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폴 오스터의 소설들을 읽었다. [브루클린 풍자극]과 [공중곡예사].
둘 다 별로였다. 그러나 [브루클린 풍자극]은 뻔해도 위로가 됐다. [달의 궁전]은 하나 구해서 선물로 쓸려고 하는데 그게 과연 샘터풍의 희망사연을 즐기는 이에게 쓸만할런지, 하도 오래 전에 읽어서 잘 기억이 안 나는 지라 확신이 서지 않는다. 불완전한 기억에 의존하자면 그리 괜찮은 선택은 아닐 것 같지만. 염병할 알라딘은 현재 중고샵 제품은 신용카드로만 결제하게 둔 상태라, 신용카드 한 장 없는 난 결국 [달의 궁전] 중고본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죽기 직전까지 갔던 누군가가 겨우 살아났다는 얘길 봤다. 내가 괴상한 꿈들에 시달리고 있을 때, 그 사람은 수술을 마치고 일어나 드디어 걷기에 성공했다고 한다. 드디어 사는구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일단은 다행이다. 우선 그것부터 생각해야겠지. 닿지도 못할테지만.
고맙게도 내 존재를 쓰레기통에 쳐박아도 된다고 분명하게 말해줬던 누군가는 순전히 자신의 개인적 불안으로 내 핸드폰의 부재중 전화 표시수를 늘려놨다.
누군가는 먼 곳으로 갔다.
누군가는 아마도 나를 증오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누군가들은.
그것은 굉장히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나는 되도록 잠을 많이 자야했다. 글자를 쓰는 것도 힘들었고.
결론은 그것이다. '인생은 아직 살만하다는 것.' 해피엔딩이다.
그리고 창녀들에게 감사를.
물론 난 내가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