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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깨달은 이 사실 덕에 요즘은 3D 대전 격투 게임들을 만지고 있는 중. DOA야 예전부터 했던 것이고.... 정말 좋은 게임이다.... 단순히 바스트모핑이라든지 페티시적 감수성을 불러 일으키는 복장 때문이라든지가 아니라 게임 그 자체로도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3D 초보자에게도 상당히 잘 먹힐만한 게임이랄까. 왜냐면 내가 초보자니까-_- 그리고....



얼마 전에 드디어 생애 처음으로 해본 철권. 그것도 5. DOA에 익숙하던 나에게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게임이었는데 그것은.... 일종의 체인 시스템. 통상기의 연속이 이어져서 상대를 두들겨놓는 쾌감이 철권에선(내 입장에서 보자면-_-) 낯설게 설정되어있다는 점에서였다. DOA식으로 하다가 죽도 밥도 다 되버렸던 추억. 그래도 근간의 아케이드계의 화제작값은 충분히 하는, 멋진 게임이었다. 빠질 데 없는 이펙트가 만들어내는 박력과 캐릭터적 묘미.



뭐 굴리게 된 김에 버파3도 해보고 있는 중. 음... 재밌다. 이 게임 역시 DOA식으로 했다간 죽도 밥도 다된다-_- 완고하다고 해야할까. 버파3는 썩 정이 안 가는 투박한 캐릭터들만큼이나 고전적인 느낌이 든다. 방어버튼이 따로 설정된 탓에 써야 하는 신경전의 극치도 어지간하거니와.... 철권의 박력도 부족하고 DOA의 세련됨도 없고.... 제목도 버추어 파이터-_- 3D 격투 게임의 왕형님다운 클래식한 제목과 등장인물들....



DOA는 좋은 게임이다....로 끝마치고 싶다. 좋은 게임이다 DOA....

엑박을 사야만 하는 유일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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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6-02-2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파3'와 '철권4'가 시리즈의 대표적인 실패작이라고 하더군요. 다행히 둘 다 속편에서 부활했지만... 갠적으론 '버파'가 훨 좋지만.. DOA 정말 ^_^한 게임이군요. 엑스박스가 없어서... -_-;

hallonin 2006-02-21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파3가 실패작이란 사람은, 엄청나게 잘못 알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지요. 실상 3가 상업적으로나 작품적으로 너무 성공했기 때문에 4가 나오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철권4는.... 아마도 대다수가 동의할 듯 싶군요-_-
 

단도직입적으로, 요새 하는 (거의 유일한) 게임이다-_- 마침 네오지오 스틱을 포함하는 한정판이 플스2용으로의 컨버전으로 발매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있어서.


전설의 시작치곤 대단히 초라했던 아랑전설1.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싸움질을 일삼던 캡콤의 깡패들과는 달리 마음의 고향 사우스파크라는 배경 또한 소박했다.

아랑전설1이 처음 나왔을 때, 대다수의 게임평론가들은 그 게임이 스트리트 파이터2의 노골적인 모방작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개판인 밸런스를 보여준다고 혹평을 퍼부었었다. 물론 이 게임의 밸런스가 심각할 정도로 엉망이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후 대전 격투 게임이 하나의 장르로 굳어질 것이란 걸 예상하지 못한 평론가들의 결벽증적 성향이 섞인 평론에서처럼 스트리트 파이터2의 노골적인 모방작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 증거로 업계 루머에 따르면 스트리트 파이터2에 참여했던 스탭들이 빠져나가서 만든 아랑전설은 이후, 하나의 장르로 굳혀질 대전 격투 게임에 있어서 스트리트 파이터2와 차별성을 갖는 영역을 실험적으로 진지하게, 그리고 버그 패치를 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황급하게-_- 만들어낸 작품으로의 면모를 보이는데, 그것은 이후 아랑전설 시리즈를 다른 대전격투 게임들과 차별되게 만드는 라인이동 시스템에 정수가 담겨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을 두개로 나누고 양쪽을 왔다갔다 하면서 전략을 풍부하게 이끌어낸다.... 이것은 분명 2D라고 하는 한정된 공간이 낳게될 2지선다형을 기본으로 하는 단조로운 전술의 탄생에 대한 본능적인 경계가 낳은 시스템이었으며 스트리트 파이터2가 보여주던 신경전이 불러오는 루즈한 진행에 싫증을 느끼던 이들에게 대안이 될 했다.

