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싸는 집 - 세계의 화장실 이야기
안나 마리아 뫼링 글, 김준형 옮김, 헬무트 칼레트 그림 / 해솔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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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있잖아. 여자들 하이힐이 왜 생긴 줄 알아? 똥 때문이래. 화장실이 없어서 길이나 화단에 마구 똥을 누기 때문에 그거 밟을까봐 생긴거래. 베르사이유 궁전에도 화장실이 없었다지?” “에엑? 설마.....”




언제였더라? 친구에게서 이런 얘길 들은 기억이 난다. 순간 내 머릿속엔 금발의 오스칼과 아름다운 마리 앙투와네트, 페르젠이 떠올랐다. 매혹적인 그들이 서로를 만나 사랑하고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헤어지고 목숨을 잃는 이야기가 펼쳐지던 만화를 가슴 설레며 봤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의 배경이 된 아름다운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이 온통 ‘응가투성이’라고? 윽, 왠지 안 어울렸다. 친구가 잘 모르고 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성인이 돼서야 그때 친구의 얘기가 진실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아이를 둘 낳고 키우면서도 알게 된 희한한 것 중 하나. 애들이 ‘똥’을 너무 좋아한다는 거다. 별 것 아닌 얘기도 ‘똥’이 들어가면 배꼽을 잡고 웃는다는 거다. 왤까? 이유가 뭔지 알 순 없지만 어쨌든 애들이 재밌어하니까 아이와 함께 읽으려고 마련한 책이 바로 <똥 싸는 집>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 엉덩이를 드러내고 볼일을 보는 장면이 그려진 표지의 <똥 싸는 집> ‘세계의 화장실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책은 온통 화장실 이야기로 그득하다.




책은 ‘집 안 화장실’ ‘세계의 화장실 이야기’ ‘싸긴 싸야 되는데...’ ‘옛날 화장실은 어떻게 생겼을까요?’란 주제로 나누어 세계의 갖가지 화장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주는 것을 비롯해 높은 파도가 일렁이는 배나 하늘을 나는 비행기, 비행선, 전투기, 밧줄을 타고 산을 오를 때나 자전거 경주처럼 특수한 상황 속에서 볼 일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아슬아슬하게 산의 낭떠러지 바위를 줄 하나에 의지한 채 타면서 바지를 내리고 볼일을 보는 장면은 아찔하기도 했지만 왠지 웃음이 났다. 옛날의 화장실 중에선 로마와 그리스의 큰 수세식 공중 화장실이 인상적이었다. 또 예전에 어느 학자가 ‘여자들은 이틀에 한 번 똥을 눈다’는 글을 발표해서 여자화장실은 많이 짓지 않았다고 하는데, 요즘도 여자 공중화장실은 턱없이 부족한건 그 영향이 아닌지 모르겠다.




세계 각국의 화장실과 옛날의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책이었지만 좋은 기획의도에 비해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그림이 너무 조잡했다. 기저귀를 찬 아기는 귀여운 맛이 전혀 없었고 초등 1학년 여자아이의 모습은 중년아줌마가 따로 없었다. 각각의 그림에도 어느 때를 그린 건지, 1950년대, 70년대 같은 시대를 명시했더라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세계의 화장실 이야기’ 편에서 프랑스의 화장실이라고 소개해놓은 그림은 도저히 현대의 화장실 모습이라고 여길 수 없을 정도였다. 현실감을 주기 위해 작은 사진과 함께 수록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세계의 화장실과 똥 이야기’라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살려주는 코믹하고 개성 있는 그림이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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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 18가지 건축물과 교통기관의 내부를 본다 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리처드 플라트 지음, 최의신 옮김, 스티븐 비스티 그림 / 진선아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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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란 나이 터울 때문인지 두 아들은 너무나 다르다. 성격이 다르고 취향도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두 아들의 공통 관심사가 있으니 바로 자동차! 탈것에 관한 걸 너무 좋아라한다는 거다. 내의도 자동차나 비행기, 우주선 그림이 있는 걸 사줘야 입이 헤벌쭉 벌어진다. 책도 마찬가지다. 이야기 책이든, 지식을 다룬 책이든 교통기관에 관한 거라면 무엇이라도 OK! 그래서 선택했다. <한 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책을 받자마자 두 아들 간에 쟁탈전이 벌어졌다. 서로 먼저 보겠다고, 자기 책이라며 티격태격 우선권을 다투기 시작했다. 이 책의 무엇이 서로 다른 두 녀석을 순식간에 사로잡았을까.




