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꽤 묵직한 10대의 위기 국면으로 들어가는 중인 듯. 수면 아래에 숨어있던 음울함은 더 강해지고, 여전히 훌륭하다.

 

일단은 어쨌든 SF.... 꽤 불협화음스러운 매력을 가진. 이것이 어떤 확고한 즐거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런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적어도 1권에서 보여준 건 기대를 하기에 적절한 수준.

 

[스모모모모모모]가 신기한 건 소년만화의 법칙을 깨뜨려가면서도 그걸 계속 유지해가고 있다는 점. 그 묘한 줄타기도 재주라면 재주라고 할 수 있겠다.

 

 

격정적인 표지에 비해선 수수한 편. 로리혼을 진지하게 그리면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작화는 유지 연출 텐션은 저하. 마지막 회 되면 죄다 죽어버릴 거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들다.

 

 

적어도 1권 분량은 애니메이션판이 나은 거 같음. 

 

 

슬슬 내 마음 속의 관성작이 되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김빠지는 원작의 존재만으로도 [식령 제로]는 칭찬 받을 수 있을지도. 

 



무법의 도시에 무정한 살육자들과 (과거가 있는 듯한) 주인공이 있다... 그렇다.... 하아.... 

 

 

이 만화의 1권이 보여줬던 생생한 병맛의 느낌을 기억하고 있는 나로선 이게 여기까지 왔다는 게 클라이언트 지향 작가와 뚝심의 편집부가 일궈낸 어떤 기적처럼 느껴진다. 

 

 

딱 뉴스위크지 기사삘로 모든 걸 전개해가고 있는데, 전세계 각계각층의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옴에도 번역 문제인지 원래 그런지 어조나 어투들이 하나같이 비슷해서, 이 작가 혼자서 그 모든 걸 완성했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전혀 들지 않게끔 만들어준다. 좀비만 나오면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흥분되서 주체를 못하겠다는 분에게 추천.

 

 

정말 열정적으로 중세에 대한 오해를 풀려고 동분서주하는 내용. 뭐 그리 오해가 많다는 것도 그렇고, 정말로 그런가 싶은 변론들도 상당한데 저자의 정치적 성향이나 다른 저작을 모르니 그에 관해 뭐라 말할 수는 없겠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노골적인 패러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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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2009-01-05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비대전..거 참 황금가지의 낚시에 -_-;;
일본 오타쿠소년 집안탈출기하나 흥미로웠고 나머지는 참...
 

 

...이라고 해서 요 며칠 좀 얘기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어째 이 책에 대해선 아예 언급들 자체를 안 하는 거 같다. 이런 무관심은 태양신 기념일이 예수의 탄생일로 변해서, 그게 다시 뭔가의 요인들로 천민자본주의적 떡데이로 변질된 현재에 이른 상황을 은연중에 증명하고 있는 것일까. 어찌되었든 누군가가 만든 세계 4대 성인 중 기록상으로 예수가 유일하게 동정남이었다는 걸 감안해보자면 따따블을 안 부르는 여관을 찾아 새벽길을 헤매는 현재 크리스마스 이브의 풍속상은 모종의 억울함마저 담보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뭐 반은 농담이고, 암튼 중요한 건 책의 내용인데 어째 이번 달 4일에 발간된 건데 아직까지 거의 이슈가 안되고 있다. 관련 기사도 연합뉴스에서 나온 한꼭지가 다이고. 중역이지만 나름 사해문서의 최초 전문 국역본이란 점에서, 그리고 중세철학조차도 소화 못하는 국내 기독교계 학문의 차원을 고고학적 영역으로 보다 넓혀주는 역사가 있다고 볼 수 있을텐데 말이다. 어쩌면 책이 도서관에서나 받아줄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라서 별로 인기가 없는 걸 수도 있겠다.  

