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들었을 때, 이건 좀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안무를 보고 좀 더 생각을 해본 다음 판단을 약간 달리하게 됐다. 물론 여전히 곡 자체로 보면 원더걸스보다 재미없긴 하다. 그러나 여기엔 2008년을 먹어치웠던 원더걸스 이후로서 나름의 절충적인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는 어떤 강박-고민이 보인다(소녀시대 1집은 후크송 라인이 아니었다. 그건 상당히 고전적인 양식의 아이돌 캐릭터-노래의 일체화 전략을 갖고 나왔었다). 전략적 어설픔과 성공적 변종의 어딘가.  

그런데 개다리춤 출 때 보면 라스 나왔던 성대현처럼 나중에 '단 한번도 부끄럽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이런 말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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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어 4 - 완결
후루야 미노루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심해어]는 1권에서 바닷속 깊숙이 틀어박혀 사는 듯한 존재인 토미오카의 얘기를 꺼내고, 이어서 조커에 반한 여자, 하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커는 변칙적인 캐릭터를 뜻한다. 그는 세상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존재이며 그런 열외자인 동시에 세계의 법칙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캐릭터기도 하다. 그리고 어느 쪽 역할을 하든 간에 조커는 기이한 존재다. 생긴 것에서부터 역할까지 세계의 이상성을 의미하는 존재에게 반한 여자인 하다가 조커와 비슷한 생김새에 이단적인 아우라를 가진 토미오카에게 반한다는 건 그리 이상하지 않다. 그러니까 그 감정의 흐름 자체는 이상한 바가 없다.

그런데 아이콘으로서의 조커의 속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심해어]에서 토미오카의 마음 속을 너무도 확실하게 잘 알 수 있다. 사실상 드라마의 기점은 그의 심적 갈등과 독자의 시선을 동일시할 때에 가장 극적으로 일어나곤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토미오카-조커의 마음 속을 읽는 즐거움으로 [심해어]를 읽어냈던 것일까.

[심해어]는 삶의 변칙적인 불안함을 보여준다. 여기 밑바닥 인생들의 현대적인 인생담 속에서 폭력과 공포는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이건 후루야 미노루의 전작들에서도 꾸준히 이어졌던 바, 그의 작품들이 익히 지향하던 껄쩍지근한 영역의 연장선이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정말로 이상하게 여기는 건 하다라는 캐릭터다. 그녀는 평균 이상의 외모를 갖고 있는 열외자다. 여기서부터 그녀가 가지는 모종의 힘이 부여된다. 구원이라는 가능성으로서 말이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는 작품 내에서 깊숙하게 제시되지 않는다. 그녀는 토미오카를 무조건적으로 좋아한다. 단지 그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심해어]에서 알 수 없는 힘으로서의 진정한 조커는 바로 그녀다.

그녀의 힘이 가장 강력하게 발휘되는 것이 이 마지막권인 4권에서다. 사실상 그녀는 그녀의 존재와 역할로 인해 갈등하는 토미오카에 의해 4권 내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문제는 애초에 부여됐던 힘에 쐐기를 박듯 더 강력한 권한이 붙고, 속을 알 수 없었기에 4권을 스릴 있게 드라이빙할 수 있었던 그녀가 결국 간단한 선택을 함으로써 끝을 맺는 결말부다. 이 결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맥이 빠지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심지어 이 이야기 이후도 어느 정도 만들어내는 게 충분히 가능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서 선을 긋는다. 어쩌면 여기서 선을 그어야 그가 이상적으로 바랬던(그러나 서사적으로는 안타까웠던)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을테니, 아마도 여기서 더 나아갔다면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은 파국이라는 끝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더이상 토미오카는 변할 바가 없는 상태에 도착했으니까.

