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 행복한 돈 이야기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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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인가? 만기된 적금이 있어서 은행을 찾았다. 예금이율이 고작 3.5~4% 정도되던 때였다. 약 700만원의 돈을 어떻게하면 좀 더 불릴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이른바 분산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나의 결심은 은행 상담창구에 앉으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상담직원은 내게 “고객님, 주가가 앞으로 상승할 것을 예측하는 상품과 반대로 하락할 것을 예측하는 상품, 두가지가 있는데요. 이 중 어느 것에 얼마 하시겠습니까.” 잉? 주식??? 주식에 대해선 일자무식인 내게 주가가 상승이냐 하락이냐를 고르라니...그야말로 안개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때 이런 소리가 들렸다. “음...그럼 2억은 @@에 2억5천은 ##에..” 누군가 싶어 돌아보니 옆창구에서 상담받던 사람(척 봐도 돈 꽤나 있어 보이는 마나님)이었다. 내 귀에 ‘억’ ‘억’하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머릿속에선 게임끝....상황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아, 분산투자라는 것도 ‘억’정도는 손에 쥐어야 하는 거구나...’

 

그 후의 일은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잔뜩 풀이 죽어서 “그냥 알아서 해주세요.”했을 거고, 직원의 요구에 따라 서명을 했다. ‘제공받고 설명들었음.’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같은 행동이다. 하지만 이런 일을 나만 겪은 게 아니었다. 내 가족, 친구를 비롯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먼저 나 자신부터 파악하자!!

돈은 어떤 것일까....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돈을 단순히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라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함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에서도 바로 그 점을 지적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자신이 평소 돈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혹 돈맹은 아닌지 체크해보고 돈맹의 문제점과 극복방안들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금융맹’이라고 해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아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금융맹의 증가가 사회 전체의 저축률을 저하시킬뿐 아니라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 금융맹...자신은 어디에 해당하는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가진단을 해 볼 수 있다.

 

 

얼마전부터 사람들은 ‘돈을 모으려면 은행을 떠나라’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금융이관이라곤 오로지 은행만 알고 있던 내게 이 말은 충격적이었다. 증권사나 종합금융사는 나같은 일반 서민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여겼다.

하지만 고학력 부모를 둔 아이들이 일류대학에 진학하는 확률이 높듯이 부모의 금융에 대한 무지 역시 자식들에게 그대로 대물림된다는 대목에선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자신이 먹을 복은 타고 나기에 낳기만 하면 저절로 큰다고 하던 게 불과 30년 전이었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모든 금융상품은 상품일 뿐! 똑소리 나는 소비자가 되자!

“금융도 소비의 대상이다.” 이 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고르듯 금융상품도 상품이기에 잘 보고 골라야 한다고.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우리는 대개 제일 먼저 제조회사를 따진다...꼼꼼하게 따져보고 구입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재산을 맡기는 곳에 대해서는 무감각한 면을 보이고 있다. - 89쪽.

그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행을 공공기관쯤으로 착각하는데 그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고 한다. 거기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종사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할당을 채우기에 급급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고객의 자산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쉽상이라는 것이다. 거기다 대출이라도 받을라치면 금융기관에 한껏 머리를 조아리고 굽신거리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불리한 대출조항에 항의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일이다. 왜냐면 대출상품도 상품의 하나일 뿐이니까.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하고 생긋 웃는 금융기관의 얼굴 뒤에 숨겨진 수많은 부조리...놀랍다. 하지만 이런 금융기관의 이중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금융소비자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된다고 한다.

 

 

자신이 부담하고 있는 여러 형태의 수수료만큼 서비스를 요구하고 원칙에 부합하는 금융거래를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 - 93쪽.

이 책의 3장에서는 여러 상황에 따라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을 언급하고 있다. 모르는게 약이 되는 시절은 지났다. 알면 몇 배 이득이지만 모르면 손해를 보는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펀드 가입할 때 물어볼 사항,
   대출받을 때 꼭 해야할 질문,
   은행에서 보험 가입할 때 물어봐야 할 사항, 
    변액보험 권하는 설계사에게 물어봐야 할 것...질문에 대한 답변을 올바른 설계사와 피해야 할 설계사로 구분해 놓았다.