뭐 요즘에 사해문서라고 하면 [에반게리온] 정도를 떠올리는 이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당연하게도 여기에 제례의 계획 같은 건 나와있지 않으니 착각할 필요는 없겠고. 그래도 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를 하고 나서 큭큭거리면서 나이프 사이트를 뒤지는 것보단 [아발론 연대기]를 읽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에반게리온]을 보고 인류보완계획에 감동받은 이가 [사해문서]도 선택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런 루트를 타고 좀 비틀어진 성서학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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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문서' 국역본 전 4권 출간

기사입력 2008-12-04 19:28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사해(The Dead Sea) 연안 동굴들에서 발견됐다 해서 '사해문서'(The Dead Sea Scrolls)라고 일컫는 고문서 진본 일부가 지난해 연말부터 올 연초까지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대관 전시 형태로 선보인 적이 있다.

사해문서와 함께 기독교 관련 유물들을 이스라엘에서 대여한 주최 측은 주된 관람층으로 기독교인들을 겨냥했으며, 실제 이곳을 다녀간 이는 대체로 교인들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를 빌려준 이스라엘 측에서는 사해문서를 기독교 유산이 아니라 유대교의 성보(聖寶)로 간주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1947년 2월 예루살렘 동쪽 사해 연안의 키르벳 쿰란이라 일컫는 곳에서 잃어버린 염소를 찾던 베두인족 한 소년이 동굴 속에서 우연히 발견하면서 존재가 알려진 사해문서는 기원전 2-기원후 1세기 무렵 종말론에 심취한 특정 유대교 종파가 남긴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20세기 가장 중요한 고문서 발견'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는 이 사해문서가 학술진흥재단이 지원하는 '학술명저번역총서'(서양편)에 포함되어 '사해문서'(전4권.나남출판 펴냄)라는 제목으로 최근 완역돼 나왔다.

서울대 영문과 출신인 강성열 호남신학대학 신학과 교수가 그 번역 대본으로 삼은 판본은 히브리어 원전이 아니라, 네덜란드 그로닝엔 대학 쿰란연구소에 근무하는 두 사람, 즉, 마르티네즈와 티그셸라아르가 원전을 재편집하고 영어로 옮긴 'The Dead Sea Scrolls : Study Edition,Ⅰ-Ⅱ'(1998)라고 한다.

사해문서는 1947년 존재가 보고된 뒤, 1949년 이후 1956년까지 고고학자들과 민간인들이 쿰란 일대에서 조사를 벌인 결과 모두 11개 동굴에서 발견됐다. 이들 11개 동굴은 1G, 2Q와 같은 식으로 번호를 매겨 구분하는데 이번 영어판 번역 대본은 동굴 순서대로 거의 모든 발견 문서를 정리했다.

역자인 강 교수는 사해문서가 ▲히브리 성서 사본과 그에 대한 일부 주석 자료 ▲동굴에 살던 쿰란 공동체의 조직, 행정, 종교생활, 규율 등과 관련되는 각종 문서 ▲신약과 구약 중간 시대에 속한 일부 외경(外經)과 위경(僞經)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나아가 이 사해문서들이 갖는 의미로 "에스더서를 제외한 히브리 성서 전체를 포함하고 있어 성서의 전승(傳承)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쿰란공동체의 신학적 성향을 확인할 수 있는 점" 등을 들었다. 비록 영어판을 번역 대본으로 삼기는 했지만 히브리어 원전도 권말에 첨부했다. 각권 570쪽 안팎, 권당 3만2천원.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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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해문서의 내용은 띄엄띄엄 찢어져서 예전에 [숨겨진 성서]란 책에서 다른 성서 외경들과 함께 섞여서 깔짝 소개된 적이 있었다. 당시 출판사인 문학수첩이 한창 조선일보에 광고를 때려댔던 덕에 나도 혹해서 읽긴 읽었는데 베드로서의 내용외엔 잘 생각이 안 난다. 아마도 베드로서에 그려진 예수의 모습이 왼뺨과 오른뺨을 동시에 내미는 마조히즘적인 양반이 아니라 심판의 날에 해당하는 가혹한 신으로서의 모습이어서 꽤나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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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2008-12-25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 사해문서가 출간되었군요? +_+ (게다가 비..비싸네요.;)
전 (좀 부끄럽지만) 사해문서의 존재를 1년전쯤 책 읽다가 알았는데, 굉장히 호기심을 부추기더라고요. 발견 배경이나 내용 모두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읽어봐야겠어요.(그냥 훑어보는 것도 벅찰 것 같지만..^^;;)

hallonin 2008-12-26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러울 게 뭐가 있습니까. 부끄러움이 없는 인간이 여기 있는데.
 

