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숲 15 -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박선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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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악 마라톤을 끝내고 돌아온 기분이다. 호흡이 가쁘다. 계속 숨을 몰아쉰다. 

       

카이의 피아노는!!

역시나 굉장하다.
 

쇼팽 콩쿠르 1차 예선 다섯째날, 

아마미야 슈우헤이를 포함한 네 명의 참가자 연주가 있었다.

예비선발 때 실수했던 기억을 떠올린 카이는

'쇼팽의 숲'으로 달려가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콩쿠르 출전이 무섭고 두렵지만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고,

결과가 어떻든간에 최선을 다해서 뛰어넘을 거라고.


 

아지노 : 산기슭에서 보는 풍경과  중턱에서 보는 풍경,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아주 다르지? 그러니까 올라가야 돼. 올라가면 본 적도 없는 풍경이 보이게 되지.

카이 : 그럼 그 산을 다 올라가면 끝이에요?

아지노 : 아니....더 높은 산을 올라가고 싶어지지....

카이 : ( 난 여태껏 본 적 없는 풍경을......보고 싶어.)

 

카이의 피아노를 어서 듣고 싶은 마음에 급하게 내달렸다.

그리고 15권 중반 이후에 등장한 카이의 피아노. 숲의 피아노!!

 

1차 예선 마지막날,

카이 특유의 매력적인 소리를 듣기 위해

장 자크 세로를 비롯한 아마미야 슈우헤이와 아버지 요우이찌로우,

이상하리만치 아지노의 피아노를 증오하던 중국인 출전자 팡 웨이 등,

유명인사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한다.



사실, 콩쿠르 마지막날이라 심사위원들이나 관객들은

연이어 들은 쇼팽의 음악에 지쳐있고 어느정도 긴장이 풀어진 상태.

 

선발기간 내내 컨디션 난조로 연주순서를 여러번 바꿨던 폴란드의 레프,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유리알처럼 투명한 그의 연주에

폴란드 심사위원들은 '샛별'이라며 기뻐하고

청중들 역시 폴란드 참가자 중에 우승후보가 나타났다며 환호한다.



그 다음 두번째로 등장한 카이!

그는 초등학교 음악실에서 아지노의 음악을 통해 쇼팽을 처음 만난 순간을 떠올린다.

 

'여어, 쇼팽. 나 드디어 여기까지 왔어.

고마워, 쇼팽. 나한테 이 무대를 선물해줘서...'


 

드디어 연주를 시작한 카이,

그의 연주로 콩쿠르 회장안은 일순 살랑살랑...바람이 이는듯,

콩쿠르 회장 안의 모든 사람들을

숲의 가장자리, 피아노의 숲으로 데려간다.

 


아아....어떻게...어떻게 이런 소리가!

피가 끓어오르는 이 느낌....

생명을...불어넣는 것 같은 느낌은...

이 피아노는....

쇼팽을 듣느라 지친 나와....

쇼팽에게 마비되어 있는 청중들을

아니, 이 회장 전체를....

서서히 깨어나게 만든다.

 



어둠이 내린 숲을 살며시 지나가는바람, 나뭇잎들의 속삭임....

 
카이는 쇼팽 그 자체였다!!!



그리고 갑작스레 번쩍하고 내리치는 번개!!

.....

 

<피아노의 숲>을 읽고나면 늘 갈증에 허덕인다.

유아들을 위한 사운드북처럼 만화도 그렇게 제작할 순 없나???

음악을 듣고 싶어. 카이의 음악!!!!!

 

띠지를 보니 조만간 국내에서 애니메에션이 개봉될 예정이라는데...

과연 언제일까....기다려진다.

아이 손 잡고 가서 눈으로만 듣던 파이노의 숲, 카이의 피아노에 푹 빠져보고 싶다.

(카이가 드디어 쇼팽의 강아지 왈츠를 연주한다. ^^)

 

이제 목을 길게 늘이는 일만 남았다.

16권.....제발 올해안으로 나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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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바이 베스파
박형동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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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혹은 2학년 여름. 바람을 타고 싶어서 자건거 페달을 힘주어 열심히 놀렸다. 곧이어 내리막길. 살짝 바람을 탔다. 쓰윽~. 그런데 착지장소를 잘못 택했다. 작지만 톡 튀어나온 돌이 있었는데, 어두운 밤이라 보지 못했다.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한 나와 자전거는 넘어지면서 함께 굴렀다. 청바지에 뻥 하니 뚫린 구멍 속으로 사정없이 깨진 무릎팍이 보였다. 다쳐서 피가 흐르는 다리보다 엄마에게 야단맞을 일이 더 걱정이었다. 여기저기 부서진 자전거를 끌고 들어서는 내 모습을 보고 놀란 엄마에게 서둘러 변명처럼 이런 말을 했다. “어~엄마...이제 다신 빨리 안 달릴게. 절대루...”