 

이제 착한 소비자의 탈을 벗어던지자. 때로 영악하고 똑소리 나는 당당한 금융소비자가 되자.

 

 

 

행복해지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얼마전 내가 하는 독서모임 사람들과 이 책을 가지고 얘길 나눴다. ‘아직 다 읽진 않았지만 이러이러한 내용이 있더라.’는 얘기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런 얘길 했다. “그것도 다~ 돈이 있을때 얘기지.  지금 사는 것도 빠듯한데, 무슨 재테크를 하겠냐”

 

나도 그런줄 알았다. 신랑월급에서 매달 정해진 지출 금액을 빼고 나면 다음 월급날까지 살림하기도 벅차다. 근데 내 주제에 무슨...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3년전 나는 알토란 같은 내 돈의 주인노릇을 포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주입식 교육을 받던 학창시절엔 선생님께서 “이거, 아~~~주 중요하다. 시험에 꼬~옥 나온다. 자, 밑줄 긋고. 땡요땡요땡요, 별표 다섯깨!!”하고 중요한 것들을 알려주셨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이젠 스스로 변해야 살아남는다. 그래야 행복해진다. 누군가 물고기를 잡아주길 기다리지 말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터득해보자.




매일 시간을 투자하자.

우선 책에서 알려준 여러 사이트를 즐겨찾기에 등록해놓고 수시로 들락거려야 한다. 메일함 쇼핑몰에서 보낸 쇼핑정보만 빼곡하게 채울 게 아니라 메일인터넷 신문의 ‘메일링 서비스’도 받아보자. 그래서 하루에 20~30분 정도 시간을 내서 틈틈이 금융공부를 해야 한다.

 

 

금융기간 방문의 날을 정하라. 일주일에 한 번 ‘금융기관 방문의 날’을 정해서 한번에 한군데씩 방문해보자... 펀드가입에 대해 상담을 받아보자. 투자상품 관련 안내책자, 전단지를 가져와서 다음번 방문때 자세히 물어보도록 하자. - 188쪽.

 

만약 타임머신이 있어서 내가 3년전 그 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하고 상상해본다. ‘망설이지 말고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는 거야. 어떤 상품인지 자료를 달라고 하고. 그리고 몇 군데 더 둘러보면서 비교해봐야지.’...생각만해도 흐뭇하다. 내 돈의 주인이 된 나의 모습이...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을땐 실용서를 굳이 양장본으로 할 필요가 있었을까... 괜히 책 가격만 비싸게시리...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갈무렵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나처럼 금융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게 어떤 것일까...어떻게하면 어렵지 않고 쉽게 알려줄 수 있을까...고민했음이 눈에 띄였다.

 

 

이 책은 한번 읽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눈먼 생쥐가 코끼리 다리를 만지며 건물 기둥이라고 우기는 격이 되지 않으려면 가까이 두고 몇 번이고 연거푸 읽으면서 책에 손때를 묻혀야 한다.

너도나도 돈은 모으는 것이 아니라 불리는 것이라며 무언가 특별한 테크닉을 찾는데 열심입니다.... 이 책도 분명 돈에 관한 책으로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모으고 잘 불릴 수 있는지에 대한 과정과 방법을 이야기합니다...돈은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돈 그 자체에 욕심내는 불행한 재테크가 아니라 미래를 계획하는 행복한 재무설계가 필요합니다....-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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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역사사랑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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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주최하는 강좌에 참석하면 강사로 오신 교수님들께서 강의시작 전에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


“에....이 주제는 우리 대학원생들 한 학기(혹은 1년) 과정인데....이걸 90분에 여러분께 알려드리려고 하니, 참....어렵습니다. 슬라이드 자료만도 엄청난데...하지만 뭐, 할 수 있는데까지 달려봅시다.”


그리고 90분 동안 땀을 흘리며 열심히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몸이 피곤해도 감히 졸수가 없다. 강의 주제에 관해 초보자인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핵심만 추려서 전달하기 위해 교수님은 얼마나 애쓰셨을까...