우선 책이 무척 크다. 레이먼드 브릭스의 <곰>을 보며 우와! 놀랐는데 이 책도 그만큼이나 크다. 커다란 책의 양면 가득 펼쳐진 거대한 건축물과 교통기관들! 시원하고 큼지막한 책은 아이들을 압도하고 아이들은 책에 금방 매료된다.




크기만 한 것도 아니다. 정밀하고 꼼꼼하며 자세하다. ‘크로스 섹션’이 가로, 세로로 자른 그림을 의미하듯이 이 책은 거대한 성이나 천문대, 여객선, 잠수함, 대성당, 오페라 하우스 같은 건축물이나 교통기관을 가로로, 세로로 잘라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거대한 [성]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으며 각각의 부분이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알 수 있다. 계단이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지어진 것도 모두 성을 방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식료품을 저장하고 고기를 보관하는 장소가 가장 지저분한 오물구덩이 근처에 있는 점은 다소 의문스러웠다. 해양 여객선인 [크루즈선], 퀸 메리 호는 자유의 여신상을 6개 늘어놓은 것보다 길어서 뉴욕은 이 배를 위해 특수한 부두를 건설할 정도였다고 한다. 책의 한 면이 다시 펼쳐져 4면에 걸쳐서 도서관은 물론 산책로, 수영장, 테니스 코트, 일광욕 갑판을 갖춘 퀸 메리를 보고 있으니 왠지 타이타닉호의 실물을 보는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리고 작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증기기관차]. 역시 4쪽을 펼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관차의 내부 구조를 비롯해 가열된 증기가 어디를 거쳐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천문대와 잠수함, 탄광, 탱크, 해저유전, 점보제트기, 오페라 하우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우주왕복선에 대해 마치 설계도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내부의 모습이나 구조를 그려놓고 각 부분마다 자세한 설명을 해놓아서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 있다.




한가지 재밌는 건 책에 수록된 건축물이나 교통기관의 대부분에 엉덩이를 드러내고 볼 일을 보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탱크엔 없었다. 그 이유가 바로 탱크엔 화장실이 없기 때문이라는데...그렇다면 탱크에 탄 사람은 대소변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그걸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 한 눈에 쫘아~악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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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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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둡고 좁은 터널 안으로 주춤거리며 들어가는 아이. 얼굴표정이 보이지 않는데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왜 터널로 들어가는 거지? 의문이 들면서 동시에 터널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호기심이 일어난다.


 

 

어느 마을에 오빠와 여동생이 있었는데 둘은 비슷한 데가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게 딴판이었다. 동생이 책을 읽거나 공상하기를 좋아하는 반면 오빠는 친구들과 바깥에서 뛰어노는 걸 좋아했다. 모든 점이 서로 다른 남매는 툭하면 티격태격 다퉜는데 어느 날 보다 못한 엄마가 버럭 화를 낸다. “둘이 같이 나가서 사이좋게 놀다 와! 점심때까지 들어오지 마”

 

 

 
엄마의 호통에 일단 집에서 나오긴 했지만 어디서 어떻게 놀아야할지 알 수 없어서 찾아간 곳이 고작 쓰레기장. 무섭고 싫다는 동생을 겁쟁이라며 놀리던 오빠는 우연히 터널을 발견하고 들어가지 말라고 만류하는 동생을 뿌리치고 터널 속으로 들어간다.


 


 
동생은 터널 밖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오빠는 나오지 않자 무섭고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어떻게 하지? 그러다 오빠를 찾아 터널 속으로 들어간다.


 

 
터널 속은 컴컴하고, 축축하고, 미끈거리고, 으스스했어요.


 

 

 

간신히 터널을 빠져나오자 거기엔 넓은 숲이 펼쳐져 있었다. 커다란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이 왠지 동화 속에서 만났던 마녀와 거인, 늑대 같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동생은 겁에 질려 뛰기 시작한다.


빨리빨리, 빨리빨리....


 

  

한참 달리다 숲이 사라지고 빈터가 나타났는데 그곳에 오빠가 돌처럼 굳어져 있는 게 아닌가. 자신이 너무 늦게 왔다며 생각한 동생은 슬퍼서 돌로 변한 오빠를 와락 끌어안고 눈물을 흘린다.