파도가 밀려오는 바닷가인가. 파랑과 하양. 파랑도 그냥 파랑이 아니다. 이름을 모르는 몇 가지의 파랑, 눈이 시리도록 선명한 파랑에서 바닥이 훤히 비춰 보일듯한 옅은 파랑이 솜털같은 하양을 만났다. 거기로 한 대의 빨간 스쿠터. 마치 파도를 뛰어 넘으려는 듯하다. 휙~하니 뒤로 나부끼는 흰색셔츠와 목에 질끈 묶은 스카프에서 바람이 느껴진다. 기분 좋고 시원한 바람이....지그시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리면 나도 바람을 탈 수 있을까.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을까.




<바이바이 베스파>. 이 책에는 짧막한 만화 다섯편이 실려있다. 서랍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한 몇 장의 사진에서 서툴기만 했던 옛사랑을 떠올리기도 하고(톰과 제리의 사랑), 함께 했던 시간이 오히려 상처가 되어 헤어지게 된 연인이 병든 고양이로 인해 갈등하는 모습(스노우 라이딩), 자신을 밍키라고 믿는 소녀가 마법의 시간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본모습에 당당해지기도 하며(밍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소녀), 무리에서 따돌림을 받던 소녀가 수족관을 찾아 깊은 잠을 빠지기도 하고(그랜드마마 피시), 목술걸고 락밴드 했던 주인공이 기타를 그만두고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던 애정결핍의 여자친구와도 헤어진다. 전재산을 털어 산 스쿠터 베스파도 팔아버린다. 갑작스레 변해버린 그의 모습이 혼란스러운 친구에게 그는 뭔가 딴 게 돼서 돌아오겠다고 말한다.(바이바이 베스파)




책을 펼치고 채 한시간도 안돼서 다 읽었지만 느낌은 반대로 오래 남았다. 특히 다섯 번째 이야기인 ‘바이바이 베스타’에서 주인공과 친구의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난 끈을 하나 잡고 있었어. 그걸 놓치면 보통 사람이 되어버리는 그런 끈이야. 이걸 놓으면 내 의미가 없어지니까 안간힘을 쓰며 끈을 잡고 있는거야....”

“끈들을 전부 놓을거야?”

“응”

“난 좀 혼란스러울 것 같군. 그렇게 되면 내가 아는 네 특징들이 모두 없어져버리니까...”




만약 내 가족이나 주변사람이 주인공처럼 목숨걸고 하던 록밴드를 그만두고 스쿠터를 팔았다면 난 분명 이렇게 말할거다. “그래, 정말 잘했다. 니가 이제야 겨우 철이 드나보네...” 당사자의 마음이 어떨지, 얼마나 굳은 결심을 했을지 생각조차 안했을 게 틀림없다.




“혹시 어른이 되려는 거니?”




사람은 그냥 있어도 늙어간다. 애써 늙음을 재촉할 필요는 없다. 어느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유아 시절의 세월은 기어가고, 어린이 시절에는 걸어가고 청년기에는 뛰어가고 성인기에는 달려가고 노년기가 되면 덧없이 날라 간다."




꼭 쥔 손을 놓아버리면 보통 사람이 되어버리는 끈. 내게도 그런 끈이 있을까. 지금의 난 그 끈을 쥐고 있는건지, 아님 예전에 이미 놓아버린걸까.




어린 아이가 소년(소녀)이 되고 어른이 되는....지극히 당연하다고 여겼던 과정을 <바이바이 베스파> 이 책으로 인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제부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스쿠터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달라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조금은 따스해지지 않을까...그나저나 이렇게 다양한 스쿠터가 있을 줄이야...처음 알았다. 새로이 알게 된 세상, 하나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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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삼국지 1 - 한중일 삼국의 바둑 전쟁사 바둑 삼국지 1
김종서 지음, 김선희 그림, 박기홍 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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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에 놓고 싶은 만큼 돌을 올려라. 니가 아무리 많이 올려도 내가 이길 수 있다.”




