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복지국가에서 살고 싶은가? - 대한민국 복지국가 논쟁 미래 논쟁집 2
이창곤 쓰고 엮음, 신광영 감수 / 밈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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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복지국가가 아닌 야경국가나 최소국가에서 살고픈 분들도 있을 것이다.
지갑 두툼하고 집있고 알아서 부인이나 남편이 토지서 부터 집까지 재테크해주시는 그런 분들이야 세금도둑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치부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하는 건 복지국가 논의는 대세라는 것.  

복지국가라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복지국가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부러워하는 북유럽 사민주의 복지국가 모델이 가장 뛰어나 보이기는 해도 영국이나 미국식의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나라들 역시 복지제도를 구비하고 있다. 그러니까 문제는 복지제도를 구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어떤 복지 국가를 설계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들어가자는 것이다. (너무 성급한 이야기일까??) 

여당의 확실한 대권주자인 박근혜의원도 복지국가를 이야기 한다. 그의 아버지는 독재자였는지는 몰라도 이땅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종국적으로는 복지국가를 건설하려고 했다는 이야기까지 하면서 새로운 정권은 국민의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정권이어야 한다고 한 발 먼저 치고 나왔다. 그가 말하는 복지국가의 상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또 비운의 총탄에 훅 가버리신 그의 아버지가 완결점으로 삼았던 복지국가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복지라는 단어가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의 입에서 튀어 나왔다는 점에서는 우선 반갑고...사실 놀랍다.  

복지이야기 하면 빨갱이 소리를 들을 일은 없어진 것이 반갑지만, 사실 이제 만만한게 복지가 된듯해서 안타깝기도 하다. 신자유주의적 경제성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삶의 기반을 잃고 실업고 비정규직의 안타까움 속에 살고 있는가? 결국 성장한 한계에서 어느정도 떡고물을 던져주지 않고서는 사회적 위기가 통제되지 못하는 수준으로까지 치닫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던져지는 복지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다시 어떤 복지국가을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 지는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기간의 복지국가 논의를 정리하고 있다는 점에 있고, 단점이라고 하면 사실상 단편적 내용으로 나열되어 있어 깊이를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다만, 현 복지국가 논쟁의 논점이 되는 지점을 살펴보기에는 요약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점이 역시 강점이다.

어떤 복지국가에서 살아야 할까?  개인적으로 사회권이 광법위하게 보장된 보편적 복지제도가 시행되는 복지국가에서 살고 싶다. 무상급식 하나만 봐도 선별적, 잔여적 복지를 시행해야 한다고 어깃장 부리는 서울시장의 꼴사나운 복지가 아닌 모든 아동에게 무상으로 급식을 시행하는 보편적 복지제도가 좋다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 그 길을 가려고 보면 그냥 가시밭길이다. 복지제도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고 조직된 행위이다. 그러나 노조 조직율이 10%밖에 안되는 노동운동의 세력이나 논의는 치열하되 실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시민운동의 현황이나 분열되어 있는 정치세력의 역관계를 살펴보면 보편적 복지제도를 설계할 만한 실질적인 힘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 책에서 논의하는 한 부분...  복지연합으로 정권을 창출하자는 말이 공감이 가면서도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이 바로 그것을 추진할 세력이, 보편적 복지를 시행하기 위한 조세제도의 개정과 설득이 얼마큼 이루어질 수 있을까하는 의심 때문이다. 이제 출발선에서 총소리는 울렸고 모든 정파와 단체와 정당은 자신의 복지를 걸고 달리기 시작했다고 본다. 복지제도 시행이 배부른 소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썩소한번 던져주자. 그리고 이제 신중하게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어떤 복지제도 아래서 살아야 하는지... 너무 이른 고민인가? 아니다. 지금도 너무 늦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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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1-2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큘님 오늘 늦게 주무시려나 봅니다.
긍정의 의미로.. 고민을 던져주셔서 저는 좀 더 늦게 자야겠네요. 생각좀 하면서 잠에 들어야겠습니다. ^^