<이덕일의 역사사랑>도 그런 수고로움이 절실히 느껴지는 책이었다. 누가 읽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풀어서 쓰는 것도 힘든 일인데 분량은 정해져있다. 한 꼭지마다 두 페이지 정도의 분량인데 그 속에 지나온 역사와 오늘의 현실을 비춰보는 게 얼마나 힘든 작업이었을지 짐작이 되고도 남았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물론 이 책의 내용 중엔 시사적인 면에서 뒤처지거나(칼럼으로 쓰여진 것을 모아서 출간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미 저자의 책으로 출간된 내용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처음 알게된 사실이 몇 배 더 많았다.


이익이 ‘성호사설’에서 조선의 아동들이 7,8세 무렵부터 과거 공부에만 전념한다고 한탄했다는 것을 얘기하면서 요즘의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수능에 메달린다는 것과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편지로 두 아들을 교육시켰다는 것, 세종때 영의정이었던 황희가 아들이 자신의 충고를 무시하자 관복을 입고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으니 앞으로 손님의 예로써 대하겠다”는 대목은 나의 자녀교육관을 돌아보게 했다.


또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주몽>과 관련해서 드라마에선 한사군의 제철 기술이 우리보다 뛰어나다고 했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연.청동 합금같은 고도의 합금 기술은 고조선이 한나라보다 훨씬 앞서 나타났다는 것을 얘기하면서 우리는 아직도 “중국보다 문명이 낮았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고 일침을 놓는다.


책읽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대목도 많았다. 특히 만주벌판에 우뚝 서있는 비석이 광개토대왕비란 사실을 최초로 파악한 사람이 일본 참모본부 소속이었다는 것이다.


일제는 과거의 역사를 지배하는 자가 현실의 인식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알고 100년전 비석의 반출을 시도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100여년 후인 지금, 광개토대왕이 중국인으로 변해가는 현실은 우리가 과연 과거역사를 지배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도 있는지도 모른다. - 109쪽.


또 지금 우리나라 역사학계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일제 식민사학자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현재까지도 그것이 정설로 되어버렸다는 것이나 우리는 동북공정뿐 아니라 일제 식민사학의 잔재와도 싸워야 한다고 하여 우리가 우리 자신의 역사를 얼마나 소홀히 대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처음엔 이 책의 제목에서 사랑이 愛를 뜻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저자가 역사학자이자 칼럼리스트니까. 하지만 책표지를 자세히 보고서야 내 짐작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의 사랑은 舍廊이다. 옛날 사대부를 비롯한 양반집에 있던 사랑방의 그 사랑!! 대화의 장인 그곳에서 옛날 사람들이 시국을 한탄하며 열띤 토론을 별였듯 이제 우리도 대화를 살려야할 시점에 왔다는 것이다.


역사를 사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역사를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서 대화를 해야한다는 뜻이 아닌가...그야말로 절묘하다. 멋지다!! 


역사는 더 이상 국사가 아니다. 흔히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역사 공부에 담을 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사는 역사를 공부하는 전문지식인만의 영역이 아니다.


<역사란 무엇인가>란 책에서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산골짜기를 흐르는 물줄기가 모이고 모여 큰 강이 되고 그 강이 바다로 이어지는 것처럼 우리의 역사도 미래와 맞닿아있다.


박물관 강좌에 오신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다가올 미래는 역사전쟁시대다. 어느 나라가 빛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힘이 생기고 돈(관광수입)도 생긴다...고. 역사에 있어 더 이상 방관자의 자세를 고집하지 말자. 지금이라도 우리 역사와 다정한 대화를 나눠보자. 그것이 바로 다가올 역사 전쟁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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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2
이지양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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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일관계로 시조창 하시는 분을 알게 되었다. 정악이 뭔지, 시조창이 뭔지 알려지지도 않은 때였다. 시조창의 매력에 눈뜬 동료 직원들은 그 분을 통해 시조창이며 단소를 배우곤 했는데 그때 난 먼 산 보듯 뒷짐만 지고 있었다. 왜냐고? 끌리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너무나 후회가 된다.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땅을 치고 후회를 해봐도 배는 이미 예전에 떠나갔다. 소용없는 노릇이다.



이 책 <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는...