그러자 차갑고 딱딱하던 돌의 색깔이 조금씩 바뀌고 부드럽고 따스한 기운이 감돌더니 조금씩 오빠로 바뀌었다. 오빠는 말한다.




“로즈! 네가 와 줄 줄 알았어.”

오빠와 동생은 다시 깊은 숲을 지나고 작은 숲을 거쳐, 터널을 지나 밖으로 나왔어요. 둘이서 함께.


 

 

둘이 집에 돌아오니 마침 점심을 차리고 있던 엄마가 웃으며 반겨준다. 어서 오너라. 별일 없었니? 엄마의 물음에 둘은 살며시 웃는다. 엄마도 모르는 둘만의 비밀을 공유한 이의 웃음이다. 또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동생에 비해 오빠는 뒷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분명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보다 정이 담뿍 담겨있을 것 같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에는 언제나 유머와 볼거리가 가득하다. 사소한 주변사물의 모습에도 의미를 담기 때문에 상징적인 메시지가 가득하다. 때문에 앞뒤의 속면지도 꼼꼼하게 봐야 그림책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경우도 동생을 상징하는 그림책과 오빠의 성격을 나타내는 축구공이 어디에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꼭 한번 찾아보시라. 거기에 앤서니 브라운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모두 들어있다.




또 하나 짚어볼 것은 앤서니 브라운의 책에서 ‘터널’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거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기보다 자신의 색깔만을 고집해온 두 아이가 터널을 통과한 후 서로 화해하고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는 겉으로 보기엔 그저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터널은 상상과 판타지가 펼쳐지는 마법의 세계로 향하는 장치이자 길이 아니었을까. <사자와 마녀의 옷장>에서 옷장 속에 이어진 길이 나니아라는 판타지 세계로 이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판타지 세계를 경험한 아이들은 그전과 조금씩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소극적이고 외골수적인 아이가 밝고 활달하게 변하는가 하면 자기만 알고 고집 센 아이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부드러운 마음을 갖게 되는 걸 알 수 있었다.




한 권의 그림책에서 결코 쉽지 않은 물음을 갖게 됐다. 시간을 두고 곰곰이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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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이 사는 나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
모리스 샌닥 지음,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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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해” “안돼!!” “하지 마!” “제발 말 좀 들어라” “엄마 좀 살려줘”




혹시 누군가 나의 일상을 몰래카메라로 찍는다면...그 속엔 어떤 모습들이 담겨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러나 굳이 심각하게 생각해볼 것도 없다. 매일 똑같이 벌어지는 일들이 다시 눈 앞에 펼쳐질 테니까.




“그만 해” “안돼!!” “하지 마!” “제발 말 좀 들어라” “엄마 좀 살려줘”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처음 만난게 큰아이가 두 돌 무렵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큰애는 둘째에 비해서 순한 아이였지만 당시로선 그걸 알 리가 없는 내 눈에 큰애는 사고뭉치 말썽쟁이에다 때론 괴물로도 변신했다. 책 속의 맥스처럼.




엄마가 소리쳤어. “이 괴물딱지 같은 녀석!”

맥스도 소리쳤지. “그럼, 내가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

그래서 엄마는 저녁밥도 안 주고 맥스를 방에 가둬 버렸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나는 아이에게 “니 할 일이나 해”라며 방으로 들여보낸다. 그런데 방에 들어간 아니는 내가 속이 뒤집어지거나 머리에서 연기가 폴폴 나거나 신경쓰지 않는다. 당연히 해야할 숙제나 과제보다 자신의 특기이자 취미인 상상의 날개를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한다.




바로 그날 밤에 맥스의 방에선 나무와 풀이 자라기 시작했지.

나무와 풀은 자꾸자꾸 자라났고,

나뭇가지가 천장까지 뻗쳤지. 이제 맥스의 방은 세상 전체가 되었어.




배를 타고 괴물나라에 도착한 맥스가 괴물 나라의 왕이 되어 괴물 소동을 벌이듯 아이도 괴물 나라에서 한바탕 신나게 놀기라도 하는지 방에선 쿵쾅쿵쾅 요란한 소리를 내곤 했다. 조금 잠잠하다 싶어서 방 앞에서 기웃거려보지만 아이는 금세 또다른 놀이에 빠져있곤 했다.




괴물나라 왕 맥스는 쓸쓸해졌지. 맥스는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어. 그때에 머나먼 세계 저 편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어. 마침내 맥스는 괴물 나라 왕을 그만두기로 했지.




