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신호등 - 내 몸이 질병을 경고한다
닐 슐만 외 지음, 장성준 옮김 / 비타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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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들어 작은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중 단 몇 시간에 불과하지만 집을 벗어난다는 건 아이에게 큰 스트레스이자 모험일 겁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아이는 엊그제부터 콧물에, 기침까지 하네요. 열이 없고 그리 심하지 않아보여서 병원에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아이의 상태나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데요. 이거 정말 애매합니다. 아이의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와 처방을 받아서 상태가 깊어지는 걸 방지하는 게 좋을지, 당장 응급실로 뛰어가야 하는지 아니면 당분간 지켜봐야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허용범위나 위험정도를 나타내는 적정선이란 걸 명확하게 알 수 있다면 좋으련만 저 같은 평범한 주부에게 쉽지가 않지요.




그래서 선택한 책이 <건강신호등>인데요. 이 책은 여느 건강서적과 다릅니다. 먼저 저자가 한 명이 아닙니다. 자그마치 210명이 동원됐습니다. 미국 최고의 전문 의사 210명이 그동안 환자를 진료하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나 징후에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하고 그에 대한 대처방법도 짚어주고 있는데요. 책의 앞부분에 본문의 내용을 알려주는 차례에 이어 ‘건강 신호등 경고 징후표 목록’을 수록해서 신체의 각 부위별로 통증이나 증상에 따라 어디를 찾아봐야 하는지 각 페이지를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은 크게 ‘머리에서 발끝까지 나타나는 건강 이상 신호’ ‘성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과 징후들’ ‘임신과 출산’ ‘소아과, 신체부위별 질병’ ‘의료과실을 피하는 방법’ 5개의 차트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신호 1. 천둥처럼 갑자기 머리가 울리는 두통’을 시작으로 우리가 일상 중에서, 혹은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신체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과 징후에 대해 252개의 신호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증상이나 통증이 있을 때 이 책에 해당되는 항목을 찾아서 바로 병원으로 가야할지, 집에 구비해둔 상비약으로 해결해야 할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다만, 저를 비롯한 독자들이 의학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책에서 명시되어 있는 증상을 잘못 이해할 수도 있으니 책의 내용에만 치중하는 건 조심해야겠지요. 우리가 길을 갈 때 계속 가야할지, 멈춰야할지 신호등이 초록불, 노란불, 빨간불로 알려주는 것처럼 이 책은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통증이나 증상들이 어떤 의미인지 전해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의외로 위험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흔히 얼굴에 난 뾰루지나 여드름을 별 생각없이 터트리곤 하는데요. 대서양에 버뮤다 삼각지대가 있듯이 우리 얼굴에도 ‘위험한 삼각지대’가 있다고 합니다. 양 눈의 정중앙에서 입의 양쪽 끝이 해당하는데 여기에 생긴 감염이나 염증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니 반드시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한다는 거. 또 부록으로 수록된 응급처치법이나 여러 자가 검사법, 소아의 체온 측정법도 꼭 기억해둬야겠습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저도 중년을 고비로 서서히 성인병이나 여러 질병을 앓을 위험이 높아졌는데요. 이제부터라도 제 몸이 보내는 여러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 <건강신호등>이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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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의 집
수전나 클라크 지음, 서동춘 옮김 / 북노마드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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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그런가요?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단순한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일들이 생기곤 합니다. 유명배우의 이름이 헛갈리는가하면 외출할 때마다 열쇠며 지갑, 휴대폰을 찾아 온 집안을 찾아 헤맵니다. 얼마전에도 그랬답니다. ‘모로코’란 나라이름에 가장 먼저 떠올린 게 뭔지 아세요? 그레이스 켈리였어요. 아름다운 배우에서 한 나라의 왕비가 된 환상적이고 꿈같은 일화가 생각나서 <페스의 집>을 만날 때 은근히 기대를 했답니다. 모로코의 이야기가 담겼으니 당연히 그 얘기도 수록됐으려니...했는데, 어머나 이게 웬일입니까. 세상에 모‘나’코와 모‘로’코를 그만 착각했지 뭐예요? 글자는 한 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하나는 유럽에, 하나는 아프리카에 속해있는 나라인데 그런 엄청난 실수를 하다니...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답니다. 허나, 마냥 의기소침해 있을 순 없지요. 이번 참에 정식으로 모로코와 만나면 되니까요. 그죠?