머큐리 2011-01-20 08:27   좋아요 0 | URL
아~~바람결님..^^

양철나무꾼 2011-01-21 0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르조 아감벤의 ‘장치란 무엇인가’를 권하고 싶은걸요~^^

어떤’ 복지 국가에서 살고 싶은지에 앞 서, 우리는 복지 국가라는 데서 살 수는 있는건지...
책 속에나 나오는 이상향 같은 것은 아닐런지요~ㅠ.ㅠ

머큐리 2011-01-21 16:21   좋아요 0 | URL
흠...읽어 보고 답변드려야 겠는걸요...^^

2011-02-01 0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브로큰 윈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8 링컨 라임 시리즈 8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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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사이트를 뒤지고 설문조사에 응하다 보면 늘어나는 것은 스펨메일과 문자들 뿐이다.
스펨만으로도 일상이 짜증스러운데 내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 예측하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 대한 악의적인 행동을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본콜렉터'이후 두번째로 접하는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다. 시리즈 출판은 벌써 8번째 작품이라는데 내가 좀 제프리 디버에게 소원했나보다. 이 소설은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무언가 좀 섬짓하다. 어느날 나의 데이터상 기록에 수배자로 되어 있고, 은행에는 거액의 빚을 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버린다. 나는 아무 사실도 알수 없고 이건 마치 신이 일부러 장난 친듯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다면..아마 미쳐버리지 않을까? 

우리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긍정적인면만 바라보았지 그것이 한 순간에 악몽으로 변해버리는 세상을 상상하지 않는다. 그러한 상상력의 한계을 이 소설은 메워주고 있다. "자 니들이 사는 세상이 편리하고 환상적인 세상인거 같지? 그런데 말이야 한커플만 뒤집어 보면 너는 가장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거 그거 알고 있니?" '1984'도 '멋진신세계'도 미래의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렸지만, 이 장르소설도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려내고 있다. 더욱이 정보와 데이터는 국가가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통치도구이기에 그 어둠의 심연은 깊어진다. 어쩌면 개인적 자유주의가 강한 미국이라는 사회기에 더욱 암울하게 그렸을지도 모르겠다.  

뜬금없는건 책 제목이 '브로큰 윈도우'라는 것.'깨진 유리창 법칙'을 연상한 모양인데 주변의 사소한 것을 잘 치우지 못하면 엄청난 재앙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모양이다. 사실 우리가 흔하게 내버리는 우편물 하나가 무신경하게 사용하고 버리는 카드 전표 한 장이 어떤 반전을 가져올지 모르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깨진 유리창법칙'이 가끔은 사회적 약자를 처벌하는 강력한 신자유주의적 형벌 이데올로기를 내포하기에 제목만으로 따지면야 마음에 들지 않지만, 소설에서 전개되는 개연성있는 스토리를 보면 제프리 디버는 탁월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전신마비의 링컨 라임이 특유의 논리적이고 치밀한 추리를 통해 범인과 대결하는 모습은 흥미진진하다. 역시 이성이야 말로 인간이 가진 가장 치명적인 무기인 것일까? 그러나 편집증적인 연쇄살인법의 살인 유인과 살해수법 자체가 극히 이성적이라는 점에서 역시 인간에게 이성은 양날의 칼일 수 밖에 없나 보다.  

전자 데이터가 흘러넘치는 이 세계에서 살인마는 살인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 육신은 사라질지라도 데이터는 남아서 이 세계에서 영원히 유영할 테니 ... 인간에게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데이터일 것이라는 살인자의 생각이 꽤나 그럴듯하다는 공감을 불러 일으킨 작품.
글세...그런 흩어진 잔재를 모아서 하나의 사람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상상력이 기발하면서도 결국 인간이 이렇게까지 바닥을 치는 세상이 현재의 세상이라는 점이 좀 씁쓸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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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18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예전에 읽었었던 것 같은데...
링컨 라임과 범인의 이성 대비, 누가 더 차가운가 내기하는 것 같았어요.

