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 - 1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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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부터 손에 들고 읽기 시작한 '토지' 1부를 어젯밤에 다 읽었다. 모두 네권이며, 쪽수로는 1600쪽 정도 된다. 읽는데는 두 주일이 걸렸다. 1주에 두권 정도 읽은 셈이다. 학기중에 대하소설을 읽으려니까 다른 책을 읽을 수가 없어서 힘들었다. 나머지분량은 겨울방학중에 읽으려고 벼르고 있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통영태생이다. 19261028(음력)에 태어나서 200855일에 돌아가셨다. 우리 나이로 83세이다. 박경리는 진주여고를 졸업한 이듬해인 1945년에 결혼을 했다. 그러나 남편은 한국전쟁 중에 감옥에서 죽었다.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쟁통에 세살짜리 아들이 죽는다. 작가의 유일한 혈육은 살아남은 딸 김영주다. 딸은 후일 저항시인 김지하와 결혼한다. 작가는 1955년에 소설가로 등단했다. '토지'를 처음 쓸 무렵인 1969년에 이미 작가는 장편소설 8권과 단편소설집 1권을 써낸 중견작가였다. 사십대 초반의 작가는 어릴적 외할머니에게서 전해들은 거제도의 이야기를 줄기로 하여 '토지'라는 장편소설을 구상한다. 처음에 '토지'1부로 완간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이야기의 무대는 점점 더 넓어지고, 시간도 길어져서 '토지'5부까지 이어진 대하소설이 되었다. 작가는 무려 24년 동안을 '토지'를 쓰기 위해서 고투했다. '토지'를 완간한 뒤의 박경리는 69세가 되었다. 박경리는 그야말로 자신의 혼을 쏟아서 이토록 장대한 이야기를 지어냈다. 이 방대한 소설은 무려 20권 규모의 소설이 되어서 '소설로 읽는 한국근대사'라는 명칭을 얻기에 이르렀다. 시간적으로는 1894년의 동학농민전쟁에서부터 1945년의 해방에 이르기까지 50여년 세월이 들어있고, 소설의 무대는 한반도에서 간도, 일본을 아우르고 있다.

 

1부의 배경이 되는 역사는 갑신정변, 동학농민전쟁, 을미사변, 을사늑약, 러일전쟁, 군대해산 등을 포함한다. 조선이라는 오래된 사회는 서양에서 밀려온 거대한 물결에 쓰나미를 맞은 것처럼 흔들린다. 외세의 침략이 있기 전부터 조선은 내부의 모순에 의해서 혼란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서양과 신흥강국 일본의 침략은 그 혼란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치닫는다.

 

소설에서는 그런 역사들이 직접 나오기보다는 최치수나 김훈장, 이동진, 조준구 등의 양반과 목수 윤보 등의 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언급된다. 시대의 변화에 대하여 적극 대응한 것은 평민의 종교인 동학이다. 이에 비한다면 양반은 마지못해 그 흐름에 끌려들어가면서 끝끝내 바뀌어버린 현실을 보기를 거부한다. 양반들은 단발령이나 을미사변을 거쳐서 을사늑약에 이르러서야 전면적인 대일항쟁에 나서지만 이미 때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런 역사들이 이야기의 배경으로 간간히 등장하는데, 최근에 같이 읽었던 강준만의 <한국근대사산책>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박경리가 이 시대의 역사를 세세한 부분까지 꿰뚫어보는 지식을 가지고 소설을 썼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야기는 지리산과 섬진강이라는 자연을 배경으로 하여 하동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택을 중심으로 하여 인근 마을의 농민들과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을 등장시켜서 전개된다. 최참판댁은 만석꾼이라고 한다. 만섬지기 농사를 짓는 대지주다. 한섬은 열말이다. 요즘 도량형으로 하면 180리터 정도 된다고 한다. 크게 잡아서 논한마지기에 다섯가마가 나온다고 쳐도 최참판댁의 논은 2,000마지기 정도 된다. 대단한 규모다. 자작농이 가지고 있는 논이라야 겨우 3-4마지기인 것을 감안하면 최참판댁은 오늘날로 치자면 대기업의 소유주라고 보면 무난할 것 같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최참판댁이라는 대지주의 토지를 빌려서 농사를 짓고 삶을 영위한다. 농민들에게 최참판댁은 사실상 파라오나 다름이 없는 존재다.

