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메뉴 : 간장양념을 뿌린 물고기 두마리 튀김
------------------------------------------------------------

 

 


매 순간 순간 몸에서 헤엄치며 노는 감정의 물고기는
오직 내 몸의 호수에만 헤엄치며 노는 희귀한 놈 같지만
사실 아무데서나 서식하는 붙임성 좋은 녀석.

 

그러니 그 호숫가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나에게 와서 얘기해 주세요.
같이 물고기 육성 팁이라도 나눠보자구요!!
                                                 

 


맛있게 드세요.

 

From. 레스토랑 셰디 총 JUBANGJANG
BISUMURI 셰디 바르줴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너에게, 더9. 습격(4)

 

 

 

 

 

 “슬비.....”

 와장창 깨진 우리 반 창문, 그 너머를 바라봤다.

 난 놓쳐버렸다. 나의 친구를. 나와 시간을 나누고 영혼 깊숙이 교제하고 있던 그런 존재를. 그저 내 힘이 부족해서.

 나만 조심했으면 그 애가 잡혀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아니다. 지금은 이런 시답잖은 생각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나는 루어가 올 때 그 여파로 쓰러진 책상과 의자들을 세뇌가 풀린 친구들과 함께 다시 일으켰다. 물론 친구들이 놀랠까봐 헤일로는 시계에 들어가게 했다. 걔 스스로도 회복이 필요했긴 했고.

상황이 얼추 정리 되고나서 미애를 자기 반에 돌려보냈다.


 

 “선우, .. 찮은 거지?”

 미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의 안색을 살피는 것 같았다. 난 그런 미애에게 거짓 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슬비와 보이더에게만 보여준 그 미소를.

 “괜찮아! 빼앗긴 행복은 다시 빼앗으면 되는 걸.”

 “.. .”

 미애는 그래도 걱정된다는 듯한 쓴 웃음을 비쳤다. 그녀는 나의 절망을 알고 있는 거겠지. 하지만 난 정말 괜찮다. 지금도 절망에 빠져버리면 걔를 어떤 낯짝으로 보겠어?

 “. 선우.. 있잖아. 나 나중에 다시.. 올 테니까.”

 미애가 망설이면서 말한다. 하지만 나는 미애의 말을 자른다.

 “굳이 사과 다시 하지 않아도 돼.”

 “..?”

 “굳이 사과 다시 안 해도 된다고.”

 “.... 정말?”

 “. 대신 부탁이 있어.”

 “부탁?”

 “나중에 5교시 마치고 나랑 같이 보이더 찾으러 가자.”

 미애는 나의 말을 듣고서는 기꺼이, “! 당연하지.”라고 대답해 주었다. 학교를 빠져나와 보이더를 찾으러 가자고 했으니 어려운 부탁일거라 생각했는데 미애는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자기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정말? 고마워!”

 “..... 너희에겐 내가 해를 끼쳤잖아.”

 이젠 그런 마음 안 가져도 되는 데, 누구도 죽진 않았잖아.

 “그럼 니 반에 빨리 가 봐. 수업 시작해.”

 “응 알았어!”

 나는 미애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보냈다. 그러다 퍼뜩 뭔가가 생각났다.

 “! 미애!”

 “왜에?”

 미애가 뛰어가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중에 슬비랑 나랑 너랑 옷 구경하러 가자!”

 미애는 그 말을 듣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

 미애도 이젠, 내 친구다.

 5교시 시작되어서 들어오신 수학 선생님은 다행히 내 옆자리 깨진 창문에 대해 한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5교시 수업이 끝났다. 나는 이 때 만을 기다려온 단거리 경기 선수처럼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교실을 나와 운동화를 대충 신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미애랑 만나기로 약속한 학교 정문에 가서야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은 아직도 파랬다.

 호흡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 내가 값비싼 보석을 몰래 훔치는 도둑처럼 괜히 주변을 살펴보고 아까 대충 신었던 운동화를 다시 고쳐 신기 시작했을 쯤, 안에서 헤일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ㅡ 너 이젠 정말 괜찮은 거지?

 - 뭐가?

 ㅡ 슬비 뺏겼을 때 말이야. 옆에서 네 눈빛을 봤는데 너 되게 충격 먹은 것 같더라. 뭐 미애한테 괜찮다고 말하긴 했지만, 난 역시 니가 걱정돼서.