 

어디선가 조르디 사발이란 이름은 큐마크나 케이에스마크와 비슷한 정도의 상징이 된 것 같다고 말한 걸 본 적이 있다. 동의한다. 사업가적인 측면에서 봐도 영감님 수완이 상당해보이는 게, 가족경영을 통한 부담 최소화로 알리아 복스를 꾸려나가면서 소유욕을 자극하는 쌔끈한 디자인, 부클릿과 함께 나올 때마다 뭔 상이란 상은 다 먹으면서 네임밸류를 높이고 있으니. 앨범 내면 타이틀 하나당 한 3만장 정도 팔린다고 하더만.  

암튼 알리아 복스 소속으로 가장 최근에 구한 게 이 앨범인데, 사발이란 이름에 에라토 레이블 딱지 달고 톤 쿠프만까지 붙었다. 이건 뭐 한마디로 지르라는 계시였는데 구하고 난 다음엔 바로 품절 표시가 떠서 아슬아슬한 보람도 컸다.... 사발과 쿠프만의 작업은 이게 처음은 아니고 1970년대에서부터 마레와 포르크래, 쿠페린 등등을 레파토리로 삼아서 이뤄진 바가 있고 같이 투어도 꾸준하게 했는데, 이 앨범은 뭔가 세일즈 영역에서 강력한 걸 탄생시켜볼려고 작정한 듯한 인상이 든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무지 좋다. 여기서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건 단 두개 악기의 조화만으로 만들어내는, 경탄할 수밖에 없을 부드럽고도 풍성한 음의 향연. 바흐가 의도한 감히 틈입하기 힘든 아름다운 구성미의 생생한 재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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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2008-12-26 0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놔..ㅠㅜ

hallonin 2008-12-26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자제요...
 

간만에 들어오니 왼쪽에 반짝거리는 이상한 게 하나 달려있길래 보니까 서재의 달인 딱지네요. 그렇습니다. 제가 알라딘 서재의 달인이 된겁니다. 우와 기뻐라... 라기보단 그런 게 있다는 걸 올해 처음 알았기 때문에 좀 신기했고. 그리고 내가 대체 뭘 했길래 서재의 달인 칭호까지 받게 됐나 싶어서 알라딘 서재 결산이란 페이퍼(http://blog.aladin.co.kr/zigi/2473220)에 들어가봤습니다. 오 각 부분별로 탑텐 블로거들이 꼽혀 있네요. 그래서 한 번 쭉 봤습니다.  

 

1. 2008 서재의 달인(ㄱ,ㄴ,ㄷ 순) - 나 있음. 뭐 이건 모두의 리스트니까. 

2. BEST OF BEST - 없음. 

3. 올 한해 방문자 수가 제일 많은 서재 Top 10 - 없음. 

4. 올 한해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서재 Top 10 - 없음. 

5. 올 한해 가장 많이 즐겨찾기 된 서재 Top 10 - 없음. 

6. 리뷰를 많이 쓴 알라디너 Top 10 - 없음. 

7. 페이퍼를 많이 쓴 알라디너 Top 10 - 없음. 

8. 댓글을 많이 쓴 알라디너 top 10 - 없음. 

9. TTB리뷰를 많이 쓴 블로거 Top 10 - 없음. 

10. 서재가 사랑한 책 BEST 10 - 링크시킨 거 없음. 

11. 가장 많이 사용된 스킨 BEST 10 - 내가 쓰는 스킨 없음. 

12. 가장 많이 사용된 태그 BEST 10 - 이명박 하나 해당. 