 

1부는 사실상 주인공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윤씨부인과 최치수, 서희라는 최참판댁의 당주들이 최고의 위치에서 중심을 잡기는 하지만, 이야기는 그보다 훨씬 폭이 넓다. 모든 인물들은 쉽게 풀어낼 수 없는 무섭게 꼬여버린 문제들을 붙들고 고뇌하는 존재들이다. 이 고뇌는 파괴적이다. 인물들은 살해당하거나 죽거나, 미치거나, 좌절하거나, 이상하게 변해버리거나, 적당히 도망가거나, 끝까지 투쟁하거나 하면서 이야기에 참여한다. 용이와 월선이, 칠성댁, 임이네의 관계는 이야기의 중요한 축이다. 용이는 평민의 삶을 보여준다. 최치수와 서희, 윤씨부인, 조준구, 이동진은 양반의 삶을 보여준다. 문의원, 목수 윤보, 강포수, 김훈장 등은 잔반이나 중인같은 중간지대의 인물들이다. 이외에는 평산, 귀녀, 칠성이 같은 범죄인들이 있다. 마을 사람들도 만만찮다. 종의 신분인 삼수, 수동이, 삼월이, 김서방, 김서방댁은 최참판댁의 중심인물을 보좌하는 중요한 역할들이다. 구천이와 별당아씨, 김개주와 우관스님은 국지적인 존재로서 사건의 전개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조준구와 홍씨, 그리고 일본은 악의 세력이다. 조준구와 홍씨는 양반으로서 염치도 없고 신념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치부와 권력만이 최고인 존재이다.

 

이야기의 흐름의 중심에는 최치수의 죽음과 윤씨부인의 죽음으로 인하여 생긴 힘의공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힘의 공백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외부세력의 개입을 불러온다. 이건 마치 조선왕조가 무너져내리는 당대의 상황과 비슷하다. 최치수는 원한에 맺힌 종 귀녀와 몰락양반인 평산의 음모때문에 희생된다. 그 힘의 공백을 메꾼 것은 윤씨부인이다. 윤씨부인은 시종일관 이성적이다. 그러나 윤씨부인조차도 호열자(콜레라)의 재앙은 이겨내지 못한다. 윤씨부인의 죽음과 마름인 김서방, 봉순네의 죽음은 윤씨부인을 축으로 한 권력이 붕괴함을 의미한다. 이것을 대신할 수 있는 서희와 길상, 봉순의 연합은 너무나 미약하다. 아직 나이가 어린 탓이다. 여기에 외부세력인 조준구와 홍씨의 무지막지한 침탈이 이어진다. 먼 친척이라는 인연을 이용하여 조준구는 최참판댁의 심장까지 치고들어와서 그 많은 재산을 통째로 집어삼키려고 시도한다. 그리고 종들과 소작인들을 분열시켜 자기세력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한다. 마침내 나라마저 을사늑약으로 일본에게 넘어가고, 조준구는 모든 것을 차지했다고 안심하는 순간 농민들의 반란이 시작된다. 가혹한 착취를 견디지 못한 농민들은 목수 윤보의 지도자로 삼아서 조준구를 죽이려고 한다. 목수 윤보는 얽매인 게 없는 자유인이다. 처자도 없고, 재물에도 매이지 않는다. 아는 것은 많고, 당대의 사건과 반란의 기술에도 능한 사람이다. 그러나 악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조준구는 살아남고, 반란을 꾀한 사람들은 가혹한 응징을 당한다. 1부는 서희와 용이, 김훈장 등이 간도로 탈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간도는 일종의 해방구인 셈이다.