 나는 웃었다.

 - 지금은 괜찮아. 걱정 안 해도 돼. 난 슬비를 절대 루어에게서 구할 테니까, 괜찮아.

 ㅡ 정말?

 - . 정말. 날 믿어봐!

 ㅡ 알았어! 니가 믿으라니까 널 믿을게!

 헤일로는 내 말을 듣고는 힘차게 대답을 했다. 헤일로의 그런 목소리에 내 얼굴은 붉어지고 가슴은 더욱 뛰었다.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슬픈 마음도 같이 따라오는 것은 왜일까? 알고 싶었다.


 

 - 헤일로.

 ㅡ ?

 - 너 공생 중에 나를 위해서 무리하게 싸웠잖아. 지금 걱정해야 할 건 내가 아니라 너인 거 아냐?

 헤일로는 내 질문에 약간 당황한 듯이 말했다.

 ㅡ 하하.... , 난 괜찮아. 이정돈 너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아니 그것보다!! 나보다 니가 많이 무리한 것 같은 데요? 니 자리 옆에서 창문이 부서지고, 교실 바닥에 넘어지고, 애들에게 포위되고, 정신 공격까지 당했잖아!

 - ... 그랬지.

 ㅡ ..... 넌 그것도 까먹은 거냐.

 - 에이, 지금 그걸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까 그렇지.

 나는 보이더를 생각하며 말했다. 헤일로도 그러네, 라고 맞장구쳐줬다.

 지금은 얄미운 가스보일러(보이더) 녀석을 찾아야 된다. 걔는 지금쯤이면 자기 때문에 파트너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무기력해져 있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의 파트너가 꼭 옆에 있어줘야 한다. 내가 넘어졌을 때, 파트너가 없으면 일어서기가 힘들다. 나는 그걸 세피아 사건 때 배웠다.

 그 때 세피아 사건 때 보이더가 나를 일으켜 줬었다. 이번엔 내 차례다. 내가 보이더를 일으켜 세워줘야 하는 거다. 나는 어딘가에 있는 보이더에게 다짐했다. 반드시 널 데리고 나가겠다고, 반드시 널 버리지 않겠다고,

 반드시 너와 다시 같이 웃을 거라고.

 그런 생각들을 하며 운동화를 다 꽉 묶었을 때, 내 앞에는 미애가 웃으며 서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너에게, 더8. 습격(3)



 

 

 순간 내 몸은 경직되었다. 앞으로 나가고 싶어도 나가질 못했고, 총의 방아쇠를 당기려고 해도 당겨지지를 않았다. 붉은 눈을 한 슬비와 미애는 경직된 나의 배를 주먹으로 쳤다.

 ‘어헉!’

 배에 큰 망치로 한방 맞은 것 같은 충격이 전해졌고 나는 보기 좋게 바닥에 굴렀다. 거기다가 헤일로가 나에게 주었던 총마저도 내 손을 빠져나와 바닥을 기었다. ‘안 돼! 선우!’ 저 멀리서 메아리 같은 헤일로의 목소리도 들렸다.

 바보. 친구에게 총을 대기 싫어서 순간적으로 쏘기를 망설이냐? 이렇게 네가 다치게 된다고. 그 총이 네 친구들을 죽이는 것도 아닌데. 누군가의 말소리가 내 머릿속에서 윙윙거렸다. 그 말을 듣고 난 쓴 웃음을 지었다. , 듣다보니 그러네.


 

 아직도 복부에 전해져 오는 충격을 뒤로 한 채 난 헤일로가 준 총을 잡으러 교실 바닥을 기었다.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세뇌된 반 친구들이 나에게 달려들어 내 몸을 잡고 놓지를 않았다. 그 틈에 슬비와 미애가 다가와서 총을 주웠다.

 그 총으로 내 이마에 조준하고 금방이라도 방아쇠를 잡아당길 것처럼 보이는 슬비. 그런 슬비 옆에서 나에게 눈을 마주치고 나를 비웃는 듯한 미애.

 심장 저 부근에서 진정한 공포가 용솟음쳤다. 안 돼, 안 돼. 날 쏘지 마. 제발. ? 친구였잖아. 날 이렇게 절망 속에 밀어 넣지 마. 두려웠다. 눈에는 눈물이 찔끔 나왔다. 나는 날 쏘려고 하는 슬비의 눈동자를 보면서 빌었다. 제발 날 쏘지 마, 쏘지 마!