 

...음? 

  

 



  

오오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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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12-24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마크는 올해 처음 생겼어요 ^^

hallonin 2008-12-25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그렇군요.
 

 

언제나처럼이 아니라 11시에 일어나보니(오늘은 중요한 약속이 있기 때문에 평소와는 달리 한시간이나 일찍 앞당겨서 잠에서 깨어야 했기 때문이다) 엉뚱하게도 벽에 걸려있는 12월 달력이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다.. 원래대로라면 저 달력의 숫자가 아직  9월에 맞춰져 있어야 할텐데.... 나는 9월달 이후로 달력을 본 일이 없거니와 뜯은 일도 없기 때문이다. 문득 깨어나기 전까지 꿨던 꿈이 생각났다. 그 꿈에서 난 어느 인기없는 고교 농구단에 귤을 납품하는 사람이었는데 내 밑에 조수를 한 명 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조수는 흑인이었고 이름은 밥이었다. 밥은 마음씨가 착한 흑인이라 니거라고 놀려도 전혀 화를 내지 않는 약간 비틀린 인격자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밥은 놀랍게도 뉴욕메츠의 전 멤버였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결국 한국땅까지 와서 내 밑에서 귤을 파는 안타까운 처지가 되어있었다. 흑 밥... 어쨌든 밥은 천성이 인격자이고 성실한 청년이어서 열심히 귤을 팔았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구단에서 연락이 왔다. 분명히 귤을 주문한지 세시간이 지났는데 밥이 아직 도착을 안했다는 것이다. 나는 밥이 무슨 사고라도 당했을까봐 그리고 구단이 귤 납품을 더이상 받지 않는다고 할까봐 걱정하면서 홍대 거리에서 밥을 찾아봤다. 역시 아무리 인격자라도 맑스나 조지 워싱턴처럼 때론 욕망에 굴하는 경우가 있는 법, 밥은 귤배달을 잠시 미루고 나이트클럽에서 열심히 땐쓰를 추는 중이었다. 나는 그런 밥에게 화가 났지만 이왕 늦은 거 어떻게 하겠냐며 밥에게 자초지종을 모두 설명했다. 그랬더니 밥은 뚝뚝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이 잘못했다고, 지금부터라도 귤배달을 반드시 완수해보이겠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오바마를 닮은 밥의 명연설에 감동하여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회개해서 우리의 귤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한없이 미천한 천민들과 우민들을 상대로 인생의 승리자처럼 굴어보자고 제안했다. 밥은 내 말에 동의했고, 그래서 나와 밥은 같이 귤상자를 들고 구단에 갔다. 일단 사고를 친 건 너니까 난 정문 앞에 숨어있을테니 밥더러 알아서 하라고 했다. 밥은 귤상자를 들고 들어가서 직원들에게 웃는 얼굴로 귤을 하나씩 쥐어주는데 직원들이 모두 여자였다. 그리고 모두 안경을 썼으며 모두 댕기머리를 하고 모두 마빡이 살짝 튀어나와 있었다. 그리고 모두 밥에게 친절하게 웃으면서 귤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난 질투도 나고 내가 여기서 뭘하고 있는 건지 싶어서 그 안으로 뛰어들어가 경기는 대체 언제 끝나느냐고 웃으며 소리쳤다. 그러자 누군가가 경기는 벌써 끝난지 오래고 귤을 잘 받았으며 밥만 남기고 돌아가라고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또 누군가가 달력을 뜯어서 12월자 달력이 보였다. 그 부분에서 난 꿈에서 깨어났다. 그렇군, 하고 납득을 하고 다시 달력을 보니까 오늘이 12월 23일이다. 세상에, 저 저주받은 성자들의 날이 이틀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그걸 잠에서 깰 때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나는 더없이 초조해진 마음으로 부팅을 하고 GGPO에 접속해서 스파 서드 포럼으로 들어갔다. 요즘 GGPO는 유난히 사람들이 몰려서 접속률이 개판이 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첫 캐릭터는 션으로 골랐다. 항상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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