정말 안타깝게도, 아랑전설의 밸런스는 흡사 개발단계 상태인 게임을 그대로 내놓은 게 아닐까 생각이 될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던 것이다. 각 캐릭터들이 가진 기술상의 차이점이 전술에서 제대로 활용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잘 분류가 된 것도 아니거니와 그런 탓에 돌격계 필살기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무적으로 게임을 이끌 수 있었고, 그나마 기술 입력조차도 거의 제대로 되질 않는다는, 조작감 측면에서의 최악인 게임이 탄생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고작 3명. 이후 각 콘솔로의 컨버전시에선 반드시 수정되었던 캐릭터 선택에 있어서의 한정된 인원은 유저로 하여금 게임에의 재미를 대폭 떨어뜨렸다. 그렇다면 가장 야심찼던 2라인 시스템은? 도대체 존재이유가 없었다. 유저들이 사용하기엔 너무 난해했거니와 그렇게 휭휭 오간다는 것이 전술상의 다양성을 꾀하긴 커녕 게임을 번잡하게만 만들었다. 아랑전설1은 실험적이란 게 무엇인지는 알았으되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는 몰랐던 게임 같았다.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자 용호의권에 이은 100메가 쇼크 시리즈의 두번째 결과물. 진정한 전설의 시작. 또한 대전격투 게임에서 바스트모핑이 감동적으로 사용됐던 최초의 작품.

아랑전설이 전작의 오명을 지우고 오락실의 대세로 자리잡은 것은 후속작인 아랑전설2에서였다. 100메가 쇼크 시리즈라는 명칭을 달고 나온 SNK 게임 마케팅의 두번째 전략상품이었던 아랑전설2는 전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게임 자체적인 성능향상과 개성적인 캐릭터들의 대거 등장, 초필살기 홍보등으로 단숨에 오락실을 휘어잡았다. 또한 라인이동 시스템에는 그래픽적인 효과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그 쓰임도 보다 원활하게 이뤄지게 만듦으로써 비로소 제대로 된 공격 및 방어수단의 하나로 그 활용도를 대폭적으로 올렸다. 이후 캐릭터의 추가와 보다 치밀해진 밸런스 조절로 나온 아랑전설 스페셜은 어려운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SNK게임 중 몇 안되는 제대로 된 게임'이라는 칭찬 아닌 칭찬을 받으며 전작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갔다.


블루 마리의 표정 좀 봐라.....

아랑전설 시리즈에 좌절이 닥친 것은 3에서였다. 3는 한마디로 말해서 SNK의 실험정신이 너무 주루룩 나가버린 결과물이었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무려 3라인 시스템.... 이것은 전작에서 보여준 2라인 시스템이 회피하면서 시간을 때우는 얍실한 전개의 수단으로 쓰였던 것을 반성하여 공간이동 후의 자유성을 박탈하고 중간 라인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개의 라인은 오로지 공격 및 회피이동의 자리로 만들어 다양한 전술을 펼치... 는 게 아니라 단순히 난해했다. 덕분에 라인 이동을 하는 순간은 공격은 커녕 얻어맞을 때밖에 나질 않았다. 그런데다 시원시원하게 펼쳐져 있던 2에 비해 3에서의 공간은 너무 협소하게만 느껴졌다. 3라인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였겠으나 3라인이나, 격투의 박진감에 있어서나 3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전작들에서 그랬듯이 SNK는 후속작에서 전작의 문제점들을 재빠르게 수정했다. 이후 외전격으로 나온 리얼바우트는 3에서의 시스템을 고스란히 가지고 오되 스토리를 따라가던 3가 가지던 루즈함을 없애기 위해 격투 이외의 징검다리에서 보여주는 인터페이스를 패셔너블하게, 그리고 속도감 있게 편집시켰고 어지럽던 3라인 시스템을 간략화하여 보다 속도감 있는 게임 진행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리얼바우트의 미덕은 비좁은 공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격투시의 격렬한 난타감을 느끼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먹혀들어가서 리얼바우트는 성공을 거두고 아랑전설 시리즈는 가사회생한다.


리얼바우트 스페셜의 가장 큰 미덕이라면 블루마리의 대폭적인 디자인적 변경이었다. 마이를 뛰어넘는 격렬한 바스트모핑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기름진 디자인으로 눈길이 가지않던 그녀의 환골탈태.