모로코. 아프리카의 북서단에 위치한 이 나라는 제가 무지해서 그렇지 많이 알려진 나라더군요. 그 유명한 잉그리드 버그만과 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영화 <카사블랑카>가 바로 모로코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고 하네요. 몰랐던 사실입니다.




‘중세의 도시’ 페스에서 ‘제 2의 인생’을 꿈꾸는 부부 저널리스트란 표지의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호주의 신문사와 방송국에서 일하는 수전나 클라크와 샌디 매커천이 모로코의 페스에서 제2의 삶을 꿈꾸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수전나와 샌디에게 모로코의 첫 번째 여행은 배탈과 바가지로 그리 유쾌하지 않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들 부부는 여느 나라보다 깊은 인상을 갖게 되는데요. 그때 그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뺏은 것이 바로 페스였습니다. 모로코의 문화와 정신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성벽도시 페스. 미로처럼 끝없이 이어질듯한 좁은 골목길과 하루 5번 첨탑에 올라 기도시간을 알리는 무에진의 구성진 가락이 도시 전체에 울려 퍼지는 곳, 페스.  여행을 마치고 호주로 돌아온 수전나와 샌디는 모든 것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국적인 풍취로 가득한 페스를 잊지 못합니다. 첫 눈에 반한 연인을 그리워하듯 수전나는 하루에도 수시로 페스를 그리워합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모로코에 집을 한 채 사면 어떨까?’ 샌디는 아내의 이런 터무니없는 의견에 “페스에서 한번 찾아보지 그래?”라며 응원을 보냅니다. 호주에서 비행기로 하루종일 날아가야 도착하는 곳, 프랑스어 몇 마디 외엔 제대로 된 의사소통조차 할 수 없지만 그들의 페스행을 막진 못합니다.




가지 말아야 할 이유는 이처럼 끝도 없었다. 하지만 모로코, 그 중에서도 페스에 집을 구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좀처럼 머릿속에서 떠날 줄 몰랐다. 그리고 우리는 사고를 쳤다. - 13쪽. 




이후 책은 그들이 페스에 집을 마련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어렵사리 발견한 그들은 자신들의 집에 ‘리아드 자니’란 이름을 붙입니다. 작은 정원과 분수대를 갖춘 ‘리아드’식의 집은 바닥에 색색의 타일로 퍼즐이나 기하학적인 문양을 모자이크로 정교하게 만든 ‘젤리즈’를 비롯해 전체적인 원형은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무슬림 달력으로 1292, 서양달력으론 1875년 이후로 보수하지 않은 집이어서 여기저기 많이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천장은 구멍이 뚫리기 일보직전이었고 하수구 시설은 그야말로 형편없습니다. 아랍식 전통가옥의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시키면서 수도며 배관, 전기 시설처럼 생활에도 편리하도록 복원, 수리를 거치는 과정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거기다 인부들은 어찌나 느릿느릿한지, 걸핏하면 꾀부리고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그들에게 저자는 적당히 응대하고 부추기면서 ‘리아드 자니’는 조금씩 원래의 모습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결국 해내고 말지요.