 곁에서 싸우고 있던 헤일로가 나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것 같았다. 슬비는 표정 변화 하나도 없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고,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탕!!'

 .

 .

 

 아, 마취라는 것이 이렇게 아무 느낌이 없는 거구나.

 

 .

 .

 뭔가 이상해서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꿈속의 세계나 짙은 암흑이 아니라 슬비 그 특유의 웃는 얼굴이었다.

 “슬비!”

 나는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슬비의 이름을 불렀다. 뒤를 돌아보니 뒤에서 쫓아오고 있던 반 친구들은 대부분 총을 맞고 쓰러져 잠들어 있었다. 슬비의 옆에는 미애가 나의 옆에 와서 나를 일으켜 주고 있었다.

 “미애!”

 “우리들이 너를 해칠 리가 없잖아? 난 널 공격하고 싶지 않아. 오히려 너에게 사과하려고 니네반까지 왔는데!”

 “선우의 친구인 우리에게 지금 와서 가짜 감정을 집어넣어 봤자 씨알도 안 먹혀!”

 “호오. 그런가?”

 “잠만. 그럼 두 사람은? 처음부터 세뇌되지 않은 거야?”

 “그런 거지.”

 “세뇌되는 척한거야.”​

 “뭐야....... 그런 거였어?”

 나는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야. 저 둘이 나를 버린 게 아니라서.

 “얘들아, 아직도 적이 몰려와! 조심해.”

 헤일로가 다급하게 우리들을 불렀다. 나는 슬비와 미애에게서 총을 돌려받고 그 둘을 쓰러진 반 친구들에게 가게 했다. 나는 헤일로랑 함께 20명쯤 남은 세뇌된 애들을 총으로 쏘아서 기절시키며 루어에게 다가가려고 애썼다.

 세뇌된 친구들이 많이 안 남았을 때, 난 루어를 향해 총을 쏘려고 했다. 하지만 나에게 루어의 네이비 색 안광이 비춰진 순간, 난 또 다시 총을 떨어뜨리며 몸을 덜덜 떨었다. 뭐야. 갑자기 왜 그러는 건데?

 

 ‘난 루어를 이길 수 없어.’

 ‘저번에 세피아 사건 때도 난 루어에게 그대로 놀아나버렸잖아.’

 ‘더군다나 보이더도 없어. 평범한 19살 고딩이 어떻게 쟤를 이겨?’

 

 아니.

 아니, 아니, 아니야! 난 그걸 이겨냈어! 이젠 그런 거 두렵지 않아. 제발 나에게 이러지 말아줘. 원래대로 돌아와! 넌 원래 이러지 않았잖아.

 내가 아직도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그 순간 루어는 내가 떨어뜨린 총을 잡아들고는 나에게 겨누며 말했다.

 

 넌 이 마법을 한번 겪어 봤잖아. 그럼 이 마법에 대해서 잘 알 텐데, 또 걸려버리냐? 역시 너는 여기서 제일 약한, 성가신 존재인 거네!

 ‘그래. 나 같은 것보다 슬비와 미애가 낫겠지. 걔들은 루어의 마법을 잘 견뎌냈잖아.’

 ‘나는 너무나 약해. 저런 것들(루어의 마법)에게 이기지 못해.’

 

 그만해! 나는 약하지 않아. 나는..... 나는 강해! 그렇게 앉아만 있지 말고 제발 좀 움직여! 움직여야 산다고!!

 내 몸은 내 말을 듣지도 않고 벌벌 떨기만 했다. 제발 움직여! 움직여! 니 주인 말 안 들어? 제발 움직이라고! 제발...... 눈앞이 캄캄해지고 나는 검은 흑암 속으로 계속 가라앉고 있었다. 루어의 옆에서 헤일로의 검은 얼음이 날아오고 있었지만 그 검은 얼음은 루어의 몸에 닿는 족족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그럼 안녕~ 도움 안 되는 바보.” 루어는 그 편안한 말을 남기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래. 차라리 이대로 날 마취시켜. 그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민폐는 안 끼치겠지. 나를 애타게 부르는 헤일로의 목소리와 왜인지 커져가는 발소리를 들었다.