리얼바우트 스페셜은 기본적으로 전작의 방향성을 계승하면서 3라인을 이전의 2라인으로 줄여서 보다 단순하고 간편한 게임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전작에선 공격 또는 강제이동->공격의 수단으로만 쓰였던 라인이 아랑전설2에서처럼 다시금 하나의 공간으로 인정받고 이동후 자유성이 보장되었다. 실상 아랑전설 시리즈가 추구해 온 라인이동 시스템은 여기서 그 활용도의 용이함을 제대로 인정받고 시스템 자체로도 가장 안정적인 모양을 띄게 된다. 또한 더 화려해진 그래픽과 난타의 쾌감은 전작에 이은 성공을 얻어냈다.


스토리나 대사 따윈 필요없다! 오직 격투와 폭렬뿐. 그것이 리얼바우트2의 모토.

뭔가 틀어진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게 된 것은 리얼바우트2에서였다. 리얼바우트 시리즈 특유의 성질들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라인이동 후의 자유성을 박탈하여 보다 격렬한 게임으로 만들어진 리얼바우트2는 그러나 시리즈의 매너리즘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전부터 많은 이들이 지적해왔지만 라인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회의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여기서부터였다. 과연 이렇게까지 만들어졌는데, 라인이동이라는 아랑전설의 전통이 필요하긴 한 걸까? 이 작품은 리얼바우트 시리즈에서의 상업적 실패작이었고 SNK의 크리에이터들은 새로운 아랑전설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새 시리즈가 나오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아랑-MOTW는 그런 고심 끝에 탄생한 작품이었다. 시대를 20년 후로 훌쩍 뛰어넘은 시점에서, 전작들과 겹치는 캐릭터는 오직 테리 보가드 하나뿐인 이 게임은 네오지오라는 게임기가 가진 성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가늠해 본 작품(당시 시점에서 10년도 넘은 보드로 만든 게임이 캡콤의 신보드인 CPS3로 만들어낸 스트리트 파이터3와 비슷한 퀄리티를 재현해냈다)으로 태어났다. 화려한 그래픽과 묵직한 타격감, 아랑전설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인 라인이동 시스템의 과감한 폐지와 새로운 시스템들의 도입을 통한 심리전의 강화, 그리고 시리즈를 멤도는 매너리즘의 타파를 목적으로 태어난 이 게임은 여러 측면에서 스트리트 파이터3와 비교되었고, 또 상당히 흡사한 게임이기도 했다. 그리고 똑같이 망했다.


아랑-MOTW는 포켓게임기와 3D 게임에서의 실패로 SNK가 빠찡코 회사와 우리나라의 기판 회사로 지분이 팔리기 전에 만들어낸, 전통 스탭들의 열정이 담긴 멋진 작품이었다. 그것은 아랑전설이라고 하는 시리즈가 살아나기 위해 펼쳤던 필사적인 과감함이었으며 동시에 전통적인 양식을 고수하는 2D 대전 격투 게임의 여명을 장식하는 화려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상업적 실패를 불러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사의 KOF 시리즈가 추구하던 화려하고 정신없는 연속기가 유저들에게 체질화된 결과였으니, 일반 유저들은 스트리트 파이터3에서 느꼈던 불만을 MOTW에서도 그대로 느끼게 된다. 그들의 눈으로 보기에 이 게임은 너무 느리고 무거웠다. 사무라이 쇼다운 시리즈에서조차 연속베기의 개념을 도입한 마당에 MOTW의 시스템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이후 SNK의 게임은 같은 기판으로 MOTW에서 보여줬던 그래픽을 재현해내지 못하고, 결국 KOF시리즈도 삼미의 나오미기판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후속작의 제작이 예견되었던 월화의 검사와 아랑전설 시리즈, 특히 새로운 이야기의 예고편 정도만 전개된 되다만 스토리인데다 소수 매니아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던 MOTW를 끝으로 아랑전설 시리즈는 시대를 풍미했던 시절과는 안녕을 고하고 역사 속에 푸욱 묻혀버리게 된다.


아아....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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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연령 등급의 리뉴얼 버전 DVD. 2002년 7월 발매로 업계의 관습인 우려먹기 스킬을 충실하게 따라서 같은 타이틀의 세번째 발매품이라는 사실이 아름답다.

