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세상

도종환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 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슬픔의 뿌리>

꽃,새,노래,파도,글쓰기,사랑,내리는눈. 이 모든 것이 쓸쓸한 세상을 감추기 위하여 생긴 것이라는데. 참 시인의 상상력은 기막히군. 생각의 샘을 얼마나 깊이 파고, 세상을 얼마나 자세히 관찰해야  이런 생각이 떠오를까? 도종환의 시선은 참 따뜻해서 좋고, 그 따뜻함 속에 굽혀지지 않는 의지 같은 것이 있어서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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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의젓한 개 그림이다. 김봉준 화백이 프레시안에 그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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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김봉준 화백이 연재하는 붓그림에서 얻어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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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 2006-01-09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이런 상상을 했겠나? 기막히다. 쓸쓸하기도 하고. 1월이 가기 전에 한번 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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