 ‘!!’

 

 

 

 “, 슬비!!”

 미애가 슬비를 눈물 섞인 목소리로 부르는 것이 들렸다.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뭔가 묵직한 것이 내 마음에 내려앉았다. ! 눈꺼풀을 열어야 하지만, 열지를 못했다. 아니야. 아닐 거야. 아니야.

 ​겨우 눈꺼풀을 열어 내 앞의 상황을 확인했다. 주저앉은 내 앞에는 나를 막고 선 슬비가 있었다.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람의 약한 부분을..... 건드리고선..... 비겁한, 소리..... 하시네..!”

 슬비는 그 말을 하고 풀썩 쓰러졌다. 내가 슬비를 잡으려하자 루어가 먼저 슬비를 잡고 어깨에 들쳐 멨다.

 “, 루어....!”

 “흐음~ 이 처자도 굉장히 끌리는 데? 이 처자라면 네 절망을 몇 배로 더 끌어 올릴 수 있는 지 기대 되는 걸? 그럼 아쉽지만 너 말고 얘를 데리고 갈까?”

 루어는 그 말을 끝으로 나에게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면서 사라졌다. 그 순간 끝까지 남아있던 세뇌된 반 친구들의 마법이 풀렸다. 친구들은 자신이 왜 나를 공격했는지 의아해 했고, 또 아수라장이 된 교실에 경악해 했다.(“으악! 좀 있으면 선생님 오겠다. 빨리 치워!!)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슬비와 루어가 사라진 곳만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


루어의 색깔 마법


장점


    1. 마법에 걸린 사람의 마음(감정)에 따라서 마법이 오랜 시간동안 지속 될 수 있다.



 

단점

  

    2. 마법에 걸린 사람이 자기 마음만 다 잡으면 간단히 풀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오늘의 메뉴 : 조개 구이
------------------------------------------------------------

 

 

 

당신이 약하고 비참한 내 영혼에게 무슨 볼일이요?
이제 나는 빛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걸 아시잖수
이 먼지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으니
제발 나는 내버려 두시고 님 가던 길 가슈

 

 

나랑 같이 있어요

혼자 내버려 두지 마세요
내 겉모습에 속지 마세요 난 당신과 같이 있고 싶어요

 


                                                 
-------------------------------------------------------

 

맛있게 드세요.

 

From. 레스토랑 셰디 총 주방장
비스무리 셰디 바르줴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너에게, 더7. 습격(2)




 

 

 


 “아... 비행기? 저거 정말 비행기?”
 “꺄아아아아아아악!! 도망치자!”
 “우아아아아악!”
 교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모두들 어딘가에 걸려 넘어지고, 부딪히고. 생명의 위협을 느낀 입은 일제히 비명을 질렀다. 나도 자리에서 재빨리 나와 복도를 향해 달렸다. 젠장젠장젠장젠장!!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야!
 반투명 유리에 하얀 테두리를 두른 흰색의 문을 향해 정신없이 달렸다. 여기에서 저 비행기 비스무리한 물체에게 공격당하면 내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꿈이 문제가 아니다! 생명이 작살난다! 자꾸 욕만을 뱉어내는 입을 달래며 난 교실의 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열리지 않았다. 그 옆에 있는 창문을 열어보려고 해도 창문은 꿈쩍도 안했다. 아!! 이런 정말 뭐 같은 상황을 봤나?
 검은 비행기 같은 물체는 원래 내 자리에 상륙하고는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검은 깃털로 한 눈을 가린 긴 장발의 여성. 루어 퀸비가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뭐야! 왜 탈출도 안 되는 거야?”
 “저, 저 사람은 뭐야!!! 누구냐고! 왜 하필 우리 반에 온 거야?”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여기서 도망칠 수는 없답니다. 제가 손수 친절히 결계를 걸어놨거든요. 저 잘했죠? 헷!”
 루어는 정말 깜찍해 깨물어 죽이고 싶은 미소를 지었다. 뭐야, 뭐가 잘했다고 웃어!
 “자, 그럼~”
 루어는 손가락으로 우리 반 아이들을 가리키더니 그들에게 눈을 맞췄다. 나는 급히 달려가서 막아보려고 했지만 뛰어가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막지 못했다. 루어는 그걸 보며 한 번 비웃어 준 다음에 눈에서 붉은 안광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 붉은 빛은 우리 반의 아이들을 감싸더니 그들 속으로 스며들었다.
 “자, 이제부터는 저 안경쟁이가 여러분들의 원수에요. 해치워 주세요!”
 “우와아아아, 선우를 죽여라! 선우를 죽여라!”
 나의 반 친구들은 무섭게 나를 노려보고는 돌진하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된 거야! 갑자기 무슨 일인데? 나를 향해 돌진해오는 친구들 중에는 슬비와 미애도 있었다. 잠시만! 미애가 왜 여기 있어? 우리반도 아니잖아.