 

모든 재미난 이야기는 사랑과 질투, 배신, 갈등과 투쟁을 구도로 해서 벌어지는 법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한 것은 사랑과 갈등의 이야기다. 1부에는 여러가지 형태의 사랑이 등장한다. 구천과 별당아씨의 사랑, 용이와 월선의 사랑, 귀녀와 강포수의 처연한 사랑, 이제 갓 스물이 된 길상과 봉순의 사랑, 윤씨부인과 김개주의 사랑, 삼월이를 사이에 둔 조준구와 삼수의 난행 등 갖가지 모양의 남녀관계가 나온다. 이 가운데 단연 사랑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용이와 월선의 사랑이다. 이들의 사랑은 정말 초월적이다. 모든 난관을 뛰어넘는 질긴 사랑이다. 정말 그들은 상대를 자기 몸의 한부분인것처럼 아끼고 그리워한다. 둘 다 너무나 심성이 착하다. 이들 사이에 끼어 있는 강청댁과 임이네는 사실은 불쌍한 여인들이다. 강청댁은 볼품없고 아기도 못 낳는 여인인데다가 질투의 화신이다. 이에 비해서 임이네는 예쁘고, 아기도 잘 낳으며, 잡초같이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여인이다. 강청댁의 질투는 강하지만 일찍 죽는다. 이에 비해서 임이네는 끝끝내 살아남아서 용이와 월선이 사이를 훼방놓는다. 임이네는 살인자의 아내가 되어도 살고, 거지가 되어도 살며, 어떤 경우에도 살아남는다. 끝이 어떨지 궁금해지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로는 맥닐의 <전염병의 세계사>를 읽고 난 뒤에 전염병이 나오는 장면만 나오면 예사로 넘어가지 않게 되었다. 이 책에도 전염병은 어떤 등장인물 못지 않은 막강한 힘을 휘두른다. 윤씨부인을 순식간에 죽게 만드는 것은 호열자라고 불리우던 콜레라다. 마름인 김서방이 하루만에 죽음에 이른 뒤에 최참판댁과 동네는 마치 해일에 휩쓸린 것처럼 쑥대밭이 되고 만다. 윤씨부인, 김서방, 봉순네, 강청댁, 문의원, 김진사댁 청상과부 두명,김훈장의 자식들이 순식간에 소설에서 사라진다. 1부의 4편 제목이 '역병과 흉년'인데, 이 둘은 사실상 당대의 인민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재앙의 쌍두마차와도 같은 것이었다. 특히 역병은 양반과 상놈을 가리지 않는 무서운 존재였다. 결과적으로 승리한 것은 콜레라의 생리를 잘 알고 있던 조준구다. 조준구는 일본인들을 사귄 덕분에 콜레라가 접촉을 통해서 옮는 것을 알고 철저하게 방역을 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는 그 지식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최참판댁이 몰락해야 자신이 일어설 수 있음을 알고 있는 악인의 간지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에서 악인은 반드시 몰락해야 한다.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 악인이 올라간 정상에서 고꾸라지는 과정의 이야기와 최참판댁의 후계자인 서희가 어떻게 다시 재기하는지가 이어지는 이야기의 중심줄기가 될 것이다. 1부는 서희와 길상이 도망가는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들이 찾아간 곳은 간도다. 이야기의 무대는 넓어지고, 이제 일본인들과 중국인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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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평전 - 사람을 얻어 난세를 평정한 용인술의 대가 중국 역대 제왕 전기 시리즈
장쭤야오 지음, 남종진 옮김 / 민음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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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텐의 <삼국지강의>를 읽고 난 뒤 가장 궁금한 인물은 조조였다. 이중텐의 전체 강의 48강 중 전반부 12강이 조조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만큼 조조의 비중이 크다. 또한 다루는 내용도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깨는 측면도 많다. 한편으로는 다른 측면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종류의 책을 찾아보았는데, 이중텐의 강의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장쭤야오의 <조조평전>이 민음사에서 번역되어 나온 게 있었다.

 

이 책을 저술한 장쭤야오는 1931년 생으로 삼국시대 분야 역사연구의 권위자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은 2000년에 중국에서 출간되고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에 번역본이 나왔다. 장쭤야오는 이미 1990년대에 <조조평전>이라는 제목으로 조조에 대한 비평적인 전기를 이미 간행한 바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정확한 책명은 <조조평전>이 아니라 <조조전>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비평적인 성격이 약하다고 느꼈다. 장쭤야오는 좀더 논평적인 성격의 책을 보려면 1990년에 나온 <조조평전>을 보라고 후기에서 권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1990년판 <조조평전>은 번역본이 없다.

