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아침에 눈 뜨자 마자 누리가 자고 있는 엄마를 두드리며 하는 말이다.
"엄마. 엄마아아. 뒤에 돌아바. 뒤에 돌아바."
"뭐 할라고 뒤에 돌아봐? 엄마 찌찌 먹을라고?"
말없이 고개만 끄덕끄덕한다.  자기 목소리로 긍정하긴 싫단 말이지. 그래도 상황을 부정하진 않는다. 정직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서가 게임한다고 10분 넘게 컴퓨터에 붙어있었다. 누리가 언니 의자 옆에 끼어 앉아서 자기도 눈으로 즐기고 있더라. 부엌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이서가 아파서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보니 누리가 언니 머리채를 낚아채고 있었다. 단단하게 부여잡고 있었다. 그냥 잡아떼려고 하니 안 떼졌다. 그래서 손등 오목한 부분을 힘주어 잡았더니 손을 놓는다. 그러면서 곧 눈에 눈물이 가득해진다. 안고 벽으로 데리고 가서 세웠더니, 울면서 이렇게 말한다.
"아빠, 밖에 가아."
"아빠, 밖에 가아."
이번에 들으면 두번째 듣는 소리다. 우습기도 하지만, 자기 딴에는 얼마나 억울했으면 이런 소리를 하겠는가 싶어서 대화를 시도했다.
"아빠가 누리한테 혼내니까 아빠 미워?"
"언니가 혼자서만 컴퓨터하고 누리는 안 시켜주니까 화가 났어? 그랬구나."
"으응."
그렇게 달래놓고 안아주었다. 온 얼굴에 눈물자국이 남아있다. 화장실에 데리고 가서 씻겼다. 씻기면서 이야기도 걸어주고 하니 마음이 풀린 모양이다. 나중에 감도 깎아주고, 똥 눈 뒤에 씻겨도 주고 했더니 아빠가 좋아진 모양이다. 등에 올라타서 목을 감싸안고 논다. 한참을 그러고 나더니 신이 나는지, 감을 찍어 먹다가
"콕 찍어 먹는다"하고 말하고 콩콩 뛴다.
이건 <훨훨 간다>를 매개로 하여 누리와 내가 통하는 부분이라서
"누리야. 황새가 고동을 콕 찍어 먹었제? 그러니까 농부 아저씨가 손뼉을 딱 치면서 예끼 이놈 했제?"했다. 그랬더니 누리도 신이나서 손뼉을 딱 친다는 것이 그만 포크를 던지고 말았다. 그러고 하하 웃는다. 나도 따라 웃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언니가 화장실에서 씻고 있으니까, 누리가 묻는다.
"야. 뭐하니?"
이서는 갑자기 화가 나서
"야가 뭐야. 언니야지. 니가 나보다 네살이나 아래인데 그리 말하면 되나."
이런 다툼이 가끔 있다.
"야" 나 "이서야"하면서 친구처럼 대하면 당장 화난 목소리로 대답이 돌아온다. 듣고 있으면 나는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침에 우리 둘째 꼬맹이가 공부방에서 새모양 놀이감들을 가지고 나오면서 하는 말이다.
"아빠. 이거 같이 하자."
"응."
부엉이 모형을 들고 하는 묻는다.
"아빠. 이거 뭘까요?"
"글쎄."
"부엉이다.~ 후후후."
그렇게 하면서 새모형을 한줄로 죽 늘어놓는다. 크기는 겨우 손가락만하다. 그래도 재미있는 모양이다. 종알거리는 모양이 얼마나 귀여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