머큐리 2011-01-19 11:44   좋아요 0 | URL
역시 양철님은 읽으셨군요..ㅎㅎ
 
평화의 얼굴 - 총을 들지 않을 자유와 양심의 명령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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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커다란 주제는 평화이고 주요한 문제의식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인권침해이다.
정전상태의 한반도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역사적으로 계속 충돌될 수 밖에 없고, 특정종교단체에 국한된 문제로 축소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일종의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과거를 정리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에 대한 논의들을 이끌어 내고 있다. 저자 스스로가 기독교인이기에 기독교적 신앙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논의들이 대부분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가장 커다란 울림은 누구나 이야기하는 '평화'가 사실상 실천으로 옮겨지는 순간 얼마나 사람을 위협하는 위험한 사상으로 둔갑해 버리는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었다.  

아마 주변에 전쟁을 선호하거나 폭력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폭력과 전쟁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도 힘들 것이다. 그 미묘한 차이는 전적으로 폭력과 전쟁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위협적인 요인이었다. 자신과 타자를 나누는 근대적 세계관으로 볼 때 타자의 위협은 극대화되기 마련이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폭력과 전쟁은 용인해야 한다는 논의들이 대세를 이루기 때문이다. 여기에 절대적 평화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몽상가들이거나 심지어 배반자로 낙인 찍히게 되고 그들이 사회의 동질화를 거부하는 순간 바로 경계로 밀려나 버리게 된다.  

이미 서양의 역사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나 병역면제에 대한 조치들을 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는 남이고 북이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매우 강경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이런거 보면 한민족이 맞나보다) 군사적 대치와 전쟁의 기억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과 군사독재정권의 배경까지 같다보니 병역거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지는 모양이다. 남쪽은 종교적 덧칠까지 칠해져 있다. 주류 기독교 자체가 권력과 야합하면서 군대에 목사까지 파견하는 실정이고 적들의 섬멸을 기도하는 종자들이라 그들이 말하는 그리스도의 평화는 불신자를 박멸하는 폭력을 허용하고도 남는다. 오히려 교리가 다른 여호와의 증인들이 신앙을 위해 병역거부를 할 때 더욱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경향까지 있고,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체복무까지 특정종파 보살피기로 파악하는 편협한 이기주의를 보이고 있다.  

기독교인으로서의 저자는 기독교 내부의 평화전통을 되살리고, 기독교야 말로 평화의 종교임을 그리고 평화를 위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사람들을 보호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사실 양심적 병역거부가 문제가 되는 것은 시민혁명의 발발과 관련이 있다. 국가가 일정 나이의 국민을 징집하여 전쟁을 벌이는 근대에서야 양심적 병역 거부의 문제는 전면화 된다. 누구든지 국가의 부름을 받으면 나가야 하는 획일화된 행동패턴은 그 이외의 사고와 행동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신념과 평화를 원하는 마음에 대한 확고한 견해는 바로 탄압의 빌미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적들이 너의 가족을 죽이고 유린하는데 너는 아무 저항도 하지 않을 것인가..... 이것이 국가의 주문이었다.   

'정당한 전쟁'이론도 있다. 그러나 사실상 대량학살이 발생되는 현대의 기계전에서 과연 민간인이 희생을 당하지 않는 정당한 전쟁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 의아스럽다. 정당한 전쟁은 용인하는 순간 정당한 전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고 정당한 전쟁의 요소들을 아무리 치밀하게 구성한다해도 전쟁으로 무고한 사람이 죽는다고 한다면 결국 정당성을 인정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정당한 전쟁은 내부 모순으로 무너지고 만다.
어쩌자는 말일까.... 전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병역을 이행하면 된다. 다만, 자신의 양심상 병역을 이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견해와 양심을 존중하여 대체 복무의 길을 열어 주자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에 따른 일체의 차별을 없애자는 것이다.  