 

어쨌든 이 책은 조조에 대해서 궁금한 거의 모든 것이 나와 있다. 조조의 출생에서부터 출세, 죽음, 정책, 후손들, 그에 대한 후대의 평가들까지 조조에 대한 백과사전적인 성격의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삼국지연의와 이중텐의 삼국지강의에서 나온 내용을 또 들으니까 식상한 면도 있었지만, 조조와 삼국시대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그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조조는 정말 다양한 면을 지닌 인물이다. 정치가, 군사전략가, 문학가, 음악가, 건축가, 서예가 등등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던 한마디로 다재다능했던 인물이다. 현실의 인물로서 조조를 알게 된다면 정말 사랑할 수 밖에 없을 만한 그런 뛰어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조조 주변에 구름같이 모여들었던 인재들이 조조를 그렇게 따를 수 밖에 없던 요소를 그는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조조는 사람을 죽이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거나 계속된 승리에 우쭐하여 자만심이 생겨서 적벽대전에서 커다란 곤경을 겪기도 했다. 조조가 유비에 견주어서 나쁘게 평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사람을 너무 쉽게 죽였다는 점이다. 자기 아버지와 가족을 죽인 집단에게 복수할 때는 그 성 주민을 모두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하고, 몇 만명의 투항병사들을 구덩이에 생매장하기도 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조조가 중국과 동아시아에서 대개 악평을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그 자신에게 있기도 하겠지만 주희의 평가도 있다. 남송의 대학자인 주희는 주자학이라는 거대한 사상체계를 만들어내고, 이후의 동아시아 사상의 지형도를 바꾼 인물이다. 주희는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해설하는 <자치통감강목>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의 목적은 중국사를 주자학적인 개념으로 개괄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주희는 한나라 역사를 잇는 정통을 조조의 위나라가 아니라 유비의 촉나라에 두었다. 거기서 조조는 유비의 촉나라의 연호를 정통으로 채택한다. 유비는 황제이고, 조조는 황위를 찬탈한 도적이라는 게 이유다. 역사학적으로 보면 역사의 공백이 생기는 오류이기도 한데, 주희는 그렇게 했다. 이후에 주희의 관점은 지식계의 표준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명나라 때 나관중이 저술한 <삼국지연의>는 촉한정통론을 관점으로 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조조를 교활하고 잔혹할 뿐만 아니라 한나라 황실을 능멸하는 간신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들이 모여서 조조는 대중적으로도 간신으로 기억되게 된다.

 