인샬라! 신의 뜻대로. 책을 읽다보면 곳곳에서 저절로 이런 말이 터져 나옵니다. 낯선 땅에서 두 번째의 삶은 많은 사람들이 꿈꿉니다. 하지만 막상 꿈을 실현할 단계에 이르러 여러 가지 문제점에 맞닥트리면 많은 이들이 포기하고 마는데요. 수전나와 샌디는 집을 복원하는 것에만 치우지지 않습니다. 페스에서 살아가는 위해 그들은 모로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일상을, 결혼이나 할례, 라마단 같은 의식이 치러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자신과 그들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그 다름을, 오래도록 이어져온 전통의 가치를 유지하고 지켜나가려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페스의 건물들을 사랑한다.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사랑한다. 나무 한 토막, 벽돌 하나하나가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지고, 그 위에 손으로 무늬가 새겨지고 세공되는 곳, 인간의 손길로 집을 짓는 그 땅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 387쪽.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13킬로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모로코. 그리고 세상에서 유일하게 14세기처럼 살아갈 수 있는 곳, 페스.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지만 그곳의 신비로움이 왠지 제게도 전해지는 듯합니다. 다만 책에는 모로코와 페스, 저자의 집을 복원하는 과정이 담긴 사진을 중간중간 수록해놓고 있는데요. 몇 군데에 모아둔 사진을 본문의 내용과 관계된 대목에 실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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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깐한 독서본능 - 책 읽기 고수 '파란여우'의 종횡무진 독서기
윤미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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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의 독서기록이나 서평집을 볼 때마다 의식하지 않아도 내가 읽은 책이 몇 권이나 될지 꼽아보게 된다. 상대방과 나, 저자와 나 사이에 공통점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어선데, 저자와 겹치는 책이 한 권도 없을 때부터 다섯 손가락도 안되는 적도 있었다. 해서 <깐깐한 독서본능>을 펼치면서 이번엔 과연 몇 권일까. 세어봤다. 그랬더니 자그마치 10권! 양 손 열 손가락을 꽉 채웠다. 이얏호! 만세!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사실 이 책의 저자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도 인기 블로거인 파란여우님이다. 그리고 내게 이웃(?)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맘대로 이웃을 삼아버린 거라고 할까? 알라딘에 초라한 서재를 꾸리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흥미롭고 좋은 글이 많은 서재를 언제든 내 맘대로 들락거릴 수 있도록 즐겨찾기로 등록해놓는 거였는데, 그런 서재의 주인장 중에 바로 파란여우님이 계시다. 이 책과 나의 독서이력이 겹쳐지는 합일점이 많은 건 아마 그 때문이리라. 그럼 이미 내용을 다 알텐데 뭐하러 또 다시 읽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처음엔 나도 그 점을 염려했다. 그런데 책을 받고 나니 내가 미처 챙겨보지 못한 글이 얼마나 많은지...예전에 봤던 글, 마우스로 휙 하니 스쳐지나가며 봤던 글을 모니터가 아닌 책으로 만나니 기분이 새로웠다.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사람 중엔 어느 특정한 분야의 책만을 고집하는 걸 자주 보게 되는데, 저자는 그 반대였다. 자신이 ‘종잡을 수 없는 독서가’라고 밝혔듯이 한국문학, 외국문학, 고전․해석, 인문․사회, 인물․평전, 환경․생패, 문화․예술, 역사․기행, 만화․아동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만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제목에 나와있듯 저자는 자신의 독서를 ‘깐깐한 독서’라고 말한다.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요모조모 따져보고 뒤집어 보고 다시 생각해보는 책읽기. 그걸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서평공책이었다. 책을 읽을 때면 항상 서평공책을 준비해놓고 틈틈이 기록하면서 책과 더 가깝게,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고 하는데 나도 한때 책 읽으며 공책에 기록했던 적이 있어서 아는데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하는 일이다. 그래설까. 이 책으로 다시 만난 파란여우님의 글은 수박겉핥기 식의 독서가 아니라 한 권의 책이라도 저자 자신만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 책을 통해 어떤 걸 생각해보고 느낄 수 있는지, 인상깊게 봤던 점이나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꼽고 있었다.




또 한 분야의 책소개가 끝나면 ‘파란여우가 생각하는 책’이라든가 ‘파란여우의 책을 내 것으로 만드는 서평쓰기’, ‘파란여우가 좋아하는 국내도서’. ‘국외도서’, ‘국내작가’.‘국외작가’를 수록해놓아서 흥미롭기도 하고 내가 안 읽었거나 모르는 책, 작가에 관한 대목은 포스트잇으로 표시를 해두기도 했다. 특히 내가 취약한 고전․해석, 인물․평전, 문화․예술 분야는 언제든 찾아볼 수 있도록 노트에 메모했다.




