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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아름다운 열정' 붉은악마, 응원전서 스위스 압도
현지서 '수적 열세' 불구 눈부신 응원전…국내서도 138만여명 길거리 응원 "졌지만 잘 싸워줬다"
경기는 패했다.

2회 연속 16강 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되었다. 그러나 24일 스위스전에서 붉은악마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정만큼은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것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양팀의 응원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위스 응원단과 붉은악마는 경기 시작 전 다 함께 파도타기 응원을 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방이 붉은색으로 뒤덮인 채 파도타기를 하는 모습은 마치 한국에서 홈경기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경기 시작전에는 온통 붉은 색인 까닭에 한국과 스위스의 구분이 없었지만 경기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양팀 응원단은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한국이 공을 잡을때는 스위스의 응원단이, 스위스가 공격을 시작할때는 한국의 붉은악마가 상대 선수들의 기를 꺾기 위해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예상대로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는 붉은악마보다는 스위스 응원단의 수가 월등했다. 남측 좌석에 자리한 대규모의 붉은악마 응원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한 스위스 응원단 속에 군데 군데 한국 응원단이 섞여 있는 양상.

이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잡고 결정적인 찬스를 맞을 때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야유와 맞써 싸워야 했다.

수적으로는 열세에 놓였지만 일사분란한 한국의 응원은 분명 스위스를 압도했다. 붉은 악마는 단 한번도 자리에 앉지 않은채 끊임없이 한국응원단의 응원을 주도했고 한국의 응원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전반 23분 스위스의 수비수 펠리페 센데로스의 선제골이 들어가자 기쁨에 넘친 스위스 응원단이 내뿜는 열기에 한국 응원단은 잠시 주춤 했다.

그러나 곧 전열을 정비한 붉은 악마는 다시한번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줬다. 붉은악마의 응원에 힘을 얻은 듯 태극전사들을 거센 공세를 펼치며 스위스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프라이의 석연치 않은 골이 들어가자 붉은악마 역시 넋이 나간듯 한동안 응원을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0-2 패배로 끝이 났다.

태극전사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보다 먼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은 붉은 악마들.

붉은 악마들은 무거운 걸음을 떼 관중석으로 향한 태극전사를 향해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그동안의 노력을 격려했다.

또한 경기 후 스위스 응원단의 축제의 장이 된 하노버월드컵경기장에서 일찍 자리를 뜨지 않은채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정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붉은악마’다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

국내서도 전국 월드컵 경기장, 야구장 등서 138만여명 모여 '길거리 응원'

한편 국내에서도 서울 시청광장 등 길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우리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안타까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민국 붉은 악마의 함성은 스위스의 붉은 물결보다 강했다.

그러나 전반 23분 스위스의 선제골이 터지자 새벽 잠을 포기하고 응원에 나선 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미 토고전과 프랑스전에서 극적인 승부를 벌인 바 있는 태극전사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경기 후반 토고가 프랑스에 두 골을 허용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희망을 버리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스위스에 2대 0으로 패해 16강 진출의 꿈이 좌절되자 시민들은 크게 실망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쉽지만 그래도 열심히 싸웠다"고 선수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한편 새벽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일대는 스위스전 거리 응원에 나선 사람들로 가득찼다.

전날 오후부터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경기 당시 서울에만 70만명이나 돼 스위스전에 대한 시민들의 부푼 기대를 반영했다.

그밖에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과 대구 두류 야구장 등전국적으로 138만 명의 시민들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하노버=CBS월드컵특별취재팀 백길현 기자/사회부 심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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