조조는 모든 면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삶을 마감했다. 황제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후대에 아들이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모든 장치는 해 놓고 떠났다. 보통 새로운 창업주들의 실수는 후계자를 잘못 세워서 그 업적이 중도에 그치게 되는 법인데, 사실 조조의 아들인 조비는 영민한 통지자였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데서 생겼다. 그 훌륭한 후계자가 너무 일찍 죽어버린 것이다. 조비는 재위 7년만에 40살의 젊은 나이로 죽었다. 음주를 좋아해서 그랬다는 말이 있다. 언제든지 권력이 약해지면 도전자가 생기는 법이다. 사마씨가 권력을 독점하고 결국 그의 손자인 사마염에 이르러 위나라를 멸망하고 진나라가 건국된다. 어찌보면 조조가 악평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위나라의 지속이 너무 짧아서(45) 그 왕조가 뿌리 내릴 기간이 없었다는 게 아닐까? 한이나 당처럼 300, 400년 정도는 가야 지식인과 백성들의 무의식 속에 뿌리를 내리는 법인데, 조조는 그런 면에서 불운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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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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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에 이어서 두 번째 읽게 되는 정유정의 소설이다. <28>에서 익히 봐온 그 날렵한 솜씨로 작가는 자기가 다루는 소재를 완벽하게 처리해서 우리에게 내놓는다. 정말 대단한 솜씨다. 독자를 이야기의 세계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드는 마력을 내장하고 있다. 책 전체가 한편의 영화시나리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소설은 영화적이다.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생생해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불안함과 무기력함의 극단을 보여주는 최현수, 냉정함과 집착의 대명사 오영제, 그리고 의연한 젊은 영혼 서연,  든든한 삼촌 같은 존재 승환, 가련한 어린 영혼 세령. 야구와 잠수라는 직업세계와 수몰된 마을을 배경으로 한 점도 독특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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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강의 - 역사와 문학을 넘나들며 삼국지의 진실을 만난다!
이중텐 지음, 양휘웅 외 옮김 / 김영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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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는 서기 184년에서 280년까지 96년 동안의 중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역사소설이다. 후한 말기에 환관과 외척의 발호로 인하여 국정이 파탄나고, 지방관료들의 백성수탈이 극에 달하자 농민들은 '황건의 난'이라는 농민전쟁을 일으킨다. 또한 황건적을 토벌하는 것을 명분으로 하여 전국각지에서 군벌들이 일어나면서 국가체제는 마비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로부터 100여년 뒤 서진의 황제인 사마염에 의해서 통일되기까지 중국은 춘추전국시대에 버금가는 내부전쟁의 시기에 돌입하게 된다. 이 시기의 역사를 다룬 정사가 바로 진수의 <삼국지>. 나관중은 진수의 <삼국지>를 기반으로 하여 민간에 전승되는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근사한 한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진수(233-297)는 촉나라에서 태어나 관리를 지내다가 진나라의 천하통일 이후에 진나라에서 관리 생활을 했다. 그는 <제갈량집>을 비롯한 다양한 책을 저술했다. 진수가 서술한 <삼국지>는 조조의 위나라를 정통으로 채택하고 있는 기전체 역사서다. 조조는 생전에 위나라 왕으로 책봉되고 황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의 아들인 조비가 황제가 되었기 때문에 나중에 무제로 추존되었다. 조조의 행적은 '무제기'에서 다룬다. <삼국지>에서는 위나라의 역사는 본기로 다루고, 촉과 오의 역사는 열전으로 다루고 있다. 위나라가 정통이라는 말이다. <삼국지>는 청나라 건륭제 때 중국 역사를 다룬 역사서를 <24>로 정리할 때 그 속에 들어갔다. <삼국지><사기>,<한서>,<후한서>와 더불어 '전사사(前四史)'에 들어가는 중요한 역사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기번역가로 유명한 김원중 교수가 민음사에서 완역본을 상재한 바 있다.

 

그런데 진수의 <삼국지>는 간략한 것이 특징이다. 나중에 동진(진나라는 서진(265-317)과 동진(317-420)으로 나뉜다)의 문제는 <삼국지>를 읽다가 당대의 학자인 배송지(372-451)에게 명하여 주석을 달도록 명한다. 배송지는 진수가 이용하지 않은 자료를 포함하여 140여종의 역사서를 모두 찾아서 주석에 기록한다. 배송지는 차이가 있는 기록이나 이설도 전부 싣는다는 방침을 가지고 작업했다. 그러다보니 주석이 본문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책이 되고 말았다. 배송지의 주석은 역대로 훌륭한 주석의 모범으로 꼽힌다. 그리고 이 배송지의 주석 덕분에 나관중이 <삼국지연의>가 풍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탄생하게 되었다.

 

삼국지 이야기는 당, , 원나라 시기에 민간에서 전승되는 가장 대표적인 이야기로 민중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민간에서 전해질 당시의 삼국지 이야기에는 조조나 유비, 제갈량 같은 인물들이 항우, 유방, 한신 같은 초한지에 등장하는 인물의 환생으로 나오고, 이야기 전개도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식이었다고 한다. 거의 서유기 수준이었던가 보다. 나관중은 이러한 삼국지 이야기를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시킨 주역이다. 나관중(1330-1400?)은 원나라 말에 태어나 명나라 초기에 활약한 문학가인데, 과거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고 <삼국지>를 비롯해서 다양한 이야기책을 서술한 사람이다. 원나라 말에는 의병장의 참모로 활약을 한 경험도 있다고 한다. 셰익스피어처럼 개인적인 기록이 거의 없다고 한다. 나관중이 쓴 삼국지는 <삼국지통속연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삼국지를 통속적으로 설명했다는 뜻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삼국연의>라고 책이름을 붙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삼국지>라고 쓰고 있다.