수긍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평화에 확고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대체목무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연애인이 군대가는 것을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찬양하는 덜떨어진 국회위원이 존재하는 이 땅에서 군대는 영원한 정신적 외상일 수 밖에 없고 대체복무에 대한 논의는 병역회피의 좋은 구실로 여겨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듯하다. 

서양에서 먼저 진행되어 건너온 논의라 서양의 사례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고, 기독교 문명이 강하다보니 양심과 종교의 자유에 따른 병역거부가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지만, 종교적 이유말고 이데올로기와 사상에 따른 병역거부의 사례가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건 그냥 욕심이고 투정일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종교와 군대와 양심과 평화와 무엇보다 인간의 실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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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진화 - 자기정당화의 심리학
엘리엇 애런슨.캐럴 태브리스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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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스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도 못하고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인간은 거짓말 하는 존재이다. 의식적으로 거짓을 말하건 무의식적으로 거짓을 말하건
인간은 다른 사람을 속이는 존재이고 심지어 자신까지 속이는 존재이다.  

왜 거짓을 말하는 것일까? 이 책은 인지부조화와 거짓에 대한 인간의 심리를 이야기한다.
인지부조화란 불편함이다. 무언가 자신이 믿는 것과 현실이 맞지 않을 때, 사람은 심리적인
불안에 빠져 버린다. 이때 인간의 뇌는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그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여기에서 기억의 조작이 실현되는 것이다.  

인지부조화를 해소하는 것에는 장점이 있다. 인지부조화를 해소하지 못하면 인간은 만성
불안에 시달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인데, 그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인간의 진화는 다른 한 편에서는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인간
스스로가 함정에 빠지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예를 드는 자기정당화의 거짓에 대한 사례는 사람들이 심리적 안정을 위해 어떤
자기기만을 행하는지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다. 특히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있는 기억
조차 자신의 정당화를 위해 마사지 당한다고 하면 그야말로 인지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한
심리적 완충 작용이 무엇을 의미하게 되는지 의아스러울 지경이 되어버린다. 다들 알고
있지만 우리의 기억은 완벽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
아니 기억을 조작해 버린다. 무의식으로 조작당하고 조금씩 변형되기에 명백하게 알지
못할 뿐이다. 결국 개인의 역사도 승리자의 역사이고 패배한 역사는 사라지는 것이다.  

자기정당화를 행하는 인간은 오만하고 독선적이기 쉽다. 특히 권력자의 경우 자기정당화를
하기 시작하면 그 폐해는 걷잡을 수 없어진다. 자신이 잘못 생각했을 것이라곤 전혀 고려하
지 않는 독선적 행태는 이미 3년에 걸쳐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자신이 편하고자
정당화를 행할때 다른 사람들의 고통은 고려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올바른 이야기를
왜곡하거나 오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개발에 대한 청와대의 지시는
항상 국민이 무언가 잘 모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결론을 내는데 여기에는 통치권자의 자기
정당화에 대한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정당화를 위해서는 타인을 악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자기정당화의 마법이 강력하게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문제는 그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다시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 자기정당화의 덪에 걸리면 실수을 인정하지 않고 주변의
여러가지 요인이나 사람들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책임을 경감하거나 무시하게 된다는 것이
다. 이 사실에서 타인에 대한 왜곡과 편견이 생기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그 파국의 와중에도 자신은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이 자기정당화의 심리가 될 것이다.  

인지부조화의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용기.. 평범하면서도 행하기
어려운 그 덕목을 주시해야 한다. 인간은 단순하게 먹기 위해사는 존재는 아니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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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05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책에서 자기 정당화 까지는 이해할 수 있겠는데...
4대강 개발 까지요~?^^
인지부조화라잖아요,ㅋ~.