 

처음 택틱스의 1997년작, moon을 플레이했을 때, 나는 시즈쿠도 안 해봤고 키즈아토도 접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니 애초부터 트렌드에 입각하여 게임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내릴 소양은 충분히 부족했던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moon을 플레이했던 시간은 나에게 게임을 함에 있어서 가장 강렬했던 시간들 중 한 순간을 제공해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리프 돈벌이의 본격적인 시작, 비주얼 노벨 2탄 키즈아토. 아울러 열광적인 팬덤의 형성. 가문과 혈통의 비밀과 연쇄 살인, 십대 소년적 낭만, 혹은 망상의 제례. 이후 비슷비슷한 다크물의 양산을 불러왔다.


당시의 택틱스는 여러 면에서 리프의 후발주자 면모를 진하게 풍기고 있었다. 일단 18금 업계의 전반적인 코드는 엘프가 만들어낸 기존의 다크물들, 하원기가의 일족이나 노노무라 병원의 사람들 같은 끈적하고 가학적인 취향의 다크물과는 구별되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살린 새로운 경향의 다크물인 리프의 시즈쿠-키즈아토 라인의 성공이 이끌어낸 다크물의 전반적인 상향추세와 F&C의 프랜차이즈 '피아 캐럿에 잘 오셨수'을 필두에 세운 순애물의 두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택틱스의 게임들은 일단 다크물(moon)에서 순애물(one)에 이르는 그 도정이 리프의 그것과 정확히 일치한다.(한마디로 노골적인 후발주자이자 안전빵 영역의 잠식자) 일단 그 캐릭터 디자인부터 이타루라는 양반이 도맡아서 그렸는데 이 양반이 극로리 취향의 캐릭터들을 즐겨 그렸고(물론 타락할대로 타락한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별 것도 아니지만 당시로선 초등학생한테 고등학교 교복 입혀 놓고 10대 후반 20대 초반이라고 우긴다고 개탄했을 정도로 파격적인 것이었다) 그것은 당연하게도 리프의 캐릭터 디자이너였던 모씨(?-_-기억이 안 나는구만...)의 노선과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이후 회사에서 상여금 지급 불가를 선언한 모양인지 주요 스탭들은 택틱스를 빠져나가 역시나 연애 시뮬 전문 회사인 '키'를 설립하고 카논으로 대박을 터뜨리게 되지만 그것은 훗날의 이야기.... 별 상관도 없는 이야기....-_- 아무튼 당시 택틱스의 사업 전략은 리프 꽁무니를 따라가기... 쯤으로 설명이 된다.


리프의 투하트 직후 택틱스에서 제작한(아울러 캐릭터 디자이너 이타루를 중심으로 한 스탭들의 택틱스에서의 마지막 결과물인) one... 사람에 따라선 투하트보다도 높게 쳐주는 물건. 개인적으로 저놈의 캐릭터디자인은 정자세포 형성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_-


이 moon도 그 자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이 게임이 여타 다크물과 구분이 되는 점이 있긴 한데 그것이 무엇이냐. 바로 더럽게 무겁고 어둡다는 거다. moon은 기존의 다크물이라 불리우던 것을 제대로 업그레이드시켜서 플레이어를 감정적으로 바닥까지 끌고 내려간다.



이쿠미의 아버지가 죽자 어머니는 교단 FARGO로 들어간다. 그리고 6년만에  돌아왔던 어머니. 잠시동안의 행복. 그러나, 원인불명으로 어머니까지 죽는다. 그 순간을 눈앞에서 지켜보았던 이쿠미는 진실을 알기위해 FARGO로 잠입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하루카와 유이를 만나게 된다....


이 게임은 일단 장르는 어드벤쳐다. 뭐 이쪽 업계가 다 그렇고 그렇지만 어드벤쳐로서의 기능이 특출나게 특화됐다곤 볼 수 없고 재수없게 경비원에게 걸리거나 길을 잘못 들면 굿엔딩과 배드엔딩이 조각조각 나뉜다는 정도라는 점에서 딱 업계 표준이다. 이 게임의 플레이어는 이쪽 업계의 실수요자 대부분이 남성이란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드물다고 할 수 있을 여성 '화자'인 이쿠미가 되어 교단에 잠입한 후 겪게 되는 해괴망측한 일들을 대면해야 한다.