 

삼국지연의는 대표적으로 두 개의 판본이 있다. 명나라 나관중이 펴낸 24240회짜리 삼국지연의(나본)가 그 효시다. 그러다가 수많은 문필가들의 개작을 거쳐서 청나라 때 모종강 부자가 펴낸 삼국지연의(모본)가 나온 것이 1679년이다. 이후 모본 삼국지연의는 이후 300여년간 정본으로 군림해왔다. 모본은 60120회짜리라고 한다. 이렇게 길게 회를 바꿔서 나오는 소설을 장회(長回)소설이라고 한다. 오늘날로 치자면 대하소설쯤 되겠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현재 남아있는 판본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1522년에 간행된 '가정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임진왜란 이후에 삼국지연의가 민간에서 크게 유행했다고 한다. 선조실록에 기대승이 삼국지연의에 푹 빠져 있는 선조를 질타하는 대목이 나온다고 한다. 그 때가 1569년이다. 선조는 1552년생이고, 1567년에 왕이 되었으니, 그 때는 선조 나이 18살 때이다. 한창 소설 볼 나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생애 최초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창비에서 나온 황석영 번역본으로 읽었다. 앳된 시절에 읽은 삼국지가 아니라서 그만큼의 흥분은 없었지만 40대 나이에 읽는 삼국지도 나름 재미있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만큼 의문점도 많았다. 다양한 사건들과 인물들의 행적 속에 이해 못할 부분들이 많았다. 그런 의문들은 삼국지 자체로만 보면 이해할 수가 없다. 마침 도서관에 김원중이 번역한 진수의 정사 <삼국지>가 있어서 책을 빌려서 보았는데, 솔직히 말해서 너무 어려웠다. 내 지식으로는 그 책 속에 담겨있는 진실을 밝혀내는 것도 어렵고, 더구나 행간에 감춰져있는 진실들을 밝혀내기는 더더욱 어려웠다. 그 때 마침 손오공처럼 등장해서 내 의문을 해결해 준 책이 있었으니, 바로 이중텐의 <삼국지강의>였다.

 

이중텐은 1947년에 태어난 중국의 학자다. 역사, 미학, 인류학 등을 종횡으로 오가면서 연구성과를 내놓고 대중강연능력도 탁월한 작가다. 2005년에 중국의 중앙방송국(CCTV)에서 방영하는 <백가강단>에서 '한대풍운인물'이라는 강의를 진행하면서 대중적인 스타가 되었다. 이후 2006년에 방송한 '품삼국'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모두 50회로 구성된 강연이었는데, 이 강연이후 중국은 그야말로 '삼국지'신드롬을 일으켰다. 유명한 배우 유덕화는 40시간 동안 연속으로 이 강연을 다 보았다고 해서 또 유명하다. 강의를 엮어낸 책은 거의 1000만부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하니, 가히 중국판 도올선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삼국지강의(品三國)를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1,2권을 합하면 1000쪽이 조금 넘는 분량이다. 서문과 결문의 강의에다가 본강의 48강을 더하면 모두 50강이 된다. 한 강좌당 20쪽 정도의 분량이 들어있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조조에 대해서 다룬다. 2부는 유비와 손권에 대해서 다룬다. 3부는 삼국정립이후에 대해서 다룬다. 4부는 촉과 오과 망하고 진에 의해서 삼국이 통일되는 과정을 다룬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삼국지연의>를 다루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삼국지연의>의 기본바탕이 되는 역사적인 사실들과 인물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우리가 문학작품인 삼국지연의에서 다루는 조조나 유비, 제갈량, 손권을 넘어서서 실제 역사에서 활동한 그들의 본질과 행동의 동기들을 분석해서 보여주고 있다. 아무래도 삼국지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조조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한다. 1부를 조조로 시작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실제 역사에서 삼국지의 주인공은 조조다. 사실상 조조의 행동반경을 따라서 다른 인물들도 움직인다. 제갈량조차도 그렇다. 이중텐은 조조의 진면목을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다루고 있다. 이중텐이 보기에 조조의 성공비결은 그가 정치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지혜를 지녔기 때문이다. 조조는 널리 인재를 구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그들이 최고의 효율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용인술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삼국시대에 용인술의 천재를 순위로 매긴 것이 있다. 1위 조조, 2위 손권, 3,4위 유비와 제갈량.