대학신입생때 바둑을 배우고 싶다는 내게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당시 내가 바둑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은 내 돌로 상대편 돌을 감싸 들어낸다는 거였다. 바둑판 위에 검은돌을 몇 줄로 주루룩 줄지어 놓곤 ‘이래도 이길 수 있어요?’...하듯 의기양양해했다. 그다음 잠깐 사이,  바둑판 위에 올려놓은 내 돌들이 사라졌다. 무참히 깨졌다. 완전 참패였다. 내게 바둑의 재능이나 소질이 없는 게 분명했다. 그 날 이후로 난 바둑돌을 잡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바둑 인연은 다시 이어졌다. 20년이 훨씬 지난 후에. 모대학교의 평생교육원 강좌에서 만난 언니가 남편과 바둑학원을 한다는 거였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예전 일을 꺼냈더니 내게 만화책 한 꾸러미를 들려줬다. 알고보면 바둑, 참 재밌으니까 읽어보라고. 그게  바로 <고스트 바둑왕>이었다.




정말 재밌었다. 신의 한 수를 찾기 위한 사이의 열정이 히카루에게 바둑의 길을 열어주고 인도하는 과정과 모습은 무척 흥미진진했다. 농구를 모르던 내가 <슬램덩크>란 만화로 농구의 룰을 알게 됐듯 바둑 역시 <고스트 바둑왕>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 바둑판 위에 백돌과 흑돌이 늘어선 모양이 내겐 꼭 무슨 암호처럼 보이는데...그게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었다니. 새로운 발견, 몰랐던 지식을 알게 해준 만화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23권으로 끝난 게 아쉬웠다. 24, 25권으로 계속 이어지길 바랬는데...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고스트 바둑왕>처럼 바둑에 관한 만화가 있었다. 모인터넷 사이트에서 연재중인 만화가 얼마전 책으로 출간됐다. 이름하여 <바둑삼국지>. 이 책은 <고스트 바둑왕>과 기본 구성부터 다르다. 히카루와 사이란 가상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해서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면 <바둑삼국지>는 실존 인물이 등장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훈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조치훈과 같은 프로바둑기사들의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진행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1989년 싱가폴에서 열린 제1회 잉창치배 바둑대회의 4국에서 조훈현이 한 집반의 승리를 거두면서 만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긴장 속에 진행되는 바둑대회로 조훈현은 컨디션 난조로 고생한다. 그리고 마지막 대국을 치르던 중 마치 환상처럼 그의 과거가 떠오른다. 4살이란 어린 나이에 바둑을 알게 된 그가 서울로 상경해 조남철 국수와 첫만남을 갖고 지도바둑을 두게 됐던 일...이런 내용이 1권에 펼쳐진다. 책 뒤편엔 부록으로 바둑의 입문편이 수록되어 있다. 바둑의 용어에서부터 기보해설, 본문에 나왔던 잉창치배 바둑대회 당시의 조훈현 사진 몇 장이 실려있어서 바둑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실존인물과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만화. 내용은 무척 흥미롭다. 하지만 그림이 아쉽다. <고스트 바둑왕>을 의식해서 성인을 대상으로 해선지 아니면 실존인물이란 사실에 얽메여설까.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진 그림이 오히려 만화에 몰입하는 걸 방해요소가 되버린 듯하다. 인물의 특징 두어개만 부각시켜 그려도 충분히 누군지 알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바둑돌을 쥔 손!! 그 엉성한 모양새가 어색하기까지 느껴졌다. 다음권에선 이런 것들이 나아졌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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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19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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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의 리사이틀을 뒤로 하고 비에라 선생님을 따라간 치아키. 기분 좋게 취기가 올라 잠든 노다메의 이불 위로 풀~썩! 그 뒤엔? 노다메 앞에 얌전히 무릎 꿇고 앉아 싹싹...ㅎㅎ

하지만 이번 19권엔 단연 타냐가 돋보인다. 쿠로키를 향한 애정이 슬금슬금 올라오면서 여러모로 애를 태운다. 급기야 노다메 방에서 지쳐 잠든 쿠로키에게 기습키스를!!

갈수록 재밌어지는 노다메와 그의 일당들...만화책으로 보면 문득 부러워진다. 누구보다 빛난 음악의 재능을 가진 그들. 그들의 젊음이...

19권이 도착하자마자 부리나케 읽고나니 이젠 목 길~게 늘이는 일만 남았다. 20권은 또 언제 나오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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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 Pluto 5
테츠카 오사무 지음, 우라사와 나오키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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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지히트에겐 알 수 없는 구석이 있었다. 왜인지 알수 없지만 그의 기억은 뚝 끊겨져 있는데...그 의문이 5권에서 약간이나마 풀린다. 끄트머리에 더 크고 깊은 의문을 달려있긴 하지만...

인간만이 가진 감정, 증오를 가슴에 품게 된 게지히트. 그의 증오는 플루토의 정체를 밝히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인가...

그리고 아톰!!  밝고 귀여운 그 애가 죽었을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 왜 그 애가 죽었을까...이해할 수 없었다. 아톰의 탄생과 죽음에 숨어있는 모순...정말 해답은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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