그리고 잠시후 아직도 잔뜩 삐쳐있겠구나...하고 생각했던 아이는 너무나 멀쩡한 기분으로 내 앞에 나타난다. “엄마, 뭐 먹을거 없어? 배 고픈데....” 세상에, 난 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았는데 넌 먹을 것만 찾는단 말이냐. 니 잘못을 니가 정녕 모른단 말이냐. 이렇게 일장연설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 일단 꾸욱 참고 간식거리를 챙겨주면 아이는 맛나게 먹고 또 휑하니 지 방으로 가거나 거실에서 책을 읽곤 한다. 그제서야 난 허탈해진다. 난 대체 뭣 땜에 화를 낸 거니?




그날 밤에 맥스는 제 방으로 돌아왔어.

저녁밥이 맥스를 기다리고 있었지.

저녁밥은 아직도 따뜻했어.




엄마를 잡아먹어버릴 거라던 맥스가 괴물나라에서 한바탕 놀고 나서 지겨워할 때 맥스를 다시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오게 한 것은 바로 맛있는 음식 냄새였다. 그렇다면 나한테 실컷 야단맞아서 심술이 난 아이를 세상으로, 스스로 제 방에서 걸어나오게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




간혹 두 아이의 등쌀에 아이고 정말 못살겠어. 지겨워...하는 생각이 들때면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들쳐보곤 한다. 자신을 가두고 있는 틀에서 벗어나 시간을 넘어서서 자신만의 세계에서 신나게 열심히 놀이에 몰두하는 맥스를 보며 내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내 아이는 어떤 나라를 꿈꿀까...궁금해지기도 한다.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을 보며 한가지 소원을 갖곤 한다. 내 아이들이 언제 어떤 고난과 시련을 겪더라도 가족의 사랑과 따스함이 잊지 않고 돌아올 수 있게 되기를...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영화로도 제작 중이란 소식을 들었는데, 완성됐을까? 국내엔 언제 개봉하는 걸까. 기다려진다. 아이들과 함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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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궁전을 만든 우체부 슈발 - 월드원더북스 3
오카야 코지 지음, 야마네 히데노부 그림,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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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특별한 능력을 갖추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라도 하나의 생각과 꿈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되새긴다면 기적도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왠지 실감나지 않는다. <우체부 슈발>은 정말 우연히 알게 된 책이다. 프랑스의 오트리브란 작은 마을에 살던 페르디낭 슈발이란 우체부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엮은 것이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글도 쓰지 못하는 슈발, 평소 말이 적어서 괴짜로 통하는 그는 공상하는 걸 좋아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도 없던 시절,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매일 먼 길을 걸어다닐 때마다 그는 자신만의 궁전이나 탑, 동굴, 정원을 상상하곤 했다. 날이 갈수록 상상 속의 궁전은 점점 더 선명하게 떠오르지만 그걸 직접 짓는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슈발은 자신이 예전에 즐겨했던 공상을 되새기는데 마침 그의 눈에 독특한 모양의 돌이 들어왔다. ‘땅속에서 점점 자라다가 어느날 갑자기 땅위로 얼굴을 내민 것 같은’ 괴물 같은 모습의 돌을 보고 그는 결심한다. ‘자연이 돌을 조각해 주었는데 난들 그것으로 건축을 못할까’. 그후 슈발은 자신의 궁전을 짓는데 필요한 돌을 찾아나선다. 온 마당이 괴상한 돌로 꽉 차자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게 여기고 비웃기 시작하자 슈발은 매일 밤마다 자신의 궁전을 만드는 일에 몰두한다. 나이가 들어 우체부 일을 그만두고 약간의 연금마저 시멘트와 석회를 사는데 써버리지만 그는 더없이 즐거웠다. 건물을 짓기 시작한지 33년이 흘러 슈발이 76세가 되었을 때 드디어 그가 꿈꾸던 궁전은 완성된다.




책의 후반부엔 슈발이 지은 건물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건 정말 단 한 사람의 손으로 지은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만큼 엄청난 크기였다. 비록 평범한 우체부였지만 슈발이 열정을 잃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꿈의 궁전’이 되어 현실에 나타난 거였다. 슈발을 알고 나서 위인이란 어떤 인물인지 생각해보게 됐다. 나라를 일으킨 영웅이 아니어도 마음 속에 품은 생각과 꿈을 끝까지 이뤄내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위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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