이 마지막에 심각하게 실망감을 느끼는 이들은, 아무래도 토미오카에 자신을 대입시키거나  온전히 그의 시선만으로 [심해어]를 이끌어 온 이들에게 해당될 것이다. 그는 몇가지 고민과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실로 무력하게 현실에 굴복한다. 굴복이란 말이 여기에 소용 가능한 단어라면 말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자면 이 이야기의 끝 다음으로 토미오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어있다(이 부분에서 이런 상황이 되도록 끌고 온 과정과 관련하여 작가에 대한 비판이 가능하겠다). 기껏해야 지금까지 해왔던 생활의 반복뿐이다. 그 연장을 우리는 과연 즐겁게, 혹은 3권에서까지처럼 흥미롭게 볼 수 있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는 그저 존재에의 지향만을 선택함으로써 1권 초입에서 시작했던 세계와의 접점을 위한 지향성을 포기하고 진짜 심해어가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이미 그는 거창한 의미에서의 세계가 필요없게 된 것이다. 이것이 정말로 우울한 결말인지 아닌지는 보는 이가 판단할 가치가 있다. 이 마지막은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유혹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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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생각해 보면 누군가에 대한 어둠도, 그 사람과의 관계가 전제됐기에 가능한 것일 거야.
1-그렇겠죠
0-거짓말을 용서해본 적 있어?
1-가벼운거라면요
0-음. 그럼 거짓말 때문에 관계가 끊긴 경우는 있었어?
1-네
0-음..
0-연을 맺지 않으며 지낸지도 꽤 됐잖아.
0-조금은 편해졌어? 예전보단.
1-그런거 같아요
0-너랑 같았다던 남친은
0-스스로를 절망에 빠뜨리는 타입이었어?
1-아뇨
0-그럼? 너무 비슷해서 헤어지기로 했었잖아.
1-그랬나 비슷한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닌거 같아요
0-그럼 지금 생각해볼 땐 왜 헤어졌던 거야?
1-싫증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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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ds13.egloos.com/pds/200902/03/80/cdpkorea-1233465547-1.exe
 
위 링크를 다운 받아서 테스트. 용량 60킬로바이트밖에 안되니 부담 없음. 


8kHz : 당신은 정말로 조금 듣는다.
10kHz : 10대를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못듣는다)
12kHz : 중년의 위기 -_-;;;
14.1kHz : hoopy frood 가 아니다. 유행세대에 낄 수 없다.  
14.9kHz : 30대 정도 쯤.
15.8kHz : 당신은 20대.
16.7kHz : 대략 20살 정도
17.7kHz : 전형적인 10대
18.8kHz : 금방 10대가 된 정도.
19.9kHz : 아직 10대가 안됬다.
21.1kHz : 당신은 개 (처럼 귀가 밝다 ) 거나 박쥐(처럼 잘듣는다)  

 

디시 이어폰 헤드폰 갤 Flyaway님 제공. 저는 30%로 맞춰서 컴퓨터 스피커로 설렁설렁 했는데, 대략 20대 수준으로 쳐주네요. 제 컴퓨터 돌아가는 소리가 고역대 음하고 비근한 수준이었는데, 암튼 이쯤이면 4인치 조금 넘어선 즈음인 풀레인지 유닛의 고역 한계 주파수대인 듯. 볼륨 왕창 올리면 개나 박쥐 수준으로 타락하는 게 가능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거 가청주파수라기보단 스피커 음역 테스트쪽에 더 가깝지 않나도 생각하게 만드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내 피시스피커(풀레인지 유닛)로 들을 수 있는 게 저정도란 것도 이해가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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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음역 테스트
    from little miss coffee 2009-02-08 03:36 
    볼륨을 24%로 줄여서 시작했다. 나의 가청주파수는 17.9kHz 로 나왔다. 전형적인 10대라. 내 몸에서 아직 젊은 부분이 있긴 하는구나. 제대로 하면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나의 별명이 '귀밝이술' 혹은 '소머즈' 였더랬다. 오지랖이 넓어 참견을 잘해서 그런걸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간혹, 쟤 무슨 신기 있는거 아냐. 라고 말할 정도로, 인간적으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들어서 이야기하곤 했다나 뭐라나;; 가끔, 문 닫힌 보스
 
 
 

 

모든 것은 듀얼의 빈티지 풀레인지 북셸프 스피커를 발견했을 때부터였다. CL-116. 가격은 십만원 안짝. 풀레인지 스피커라는 것이 그 제조상의 간편함 덕에 자작인들의 세계로 깊숙이 들어가버린 이후 시장에는 저가형 빈티지 풀레인지 북셸프 스피커는 잘 나오지 않는 편이었다. 그런데다 CL-116은 디자인도 아주 고리짝적 직사각형 육면체에 벌집 스타일 그릴인 게 꽤나 맘에 들었으니. 조금 고민을 한 다음 그냥 질러버리기로 했다. 그래 지르는 거야 시발. 

암튼 지른 다음 택배를 기다리면서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제대로 된 정보나 시청기가 나오지 않는 이놈의 스피커 정보를 긁어모으다가 퍼뜩 역시 풀레인지는 소출력 진공관 앰프로 들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소리 듣는 업계에 잠시 있긴 했었지만 그땐 일이 일인지라 소위 하이엔드급들만 질리게 들었었지 저가형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세상에서 놀았던 탓에 이쪽 정보를 캐려면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해서 소출력 진공관 앰프를 찾아봤는데.... 진공관 앰프 자체가 시장에선 꽤 드물게 된 게 근자의 현실이었다. 새로 나오는 제품들은 대개 하이파이급 이상의 고가 제품들이었고, 소출력 진공관 앰프는 제작상의 상대적 간편함 덕분에 이 또한 풀레인지 스피커와 짝을 이뤄서 자작인들의 세계로 들어간지 오래였던 것이었다. 그래서 자작품이나 기성제조품은 나온다 해도 20~50만원대라는 부담되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 형편이었다. 네임드 제품은 더 높은 영역에 자리하고 있었고.   

