일관성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수정할 때도 끊임없이 반복해야 비로소 올바른 습관, 행동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고 하니 무엇보다 인내가 필요한 것 같다.




“애는 좀 별나게 커야 돼.” 지인은 늘 이렇게 말한다. 유순한 아이보다 고집 세고 유별난 아이가 커서 뭐가 되도 된다고. 하지만 나로서는 그런 아이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내 아이가 ‘왜’ 이런지 속만 끓였다. 괴로운 것도 결국 나였다.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해결방법을 찾는 것도 아이가 아닌 나의 몫이었다. 책에는 아이의 연령에 따른 한계 정하기 가이드가 있는데 둘째는 물론 큰아이에게도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존 가트맨.최성애 박사의
존 가트맨.최성애.조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안~되엣!” “이제 좀 그만해라” “잠깐 좀 기다려봐!” 내가 하루에 이 말을 몇 번 하는지 세어보면 얼마나 될까. 한 달 동안은? 그럼 일 년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건지 무조건 반항하고 발을 굴리며 짜증을 내는 큰아이, 위험한 장난은 도맡아놓고 일을 저지르는 작은 아이. 이 두 아이를 키우면서 난 갈수록 목소리만 큰 엄마가 되었다. 그렇다고 내가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분명 그 누구보다 사랑하건만 아이들을 돌보고 건사하는 게 너무나 힘들 뿐. “누가 제발 나 좀 살려줘”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을 뿐이다.




사실 난 자신이 있었다. 정리정돈을 하거나 멋들어진 음식을 장만하는 데는 서툴지만 아이들 보는 건 달랐다. 많은 형제들 속에서 자랐고 내가 돌본 조카도 여덟 명이나 되기에 문제없을 거라 여겼다. 완벽한 엄마는 못 되지만 최고의 엄마는 될 수 있을거라 자신했는데. 이럴수가.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탄판이었다. 완전히 나만의 터무니없는 착각이었다.




큰 아이 때는 나았다. 아이는 여러모로 날 힘겹게 했지만 그래도 잘 다스리고 참아내며 엄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뒤늦게 작은 아이를 임신했을 때 이번엔 더욱 잘할 수 있을거라 안도했다. 그런데 작은 아이는 달랐다. 기질이나 성격, 취향이 큰아이와 정반대였다. 고집이 세다는 최악(?)의 조건만이 유일한 공통점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유순하고 멀쩡하던 큰아이가 동생이 태어나면서 갑자기 매사에 밉살스런 행동을 일삼았다. 난 자연히 큰 아이를 나무랐다. “너보다 여섯 살이나 어린데, 형인 니가 그런 행동을 하면 되겠니?” 큰아이는 소리쳤다. “나도 아직 아기야!”




대체 어디가, 어떻게 잘못된 걸까. 육아서를 닥치는 대로 읽었다. 아이들의 심리와 마음,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해서 아동심리학 책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책을 볼 때는 무릎을 치다가도 막상 아이들과 지내면서 적용해보려고 하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내 아이를 위한 감정 코칭>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저자의 명단에 있는 ‘존 가트맨’이란 이름 때문이었다. 몇 년 전 그의 책을 읽고 어둔 길이 밝아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기에 이 책 역시 기대가 됐다.




책은 존 가트맨의 ‘감정코치’법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감정코칭의 핵심은 다섯가지다. 첫째, 아이의 소소한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 둘째 아이의 감정표현을 친밀감과 감정코칭의 기회로 볼 것. 셋째, 아이의 감정에 이해심을 가지고 귀 기울일 것. 넷째, 아이가 자심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볼 것. 다섯째,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한마디로 아이의 행동과 감정표현에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분명한 한계를 지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감정코칭을 통해 아이는 다른 아이보다 자기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화가 나더라도 자기 컨트롤 능력이 뛰어나고 금세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습적인 면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책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아직도 완성되지 못한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아이의 내면에 쌓인 분노와 상처, 슬픔을 감싸주기 위해선 우선 내 안에 쌓인 분노, 상처를 먼저 치유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난 여태까지 이 말을 오해한 것 같다. 아이는 곧 나 자신이라고. 그렇기에 아이의 잘못된 행동은 (아이의 감정이 어떤지 들여다보기에 앞서) 그 자리에서 고쳐줘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부모에게 잦은 억압과 규제를 받은 아이는 자존감이 낮은 아이로 성장하고 끝내는 어긋난 행동을 보인다고 하니 실로 충격적이다. 