그런데 이 게임이 재밌는 것은 플레이어가 여성 캐릭터가 되야함에도 불구하고 감정이입에 크게 문제가 되질 않는다는 것이다. 화자인 이쿠미는 교단에서 행하는 실험에 반강제적으로 끌려다니면서 거의 고문에 가까운 일들을 당하는데 그것은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가학적인 실험들이다. 빛과 어둠을 이용해 따로 나뉘어진 폐소공포증적 공간에서 반복되는 의식적인 제의를 통해 이쿠미는 자신의 과거와 욕망을 말그대로 '직시'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묘사하는 과정은 남성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주인공이 겪는 오묘한 즐거움과 가학-피가학적인 도해가 보일듯말듯 은근슬쩍 묘사되면서 해면체 부풀리기에 일조를 해야 마땅할 것이지만 놀랍게도 이 게임에선 그 모든 과정이 '고통스럽다.' 시나리오 라이터의 섬세한 손길은 이쿠미가 교단에서 겪는 폭력적인 일상이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벌어지는 얘기란 걸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공간적으로 어둠과 빛의 극단적인 대립만이 존재하는 곳에서 이쿠미로 감정이입된 플레이어는 이쿠미가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보게 됨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바라보게 됨으로써, 어머니와 친구들의 과거를 하나씩 알게됨으로써 얻게 되는 상처를 그대로 느낀다. 이게 참 신기한 일인데 적당한 수준의 센티멘탈리즘으로 채색되어 일견 달콤한 상상의 나래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던(동시에 처녀 숭배 경향이 있었던) 리프의 다크물과는 달리 이 게임이 보여주는 표현상의 과격함과 하드보일드 성향은 전혀 남성 지향적이지가 않다. 그 과정은 말그대로 고통의 순례 그 이상이 아니다. 주인공이 여성이어서 겪어야 하는 고통과 운명이 만들어내는 고통, 그리고 자신의 지저분한 영역을 들여다본다는 데서 오는 고통. 그 지저분함이란 것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그것이 현실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인간이 가진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측면이란 것을 인식하는 데서 온다. 아마도 이것은 플레이어와 캐릭터간의 성공적인 감정이입을 가능케 하는 스토리와 화자의 주안이 분명하게 '여성'인 이쿠미에게 맞춰진다는 점,  그리고 비주얼 노벨이 아닌 명목상이나마 어드벤쳐라는 장르적 특성이 주체인 플레이어와 이쿠미 간의 일체화에 강하게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달리 말이 필요 없는, 어둠의 공조자들을 위한 소름끼치게 아름다운 고백록.


moon은 제법 드문 경우인 '끝까지 몰아부쳐서 원본보다 나은 결과를 얻어낸' 일례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레이시디에서 굴러나온 립버전으로 플레이를 해야 했던지라 나는 BGM으로 포티쉐드 1집을 깔고 플레이를 했었다. 그래서 게임 내내 지워지지 않는 고통과 눈물은 그리도 절묘하게 기능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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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임기든지 특유의 킬러 타이틀이 있기 마련이다. 오직 그 게임을 위해서 게임기를 산다고 하는, 말하자면 주객전도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영향력의 게임. 어떤 이에겐(아니, 상당수의 사람에겐) 파이널 판타지가 그런 존재였고 드래곤 퀘스트가 그런 위치였으며 버추어 파이터도 그런 역할이었고 근간엔 메탈기어 솔리드가 그런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단지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 드림캐스트를 샀다. 스트리트 파이터 3.


승룡권과 파동권만 가능하면 무적이었던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1.


전설의 시작. 승룡권을 마스터하지 못해서 맨날 블랑카만 골라야했던 기억이 쓰다.

스트리트 파이터3의 제작이 발표됐을 때, 아케이드 유저들은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그 시점에서 업계의 전설이 되어 있는 저 스트리트 파이터의 후속편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신작이 받을 스포트라이트는 충분했다. 거의 혁명이라고 불려도 무리가 아닐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등장은 당시까지 슈팅과 횡스크롤 액션, 퍼즐 등등의 한정된 장르 속에서 상호 복제를 거듭하던 아케이드 게임계에 떨어진 핵폭탄이었다. 단순히 게임장르를 넘어서서 하나의 트렌드로까지 발전한 스트리트 파이터 2는 본편은 수퍼 스트리트 파이터 2 터보라는 길기도 한 제목으로까지 진화되어 있었고 외전격으로 제작된 제로 시리즈도 성공적으로 나름의 팬층을 만들어내면서 자체적인 아우라를 양산하고 있을 때였다.


제로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2. 교복 오타쿠들의 로망 사쿠라의 첫 등장. 전통적으로 제로 시리즈는 애니메이션적 질감이 나며 이는 후에 다크 스토커즈 시리즈로 발전한다.


재난의 시작.

물론 오락실들은 이 희대의 '작품'을 오직 그 이름만 믿고 CPS3 기판의 무지막지한 가격을 감내하면서 앞다투어 들여놓았고.... 그리고 망했다.