 
 “젠장, 늦었나!”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서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있던 나의 옆에는 시계에서 나온 헤일로가 루어를 노려보며 말하고 있었다. 루어는 헤일로를 보고는 “어? 그새 식솔이 늘어난 것 같네요.”라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내 볼은 헤일로를 보며 붉게 물들고 있었다. 나는 끓어오르는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 헤일로에게 말했다.


 “헤일로, 여긴 왜? 너 여기 와도 괜찮은 거야?”
 “괜찮아. 단지 생명에너지를 못 얻을 뿐이지.”
 “보이더는?”
 내가 물어본 말에 헤일로는 곤란한 표정으로 무언갈 말하려고 했지만 반 애들이 우리들에게 돌진해오는 통에 말하지 못했다.


 “우아아아악! 정말 뭐야? 왜 우리 반 아이들이 나를 공격하는 건데!!”
 “아마도 루어가 뭔가를 걸어놨겠지.”
 헤일로는 우리 반 아이들을 피했다.
 “워먼덱스, 총.”
 헤일로의 한마디에 내 시계가 빛을 발하며, 그와 동시에 헤일로의 손에 총이 들려졌다. 그리고는 바닥에 총을 쐈다. 헤일로가 총을 쐈던 그 자리에 검은 색 얼음이 높게 솟아 있었다.


 “보이더, 그 녀석 엄청나게 떨고 있던데?”
 “보이더가? 자세히 좀 얘기해봐.”
 검은색 얼음이 반 아이들의 공격에 깨지려 하고 있었다.
 “아쉽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길 할 시간 따위는 없어. 빨리 피하자!”
 “어, 어!!”
 헤일로는 내 손을 잡아끌고 그 자리를 피했다. 피하기가 무섭게 검은색 얼음이 깨지면서 연기로 변하고 있었다.


 “선우, 나를 따라 외쳐!”
 “뭐, 뭘??”
 반 아이들은 자꾸 헤일로를 포박하려 달려들고 있었지만 헤일로는 능숙하게 아이들을 피하고 있었다.
 “워먼덱스, 총.”
 “워먼덱스, 총?”
 그렇게 외치자 이번에는 내 안경에서 빛이 남과 동시에 내 손에 헤일로와 똑같은 총이 들려있었다.


 “뭐, 뭐야? 이게!”
 “지금은 잔말 말고 공격해! 안 그러면 네가 다쳐!”
 “왜! 쟤들은 내 반 애들이라고?”
 “괜찮으니까 공격해! 쟤들 안 죽어. 내가 보장한다.”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친구들을 향해 총구를 대고 쐈다. 내 총에서 연기가 나왔다. 그 연기를 맡은 친구들은 하나둘씩 쓰러졌다.
 “미안! 정말 미안해!”
 하나 둘 친구들이 쓰러지고 나는 루어 퀸비를 향해서 돌진했다. 잘도 내 친구들을 이렇게 만들어 주었구나! 분노가 치밀었다. 왜 여기까지 와서 내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거지? 이러면 나는 모두에게 폐만 끼칠 뿐이잖아!
 난 친구들에게 총을 쏘아가며 루어를 향해 돌진했다. 친구들은 총의 연기를 맡고나면 쓰러져 잠들어버렸다. 루어, 너만 없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나는 루어에게 점점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런 나를 누군가들이 막아섰다. 동공이 커지고 총을 꽉 지고 있던 손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왜, 왜, 내가 너희들에게 총구를 들어야 되는 걸까. 내가 왜 너희들을 쏴야하는 걸까.
 내 눈에는 나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는 붉은 눈의 슬비와 미애가 비치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