 

삼국지에서 저평가된 인물로는 오나라의 주유와 노숙이 있다. 이중텐은 주유와 노숙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를 사실상 처음으로 제시한 사람은 오히려 노숙이라고 한다. 오나라판 삼분지계인 셈이다. 삼국지에서는 주유나 노숙이 늘 제갈량의 한 수 아래 인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노숙과 주유가 대단한 지략을 가진 오나라의 기둥이었다는 것이다. 오나라를 깎아 내리고 촉나라와 제갈량을 높이 올리려고 하다가 보니까 노숙과 주유가 내려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제갈량은 불세출의 군사전략가라기보다는 뛰어난 정치가였다. 제갈랑은 소설에서처럼 싸움에서 백전백승하는 귀신같은 책략을 발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싸움에서 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대신에 제갈량은 사람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훈련하며 법에 따라 정부를 운영하는 데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제갈량이 승상으로서 다스린 촉의 정부는 당대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청렴한 정부를 이루게 된다. 촉의 백성들은 제갈량 치하에서 예측가능한 삶을 살았다고 하겠다. 제갈량의 정치이념은 정도전의 재상론과 비슷하다. 군주가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승상이 책임지고 국가를 이끌어가는 식이다. 어찌보면 영국의 내각책임제 비슷한 면모를 제갈량이 보여주었다. 제갈량의 이와 같은 면은 역사 속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오히려 한실을 부흥시키려고 노심초사한 충신의 면모만 부각되었다. 이후의 통치자들이나 지식인들은 자기들이 보고 싶었던 면만 본 셈이다. 소설 속의 제갈량은 천문을 꿰뚫어보고, 비바람을 부를 수도 있으며, 적의 모든 전략을 예측하는 거의 신적인 존재로 나온다. 제갈량이 때로는 도사나 무당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는 제갈량이 유가와 법가를 혼합한 듯한 지식인이었던 것과 비교해서 소설이 지나치게 나갔다는 면을 비판하는 학자들도 많은 것 같다. 소설적인 재미 때문에 왜곡된 사실들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고 삼국지를 읽어야 한다.

 

이외에도 삼국지의 의문들 (읍참마속이나 제갈량 사후 위연의 배반, 공융의 죽음 등)에 대해서 이중텐은 마치 셜록홈즈처럼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배송지가 삼국지주에서 인용한 대부분의 책들을 직접 인용하면서 퍼즐을 맞추듯이 하나씩 진실을 밝혀준다. 그렇게 해서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진짜 면모를 확인하고, 소설 속에서는 어떻게 변형되었는지를 알게 되는 재미도 상당하다. 삼국지를 읽고 난 뒤 생기는 숱한 의문들을 해결하고 싶으면 이 책을 읽으면 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진수의 <삼국지>에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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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색, 계
이안 감독, 양조위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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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내와 함께 일요일 저녁9시에 하는 <색,계>를 보았다. 마치고 나니 11시 40분이더라. 엉덩이도 아프고, 허리도 쑤시고 해서 괴로웠다. 더구나 내 오른쪽에는 젊은 처자 둘이 앉아 있어서 마음대로 행동하기가 좀 곤란했다. 영화가 영화이니만치. 콜라를 오른쪽 팔걸이 있는 음료수 받이에 넣었는데, 어두운데서 목이 말라 콜라를 마시고 나서 다시 두기가 어려웠다. 평소같으면 그냥 좀 더듬다가 두었을 텐데 영화가 좀 성격이 그래서 한참 조심스러웠다.