한문학자인 저자가 옛글 속에 숨어있는 우리의 음악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다. 우리의 음악 문화엔 어떤 맛과 매력이 있는지, 우리 음악 한 곡이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으며 역사속엔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우리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음악을 어떻게 즐겼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쌍절금이란 악기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였다. 단종에게 충절을 다했던 성삼문, 박팽년 두 신하의 마당에서 자란 소나무가 만나 쌍절금이란 악기로 다시 태어났지만 실물이 전해지지 않는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또 문화적 사대주의와 관련해 우리 학생들이 ‘문화의 국적’을 조상에 한해 유독 따지는 것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문화란 양자를 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그 문화의 처음 발생지, 즉 생모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러나 때로는 양모가 생모보다 훨씬 나은 경우도 있다. 그렇게 처음에는 입양되었지만, 몇 대를 내려가면 그 집안의 적통이 되는 것이다....옛 음악을 들을 때는 그런 섣부른 문화 국적 의식을 좀 내려놓고 우리 조상들이 이런 음악을 즐겼구나 하고 이해해주는 마음으로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 p 106~107.


듣고 있으면 부모님 생각에 저절로 목놓아 울게 만드는 회심곡을 설명하면서 저자의 부모님에 대한 추억을 돌아보는 부분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부모님이 태어나 자라고, 삶의 대부분을 보내신 그런 추억이 있는 곳을 가족적 차원에서 돌아보고, 그곳을 거니는 것이 참 좋은 사랑의 답사라는 이야기를 했다. -p 208.



하지만....


우리 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로서 얘기를 비교적 쉽게 풀어내긴 했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음악을 알아가기 위한 여정은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저자가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저자의 설명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악에 대한 예비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 이 책은 읽어나가는 것 자체가 무리다. 중대엽이니 삭대엽, 도드리장단, 산조, 시나위....같은 용어가 종종 튀어나오지만 거기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소개하는 음악마다 추천음반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않다. 누구의 음악이 더 좋더라...는 식으로 잠깐 언급하는 것에 그치고 만다.


그리고 본문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데 자료 그림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물론 수록된 그림이 본문 내용과 관계없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간단한 설명과 그림의 사이즈 정도는 알려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음악 연주에 쓰이는 악보사진도 함께 수록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우리 음악을 들을 줄 아는 귀...


내가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태교의 모든 것은 모차르트로 결론지어졌다. 일명 모차르트 효과로 이름난 태교비법에 따라 난 모차르트 음악을 수시로 들었다.


6년의 터울을 두고 작년에 둘째를 임신했을 때 내가 주로 들었던 음악은 동요와 국악, 대금이나 가야금 산조, 영산회상이었다.


첫째와 둘째, 뱃속에서 들었던 음악에 따라 아이들 성향이 어떤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첫째 아이는 빠른 리듬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둘째 아이는 유독 가야금 산조의 어느 곡만 들으면 방긋 웃다가도 슬프게 운다는 거다. 느린 가락에 감각이 발달됐나? 왜 그럴까...알 수 없다.


우리 음악이 대중화되기 위해선 음악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언제든 뒤적이며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것도 1년, 2년...오랜 시간을 두고 책 속에 소개된 음악을 듣다보면 어느새 귀가 열리지 않을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누룽지처럼 구성진 우리 음악도 들으면 들을수록 제 멋을 느낄 수 있다.


나침반은 산속에서 진가를 발휘하듯 이 책 역시 실제 음악을 찾아 듣고 감상할 때 더 큰 가치가 있겠지요. 한번 보고 책꽂이에 꽂아두는 책이 아니라 오래오래 곁에 두고 손때 묻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 황병기 추천사 중에서...


뱀꼬리) 이 책 표지에 있는 악기는...금琴의 일종인 당비파다. 하지만 제목에 적힌 한자...오타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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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28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학, 시조창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가 어린시절 우리소리를 권하였는데 그걸
거절하고 관심도 갖지 않았던 걸 60을 바라보는 연세에 후회하시는 선생님이 있
습니다. 몽당연필님의 글을 읽다가 생각이 나네요. 저도 시조창을 정식으로 들어
본 적은 없지만 다음에 기회 있으면 들으러 갈 생각입니다. 이 책 꽤 관심 가네요.