5년간 천 권의 책을 읽었다는 저자의 책을 놓으며 나의 책읽기를 돌아보니 지난 한 해 200권이 넘는 책을 읽었다. 단순히 책의 수만을 따지면 적지 않은, 많은 책이다. 이런 페이스를 4년 더 유지하면 저자처럼 천 권을 달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닌 듯하다. 당장 작년의 책읽기만 보더라도 그 중에 정말 내 것으로 만든 책은 얼마나 될까. 저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때론 그에 반박할 수 있도록 깊이 읽은 책은 몇 권이나 될까...의문이 든다. 아마 형편없겠지. 그렇다고 여기서 갑자기 우울해지거나 책읽기를 포기할 순 없다. 지금이야 비록 어중이 떠중이 독서가에 불과하지만 좀 더 많이 생각하고 좀 더 깊이 고민하다보면 언젠가 나도 책읽기의 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도 말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고 움직이기 위해 책을  연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책에 많이 ‘찝적’대라고. 실로 확실한 표현이다. 책이여. 어서 오라. 이 내가 사정없이 찝적대주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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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진단서 - 요리책에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 식품의 모든 것
조 슈워츠 지음, 김명남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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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갈수록 식탁 차리기가 어려워진다. 유전자 조작식품에 원산지가 의심스런 식재료들, 농약범벅 채소와 과일, 인공감미료와 착색제로 맛을 낸 가공식품. 나와 가족들의 몸에 건강을 해치는 유해한 성분이 차곡차곡 쌓여갈 걸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단 한 끼의 식사라도 이런 것들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모든 먹거리를 직접 기르고 재배하지 않는 한. 아니, 그것 역시 현재의 환경에선 불가능하다. 각종 매체에서 내놓는 정보를 보면 더욱 혼란스럽다. 먹으면 좋다고 했다가 아니다. 이러이러한 점이 유해하니 먹으면 안된다고 한다. 이것도 저것도 문제라니 대체 뭘 먹으란 말인가!




화학자이면서도 음식과 영양에 관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던 저자 조 슈워츠는 일명 ‘카더라’ 통신에 의한 부작용, 혼란스런 정보로 인해 사람들이 예전의 좋지 않은 식단으로 돌아가는 걸 염려한다. 그래서 복잡한 인체의 다양한 분자적 구성과 보다 확실한 과학적 분석을 기초로 한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은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음식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평소 우리가 자주 접하는 먹거리에 대해 얘기한다. 사과를 비롯해 토마토, 블루베리, 양배추, 콩, 브로콜리, 시금치, 우유, 초콜릿, 커리 등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지식을 짚어주는 동시에 미처 알지 못했거나 건강에 나쁘다고 알고 있던 식품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전해준다. 2부 [식품 조작의 득과 실]에서는 음식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병이나 증상에 대해 알려준다. 짜게 먹는 습관과 고혈압, 설탕과 같은 당분과 아이들의 과다활동성, 인공감미료와 체중조절 문제, 아질산염이 함유된 가공식품과 위암발병율, 식용색소의 안정성, 비타민의 올바른 섭취방법에 대해 충고한다. 3부 [음식물에 스며든 오염물질]에서는 필요에 의해 탄생된 농약으로 인해 우리가 치르는 고통과 트랜스 지방과의 전쟁, 육류 속의 성장촉진제, 카페인과 다이옥신 등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마지막 4부 [잘못된 속설 바로잡기]에서 저자는 마치 기적의 음식처럼 알려졌던 구기자 주스, 두뇌건강과 노화를 방지한다는 DHEA의 효능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했고 다이어트를 위해 녹차를 마신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며 얘기한다.