부드러운 손길로 아이를 안은 여인과 여인의 손에 안겨 편안하게 잠든 어린 아이. 참으로 평화로운 풍경이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인의 세 시기> 중 일부가 그려진 <내 아이를 위한 감정 코칭>. 사실 본문의 바탕이 된 ‘감정코칭’은 존 가트맨의 전작에서 이미 다뤄진 내용이라 그리 새롭지 않다. 하지만 책에는 그동안 가정과 학교에서 수많은 부모와 선생님들이 경험한 사례들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내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은 부모와 성인이 된 모든 이에게 꼭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
안톤 부헤르 지음, 송안정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드넓은 초록이 가득한 언덕, 그곳에 두 팔을 활짝 벌린 사람들이 있다. 두 팔을 벌려 활기차게 운동하거나 흥겹게 춤을 추고 신나는 공놀이를 하거나 귀여운 강아지를 안아주기 위해 그들은 두 팔을 활짝 벌렸다. 얼굴 가득 행복한 웃음을 띄고.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표지를 보자마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배꼽을 잡을 만큼 재미난 이야기를 들은 것도 아니고 그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그림으로 본 것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다. 주위 사람의 하품이 내게 전염되듯 행복도 그런 걸까?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은 아이들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걸까? 그것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책은 4개의 장, ‘행복이란 무엇인가’ ‘긍정적 정서들, 기쁨과 행복의 발달’ ‘아이들이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다’ ‘ 행복을 위한 교육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책은 제일 먼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누구나 잘 안다고 생각했던 ‘행복’이 실은 그 어떤 말보다 가장 애매하고 막연하다고. 왜냐면 사람의 생김새나 개성이 다른 것처럼 행복도 마찬가지여서 ‘아내와 함께 포도주를 마시는 순간’ ‘산 정상에 올라 아래를 바라볼 때’처럼 그 사람의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즉,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언제가 ‘행복하다’ 혹은 ‘행복하지 않다’ 느끼는 건 오롯이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모든 사람은 각자가 행복의 심판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감정, 정서는 어떻게 발달하는가. 여기서 저자는 ‘선천적인 기본 정서’에 대해 말한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일찍 희노애락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데 앞을 보지 못하는 어린 아기까지도 상황에 따라 저마다 다른 감정을 보여준다는 것을 오랜 관찰을 통해 알아낸다.




이후 3장, 4장에서 아이들이 말하는 행복과 행복을 위한 교육에 대해 짚어주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대목이었다.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행복할까?’ 저자는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아이들에게서 찾는다. 1,319명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복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가정에서 가족(부모 혹은 형제자매)들과 함께 할때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가정이 행복한 장소로 느껴지면 유년기 전체가 행복하게 평가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결과를 얻기에 이른다. 하지만 또 이런 의문이 든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가정에서 벌어지는 폭력사태는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에 대해 저자는 과거의 삶이 현재에 비해 여러모로 단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가족간에 대화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고 신뢰와 믿음이 존재했다고 꼬집는다. 한마디로 가족이 뭔가를 함께 하는 활동이 아이들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큰아이에게 물었다. “넌 언제 행복해?” 큰아이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놀 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볼래?” “동생이랑 게임할 때.” “아, 동생 유치원에서 운동회할 때도 좋았어.” 사실 아이의 대답이 어떠하리라는 건 미리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알고 싶었다. 확인하고 싶었다. 아이가 언제 어떨 때 행복해 하는지...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내가, 나와 남편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답답했다. 내 아이에게 있어 학교는 행복을 느끼고 체험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것이. 아이의 행복에 대해, 아이에게 행복을 느끼고 해주고 싶은 모든 부모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슈퍼부모들의 공부기술 - 5개국, 2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슈퍼부모들의 자녀양육 비법
조석희.제임스 캠벨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라면 대부분 이런 경험, 생각들을 할 것 같아요. ‘내 아이가 혹시?...천재가 아닐까?’ ‘여기서 조금만 더하면 영재가 되지 않을까?’...좋게 보면 희망이요, 나쁘게 보면 착각이라 할 수 있는 이런 생각들로 인해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과도한 학습을 강요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집니다. 아이에게 학습관련 학원의 순례를 시키지 않고 과한 요구는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다른가 봐요. 은연중에, 무의식중에 나오는 행동이나 말투가 아이로 하여금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이러는 건 바로 너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서야...라는 말이 아이에게 잘 전달되지도 않는 것 같구요. 그래서 궁금해지더군요. 아이에게 자신감,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성취감을 맛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슈퍼 부모들은 나와 어떻게 다를까.




<슈퍼 부모들의 공부 기술>은 지난 20년간 ‘국제수학. 과학올림피아드’ 입상자들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조사와 인터뷰를 거친 연구를 토대로 한 책인데요.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성취감’입니다. 아이는 누구나 각자 자신만의 자질과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 아이가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바로 부모가 아이의 특성을 얼마나 잘 살리고 성취하는 습관을 길러주느냐에 있다는 거지요. 그것도 ‘극성스럽게’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성취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말입니다. 책의 머리글에 있는 이 대목을 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놀랐습니다. ‘극성스럽다’라는 말은 적극적이다 못해 지나치게 드세다는 의미가 강했고 그 말은 곧 ‘치맛바람’과 통한다고 여겼거든요. 9장으로 구성된 책의 초반은 부모의 노력에 의해 아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알려주는데요. 여러 가지 도표나 그래프, 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슈퍼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어떻게 기르고 지도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적극성에 대해,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고 격려해야 하는지, 아이들의 숙제나 과제에 어느 선까지 지원하고 준비해줘야 하는지. 그것을 ‘부모의 관여기준’이라 해서 3가지 수준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는데요. 슈퍼부모들은 당연히 높은 수준의 관여도를 보일 거라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대부분의 슈퍼부모들이 중간 정도의 지점에서 아이에게 도움을 준다는 겁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아이가 사소한 일이라도 스스로 해내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스스로 목표한 것을 이룰 수 있도록 격려해주라고. 아이가 그것을 생활습관으로 익힐 수 있도록 부모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고 때를 놓치지 말고 칭찬해주라고.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부모였을까...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동안 큰아이가 학교숙제나 과제를 할 때 있어 ‘적극성’이나 ‘집착성’이 떨어지는 점이 있었는데, 책에서 짚어주는 항목을 기본으로 해서 아이의 일과를 돌아보고 스케줄을 정하는 것. 그리고 지금 저에게 있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