그러고보니 올해가 킹오파 10주년. 오래도 욹궈먹었다.... 신작은 나오미 기판으로 만들어진다는 듯.

시대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이하 킹오파)가 대세였다. 캐릭터성을 극대화한 필살기들과 한방마저 허용하는(물론 버그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킹오파 시리즈가 가진 시스템적인 불안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화려한 연속기, 세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양적인 이점과 스피디한 전개 속도, 그리고 매년마다 신작 업데이트(전작에서 캐릭터 연산을 그대로 빼와 붙인다는 소문이 있었지만)가 되는 점은 킹오파가 세대와 맞춰간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B급 감수성의 발현이랄까.... 암튼 이기면 저랬다.

그런데 정작 공개된 스트리트 파이터 3는 번쩍이고 화려하며 양적인 과잉이 넘쳐나는 킹오파의 세계에서 허우적대던 대전 격투 게임 유저들의 시야로는 당최 이해가 안 가는 게임이었다. 우선 캐릭터부터, 전작에서 이어지는 캐릭터가 달랑 둘, 류와 켄뿐으로 유저에게 익숙치 않은 인상을 주었다. 그런데다 고를 수 있는 캐릭터가 10명. 보스캐릭터인 길을 합해봤자 11명. 킹오파는 24명 이상이 기본이었던 상황에서 이 숫자는 다양성의 결여로까지 보였다. 그렇다고 새로 만들어진 캐릭터들이 킹오파의 캐릭터들만큼이나 눈에 찰싹찰싹 달라붙었느냐, 그렇지도 못했다. 개개의 캐릭터들은 분명 강렬한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 캐릭터들은 킹오파만큼의 예쁘고 눈에 착 와닿는 대중친화성을 지니고 있지 못했다.

또한 킹오파에선 넘쳐날만큼 존재하는 화려한 필살기들이 여기선 대전격투게임의 기본 패턴만을 차용한 정도로 제한되어 있었으며 심지어 초필살기는 세 개 중 하나만을 선택해서 써야될 정도로 금욕적이었다. 대쉬는 매우 짧았고 기본기에서부터 필살기까지 기술 발동 시간들은 대부분 느릿해서 묵직한 느낌을 받도록 고안되었다. 당시 막 개발된 CPS3 기판의 위력은 게임 그래픽을 환상적으로 높여놨으나 그마저도 화려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적인 동작의 묘사를 위한 프레임 향상을 노린 결과였다.


블로킹. 마스터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은 새로 도입된 시스템인 블로킹의 존재였다. 상대의 공격에 맞춰 레버를 상대쪽으로 순간적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공격을 방어해내고 기술입력을 통해 즉시 재반격이 가능하게 만든 이 시스템은 한마디로 너무 난해했다. 상대의 공격에 맞춰서 레버를 들이댄다는 개념 자체가 지독한 심리전을 요구하는 행위였지만 그런 개념 자체가 당시로선 너무 낯설었고 또한 그 포인트를 맞추기가 여간 쉽지가 않았다. 당시엔 쓸모없다고까지 여겨졌던 블로킹은 그러나 시간이 흘러 뒤로 가면서 고수들이 속속 등장함으로써 블로킹을 터득한 자와 터득하지 못한 자의 갭이 너무나 벌어지는 것을 확인해야 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3 시리즈는 스트리트 파이터 본편을 따르는 시스템적 전통의 연장선에 있다. 심지어 폐차 만들기 보너스 스테이지까지.

타격감이 살아있는 묵직한 공격과 고도의 심리전. 이 게임은 대전 격투 게임의 본령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세계로 되돌아가려 했던 게임이다. 한마디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이었다. 솔직히 나도 너무나 재미없게 플레이했었으니까. 내가 이 게임을 보면서 좋아했던 것은 순전히 노출도가 가장 높았던 엘레나 덕이었다. 그녀의 선택 초필살기중 하나인 힐링은 사용시 닳아있던 라이프 게이지를 3분 1가까이 회복시킴으로써 상대의 복장을 터지게 만드는데 매우 유용했다.


세컨드 임팩트 자이언트 어택. 엘레나의 초필살기인 힐링의 대폭적인 약화로 즐겨쓰는 캐릭터를 휴고와 고우키옹으로 바꾸게 만들었다.