그동안 우리가 식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이 이렇게나 많았던가. 책을 읽는 내내 놀랐다. 몸에 안 좋은 성분이 있다는 말에 겁을 먹은 나머지 자세히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으니...나의 어리석음에 부끄러울 뿐이다. 반면에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았다. 커리와 후추의 음식궁합이 좋아서 함께 먹어야 좋다는 거나 유기농 채소와 일반 채소가 영양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애들은 가라. 애들은 가! 이 약 한 번 먹어봐! 아픈 거 다 나아! 아침마다 요강이 깨져!” “저~기 허리굽은 할머니, 이거 먹고 허리 펴졌어!” 시골장터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던 만병통치약 약장수를 기억한다. 현란한 말솜씨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던 그에게 혹해서 약 한 병씩 손에 들고 귀가하던 사람들. 그들을 다시 만나지 못했으니 그 약이 얼마나 효험이 있는지 알 수 없다.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의사가 청진기를 들이대고 진찰하듯 저자는 각각의 식품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조사해본 후 진단을 내린다. 어떤 식품도 우리의 몸을 순식간에 좋아지게 만들지는 못한다고. 존재하지도 않는 만병통치약처럼 기적을 바라지는 말라고. 그리고 겁먹은 환자를 다독이듯 조용히 말을 건넨다. 뭐든 모자라거나 과하지 않게 적당히 먹는 게 중요하다고. 어떤 것에서도 정확한 답을 내놓지 않아 때론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게 바로 해답일 듯하다. ‘ 먹어야 좋을까’가 아니라 ‘뭘 어떻게 먹어야 할까’ 고민해야할 때가 됐다. 평소 음식과 건강에 관해 고민했다면 이 책이 그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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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편식잡는 엄마표 건강 레시피 - 먹지 않는다고 싸울 필요없는 마법레시피
김성희 외 지음 / 웅진웰북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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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먹지? 뭘 먹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매일 식탁을 차릴 때마다 고민이다. 가족들이 모두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그나마 나을텐데, 각자의 식성이 너무 다른 게 문제다. 고기나 회를 못 먹는 나, 채소 특유의 풋내를 싫어하는 남편, 김치나 매운 음식을 안 먹는 큰아이, 올바른 식습관이 자리잡지 못한 4살 작은 아이. 그나마 나와 남편의 경우엔 적당히 알아서 챙겨 먹기에 다행인데 두 아이의 편식은 정말 심각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일일이 챙겨주다간 한도 끝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이들의 편식습관을  고치면서 부모도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음식, 정말 없는 걸까?




<4인 4색 편식잡는 엄마표 건강레시피>는 <4인 4색 엄마표 튼튼간식 레시피>와 같은 4명의 저자가 함께 만든 책이다. 기본구성은 <튼튼간식 레시피>와 동일하다. 기본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비타민, 식이섬유 등으로 나누어 요리재료를 선별하고 그에 따라 4명의 저자가 각각 하나의 요리를 소개하는 형식이다. 평소 식사때마다 밥에 국, 반찬 몇 가지를 먹던 습관이 있어선지 책에 소개해놓은 요리들을 보니 정말 색다르다. 고구마나 옥수수 같은 익숙한 재료 하나 만으로도 촉촉하게 그라탕을 만들거나 크로켓을 하고 핫케이크를 굽고 스프까지 척척 만들어내는 걸 보면서 절로 감탄이 나왔다. 데코레이션도 인상적이었다. 간혹 오므라이스를 만들어서 달걀지단에 토마토 캐첩으로 하트모양이나 웃는 얼굴을 그려주면 아이가 재밌어하며 먹곤 했는데, 과자 하나를 굽거나 음식을 그릇에 담을 때도 아이들이 즐겁게 먹을 수 있도록 장식해놓은 점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서두에 나온 ‘편식을 잡는 생활의 기본’이란 부분이었다. 아이들의 편식을 고치기 위해서 부모가 평소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다소 번거롭더라도 아이의 음식은 따로 만들고 배고플 때까지는 간식을 주지 말라는 등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아이와 음식을 함께 만들어보라는 대목은 지금부터라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본문에 소개된 요리 중에 오븐을 이용한 것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물론 요즘은 주방에 오븐을 구비한 가정이 많기 때문에 그런  점도 있겠지만 군침이 도는 음식을 직접 만들지 못하니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 셈이다.




밥상머리 교육이란 말이 있다. 단촐하고 소박한 밥상이라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게 한 사람의 됨됨이와 가치관 형성에 그 어떤 교육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골고루 먹지 않는다고 편식하는 아이에게 마냥 인상쓰고 야단만 칠 게 아니라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에도 저절로 손이 갈 수 있도록 아이의 마음을 배려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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