그래서 고민 끝에 자작품들 중에서 평판이 알려진 모델을 찾아내 보기로 했다. 일단 대부분의 오디오업체들의 규모가 공방 수준이란 걸 감안해보자면, 그리고 자작 전통이 상당히 깊고 넓다는 걸 생각해 보면 자작인 중에서 그 성능을 인정받은 자작품이라면 공방스럽게 꾸준하게 만들어지는 인기 모델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또한 그런 자작품이면 가격적인 메리트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소리전자 자작품 장터를 모조리 훑었다. 

그렇게 사서 고생하면서 훑다가 결국 목적하던 것을 발견. 작년 초입에 올라왔던 이영건님의 제품으로 리플이 이미 100개를 훌쩍 넘어가고 있는 상태. 초반부에 적힌 글로 봐선 일정 수량을 판매한 후 제작 종료를 한 것 같았으나 수개월이 지난 다음에도 계속 카운터가 올라가는 중이었고 다소 지나치게 감상적인 비평을 제외하더라도 상찬 리플이 더해지고 있는 걸 보면 아직 제작이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메리트였던 건 제시된 가격이 10만원이라는 것. 웬간한 진공관 앰프 자작인이라도 10만원이면 부품 비용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게 현실이고, 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일제 진공관 앰프 제작 키트도 가장 싼 게 16만원이 넘어가는 현실에서 10만원 짜리, 그것도 나름 검증 받은 진공관 앰프라는 건 다소 눈에 안 차는 앰프베이스 디자인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한 구매 가치가 있었다. 부딪혀보기로 했다. 

전화를 걸어 상담을 해본 결과 제작기간은 대략 한달 정도로 잡아야 하며 요즘 환율이 올라서 10만원에서 좀 더 추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씀이 있었다. 만수 이 씨발....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나 인기도가 여전히 매력적인 포지션. 그래서 그대로 가기로 하고 제작을 부탁드렸다. 

그즈음 이 모든 난장질의 근원인 듀얼 스피커가 날아왔다. 필립스 풀레인지 유닛(이놈에 대한 정보도 어지간히 없었다)이 장착된 1975년 작. 그런데 이걸 뜯어보니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더 빈티지스러운 게.... 어째 불안불안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자고로 오디오를 잡을 때 빈티지란 매혹적인 단어에 넘어가면 물먹기 십상인 것이, 오디오는 전자기기이고 아다만티움으로 제작하지 않는 한에 세월에 따른 노쇠화를 이길 수 있는 전자기기란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문한 앰프는 한달 후에야 올 상황. 그래서 스피커 상태 확인을 할 겸 심심한 귀도 달랠 겸 그를 대체할 앰프를 일단 하나 구해보기로 했다.  

우선 풀레인지인데다 오래된 제품인 만큼 혹여나 있을 스피커에의 출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출력 앰프를 고르기로 했고, 그럴려면 미니 앰프나 빈티지 앰프가 그짝인데 빈티지는 일단 제쳐두고 미니 앰프 쪽에서 찾기로 했다. 그리고 그리 많이 쓰진 않을테니 후에 되팔 때 가격보상이 가능한 걸로.... 그렇다면 선택은 하나, 아남 AA-40밖에 없었다. 그래서 민트급으로 허겁지겁 구해내는데 성공.   

더해서 마지막으로 시디피를 잡아야 했는데, 저가형 시디피는 음질에 별 영향을 못 끼친다는 내 신조.... 가 아니라 단순히 돈이 없어서 최대한 싸구리로 해결하고자 했다. 뭐 그리고 내 막귀는 진공관이라도 달아놓지 않는 한 일반 시디피에선 별로 재미를 못 느끼는 것도 같다. 아무튼 중요한 건, 번거롭게 픽업 교체를 안해도 되는 제품으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 대개 중고 시디피들은 가장 말썽을 일으키는 부분이 노화된 픽업이라 그 교체값이 중고가의 절반 이상을 넘어가는 경우가 왕왕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 조건에 맞을 시디피란, 신용이 있는 중고업자들이 내놓는 제품군 중에서 픽업 교체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그 조건에 맞는 1990년에 만들어진 골동품 인켈 CD-3010R을 선택했다. 드디어 허접 시스템이 일단락 완성된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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