이 게임에 대한 인상이 달라졌던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 3 세컨드 임팩트 자이언트 어택이라는 길기도 긴 제목을 달고 나온 일종의 확장판 덕이었다. 전통적으로 하나의 게임이 나오면 그에 대한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시리즈로 게임을 내놓는 캡콤의 전통에 따라 에반게리온에 영향을 받은 듯한 제목을 달고 나온 이 게임은 당시 관계자들로부터 '처음부터 이렇게 나왔다면 망하진 않았을 거다'라는 평을 들었다. 그만큼 이 두번째 버전은 처음보다 훨씬 대중친화적이었다. 일단 캐릭터가 셋이 더 늘었고 전체적으로 단조로웠던 전작의 색감과 배경에 비해서 이 작품은 훨씬 다채로운 색감의 세계를 보여준다. OST부터 힙합과 트랜스, 레이브 등등 당대의 트렌드를 차용하여 가볍고 신나는 인상을 주었으며 블로킹의 사용이 보다 쉬워졌다. 그리고 엘레나에게 새 승리포즈가 생겼다.... 뭐 그렇다는 거다. 그러나 그외엔 시스템상으로 변화가 크게 없었고 워낙 전작이 악명을 떨쳤던 탓에 국내 아케이드센터엔 그 모습을 찾기가 사이쿄의 타락천사를 플레이해보는 것만큼이나 어려웠다. 또한 대만판 복제 기판으로 퍼질대로 퍼진 킹오파에 비해서 CPS3 기판은 복제가 불가능한데다 망가지면 국내에선 고칠 수 있는 데가 극히 제한되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비쌌다는 점에서도 게임의 파급력을 떨어뜨리는 데 일익을 담당했음이다.

내가 이 게임에 뻑 간 것은 이 시점에서부터였다. 나는 정말로, 진심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3 세컨드 임팩트 자이언트 어택(헉헉)이 맘에 들었다. 킹오파가 만들어내는 버그와 캐릭터성을 강조한 탓에 벌어지는 밸런스 붕괴에 지쳐있던 나에게 이 게임은 농담을 할 줄 모르는 해군하사관 같았던 전작의 딱딱한 이미지가 없어진 동시에 시리즈 자체가 가지고 있던 평균 이상의 퀄리티가 눈에 띄기 시작했고 그것은 나로 하여금 블로킹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이 게임을 맘에 들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돈도 땡전 한푼 없으면서 기판을 사야겠다는 맘이 든 건 그때부터였다.


서드 스트라이크. 허벅지 여왕님의 귀환.

스트리트 파이터 3 서드 스트라이크라는, 전작에 비해 훨씬 얌전해진 제목을 달고 나온 시리즈의 세번째 버전이자 마지막 버전은 가히 2D 대전 격투 게임의 정점이라 할만 한 퀄리티를 갖추고 있었다. 그래픽, 음악, 밸런스 등등. 전개는 보다 시원시원해졌고 캐릭터는 네명이나 더 불었다. 특히 이미지 캐릭터라 할 만 한 춘리의 가세는 게임의 시리즈적 연속성을 높임과 동시에 올드유저들까지 끌어들이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나로선 꿈을 이루기 위해 기판을 두개씩이나 사야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하고 말게 됐다. 그게 싫으면 노량진 오락실까지 원정을 가서 플레이를 해야 할 판이었으니.... 쫄딱 망한 덕에 이 게임의 희소성은 그리도 컸다.


드림캐스트용으로만 나온 3 원판과 세컨드 임팩트 자이언트 어택의 합본판인 더블 임팩트. 이제는 중고로도 찾기 힘들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은 경제적인 평준화를 이끌어내는 법. 영원한 2인자 세가에서 절치부심하여 만들어낸 차세대 게임기인 드림캐스트는 스트리트 파이터 3 시리즈의 컨버전을 차례로 발표했고 나는 드림캐스트만 보면 파블로프의 개마냥 침을 질질 흘리게 되는 증상을 갖게 되었다....

이후, 내가 드림캐스트를 중고로 구입하게 되는 것은 세가가 하드웨어 산업에서 손을 뗀지도 한참 지나서의 일이었다. 물론, 오직 스트리트 파이터 3 서드 스트라이크를 위하여....

 


스트리트 파이터를 몸소 시전중인 사람들. 이 게임의 심원한 영향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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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액트에서 새로 추가된 보스급 캐릭터인 아오자키 아오코의 진초필살기. 무조건 붙어야 산다. 떨어지면 온몸에서 쏟아져나오는 빔-_-에 맞는다. 한 번 맞기 시작하면 맞다가 게임이 끝난다.