새해에도 건필하시구요.
좋은 글들로 좀 더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머큐리 2011-01-06 08:32   좋아요 0 | URL
새해에도 양철님의 서재에 많이 놀러갈께요..^^

마녀고양이 2011-01-0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정당화가 쌓이면, 참 걷잡을 수 없죠...
"문간에 발들이기" 이론이라던가요? 처음 발 넣기가 어렵지,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쑤~욱 들어가기는 쉽다잖아요. 문득
'우리는 3분에 한번씩 거짓말을 한다' 라던가 하는 책 제목이 생각나네요.
아마... 의식하지 못 해도, 꽤나 거짓말을 하고 살거예요, 우리들 모두.

머큐리 2011-01-06 08:33   좋아요 0 | URL
심리학책이야 마고님께 한 수 배워야 할텐데요..ㅎㅎ
마고님..날 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
 
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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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잃어버린 10년을 단 2년만에 복구하고 오히려 퇴행시켜 버렸다.
개별적 차이는 이익에 대한 탐욕으로 묻어버리고 자신들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하기 위해 똘똘뭉친 수구보수에 대항하여 개혁진보세력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를 질문하고 답하는 대담집이 나왔다.
책 제목도 '진보집권플랜'이다. 집권해야 바꿀 수 있다는 현실적 고려가 충분하게 반영된 제목이라 할 수 있겠다.  

서울대학교 법학과 교수이자 진보진영 대표 '훈남'인 조국 교수와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사장이 진보진영의 집권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가지고 대화한다. 대화의 내용에는 구체적인 정책부터 기존 인물에 대한 평가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고, 민주정권 10년에 대한 엄정한 평가까지 곁들여 있다.  

골자는 집권을 위해 진보진영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있다. 사실 이제 486이라 불리는 80년대의 세대들은 87년 체제를 위해 항거했고 대통령 직선제를 일구어냈다. 더불어 그들이 지금 지도층으로 부각되는 이 시기는 그들의 자녀가 비졍규 노동자로 전락하는 시대가 되었고, 교육비가 무서워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지금은 민주화 투쟁의 성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민주화 이후에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엄정한 비판이 필요한 시기다. 사실 무한경쟁 사회로의 진입을 이루어내고 가장 탈권위적인 정권의 연장이 가장 수구적 정권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진보진영의 뼈아픈 각성을 촉구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반독재 민주의 프레임은 어느정도 해소된 듯하다. 예전에는 가장 커다란 문제였던 것이 이제는 형식적 민주절차의 확립에 따라 부차적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나 생활 속의 변화는 시작도 못하고 꺽여버렸다. 집문제, 실업문제, 교육문제, 노인복지문제.... 산적한 문제들이 있음에도 사실 진보진영은 뚜렸한 무엇가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념적으로만 선진적이었지 이념을 뒷받침하는 정책적 내용에 소극적이거나 부실했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관료들에게 끌려 다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을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하면 설령 재집권을 하더라도 차후에 더 커다란 비판에 직면할 것은 틀림없다.  

지금의 반MB 정서는 사실 청와대의 오만과 한나라당의 독선 때문이지 진보진영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상대방이 실기했을때 더 착실하게 차후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적 과제가 될 것이다. 조국교수의 발언에 드러난 복지국가에 대한 플랜은 어쩌면 최소한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그 최소한도의 정책도 현실에 적용하기에 진보진영의 힘은 약하고 또 약하다. 사분오열로 분열되어 있어 정책적 유사함을 가지고도 정치적 연합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다시 한번 재조명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다짐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항상 문제는 실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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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12-17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문제는 실천에 있다.> 맞아요.^^

저절로 2010-12-22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지현장에 있는 저는 실감나는 글입니다.
벽에 맞딱드릴때마다 느끼는 건
외로움입니다.
알고있으면서도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의 무정함에 몸이 떨립니다.

이데올로기요?
복지국가 플랜이요?

자하(紫霞) 2010-12-2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뉴스보면 깜짝깜짝 놀래요.
참 세상이 변해도 안 변하는 사람들이 꼭 있구나!

2010-12-28 2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