영화의 포스터나 소개글에서 받은 인상과 영화의 본 내용은 느낌이 좀 다르게 왔다. 연기는 정말 출중했다. 특히 여주인공역을 맡은 여자배우는 연기의 힘이 대단했다. 20대 초반의 신인여우라는데 그 정도의 연기가 나온다니 정말 앞으로 기대할 만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무대장 역의 양조위의 연기도 볼만했다. 그렇지만 여주인공에게 받은 인상만큼은 아니었다. 워낙 여주인공의 연기가 뛰어났다.

내가 꼽은 기억에 남는 장면은 다음과 같다.

1. 홍콩의 대학에서 연극을 하면서 "중국을 구하자"는 구호로 마무리되면서 전 공연장에서 일어나는 감동의 물결. 그 장면이 어쩐지 나는 감동스러웠다.
2. 여주인공이 좋아하는 열혈 대학생의 고향선배라는 특무대 대원이 그들의 아지트에 찾아왔을 때 그를 죽이는 장면. 영화에서 사람죽이는 장면을 그렇게 사실적으로 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보고있는 나에게 그들의 흥분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것 같았다. 그 장면만 본다면 무슨 공포영화라고 보아도 될 것 같았다.
3. 보석가게에서 여주인공이 특무대장에게 " 도망쳐요"하고 말하자마자 양조위가 바람처럼 도망가는 장면. 백미터 달리기라도 하는 사람처럼 정말 날래게 달렸다. 피아가 분명한 전장에서 목숨을 건지려면 그 정도는 빨라야겠지. 그런의미에서 보면 특무대장이 마지막까지 죽지 않고 오히려 암살단들을 잡아다 죽이는 마지막 장면은 사실적이다. 거사에 실패해 모두 잡혀 총살형을 당하는 마지막 장면은 해피엔딩이나 거사의 성공을 바라는 관객들에게는 실망스러웠지만 현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이지. 감정이 흔들리거나 결단에 느린 자들은 투쟁에서 상대의 밥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인 것. 처음에 여주인공은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정말로 차분하게 막부인 역할을 잘 해낸다.그 때문에 양조위는 그녀에게 넘어갔던 것. 감정이 흔들린 거지. 그러나 양조위에게 성적으로 포섭당하는 순간부터 그녀는 흔들린다. 초반에 차분하던 눈빛의 그녀는 후반에 가면 눈빛이 흔들리게 된다. 암살단의 모임에서 하는 그녀의 진술은 그 항복을 묘사한다.
  "그 사람은 독사처럼 나에게 덤벼들어 내 심장까지 도달해요.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요."
보통의 남녀사이라면 그것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표현한다. 남자와 여자가 모두 상대에게 매혹되어 감정이 출렁이는 상태. 그렇지만 둘은 서로 사랑할 사이가 아니었다. 온통 적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그들은 상대를 죽일 수 밖 에 없는 처지였다. 결국 살아남은 이는 남자다. 이런 면에서 보면 여자는 약하다. 양조위도 그녀처럼 그 여자를 죽이지 않고 살릴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인데, 냉정하게 같이 총살시키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나중에 그녀가 남기고 간 짐이 있는 방에 가서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의 정체는? 그 방에 찾아와서 놀라고 있는 자기 아내에게 던지는 마지막 대사가 재미있다.
"당신은 올라가서 그전처럼 계속 놀아." 

제목의 의미는 잘 모르겠다. 단지 색을 너무 보여주는 바람에 영화 전체의 문법을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색만 보이고 계는 안보인다는 평도 본 것 같다. 영화평론가 김소영은 '이 영화는 이안의 베스트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나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이안의 영화는 몇 개 본 것이 없으므로. 아니다. 방금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내가 본 이안 감독의 영화는 <음식남녀><센스앤 센스빌리티><와호장룡><헐크>다. 제일 기억에 남는 영화는 이안이 대만에서 만들었다는 <음식남녀>다. 와호장룡이나 헐크는 어쩐지 심심했다. 서양사람들은 와호장룡에 열광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글쎄였다. <브로크백마운틴>은 비디오를 빌려서 보다가 중간에 잤다. 그래서 못 봤다. 이번 토요일에 한번 빌려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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