근간 즐기고 있는 게임은 누가 뭐라 해도 타입문-와타나베 연구소에서 만든 걸물인 '멜티블러드 리액트'다. 물론 적정 스펙을 펜티엄3 500M으로 잡아놓고 있는 이 게임이 셀러론 500수준에 머물러 있는 나의 머신에서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다. 그러나 그래도 즐긴다....



진월담 월희. 흡혈귀와 불사신, 인간이 아닌 자들의 이야기, 18금 장르 전통의 코드인 가문의 음침한 비밀과 같은 소재들이 잘 버무려져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스탠다드형 수작.



월희 애니메이션판. JC스탭 특유의 성인지향인 캐릭터 디자인도 맘에 들었고 색감도 나쁘지 않았으나 적지 않게 망가지는 작화와 연출의 어정쩡함, 스토리의 비효율적 압축 때문에 벌어진 늘어짐과 급격함의 정신없는 쌍방 화학반응 등등으로 해서 도대체 좋은 말을 해주기가 힘든 작품. 월희 팬들의 팬서비스용이었다고 생각하면 속편하겠으나 그나마도 원작에선 깡통머리였던 알퀘이드가 차분침착한 성격으로 나온다던지 절벽가슴의 대표주자로 매니악한 인기가 있었던 아키하가 알퀘이드와 맞먹는 가슴을 가지게 되었다든지 빠바박도 제대로 안 나온다던지... 해서 별로 지지를 못 얻었다.


동인집단이었던 타입문에서 만든 비주얼 노벨 '월희'의 공전의 히트는 이후 당연하게도 후속작을 내놓게 만들었고 그 과정은 JC스탭에서 제작한 (형편없는 퀄리티의)TV애니메이션 방영과 같은 동인집단이었던 와타나베 연구소와 합작으로 2D 대전 격투 게임을 제작하는 것으로 최종진화했다.


멜티블러드는 시스템적인 면에서 와타나베 연구소의 전작인 '퀸 오브 하트'(이하 퀸오하)의 것을 계승하고 있다. 괴작 '아스카 120%'를 바탕으로 당대의 격투게임의 시스템들을 간략화시켜서 한자리에 우겨넣은 와타나베 연구소의 '퀸오하98'은 10분 남짓이었던 에반게리온의 포르노 애니메이션 버전에 이어 한차례 더 발전된 동인집단의 기술력을 증거하는 수작 격투물이었다. 2차 창작물답게 각 캐릭터는 원작 게임에서의 성격을 잘 살린 특징있는 기술들로 가득해서 원작의 팬들을 끌어모음은 물론 자체 완성도에 있어서도 상당한 수준을 보임으로써 독립된 게임으로서의 가치도 상당히 높은 바였다. 이후 발표된 '퀸오하99'는 전작을 상회하는 완성도와 계속된 음성-추가 캐릭터-버그 패치를 통해 오랫동안 인기를 받았다.



감동받을 정도의 쌈빡한 커맨드. 초필살기도 레버를 반바퀴만 돌리면 끝. 이런 심플함이 이 게임의 미덕이다.


멜티블러드는 쉬운 커맨드, 캐릭터성의 극대화라는 전작들의 노선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나 쿄의 강 황물기 타이밍조차 아직까지 잡지 못하고 있는 나처럼 손치인 이에겐 거의 축복에 가까울 정도로 커맨드 입력이 쉽고 잘 먹힌다. 그렇다고 게임성이 부실한가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와타나베 연구소의 전작들 중 하나인 '글러브 온 파이트'가 점프의 시스템적인 부재를 통해 지상 고정 상황에서의 주먹질로 승부를 가르는 설정상으론 임팩트 있는 실험적 대전격투 게임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론 허약비실한 박력과 전술 부재 상황으로 인한 지루함을 불러왔던 것에 반해 '멜티블러드'는 멋진 그래픽과 본편과 연계되는 스타일 강한 기술들, 적절한 밸런스로 캐릭터 게임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패미통 사상 최악의 점수를 획득, 그 자체로 전설이 되어버린 건슈팅 게임 '데스크림슨'의 제작사인 에콜에서 만든 '멜티블러드'의 아케이드 버전 'melty blood act cadenza'. 그 명성 그대로 로케테스트 내내 버그투성이였다고 한다. 나오미 기판까지 써가면서 만든 이 게임이 렉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버벅거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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