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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둘째 꼬맹이가 요즘 잘 읽어달라는 책이다. "아빠. 구름빵 읽어줘" 할 때의 그 '구름빵'이라는 말의 어감은 참 귀엽다. 우리 첫째는 <구름방>을 읽고 나더니 당장에 진짜 '구름빵'을 만들었다. 서랍에 들어있던 솜을 가져다가 밀가루를 입혀서 빵 모양을 만들었더라. 그러고는 "아빠, 내가 구름빵 만들었다"하고 자랑하고 그런다. 참, 아이들이란 이렇게 바로 무언가를 해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지. 이 정도만 해도 나는 책값을 톡톡히 건진 셈이다.

 

우선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것이 마음에 든다. 아이들이 버스를 타고 가는 아빠에게 구름빵을 건네줄 때에 아빠의 반응은 한마디로 "야옹"이었다. 어쩐지 빵과 구름, 고양이는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만약에 사람이나 개, 토끼 같은 존재를 등장인물로 했다면 느낌이 또 달랐을 것 같은 생각이다. 보통의 우리가 상상하는 구름은 솜사탕이나 동물, 구름차(손오공의 자가용인 근두운 같은) 같은 것이 대부분인데 여기서는 구름을 빵의 재료로 만들었다. 그래서 오븐에 넣어서 구워낸 구름빵을 먹으면 사람이 구름처럼 하늘을 날게 된다는 상상을 하게 된 것이지. 그렇게 해서 아침도 못 먹고 회사에 간 아빠에게 구름빵을 가져다 드리고, 아빠는 그 빵을 드시고서는 날아서 회사까지 제 시간에 도착하고. 커다란 모험은 없지만 발상들이 기막히고,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여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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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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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여류작가가 쓴 동화다. 내용이 참 엉뚱하다. 주인공은 책을 참 좋아하는 여우인데, 사실은 책에 양념을 쳐서 먹어버리는 식서가(食書家)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소금, 후추를 조금  뿌린 다음 꿀꺽 먹어치운다. 지식도 얻고 허기도 채운단다. 책값을 대다 못해 집안의 가구는 모두 전당포에 저당잡혔다. 

어느날 여우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책이 엄청 많이 있음을 알게 된다. 더구난 그 곳은 책을 공짜로 빌려갈 수 있단다. 꽤 오랫동안 계속된 여우의 '도서관 나들이'는 어느 날부터인가 꼬리가 잡히게 된다. 여우는 책을 갉아 먹기도 하고, 빌려온 책을 한 권도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서에게 현장을 들킨 여우는 그 뒤 도서관에 출입금지를 당하게 된다.  

길거리에서 나누어주는 광고지, 생활정보신문을 먹으며 버티던 여우는 소화불량에 걸리고, 털은 윤기를 잃어간다. 결국 여우는 허기를 참다 못해 복면강도가 되어 '길모퉁이 서점'에서 책을 도적질한다. 24권이나 되는 두꺼운 책들을 훔친다. 경찰관은 여우를 체포해서 감옥에 가두는데, 그곳에는 물과 빵 밖에 없다. 여우의 벌은 '독서금지'다. 책을 읽지 못하여 지식에 목말라하던 여우는 어느날 기막힌 생각을 떠올린다. 교도관에게 빌린 종이와 연필로 글을 쓴다. 923쪽이나 되는 두꺼운 책을 만든 것이다. 교도관 빛나리는 여우의 책의 최초의 독자가 된다. 교도관은 여우의 책을 보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이틀이나 일을 하러 가지 못한다. 다음날 나타난 교도관은 여우에게 그 책을 준다. 여우는 책을 맛있게 먹는다. 교도관은 여우에게 그 책을 출판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교도관은 출판사를 차려서 여우의 책을 출판한다.

 여우의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17개 나라말로 옮겨진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극장에 상영되기도 한다. 또한 여우는 문학적인 업적을 인정받아 감옥에서 석방된다. 여우는 대단한 부자가 되었다. 기자들은 여우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고, 비평가들은 여우의 작품을 연구한다. 여우의 책 속에는 소금 한 봉지와 후추 한 봉지가 꼭 들어있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참 기발한 발상이다. 책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싶다. 책벌레가 나중에 책을 만드어내는 나비가 되는 단계까지 가게 된 셈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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