석란1 2007-05-0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는 아닌듯. 저는 서예에는 문외한이지만 서예가들은 글의 모양이나 형태에 철학적의미를 담는다는군요. 그래서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데요.획하나를 어떻게 긋느냐에 따라서 그 글에 담기는 기가 달라진다고 해야겠죠. 제가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인가요?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 - 백만장자와 억만장자가 말하는 부의 공식
로버트 기요사키 외 지음, 김재영 외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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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를 마지막으로 쓴 게 언제였더라. 너무 오래되서 기억도 나질 않는다. 매달 고정된 수입(신랑 월급)이 통장에 들어오면 거기서 고정 지출(신랑용돈, 보험, 각종 공과금, 아파트 관리비, 아이 학비, 차 기름값)을 빼고 나면 남는 건 언제나 한숨뿐, 이걸로 다음달 월급날까지 어떻게 살아가나 하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우리 부부가 나름대로 위안을 갖는 건 빚이 없다는 것과 노후를 위해 연금을 따로 넣고 있다는 거였다.


하지만 이런 우리의 미래에 위기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로 대변되는 구조조정, 조기퇴직으로 인해 평생직장이란 개념 자체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강산이 변하려면 십년이 걸린다했는데 요즘은 뭐든지 인터넷을 닮아 초급속으로 변하고 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니 내일도 역시 다르다??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란 책은 그동안 안이하게 생활해왔던 내게 큰 충격이었다. 취직을 하고, 열심히 일하고, 수입 내에서 생활하고, 저축하고, 뮤추얼 펀드에 장기투자하고, 분산투자하는 것이 답인 줄 알고 있었는데 그것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이런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있나.


백만장자인 기요사키와 억만장자인 트럼프가 이 책에서 입을 모아서 우리 자신에게 부자가 되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왜 부자가 돼야 하느냐! 그건 바로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중산층이 점점 사라져서 나중엔 인구구조가 부유층과 극빈층으로 나뉘는 모래시계의 형태를 띄게 되는데, 문제는 국가가 빈민구제에 힘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문제점을 하나 하나 짚어간다.


정부의 돈은 가난한 사람들보다 부자들에게 더 많이 지급되고 있다....상원의원 랜덜 커닝햄이 뇌물수수에 대한 유죄판결과 함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중죄를 지은 기결수라 해도 여전히 정부 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얘기다.- 105쪽


고정소득에 의존해 생활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생계비가 점점 더 많이 든다는 사실을 깨단게 될 것이며, 그들의 소득은 그 오름세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 108쪽.


현명한 채무자란 돈을 빌려서 더욱 가난해지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빌려서 더욱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빚에는 유익한 빚과 해로운 빚이 있는데, 현명한 사람은 언제 빚을 이용해 투자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를 잘 알고 있다.- 152~152쪽.


뮤추얼펀드는 다른 투자상품들과 마찬가지로 펀드 관리를 위해 지불되는 수수료로 인해 수익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 153쪽


분산투자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좋은 전략이 되는 이유는 단지 무지하고 무능한 그들 자신과 재무설계사로부터 재산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일 뿐이다. - 155~156쪽


그리고 이렇게 강조한다.

돈보다는 시간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이며 부자 마인드를 가지고 게임을 하듯 투자를 즐겨라! 단, 투자 대상이 저축이나 주식, 채권, 뮤추얼 펀드같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곤란하다. 투자에도 창의력이 필요하다. 더 크게 생각하라.


백만장자와 억만장자가 의기투합해서 출간했다는 이 <부자>는 재테크나 경제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과나무와 청량음료 일화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FOCUS, 성공할때까지 계속 한 길을 가고 한 우물을 파라’는 것과 부자가 되기 위해선 학창시절에 실습을 해야 한다는 것(기요사키가 제시한 두가지 실습, 식품 예산 짜기와 돈으로 돈 버는 방법 익히기는 나중에 아이들에게 꼭 실천해보고 싶다.)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실수를 통해 배우기 마련이다....시간을 더 들여 실수를 통해 배우도록 하자. 그러면 실수를 회피하는 친구들이나 실수하지 않은 척하는 친구들보다 빨리 배우게 될 것이다.-286쪽.


살림을 하다보면 간혹 가계부에 커다란 구멍이 난다. 그럴 때마다 쌈지돈을 야금야금 빼어먹는(이 책에선 이런 경우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뒤로 미루는 사례라고 했다. ㅠㅠ) 내게 신랑이 이런 얘길했다.


“우리나라는 말이야, 학교 교육이 잘못됐어. 남학생한테 상업을 가르칠게 아니라 여학생한테 가르쳐야 한다니까! 부기, 대차대조표! 이런걸 배워야 경제개념도 생기는데...에이!!”

이러면서 투덜댔다.


그때는 괜한 트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나의 경제계념이 낙제수준이고 금융IQ가 겨우 평균정도란 걸 깨닫게 된 점에서 이 책은 누구나 읽으면 좋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용의 구성면에서 보면 그렇지 못하다. 단순히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명성을 이용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북치고 장구치는 자화자찬이 늘어져 있는데다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내용중에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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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으름 -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개정판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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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게으름뱅이다. 하지만 손은 부지런하다”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이다. 잔뜩 쌓인 일거리를 눈으로만 백날 봐야 줄어들진 않으니 차라리 조금이라도 손을 부지런히 놀리라는 얘기다. 맞는 말이다. 나라고 그걸 왜 모르겠는가.  실천하는 게 어려울 뿐이지. 아니, 실천도 했었다.


아기가 낮잠 자거나 유치원 갔을 때 평소 같았으면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았겠지만 이렇게 살지 말자..고 결심한 바가 있었기에 바로 집안 일을 시작했다. 어질러진 거실을 정리하고 책이랑 인쇄물에 파묻혀 실종된 책상도 구출하고...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참담했다.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는 선전포고도 없이 아주 간단하게 집안을 초토화시켰다. 단 5분도 안되는 동안 내가 몇 시간이나 공들여 정리했던 게 물거품이 되버리는 것이다. 거기다 갑자기 무리한 탓에 몸살이 나서 드러누워 버리고 나는 좌절한다.


그러다보니 난 언제나 이렇게 생각해왔다. ‘아무래도 내 DNA엔 게으름이란 유전자가 있나봐. 그러니 어떻게 해도 안되잖아. ’


하지만 <굿바이, 게으름> 이 책을 보고 나니 그게 아니었다. 게으름 유전자? 천만의 말씀!! 그런 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게으름이란 꼭 빈둥거리거나 뒹구는 게 아니라 삶의 에너지가 저하되거나 흩어진 상태라고 한다. 다만 이 게으름이 늪과도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탈출하기가 어려워지고 급기야 자기가 원래부터 게으른 사람인 것처럼 생각한다는 거였다.


<굿바이, 게으름>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가슴찔린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1부 <새로 쓰는 게으름> 게으름이란 과연 어떤 것이고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헉! 이거 완전히 나 아냐?...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2부 <게으름과의 결별>에선 앞에서 자각한 자신의 게으름에서 탈출하기 위한 마음가짐과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10가지 열쇠를 제시하고 있다. 1부에 비해 내용이 다소 지루했지만 새롭게 느낀 것과 소득은 많았다.


실수나 잘못을 했을 때 그것을 실패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만회 가능한 실수로 인식하고 보완해서 재시도를 해야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과 계획을 세울 때도 자신의 능력에 맞게 나누어야 한다는 것.(나의 가장 취약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ㅠㅠ) 게으름의 습관을 하나하나 벗겨내기 위해선 가장자리에서부터 조금씩 안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습관은 ‘만족’을 주는 어떤 행위를 ‘반복’했을 때 만들어진다.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의 차이는 만족의 내용에서 비롯된다. 나쁜 습관은 ‘수동적인 만족’을 추구하다가 만들어지고 좋은 습관은 ‘능동적인 만족’을 추구했을 때 만들어진다.

게으름 역시 일종의 습관이라 할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피해버리고 일시적인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반복되다 보니 생겨난 것이다. - 196쪽.


내가 이 책을 보고 있을때 큰 아이가 책의 표지를 보고 이런 얘길했다. “으아~, 이 아저씨 머리가 뭐이래? 엄청 이상해!!”....순간 이 엄마의 머리에선 식은 땀이 흐르고 가슴은 섬뜩했다. 우리 아이는 알까? 엄마의 머릿속 또한 표지의 그림처럼 엉망이라는 것을. 제발 모르길 바라며...알아채기 전에 탈출하자! 이 지긋지긋한 게으름에서.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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